최근 수정 시각 : 2025-06-28 01:50:46

세은(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작중 행적/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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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공략3. 작중 행적
3.1. ACT 13.2. ACT 23.3. ACT 33.4. ACT 43.5. ACT 53.6. ACT 63.7. ACT 73.8. ACT 83.9. ACT 93.10. 엔딩
3.10.1. 배드 엔딩
3.10.1.1. 배드 엔딩 13.10.1.2. 배드 엔딩 23.10.1.3. 배드 엔딩 3
3.10.2. 노멀 엔딩3.10.3. 트루 엔딩
3.11.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1. 개요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시리즈의 주인공 세은의 작중 행적을 정리한 문서. 이 게임은 대부분 세은 시점의 1인칭으로 구성되므로 사실상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의 전체 줄거리를 포괄한다. 단 회상 중 일부는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이 문서는 1편인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에서의 행적을 다룬다.

2. 공략

스토리 진행에 의미가 있는 분기점들을 한번에 모은 문단.
* 《배드엔드 3.》을 피하기 위한 점수 선택지는 ☆ 표시
*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점수 선택지는 ★ 표시
*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필수 선택지는 ♥ 표시
  • 《ACT 2》: 둘째 날 - 어디로 갈까?
    • 《전방의 활엽수림.》 ☞ ★ 획득
    • 《저택 안을 둘러본다.》 ☞ 보상 없음
    • 《대나무숲?》 ☞ 보상 없음
  • 《ACT 3》: 셋째 날 - 어떻게 할까?
    • 《때려치우고 집에 간다.》 ☞ 생존
    •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 ☞ 《배드엔드 1.》
  • 《ACT 4》: 넷째 날 - 뭐라고 해야 할까?
    •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 ☞ ♥
    • 《어젯밤의 일은 내가 잘못한 거야.》 ☞ ♥
    • 《이 이상 쓸모없어질 셈이냐?》 ☞ 보상 없음
  • 《ACT 4》: 넷째 날 - 어떻게 할까?
    • 《기차역으로 돌아간다.》 ☞ 생존
    • 《이곳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 《배드엔드 2.》
  • 《ACT 4》: 넷째 날 - 아린이와 난...
    • 《친구다.》 ☞ ☆ 획득
    • 《네 스스로 생각해봐.》 ☞ 보상 없음
  • 《ACT 5》: 다섯째 날 - 왜 주스를 줬을까?
    • 《친구라서 준 것이다.》 ☞ ☆ 획득
    • 《그냥 수박맛 한타가 맛 없었던 것이다.》 ☞ 보상 없음
  • 《ACT 5》: 다섯째 날 - 아린이는?
    • 《......친구란 말이야.》 ☞ ☆ 획득
    •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 보상 없음
  • 《ACT 6》: 여섯째 날 - 어떻게 할까?
    • 《정면의 숲에 다시 가 본다.》 ☞ ★ 획득
    • 《저택 후방의 연못을 간다.》 ☞ 보상 없음
    • 《저택 내부에 머무른다.》 ☞ 보상 없음
  • 《ACT 8》: 과거
    • 여기까지 ☆을 하나도 못 모았을 경우 ☞ 《배드엔드 3.》
  • 《ACT 9》: 결말
    • 일반 ☞ 《노멀 엔딩》
    • 2회차 이상 + ★ 하나 이상 보유 + ♥ 보유 ☞ 《트루 엔딩》

3. 작중 행적

3.1. ACT 1

《ACT 1》: 첫째 날
이름 모를 새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노을빛이 스며든다.
노을빛이 부딫혀 흩어지는가 싶더니, 자그마한 댓잎 하나가 원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주인공은 노을이 지는 대나무 숲에서 눈을 뜨게 된다. 주인공은 대나무숲을 처음 보는듯 하나 왠지모를 낯익음을 느끼고, 동시에 무언가 끔찍한 일이 있었던 것을 어슴푸레 떠올린다. 동시에 꽤나 오랜 세월 이곳을 해맨 듯한 느낌도 받는다. 하지만 무엇 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어 머리만 아플 뿐 더 이상의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다.
그 때 자신이 오른쪽 어깨에 가방 하나를 매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가방을 열려던 주인공은 문득 이 행동에 마치 수백 번을 반복한 듯한 기시감을 느낀다. 하지만 별 상관을 안 하고 그저 앞으로 나아간다. 그 때 대나무 가지에 끈에 엮인 방울 하나가 걸려있는 걸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방울을 목에 걸고 걸음을 이어간다.
걸으면서 주인공은 문득, 과거에 들었던 한 마디를 떠올린다. 그것은 "노을이 지는 시간, 태양이 보이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나가면"이었는데, 역시나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 채 그저 앞으로 나아간다.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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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여우 귀와 꼬리를 단 소녀 한 명을 만난다. 그 소녀는 자신을 '도련님'이라 부르고, 이내 굉장히 기쁜 표정으로 울면서 달려들어 맞이한다.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며 죄송하다는 말을 되뇌인다.[1]
세은은 그 소녀를 보면서 귀와 꼬리가 사라진 걸 보고 여우가 아닌 인간이라는 걸 깨닫는다. 동시에 그럼 자신이 처음에 왜 여우라고 생각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이후 자신에게 매달리다시피 안겨 펑펑 우는 여우에게 주인공은 말을 건다.
안녕 여우야?

네! 여우에요!
자신이 여우란 걸 당당히 받아들인 소녀에게 이후 세은은 이름을 묻는다. 동시에 주인공은 자신이 기억을 잃었고, 소녀를 포함한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소녀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니 기억을 떠올려달라고 애원한다. 소녀는 자신이 그렇게 기다려서 주인공이 겨우 돌아왔다느니, 자신이 잘못해서 이렇게 됐다느니 등의 의미심장한 소리를 하면서 다시 펑펑 운다. 그 때 아까 목에 건 방울이 울리나, 어째선지 소녀에겐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후 소녀는 자신을 세은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이것이 자신의 이름이었다는 걸 떠올리고, 이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과 함께 소녀의 이름이 수아인 것도 떠올린다. 그리고 이곳이 이전에 느꼈던대로 처음 온 곳이 아니라는 것도 확신을 갖는다. 수아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세은이 자신을 잊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다시 안겨든다. 하지만 속에서는 세은이란 사람은 이미 죽었고 다시 이곳에 돌아온 것도 다 부질없다는, 누군가의 악담 비슷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후 노을이 지고 밤이 찾아온다. 세은은 소녀와 함께 걸으면서, 자신이 꿨던 꿈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꿈에서 자신은 누군가와 이별을 나눴고 그 누군가에게 사력을 다한 한 마디를 했었다는 걸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한 마디의 내용은 물론 누구와 헤어졌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단지 지금은 이 숲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 어릴 적에 이곳에서 수아와 만났다는 사실 정도만 확신하는 상태다.
그렇게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서 심란해할 때, 수아가 얼굴을 바싹 들이밀어 깜짝 놀란다.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자 놀란 세은은 이내 조심하라며 당황하는데, 이에 수아는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놓고서 매정하게 군다며 연극톤으로 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과거엔 세은이 주저없이 자기 입술을 탐했다고 말하는데, 이 말을 들은 세은은 크게 당황하더니 이내 기억은 안 나지만 죽을 죄를 지었다며 사과하려 한다. 하지만 수아는 거짓말이라고 요염하게 웃어 보이고, 여전하다는 말과 함께 장난을 계속 친다.
다시 길을 걸으며, 세은은 옆에서 수아가 도련님이 자기 옆에 있다는 말을 기쁘게 중얼거리는 걸 듣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억을 잃은 것에 대해 속으로 한탄하는데, 그 때 수아가 꿈은 왜 깨면 잊어버리는 거냐는 말을 한다. 자신의 생각을 꿰뚫어 본듯한 수아의 발언에 세은은 살짝 놀라는데, 수아는 세은 옆에 오래 있었으니 이 정도는 다 안다며 웃고, 동시에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했냐고 묻는다. 세은 역시 처음 만날 때부터 수아가 예쁘다고 생각했기에 긍정하고 수아에게 독심술이라도 있냐고 물으나, 수아는 그냥 자기 생각대로 말 한 것이라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이런 수아의 장난을 볼수록 세은은 자신의 기억상실에 대해 더욱 죄책감을 느낀다.
수아는 계속 세은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보고 장난스러운 말투로 혹시 자기가 너무 예뻐서 긴장하냐고 묻는다. 그러자 세은은 자신이 기억을 잃어버려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동시에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이 소중한 추억이었을 거라는 기분에 죄책감은 더욱 심화된다. 하지만 수아는 웃으면서 모든 걸 잊어도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은 것에 기쁘다는 말을 하는데, 여기서 세은은 수아가 미묘하게 얼버무림과 동시에 자신이 기억을 잃은 걸 기뻐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수아는 다 괜찮으니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기억을 찾아보자는 말을 건네고 팔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세은은 역시 다른 것이 모두 기억 안 난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숲에 자신이 온 이유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러자 수아는 갑자기 몸을 가까이 들이대더니 눈이 잠시 반짝인다. 그 빛을 바라본 세은은 최면이라도 걸린 것 마냥 머리가 새하얘지고 이내 수아의 몸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에 닿았음을 느낀다. 그러자 수아는 세은이 걱정이 많은 것 같아 일부러 댄 것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세은은 고민이 없어졌다는 말과 함께 머리가 텅 비어졌음을 느낀다.
이후 수아의 장난을 받으며[2] 길을 걷던 세은은 이내 도착했다는 수아의 말을 듣는다. 하지만 주변에 대나무밖에 없자 세은은 노숙이라도 하는 줄 안다. 그러면서 분위기상 예쁜 집이라고 말하는데 수아는 아직 경계도 안 열었는데 뭐가 예쁜 거냐며 웃어보인다. 다시 한 번 낚인 세은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허탈하게 미소짓는데 그 때 수아가 까치발을 들고 양손으로 세은의 얼굴을 붙잡는다. 그리곤 세은의 양눈을 가린다.
수아가 손을 다시 내리자 눈앞에는 이전엔 없던 큰 기와집이 펼쳐진다. 그곳에 입장한 세은은 역시 낯이 익음을 느끼나, 동시에 이곳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간다. 집에 들어가자 그 생각이 심화되어 좋지 않은 예감이 맴돌고, 당장 여기서 도망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속에서 울려퍼짐을 느낀다. 그리고 수아가 무섭냐는 말과 함께 귀엽다며 웃음을 보이고, 이내 집의 불이 전부 환하게 켜진다. 불이 모두 켜지자 세은은 불길함이 사라진, 그냥 평범한 기와집으로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한다.
수아는 밤공기가 차니 어서 들어가자고 재촉한다. 세은은 불이 켜진 기와집과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며, 아까 불길함을 왜 느꼈는지 의심하게 된다. 세은은 밤도 늦었고, 피곤한데다 숲을 가로질러 돌아갈 수도 없었기에 묵을 생각을 한다. 그 때 아까 돌아가자고 했던 생각을 다시 상기시켜 돌아간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의문을 가진다. 거의 자신의 보금자리가 이곳이었던 것처럼 생각하던 와중 수아가 들어올 것을 재촉하며 생각을 끊는다.
이후 세은이 마당으로 들어오고 수아는 문을 닫는다. 그리고 담 너머로 이전의 대나무 숲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거대한 활엽수림이 보이는데 세은은 딱히 의문을 갖지 않는다. 그 때 수아는 유려하고 익숙한 동작으로 허리를 굽히며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도련님.
환영인사를 한다. 수아가 인사를 하고 활짝 웃자 세은은 수아가 지금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는 것을 실감하고 글썽인다. 그리고 속으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을 되뇌인다.
집으로 들어오자 복도가 펼쳐지는데 외부에서 본 구조와는 다른 형태로 되어있어 신기하게 느낀다. 복도 내는 오래 사용하지 않았는지 먼지가 가득했으며 그나마 정리된 곳은 수아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뿐이었다. 방을 안내받은 세은이 다른 방을 기웃거리자 수아는 아무도 없어서 관리를 못했으니 일단 잠궈놨다고 말하고, 나중에 같이 들어가자며 말린다.[3] 하지만 수아는 도련님의 방만큼은 이때를 위해서 정성껏 관리해놨다고 쑥스럽게 말하고, 푹 쉰 뒤 내일 기억을 함께 찾자며 독려한다.[4]
방에 들어가자마자 수아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수아는 별 말 없이 나간 뒤 머지 않아 다시 들어오고, 이후 어디 갈까봐 걱정하는 티를 낸다. 세은은 어디 안 갈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해주고, 수아는 옆방으로 돌아간다. 세은은 본인이 썼던 방이라는 사실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아 미심쩍어 하고, 이내 쓰러지듯 침대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러면서 수아 말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심해봤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냥 지금을 즐기자고 생각한다.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며 세은은 이내 골아떨어진다.
그런데 수아가 다시 방에 들어와 잠을 깨운다. 방에 들어온 수아는 이내 자신이 착각해서 서로의 방 위치가 바뀌었다고 말하고, 자신이 도련님을 기다려온 침대에 세은이 얼굴을 묻는다며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수아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세은은 혹시 일부러 그런 거냐고 묻는데 수아는 굉장히 맹한 표정으로 시치미를 땐다. 이후 미묘하게 웃으면서 원래 방으로 돌아가는 세은은 수아가 일부러 바꿔치기 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밤에서 잠을 자던 세은은 거기서 나오라는 귓가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깬다. 온몸이 땀 투성이가 된 세은은 악몽을 꾼 거 같다는 생각과 함께 불쾌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면서 등에서 통증을 느끼는데, 손을 집어넣고 빼보자 손은 핏자국이 물씬 나있었다. 등에서 수많은 피상처가 느껴지는 세은은 다시 도망가야 한다는 귓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내 창문 밖으로 시선을 둔 세은은 기왓집의 정문이 다시 열려있는 걸 보고, 바깥 풍경이 활엽수림이 아닌 다시 대나무 숲으로 돌아간 걸 눈치챈다. 이후 그 정문 밖에서 어떤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를 목격하는데, 세은은 왠지모를 오한을 느낀다. 왜냐하면 소녀가 등에 찬 검 때문이었는데, 그 때 귓가에 다시 들어갈 수 없으며, 어서 나가야 한다는 명령이 다시 울려퍼진다.
문득 뭔가 떠올라 세은은 가방을 연다. 하지만 기분 나쁘게도 가방엔 머리카락만이 한가득 담겨있었고, 세은은 머리카락을 한 움큼 들어올린다. 이후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른 채 세은은 조급하게 머리카락을 뒤지다가, 이후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이 행동을 하는지 의문을 가진다. 그리곤 무언가 살짝 떠올라 왼손을 들어 바라본다. 그 때 방울이 살짝 울리고 세은은 갑자기 피곤함을 느끼며 잠에 든다. 그러면서 방 밖에 수아가 여태껏 계속 지켜보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머릿속이 다시 비워지면서 잠에 빠져든다.
청명으로부터 다섯 일이 지난 날, 대나무 숲에 인간이 있었어.
수명이 필요 없는 것 같았어.
가까이 다가가서 필요 없으면 달라고 했어. 전에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했거든.
의외로 순순히 주겠다고 했어.
대신 우리 집을 구경시켜 달래.
나도 못 들어가는데!

3.2. ACT 2

《ACT 2》: 둘째 날
아침이 밝아 눈을 뜬 세은은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 때 세은은 자신의 입 속에 분홍색 작은 구슬 하나가 있었음을 느낀다. 달콤한 게 사탕같지만 끈적이지 않는 묘한 감촉을 지닌 그 구슬에 의문을 갖고 이내 휴지에 싸서 옆으로 치운다. 그리고 어젯밤에 겪은 섬뜩한 일들이 떠올라 세은은 등 뒤를 만져보나, 등은 어젯밤과 달리 아주 멀쩡했다. 땀범벅인 건 여전했으나 이불은 신기하게도 보송보송했다. 가방 안에 있던 머리카락도 모조리 사라진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불을 걷자, 이불 안에서 수아가 튀어나온다.
수아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어젯밤 너무 좋았다는 말을 건네고, 세은은 자살충동을 느낀다.(...)

이후 수아가 어찌어찌 자기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해명한 듯하나, 해명을 한 뒤 퉁명스런 표정을 짓는다. 세은은 수아에게 그럼 뭐가 좋았다는 거냐고 묻고, 수아는 단지 도련님이 돌아와서 좋았다고 웃는다. 그리고는 샤워할 것을 권유하며 방에서 나간다. 세은은 어차피 기억도 잃었는데 그냥 수아에게 의지하는 게 나은지 생각하다가, 무심결에 가방을 찾아 연다. 가방 안에는 옷과 상자, 그리고 대량의 돈뭉치가 있었다. 등에 상처도 없고 가방에서 머리카락은 한 올도 안 나왔기에 어젯밤 일은 단순 악몽으로 치부해버린다.
고개를 들자 수아가 눈에 띈다. 수아는 문을 여는 소리만 낸 거라며 웃어보이고, 이내 은근한 표정으로 다가오면서 자신이 원하는 걸 맞춰보라 말한다. 수아가 요염한 표정으로 손을 뻗는데, 세은은 문득 수아의 여우귀가 눈에 띄어 무심결에 잡아본다. 수아는 갑자기 귀를 잡히자 굉장히 당황하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부드럽고 기분좋은 감각에 귀를 주물거리던 세은은 수아의 색다른 반응에 귀엽다고 느낀다.
그러다 문득 이 짓을 예전에 자주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순간 수아의 눈이 다시 반짝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새 자신은 귀가 아니라 수아의 옷고름을 잡아당기고 있었고, 수아는 아침부터 도련님이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며 훌쩍거리고 있었다. 빠르게 다시 귀를 잡으려 하나 다시 손은 옷고름을 향해 있었고, 세은은 자신이 여우에라도 홀린 거 같다며 당황해한다.
이후 수아는 세은의 손을 잡더니 이번엔 어느 부위를 만지고 있을 거 같냐고 장난스럽게 묻는다. 세은이 당황해할 때 수아는 손을 입술에 가져다 대더니, 대뜸 세은의 손을 가볍게 때린다. 그러면서 수아는 살짝 섬뜩한 표정으로 표정관리 힘드니 귀는 세게 당기지 마라고 전한다. 이후 세은은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수아는 자기도 장난이 심했다는 말과 함께 웃으며 나간다. 그리고 세은은 이 소동도 익숙함을 느낀다.

준비를 마치고 마당으로 나가자 수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아는 도련님이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며 요망한 표정으로 빙글빙글 도는데 세은은 수아의 귀와 꼬리가 삐져나와 있음을 본다. 그러곤 수아가 자기가 여우란 걸 감추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자기가 기억을 잃기 전에도 수아를 여우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추측한다. 그러면서 단순한 사람으로 보기엔 예쁘다는 말을 중얼거리는데, 그걸 들은 수아는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들이댄다.
세은이 단순히 사람이라기엔 수아가 예쁘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커다란 너울을 다시 꺼내 뒤집어 쓴다. 수아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시 말 해볼 것을 권유하나 세은은 무심코 속마음이 나온 거라며 거부한다. 그리곤 생각한 걸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며 사과한다. 이를 들은 수아는 너울을 벗고 웃으며 세은의 뒤로 돌아간다. 어깨를 주무르며 원하는 걸 말해보라는 수아에게 세은은 또 그것이 닿는다고 말하나, 수아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뭐가 닿냐고 답한다.

수아는 세은의 귀에 나지막하게 기억을 찾는 건 준비가 필요해서 오후나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곤 기억을 되찾을 수도 있으니 혼자 주변을 돌아볼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의 위치를 언제 어디서든 다 파악하고 있으니[5] 길을 잃으면 큰 소리로 자기를 부르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한다.
세은은 이후 문 밖으로 나와 활엽수림으로 들어간다.[6]과거에 여우집에서 사소한 걸 신경쓰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것이 떠올랐기 때문인데, 그 말의 출처를 생각하던 중 수아가 배웅하려 하자 다시 생각이 끊긴다. 수아는 자동차, 사람, 맹수 등을 언급하며 위험해지면 바로 부르라고 걱정한다. 특히 이상한 금발 외국인이 말 걸면 따라가지 말 것과, 저승사자를 만나면 빠르게 도망칠 것을 강조한다. 저승사자를 만나고 살 수는 있냐는 세은의 질문에 수아는 뭔가를 얻어내려고 하지만 않으면 희망은 있다며 섬뜩한 얼굴로 답한다.
수아가 계속 말을 끌자 문득 세은은 수아가 혼자 남기 싫어서 일부러 잡아두는 게 아닐까하고 느낀다. 세은이 자기 옷자락을 잡고 놔주지 않는 수아에게 안 놓으면 못 간다고 말하자 수아는 결국 같이 갈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세은은 준비할 일이 있지 않았냐며 거절하고, 수아는 받아들인다. 그리곤 수아는 일을 하지 않아 쓸모가 없어지면 도련님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우울하게 중얼거린다.
그걸 들은 세은은 자기가 오랫동안 떠났다가 기억 상실 상태로 돌아온 것이 큰 상처로 되었다고 생각해 이젠 없어지지 않겠다고 위로하고, 빨리 기억을 되찾아서 더 이상 슬프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수아는 갑자기 환하게 웃더니 녹음했다고 외친 뒤 귀엽다면서 요망하게 웃는다. 수아가 낯간지러운 말 녹음을 위해 연기를 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세은은 체념한다.[7]그리곤 수아의 능력이 생각보다 다양하자 이 정도면 촬영, 통화, 게임도 할 수 있어도 이상할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8] 이후 세은은 정말로 떠나고, 수아는 이 녹음 파일로 견디고 있을 거라며 웃는다.
다시 혼자 남게 된 세은은 활엽수림의 어디를 둘러볼 지를 고민한다.[주의]
《전방의 활엽수림》을 고르면 세은은 숲을 거닌다. 세은은 이끼가 덮여있어 거의 초록색밖에 없는 이 환경에 신기함을 느끼고 너무 초록색이다 보니 오히려 더 칙칙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인상적인 장소임에도 대나무 숲과 달리 기억에 없다는 사실에 또 의문을 가진다.
숲을 걷다가 쓰러진 커다란 나무를 이끼가 뒤덮은 광경에 신비로움을 느낀 세은은 다가가서 이끼를 쓰다듬어 본다. 그리고 나무 밑에 무언가 있을 거라 기대하며 나무를 밀자 뜬금없이 수아가 들어있는 광경을 본다. 서로 황당해하던 찰나 수아가 이건 자기가 아니라는 말을 하며 머쓱하게 웃어보인다. 황당한 세은은 대꾸없이 뚜껑(?)을 다시 열었다 닫아보는데 어느 새 수아는 사라져있었다. 그러곤 잘못 본 건가 싶어 다시 길을 향한다.
다시 길을 걷던 도중 세은은 나무에 새겨진 글자를 발견한다. 그곳엔 세은 ♡ 수아라고 써져있었고 둘의 글씨체가 다른 걸 보아 혼자 새긴 것이 아니란 걸 추측한다. 한 쪽이 수아가 쓴 거라 생각하고 나머지를 쓴 사람을 생각하던 중, 위에서 수아가 갑자기 튀어나와 도련님이 쓴 거라고 외친다. 수아의 갑툭튀에 놀란 세은은 이내 둘의 얼굴이 아주 가깝다고 느끼고 수아도 이를 느꼈는지 부끄러워하며 연기로 바뀌어 사라진다.
하도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져 무덤덤해진 세은은 이후 돌을 집어 글자 밑에 글씨를 따라 써 본다. 둘의 글씨체가 얼추 비슷하자 본인이 새긴 것이 맞다고 직감한다. 그런데 다시 길을 가면서 여기저기에 수아가 나와서 말을 한 마디 뱉고 사라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어 하나를 아이언 크로우로 잡는다.[10]
붙잡힌 수아는 앞이 안 보여서 당황해함과 동시에 도련님의 손을 느껴서 좋다고 헤벌쭉 웃고 있었다. 그리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몰입하는 걸 보고 세은은 수아가 좀 이상한 거 같다고 생각한다. 세은이 숨어서 따라다닐 바엔 그냥 같이 다닐 것을 권유하는데 수아는 집에서 일하고 있다며 거절한다. 세은이 그럼 여기 있는 수아는 뭐냐고 묻자 수아는 자긴 본체가 아닌 분신이라며 찡긋 웃는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이 본체가 아니라면 안 아프겠다는 말과 함께 다시 귀를 잡아당기자 수아는 굉장히 당황해하며 다시 연기로 변해 사라진다. 세은은 자신이 잡고 있던 수아가 사라지고 대신 손에는 수아의 머리카락 하나만이 남아있음을 본다. 수아가 죽었다고 생각해 세은이 놀라는데 그 때 뒤에서 수아가 다시 나타나 말을 건다. 놀란 세은에게 수아는 자기는 도련님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있다는 말을 하며 웃고, 저택으로 돌아오려면 머리카락을 만났던 장소들을 되짚어가야 한다고 알려준다.
세은은 또 기묘한 일이 일어났지만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껄끄러운 기분을 애써 무시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오면서도 여기저기서 수많은 분신 수아들을 목격하는데, 그 중에는 체형이 눈에 띄게 어리고 우울한 표정을 지은 기묘한 수아도 있었다. 그 수아는 멀리서 쳐다보기만 할 뿐 다가오지 않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저택 안을 둘러본다》를 고르면 세은은 앞으로 머물 곳인데 구조라도 알아보고, 과거에 살았다던 집이니 안에서 뭐라도 떠오를 수 있을 거라는 심정으로 다시 내부로 들어온다. 마당엔 수아는 이미 일하러 들어가서 없었고, 세은은 굳이 방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찾지 않기로 한다.
자신의 방을 둘러보러 가던 도중 세은은 어젯밤 대문 너머로 이상한 사람을 본 것을 떠올린다. 이내 꿈이었을 거라며 떨쳐내고 빠르게 들어간다. 자신의 방엔 뜬금없이 수아가 있었고 거기서 자신의 옷을 척척 개는 걸 본다. 방정리를 한다고 생각해 세은은 자긴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 마저 하라고 말하는데 수아는 알겠다고 답한다.
그러자마자 수아는 자신의 옷 냄새를 킁킁 맡으면서 기뻐한다. 세은이 뭐 하냐고 묻자 수아는 능청스럽게 하던 일을 하는 중이라며 답한다. 그러곤 하던 일이 뭐인 거 같냐고 묻자 세은은 단순하게 자기 채취 맡는 것이라고 받는다. 의외로 수아는 당당하게 긍정하고 이후 자신이 왜 얼굴에 옷을 파묻었을 거 같냐고 한 번 더 묻는다.
세은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하다 여지껏 수아가 자기를 놀리는 패턴을 생각해서 자기를 놀리려고 일부러 냄새를 맡았다는 답을 낸다. 하지만 수아는 틀렸다면서 까르르 웃고, 사실 옷 주인의 건강을 알기 위해 냄새를 맡고 있었다고 말한다. 생각치도 못한 건전한 이유에 세은은 당황해한다.[11] 수아는 가까이 다가가서 까치발을 들고 얼굴 빨개졌다면서 놀린다. 세은은 안 빨갛다며 부인하지만 수아는 귀엽다면서 웃기만 한다.
이후 세은은 방에서 나오고 다른 방 문을 열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이 잠겨있었고, 자신이 살았다곤 해도 남의 집을 들쑤시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 밖으로 나간다.
《대나무숲?》을 고를 경우 세은은 대나무 숲과 활엽수림이 자꾸 바뀌는 이 현상에 의문을 가진다. 그리곤 문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숲이 바뀐다고 생각해 문 안팎을 왕복해본다. 계속 왕복하고 돌맹이도 굴려보나 숲은 바뀌지 않는다. 그 때 수아가 어제 경계를 연다는 표현을 썼던 걸 기억하고 수아의 방식을 따라해보려 했으나, 수아가 하필 그 때 눈을 가린 탓에 방법을 보지 못 했음을 깨닫고 허탈해한다.
차라리 수아에게 물어볼 생각을 하던 중 수아가 갑자기 튀어나와 세은을 놀라게 한다. 수아는 자기가 필요한 순간인 거 같아 나타났다고 웃어보이고 이내 무슨 일로 불렀냐고 묻는다.[12] 세은이 나중에 돌아갈 것을 생각해서 대나무 숲으로 가는 법을 알아야 할 거 같다고 말하자, 수아는 표정이 굳더니 이내 다가온다.
수아는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여기로 돌아왔는데 어디로 돌아가냐고 묻는다. 이 때 수아의 눈이 다시 반짝이더니, 겨우 돌아왔는데 그런 말 같은 건 하지 말라고 굳은 표정으로 일갈한다. 세은은 수아가 옷자락을 잡는 힘이 점점 세짐을 느끼고 얼굴이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수아가 더욱 분노한 표정으로 따지려 들자, 그 때 세은은 수아에게 너무 옷이 헐렁해서 그렇게 밀착하면 다 보인다고 말한다.
분노어린 표정의 수아는 그 말을 듣자 부끄러운 표정으로 바뀌며 뒤로 빠르게 물러나고, 이내 너울을 다시 써서 얼굴을 가린다. 수아는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도련님이 그저 당황하는 걸 보고 싶었던 거라며 얼버무린다. 이후 수아가 세은이 흐트러진 모습에 귀엽다고 말하자 세은은 귀여운 건 라고 받아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해한다. 세은은 몇 안 되는 수아가 당황한 기회라고 생각해 이참에 마구 귀엽다고 말해서 부끄럽게 만들 생각을 한다. 그리곤 수아에게 귀엽다는 말을 남발하고 수아는 그에 맞춰 더욱 부끄러워 한다. 수아의 반응을 보고 흡족해하려는 찰나 수아는 다시 녹음에 성공했다며 미소짓는다.
그리곤 수아는 이전의 당황한 기색 없이 덤덤하게 자긴 이미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감흥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도련님이 말하는 건 좋으니 녹음한 거 잘 듣겠다는 말과 함께 도망가버린다. 다시 한 번 수아에게 낚여버린 세은은 한숨을 한 번 쉬고 이후 자신이 대문에 신경이 꺼졌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대문에 신경 썼던 걸 이상하게 느끼며 좋은 것(?)도 봤으니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한다.
주변을 둘러보다 어느 새 저택 뒤로 오게 된 세은은 저택 후방 숲으로 가게 된다. 전방 숲과 달리 길이 전혀 안 닦여있어 수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공간으로 생각한다. 나무들이 이상하게 뒤틀려 있어 요정이라도 튀어나올 거 같은 분위기를 느끼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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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서 수영복 차림의 금발 소녀가 발을 담그고 있는 걸 목격한다. 이런 숲에 어린 애가 혼자 있는 모습에 기이함을 느끼던 세은은 이윽고 주변에 벗어놓은 옷가지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리고 수영복 차림으로 숲을 가로지른 거냐며 이상하게 여긴다. 왜냐하면 수아가 저 애에 대해 별다른 말을 안 했기에 수아 저택 거주인은 확실히 아니었기 때문.
기묘한 광경에 세은은 엮이지 않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해 몰래 물러나려 한다. 그러자 소녀와 눈이 마주치고, 서로 몇 초간 바라보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연못으로 뛰어든다.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은 세은은 이윽고 저 소녀가 한참을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너무 오래 안 올라오자 슬슬 불안해 하던 세은은 머지않아 저 소녀가 인생을 포기하려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연못으로 뛰어들어 구하려 한다.[13]
하지만 자신이 수영을 잘 했는지에 대해선 미지수였기에 잠시 머뭇거리나, 아무튼 잘 했을 거란 생각에 다짜고짜 뛰어든다. 수면 아래에서 허우적대던 세은은 이윽고 주변에 금발이 흩날리는 광경을 보더니 그 소녀가 밑에서 헤벌쭉한 표정으로 자신의 발을 끌어당기는 걸 느낀다.
이후 세은은 소녀에게 수면 아래 동굴로 내동댕이 쳐진다. 소녀가 발바닥으로 자기 얼굴에 비비적대자 분노를 담아 을 퍼부을 생각으로 일어나는데, 역으로 소녀가 인생 포기하지 말라며 언짢은 표정으로 말한다. 소녀는 이후 네가 자살하려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눈앞의 죽음을 막을 순 없었다며 웃고, 이후 왜 죽으려 했는지 말해보라며 웃어보인다.
잠시 당황한 세은은 이후 소녀가 뾰족귀금발벽안인 걸 보고 엘프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우가 둔갑한 소녀라면 모를까 엘프가 현실에 없을 거란 생각에 그냥 뾰족귀 외국인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소녀는 자기는 산신령이라고 답한다.
세은은 산신령이 자기가 평소 생각한 쇠를 금으로 바꿔주는 할아범이 아니란 사실에 기묘하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들은 소녀는 긴 머리를 수염처럼 뒤집어쓴 뒤 비슷하냐고 묻는데, 세은은 하나도 안 닮았다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소녀는 시무룩한 표정과 함께 자살한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세은은 그쪽이 자살하려는 줄 알고 뛰어들었다고 답한다.
소녀는 괜히 오해사게 해서 미안하다고 웃고 보상으로 쇠도끼를 금도끼로 바꿔주냐고 묻는다. 그 말에 신난 세은은 바로 오케이하지만 소녀는 귀찮다면서 다른 거로 바꾸라고 권유한다. 세은은 아까부터 신경이 쓰이던 뾰족귀를 만질 것을 부탁하는데 소녀는 성추행이라며 거부한다.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에 혼란스러워 하던 찰나 소녀는 자신의 이름이 미미르인 것을 알려주고, 이후 자기소개를 요구한다. 대략적으로 첫만남부터 연못에 뛰어들기까지의 이야기를 말해주자 미미르는 자기 보고 연못에 뛰어드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놀린다. 이에 세은은 미미르에게도 아이언 크로우를 거는데, 수아와 달리 두피에 혈액순환이 된다며 오히려 시원해한다.
미미르는 유연하게 발을 올려 손을 때고 지금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냐고 묻는다. 세은 역시 이전부터 그 생각을 했었고 미미르와 왠지 편하게 대화하는 분위기 때문에 기억을 잃기 전엔 친구 관계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한다.[14]
미미르가 자기한테 반해서 훔쳐봤냐고 장난스럽게 묻자 세은은 그냥 금발 외국인이 벗고 있으니 신기해서 쳐다본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미미르는 반한 게 맞는 거 같다면서 유혹하는 포즈를 취하는데 세은은 철컹철컹하게 만드는 거냐며 따진다.[15] 미미르는 경찰서 같은 건 이 동네에 없고 여우밖에 없다며 딴지를 건다. 세은이 수아를 말하는 거냐 묻자 미미르는 수아랑 만났냐며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세은은 수아는 기억나는데 미미르는 기억 안 난다고 말하고, 미미르는 기억나라면서 얼굴에 발길질을 한다. 세은은 가볍게 피하지만 미미르의 발을 맞은 벽이 우르를 무너지는 걸 보고 자기 죽이려는 거냐며 따진다. 미미르가 머쓱한 표정으로 미안하다 말하자 세은은 이 동네에 정상인 따윈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세은은 동굴의 풍경을 둘러본다. 동굴엔 연못의 물과 맞닿은 곳이 있는데 장막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물이 넘치지 않는 상태였다. 고개라도 넣어볼까 생각하다가 숨을 못 쉴거란 생각에 관두던 찰나, 미미르는 좋은 풍경이 보고 싶은 거냐고 묻는다. 세은이 모처럼 물속이니 그렇다고 답한다.[16]
이후 미미르는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며 동굴 아래로 데려간다. 이상하게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내려가던 도중 미미르는 세은의 등에 올라타고[17], 이후 도령이 물 속에선 살 수 없는 지상에 사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인간들이 저승을 지하로 표현했고, 이곳은 살아있는 인간은 올 수 없는 지하 공간이라는 얘기도 한다. 그리곤 분위기 잡으면서 그럼 자긴 무엇일 거 같냐고 음침하게 속삭이는데, 세은은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미미르에게 안 속고 그대로 산신령이라 답하며 아이언 크로우를 건다.
미미르가 시원해하며 뒤를 보라 말하자 세은은 미미르의 방에 도달한 걸 본다. 미미르의 방 밖 배경엔 연못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거대한 규모의 물속이 있었고 세은은 놀란다. 그러자 미미르는 여긴 연못이 아니며, 연못과 연결된 다른 공간이라 말한다. 그리고 여기부터 저택을 감싸는 형태의 공간이 자기 관할이라는 말도 덧붙인다.[18]
미미르는 신령은 관할을 멀리 벗어나긴 힘드나, 관할지 근처까지는 물이 있다면 대부분 이동이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다만 허가 없이 벗어나면 깨진다고 말하는데 그걸 들은 세은은 그럼 산신령이 공무원같은 거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찔린 듯한 표정으로 긍정하고 이후 침대에 파묻는다. 세은은 주변을 둘러보니 침대는 물론 티비에 냉장고까지 있어 공무원답게 살림 한 번 제대로 차렸다고 생각한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미미르는 경치 좋냐고 묻고, 세은은 솔직하게 좋다고 답한다. 미미르는 퉁명스럽게 답하고 이후 자세를 잡더니 정말 아무것도 기억 안 나냐고 묻는다. 세은이 그렇다고 답하자 미미르는 어딘가 쓸쓸한 표정으로 알겠다고 답한다.

한동안 말없이 굴러다니다가 미미르는 뭐 먹을 생각 있냐고 묻는다. 세은이 먹을 게 있냐고 묻자 미미르는 웃으면서 자기가 있다는 말을 한다. 세은이 그냥 돌아간다고 말하고 미미르는 농담이라며 냉장고에 과일 있다고 말한다. 미미르가 과일을 꺼내오는 동안 세은은 이 상황이 마치 엄청 친한 친구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 같다고 느낀다.
미미르가 꺼낸 것은 세 개의 석류였으며, 미미르는 연극톤으로 위대한 산신령이 주는 과일이니 먹으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면서 호들갑을 떤다. 석류를 받아 든 세은은 석류가 흔치 않은 과일인 걸 생각하고, 자기가 먹은 적이 있는지 여부를 잠시 골똘히 생각한다. 세은이 나중에 석류를 입으로 집어넣으려 할 때 미미르는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세은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석류를 입에 넣기 직전, 난데없이 나타난 수아가 먹으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손을 붙잡는다. 갑작스런 등장에 세은은 놀라 석류를 떨어뜨리고 수아도 세은의 반응에 놀란다. 수아는 놀래켜서 죄송하지만 동시에 놀라는 도련님도 귀엽다면서 웃는다. 하지만 미미르를 보더니 표정이 싹 바뀌면서 이게 무슨 짓이냐고 일갈한다. 그러자 미미르는 살짝 비꼬는 투로 분신이 아닌 본체는 몇 년만에 보는 것 같다며 불편하게 웃는다.
미미르는 그러지 말고 석류나 먹어보라며 넘어가려하지만, 수아는 분노한 표정으로 미미르의 행동을 추궁한다. 미미르는 잠깐 불장난을 친 거라며 변명하는데[19] 수아는 그 말을 듣고 그럼 도령을 납치한 거냐며 따진다. 미미르와 수아가 언쟁을 벌이면서 세은은 수아가 미미르와의 첫만남 과정을 알고 있는 것에, 수아에게 어떻게 전말을 알고 있었던 거냐고 묻는다. 그러자 수아는 다시 밝게 웃으며 자긴 언제나 도련님을 지켜보고 있다며 해맑게 웃어넘긴다. 지금까지의 사건들을 보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살짝 섬뜩해한 세은은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보장될 거란 생각으로 조금은 안심하려 한다.
그 모습을 본 미미르는 석류 몇 알을 입에 털어넣으며 수아에게 인간 흉내가 제법 익숙해졌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그러곤 수아의 표정 변화가 다양한 걸 보고 자기를 대하는 태도와 너무 다르면 상처받는다고 씁슬하게 말한다. 수아가 살짝 미안한 듯한 표정을 보이며 침묵할 때, 미미르가 수아와의 관계에 대해 알려주러 한다. 하지만 수아는 그저 아는 사이일 뿐이라며 말을 끊는다.
그러자 미미르도 그냥 아는 사이라고 같이 얼버무리고, 수아는 새침하게 세은에게 다가가 그냥 돌아가자고 말한다. 미미르는 장난이 심했다며 사과한 뒤 그 석류 먹었어도 못 돌아가는 거 아니라며 안심시킨다. 그리곤 나갈 때 뒤돌아보지 말라며 다시 한 번 장난을 치고, 또 놀러오라며 배웅을 한다.[20] 장난인 걸 안 세은은 뒤를 돌아보려 하나 수아가 팔을 엄청 세게 껴안았기 때문에 결국 손만 들어 작별한다.
서로 밤길을 걸으며 세은은 어색함을 느낀다. 평소라면 자신을 쳐다보거나 장난을 쳤을 수아가 조용하게 걷기만 하기 때문. 그 때 자기와 달리 수아의 옷은 젖지 않은 것에 신기함을 느끼다가, 수아가 옷도 분신처럼 머리카락으로 만들었기에 안 젖는다고 알려준다. 세은은 여우가 손오공도 아니고 뭔 분신을 만드냐고 순간 황당해하나 머지않아 체념섞인 납득을 한다.

그 때 수아가 다가와 옷이 젖어 감기 걸릴 수 있다며 세은을 벗기려 한다. 세은이 괜찮다며 거부하려 하자 수아는 얼굴이 굳더니 오늘 세은이 자기 말을 듣지 않고[21] 독단행동한 걸 추궁한다. 그러면서 자긴 열심히 일했는데 혼자 다른 여자랑 노닥거리기 있냐면서 훌쩍거리는 시늉을 하고,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웃으며 그러면 자기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맞지 않냐고 말한다. 세은은 그건 맞으나 부탁이 부탁인지라 망설인다.
그리고 수아가 좋아 죽는 표정을 보자 자기가 벗는 게 도움이 되냐고 묻는데 수아는 당당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세은은 자기가 몸짱인 것도 아닌데 어디가 예뻐서 그런 거냐고 궁금해하는데 수아는 기억을 잃었으니 본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걸 떠올리고 축 쳐진다. 하지만 이내 다시 미소지어 다시 기억을 찾아보자고 독려하고, 그 모습에 세은은 수아를 잠깐 의심한 자신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곤 수아에게 손을 내밀어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수아는 웃으며 알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말 돌리지 말고 벗기나 하라며 태도를 싹 바꾼다. 세은은 여우답다며 속이 타는 심정을 느끼고 수아는 능청스럽게 웃는다.
《벗는다》를 고르면 세은은 옷을 벗을 생각을 하고, 수아는 앞에서 소매로 입을 가리고 까르르 웃는다. 세은이 옷을 벗겠다고 하자 수아는 기쁨의 감탄을 내지른다. 하지만 세은은 수아를 당황시키기 위해 바지도 벗겠다고 말한다. 수아는 예상대로 바지까진 그럴 필요 없다며 당황해하는데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벨트를 풀 준비한다.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너울을 뒤집어쓰고 어쩔 줄 몰라한다.
세은은 수아가 부탁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벨트를 마저 풀려한다. 그러자 수아는 부끄러운지 자신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다.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한 세은은 지는 척하며 바지는 안 벗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어째선지 파묻은 얼굴을 들지 않았고 이를 세은이 의아해하던 찰나, 수아가 등에 입김을 불어 세은의 자세를 무너뜨린다. 그러면서 수아는 이번엔 제법 대담했지만 아직 멀었다며 수건 한 장을 건네고, 이후 총총걸음으로 앞서 나간다. 세은은 괜히 붉어진 얼굴을 멋쩍게 긁으며 따라가려 하는데, 옆에서 미미르가 고개를 내밀고 능글거리며 웃는 걸 목격한다.
《벗긴다》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도 물에 들어갔다 나왔으니 수아가 먼저 벗으면 벗겠다고 말한다. 수아는 자긴 보송보송하다며 한 바퀴 돌아보이고 이후 수아는 짐승처럼 대담하다면서 기쁨의 비명을 외친다. 짐승은 너라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아는 다가와서 그렇게 자길 벗기고 싶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한 척하며 형평상 그렇다고 말하는데 수아는 본심을 묻고, 세은은 솔직하게 벗기 싫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단호하게 벗으라고 타박한다.
그래도 세은은 네가 먼저 벗어야 벗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수아는 지는 듯한 말투로 손을 옷고름으로 가져간다. 수아가 홍조를 띄고 시선을 피하면서 옷을 벗으려 하자 세은은 왠지 자기가 굉장히 나쁜 짓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벗는 것도 제대로 못 보고 시선을 피하려 하는데 수아는 꼭 봐줬으면 한다며 시선을 유지해 줄 것을 부탁한다.
결국 수아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데 그 때 미미르가 나타나 노상에서 스트립쇼하냐며 능글댄다. 세은이 넌 상시 스트립이라며 받아치자 미미르는 벌써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된 거냐며 웃는다. 세은이 해명을 하려 하자 수아는 세은의 팔에 휘감겨 그렇고 그런 관계가 맞다며 웃는다. 세은은 미미르에게 얘 말 듣지 말라고 말하나 미미르는 듣지도 않고 저질이라며 탄식한다. 세은은 자기 편이 없는 이 상황에 허탈해한다.[22]
이후 수아는 그럼 자기가 벗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미소짓고, 세은은 수아에게 놀아났다고 생각해 한숨을 쉰다. 이후 웃통을 벗어서 물을 짜내고 여자 둘은 끈적한 눈빛으로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 때 수아는 미미르를 잡아 수풀로 던지더니 자기만 볼 거라고 말한다. 미미르는 너무하다며 따지지만 수아는 무덤덤하게 머리를 누르고 미미르는 엄지손가락을 내밀고서 사라진다.
이후 수아는 머리카락으로 만들었다며 수건을 건넨다. 세은은 분신도 그렇고 뭐든 만들 수 있냐고 묻는데 수아는 못 만드는 것도 있다고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그게 뭔지 말하려다 갑자기 말을 끊은 뒤 너울을 푹 눌러쓰고 웃으면서 앞장선다.[스포일러]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세은은 그냥 군말없이 따라간다. 그리고 뒤를 보니 미미르가 나무 뒤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던 세은은 다시 귓속에서 여기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의미심장한 목소리에 잠이 달아나 창문을 여는데, 앞마당 정문은 어젯밤처럼 열려있었고 대나무 숲이 다시 드러나있었다. 그리고 어제와 같은 검은 옷의 누군가가 가만히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자의 등에는 검이 떠있는 듯이 매달려 있었고, 그 검이 이쪽으로 오라는 것처럼 까딱거리고 있었다.
그 신호에 반응한 세은은 문득 저기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창문을 넘으려 한다. 그 때 방울이 울려 정신이 든 세은은 자신이 하려 한 행동을 멈추고 이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그리곤 뒤에서 수아가 자다 깬 목소리로 말을 건다. 자기 이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수아는 혹시 미미르라도 왔냐고 물으며 다가온다. 세은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수아는 잠시 침묵하더니 품에 안기고, 그런 거 신경쓰지말고 같이 자자고 말한다. 그 때 다시 방울이 울린다.
세은은 수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내 할 말이 있다고 말한다. 낭만적인 밤 분위기에 세은이 진지하게 말을 걸자 수아가 부끄러워하며 기대를 하는데 세은은 네가 왜 내 방에 있냐고 따진다. 수아는 뻔뻔하게 몰래 들어왔다며 찡긋 웃고 세은은 뭐하러 왔냐고 되묻는다. 그러자 수아는 이제부터 그건 도련님이 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자기가 당할 짓을 상상하며 홍조를 띄우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아를 들어 방밖으로 굴려 보낸다. 그러면서 쬐끄만 여우가 못하는 말이 없다며 툴툴대는데 한편으론 귀에 거슬렸던 소리들이 없어진 광경에 의아해한다. 그런 소리가 애초에 났었는지의 여부도 긴가민가하고, 창밖에는 이미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그 때 수아가 다시 나타나 세은을 놀래키고 세은은 수아를 다시 굴려보낸다. 그리고 방문을 닫고 뒤를 돌아보자마자 수아가 천장에 매달린 채로 다시 나타난다. 수아가 계속 나타나자 세은은 방 밖으로 굴려지기 직전 분신이랑 바꿔치기 한 것임을 깨닫는다.
청명으로부터 여섯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정체를 쉽게 간파하고 접근하는 인간에는 두 가지가 있대.
특출한 인간이거나, 맛이 간 인간이거나.
이 인간의 경우는 후자인가 봐.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르고
움켜쥐는 힘조차 약해 아무것도 하지 못해.
평생 병석에 누워있었다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맛이 간 인간.
얘는 죽기 전에 여우가 사는 곳을 구경하고 싶어 해.
평생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는 것 같아.
금수의 은신처가 왜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느냐 되물었더니 성실한 광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어.

여우가 보고 싶어.
...
그냥 우리 집 주변을 구경시켰더니 무지 좋아했어.
역시나 맛이 간 인간이야.

3.3. ACT 3

《ACT 3》: 셋째 날[24]
잠에서 일어난 세은은 어제처럼 입에 구슬이 있는 걸 깨닫는다. 문득 어제처럼 수아가 장난을 친 줄 알고 이불을 들춰보나 아무도 없었고, 옷도 침대도 모두 멀쩡했기에 안심한다. 그러나 방 밖으로 나가자 수아가 복도에서 축 쳐진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수아를 깨우자 수아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허둥지둥 기상인사를 한다.
비몽사몽한 수아는 침을 질질 흘리며 세은에게 비비적대고 애교를 부린다. 평소와 달리 잔뜩 풀어진 수아를 본 세은은 귀엽다고 느끼고 동시에 의외로 이런 모습이 평소보다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세은이 수아에게 왜 밖에서 자냐고 묻는데 수아는 도련님이 쫓아내서 그랬다고 답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갑자기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곤 수아가 도련님이 푹 자야 구슬을 입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하려다 문득 정신이 든다.
정신이 든 수아는 자신이 흐트러진 모습을 봤냐고 묻는데 세은이 그렇다고 하자 부끄러운지 온몸을 바들바들 떤다. 세은은 단순히 머리가 눌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수아는 충격받았는지 세은도 느낄 정도의 한기를 발산한다. 이후 살기어린 목소리로 수아가 부르자 세은은 죽을지도 모른 생각을 한다.
이후 세은에게 안긴 수아는 안겨있어 자기 얼굴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샤워실까지 갈 걸 명령한다. 세은이 이유를 물으려 하자 어쨌든 하라며 소리를 지르고, 세은은 이번엔 땀이 날 정도의 열기를 발산하는 걸 느낀다. 세은은 더 자극했다간 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순히 따른다. 샤워실로 들어간 수아는 오늘부터 기억을 찾아야 하니 1층 첫번 째 방으로 준비가 끝나는 대로 와달라고 한다. 그리곤 도련님은 개인 샤워실을 이동해 달라는 말과 함께 수치의 흐느낌을 한다. 세은은 샤워실 문이 희미하게 떨리는 걸 보고 더 이상 자극하면 안 될 거 같아 순순히 물러난다. 그리곤 여우에게 에어컨보일러 기능이 있는 걸 보고 유용하다 생각한다.
첫번 째 방으로 들어온 세은은 여우 호() 한자가 그려진 종이가 붙여진 초록색 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풍경을 본다.[25] 그 때 수아가 말끔히 다듬어진 모습으로 뒤에서 나타나 이제는 소녀의 얼굴을 마음대로 봐도 된다며 웃는다. 세은이 아까 자다 깬 얼굴도 예뻤다고 말하자 수아는 얼굴이 굳으며 그런 일은 없었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이후 수아가 다시 해맑게 문을 설명하려 하자 세은은 표정이 휙휙 바뀌는 게 소름돋는다고 말한다. 수아는 혹시 경멸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세은 역시 말을 함부로 했다며 사과한다.
아무튼 수아는 이건 정식 명칭은 '여우문'이고, 기능은 어디로든 문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문을 연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장소 중 하나로 바로 갈 수 있으며, 이걸로 기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26] 수아는 본인과 함께 갈 테니 길을 잃을 걱정은 필요 없다고 안심시키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새끼손가락에 추적 요술을 걸어놓은 예쁜 실을 껴놓는다. 실이 예쁘다고 생각한 세은은 무심코 실을 입술에 가져다 대는데,[27] 수아가 그건 자기 머리카락이라고 말해준다. 세은은 잠시 멈칫하더니 그건 일찍 말하라고 부끄러워하나, 수아는 알려 주지 말 걸 그랬다며 까르르 웃는다.
이후 둘은 손을 잡고 여우문을 열고 들어간다.[28] 문을 열자 사람이 북적거리는 번화가가 나오고, 세은은 그 풍경을 보자마자 여우 집과 비슷한 익숙함을 느낀다. 그런데 수아의 옷차림이 너무 눈에 띄어서인지 사람들이 웅성대고, 세은이 지적하자 수아는 눈을 반짝이는 요술을 쓴다. 요술을 쓰자 사람들은 다시 제 갈길을 간다. 수아 말로는 사람을 홀리는 요술로, 다른 사람 눈에는 극히 평범한 커플로 보여질 거라 말한다. 이후 의욕이 넘치는 모습으로 수아는 세은을 이끈다. 수아 말로는 이 때를 아주 오래 기다렸다고.
이후 길을 가다[29] 다트 미니게임장을 본 수아는 한 판에 5천원이라는 창렬스러운 가격에 놀란다. 세은은 다트장을 보고 뭔가 익숙한 분위기를 느끼고 뭔가 떠오를 거 같다는 생각에 도전한다. 이후 세은은 여우 인형을 딴다. 수아는 도련님이 다른 여우를 좋아한다며 침울해하는데, 세은은 그런 수아에게 인형을 건네준다음 너 주려고 따왔으니 가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에도 이런 적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긴다.
인형을 받은 수아는 한동안 가만히 있더니 너울을 꺼내 쓴다. 수아는 여우 인형을 꼭 껴안고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세은은 수아의 차분하게 좋아하는 색다른 태도에 이제부턴 자신이 이끌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뭔가 먹는다.》를 고르면 수아와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뭘 먹으려 한다.[30] 세은은 음식 취향을 고민하던 중, 문득 자신이 며칠 사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신체에 이상함을 느끼던 세은은 한동안 의문을 갖는데 문득 방울이 울리고, 세은은 자신이 고민하던 주제를 잊는다.
그러다 수아가 걱정하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자기가 생각에 빠져 걱정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 세은은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수아의 눈동자 색이 예쁘다고 말한다. 수아는 자세히 보여주겠다며 세은에 가까이 들러붙어 유혹하려 하는데 세은은 길거리에서 그러는 거 아니라며 떨쳐낸다. 세은은 수아가 이상하니 배가 고픈 거라 생각하고 뭘 먹을지를 생각한다.
그러다 음흉하게 자길 바라보는 수아에게 음식 취향을 묻는다. 수아는 자기 취향에 맞춰준다는 말이냐며 좋아하고, 도련님의 취향에 맞춰주겠다며 양보한다.[31] 세은은 장난기가 발동해 자기가 주는 걸 먹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따지지만, 수아는 세은도 민트초코를 싫어하니 어차피 안 먹을 거 아니냐고 간파한다.
그리곤 수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맞춰보라며 입을 가리고 웃는다. 세은은 수아의 표정을 보려 하나 수아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대신 귀를 본다. 카레덮밥를 말하자 수아의 귀가 쳐지고, 고기류, 특히 소고기를 말하자 귀가 쫑긋 세워지는 걸 본다. 이후 다른 음식을 말해보고 느낀 건 , 고기류에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음식들을 계속 말하다[32] 수아가 그런 방식은 치사하지 않냐고 말한다.[33] 아무튼 수아의 반응을 봐서 세은은 연어육회를 먹으러 간다.
그런데 막상 가게에 가서 먹어보니 세은은 이 두 음식이 자기가 좋아하던 음식이었다는 걸 깨닫고, 음흉하게 웃는 수아를 보고 혹시 수아가 자기의 음식 취향에 맞춰 연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한다.
《특이한 카페》를 가자 수아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무슨 의도로 데려온 거냐고 묻는다. 데려온 곳은 라쿤 카페로 수아의 반응을 보고 혹시 너구리를 싫어하냐고 물으나 수아는 너구리는 상관없는데 라쿤이 싫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애초에 이렇게 귀여운 여우가 있으니 너구리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세은은 작은 동물의 귀여움은 별개라고 말하고, 수아는 움찔하며 자기도 여우 모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흥미가 생겨 수아에게 여우 모드로 바꿀 것을 요청한다. 수아는 살짝 당황해 하더니 여우귀만 꺼내보이지만 세은은 진짜 여우로 변해달라고 부탁한다. 수아는 그 부탁에 부끄러워하며 당황해하다 이후 세은을 벽으로 밀어붙여 무서운 표정으로 웃는다. 그리곤 자기가 여우로 변하면 다 벗어야 한다며, 이런 곳에서 옷고름을 풀라 하니 참 대담하다면서 놀린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크게 당황하는데 수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련님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유혹을 한다.
수아의 계속된 유혹과 수아가 눈을 반짝이며 거는 요술에 홀린 세은은 기억 찾기고 뭐고 이성이 끊어져 유혹에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그 때 세은의 얼굴에 탈주한 라쿤이 떨어져 이성을 되찾게 된다. 유혹에 실패한 수아는 부끄러웠는지 가게를 나와 걸으면서 세은을 백허그 한 상태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영화를 본다.》를 고르면 세은은 길 가다 본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생각을 한다.[34] 그렇게 영화관에서 여우가 볼 만한 영화를 찾던 도중 수아가 영화 포스터를 하나 지목하는데[35], 하필 그건 브로맨스가 섞인 에로영화였다. 세은이 청불이라며 지적하자 수아는 자긴 둔갑 여우라 나이가 꽤 된다고 받아친다.[36] 그러면서 수아는 자긴 어떤 산신령이 빌려준 만화책 덕에 인간의 그렇고 그런 활동에 관심이 많다면서 음흉하게 웃는다.[스포일러2]
어쩔 줄 몰라 시선을 돌리던 세은은 동물이 한가득 나오는 박스오피스 1위 영화를 본다. 그런데 그 포스터를 본 수아는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 조용해진다. 세은이 반응이 이상하다 싶어 포스터를 얼굴에 들이대더니 수아는 당황하며 너울로 얼굴을 가린다.[38] 아까까지 섹드립을 날리던 수아가 부끄러워 하는 걸 보고 신선한 반응에 재미를 붙인 세은은 동물 포스터 몇 개를 얼굴에 흔든다. 수아가 뒤로 물러나다 보니 어쩌다 세은이 벽에 몰아붙인 구도가 되었고, 수아가 훌쩍거리자 주변 행인들의 여론이 상당히 나빠진다. 결국 눈치를 본 세은은 사과를 하고, 사과를 한 세은을 본 수아는 태도가 싹 바뀌더니 영화 선택권은 자기가 갖겠다고 말한다.
이후 능숙하게 표와 팝콘을 구매한 수아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착석하고, 결국 아까 에로 영화를 보게 된다. 생각보다 매우 높은 수위에 세은이 어쩔 줄 몰라 할 때 수아는 옆에서 귀엽다면서 음흉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수아의 주머니에 동물 포스터가 말려 꽃혀있는 걸 보고 세은은 영화를 모른다는 것부터 포스터가 부끄럽다는 것까지 전부 세은을 놀리기 위한 수아의 연기였음을 깨닫는다.
그 다음 수아는 세은에게 졸라 아쿠아리움에 온다. 수아는 아쿠아리움들의 물고기들을 가리키면서 쏘가리를 포함한 생선들의 맛을 평가하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입에 가시가 찔려서 아팠다는 말밖에 안 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수아가 물고기를 생으로 으적으적 씹어먹는 광경을 상상하고 섬뜩해한다. 그리고 손으로 먹으면 안 되냐고 묻는데 수아가 그 땐 여우모드라 손을 못 쓴다고 말하자 납득한다. 이후 세은은 수아에게 여우 모드로 변신해달라고 조르지만 수아는 도망간다.
상어 수족관에 도착한 수아가 기뻐하는 모습을 본 세은은 흡족해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아쿠아리움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것인지, 아니면 수아가 좋아하는 걸 보고 좋아하는 것인지 헷갈려한다. 하지만 수아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고민은 말고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한다.
파일:미미르1.png
그 때 수족관에서 미미르가 헤엄치는 걸 본다.[39] 미미르에게[40] 말을 걸자 미미르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며 해맑게 웃는다.[41]
미미르는 수아가 아닌 세은을 보러 왔다고 말하고 수아랑 데이트하는 걸로 기억이 돌아올 것 같냐고 약간 진지하게 묻는다. 미미르의 말이 의미심장해서 더 물으려던 찰나 미미르는 멀리 헤엄쳐 도망가버리고, 뒤에서 수아가 나타난다. 수아는 자긴 홀로 기억 찾으려 애쓰고 있었는데 뭐하냐고 섬뜩하게 웃는다. 세은은 미미르를 만났다고 변명하나 수아는 오히려 다른 여자랑 대화하고 있었냐며 상처받았다고 말한다. 반박의 여지가 없던 세은은 자길 때리라고 말한 뒤 사과한다.
하지만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폭소하고 미미르가 나타난 건 본인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42] 그러곤 세은이 미미르를 봤을 때의 반응이 궁금해서 일부러 방관했다고 밝힌 뒤 사과를 한다. 왜냐하면 세은이 미미르를 만났다고 거리낌없이 말하면 안심할 거 같고, 말하지 않으면 서로 다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어떻게 행동하든 좋게 해석하는 거 아니냐고 반박하고, 그러니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곤 수아를 껴안으며 수아 역시 자길 시험했다는 걸 거리낌없이 말했다는 걸 알려주며 기쁘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그렁그렁해하며 세은이 자기가 생각한 그대로 반응해줬다며 웃는다. 그러곤 자기에게 또 속았냐면서 까르르 웃는 채로 팔짱을 낀다. 세은은 수아에게 또 속았지만 그래도 수아의 행복한 표정을 보며 자기와 보내는 이 날을 수아가 무척 기다렸음을 다시 상기하고, 기억을 되찾을 의욕이 생긴다.
이후 세은이 굳이 아쿠아리움으로 데려온 이유를 묻는데 수아는 어제 미미르가 호수 속을 보여준 거랑 관련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미미르네와 달리 상어도 있으니 언제든 들어오고 싶으면 말하라며 웃는다.[43]
다시 집으로 돌아온 세은은 생각보다 매우 편한 여우문에 감탄을 한다.[44] 이후 수아는 기억을 찾았냐고 묻는데 세은은 즐거웠긴 했지만 기억 회수의 여부는 애매하다고 말한다. 다만 확실히 예전에 비슷한 곳에서 수아랑 놀았던 기억은 어슴푸레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기억회수의 부담감이 줄었다고 생각한다.
수아는 만족스럽게 웃더니 거울을 보고 갑자기 귀가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더니 너울을 쓴다. 갑자기 오늘 아침에서의 일이 떠오른 세은은 수아의 머리가 헝클어져서 부끄러워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곤 수아의 약점을 찾았다고 생각해 껴안은 뒤 이대로 샤워실까지 가자고 말한다. 수아가 부끄러워하는 걸 보고 세은은 드디어 1승을 했다고 자만하나, 이상할 정도로 세은의 채취를 맞는 수아의 모습과 여우귀를 집어넣자 머리가 단정한 걸 뒤늦게 확인한 세은은 또 속았음을 알게 된다.
침대에 누운 세은은 그렇게 돌아다녔는데도 피로하지 않은 자신의 신체에 의문을 가진다. 수아 능력이 스마트폰급으로 편리하니 또 수아의 힘이라고 생각하며 그러려니하고 넘기려던 중, 문득 자신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도구들이 없음을 이상하게 여긴다. 그러곤 지금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추리해 볼 생각을 한다.
《나 자신에 대해》를 고르면 세은은 자긴 누구고, 왜 수아랑 같이 있고, 과거에 수아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측하기 시작한다. 그러곤 자기에 대해 현재까지 정리된 사실들을 나열한다. 첫째는 번화가에 익숙한 걸로 보아 일반적인 현대인인 것. 둘째는 신체 능력은 그럭저럭 좋은 것. 셋째는 기억을 잃은 채 숲속을 해매다 수아에게 주워진 것. 넷째는 수아와 미미르의 반응으로 보아 과거에 이곳에 온 적이 있었던 것. 다섯째는 현대인이 갖고 있을 법한 기기들은 없으나 지식은 있는 것.
하지만 숲에서 해매기 전까지의 기억이 깔끔하게 날아갔기에 의문은 더욱 커지고, 문득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었음을 짐작한다. 그것은 "노을이 지는 시간, 태양이 보이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나가면... 자, 돌아가자."였으나 더 이상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곤 이런 것에 대해 수아에게 물어볼 생각도 하나, 반대로 수아가 먼저 언급하지 않은 것에 의심을 한다.
《수아에 대해》를 고르면 수아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한다. 수아의 행동을 보면 과거에 굉장히 친밀했던 건 사실이나, 여태껏 수아의 능수능란한 화술과 연기력을 떠올린 세은은 수아에게 다른 속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과거에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말해줄 법도 한데, 아직까지 말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의문은 증폭된다. 그러다 자신이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 같아 자책하고, 이내 생각을 접어 둔다.
《미미르에 대해》를 고르면 처음엔 미미르가 엘프같이 생겼는데 산신령이 맞나 의심하다가, 미미르와의 과거도 생각하려 한다. 미미르는 수아와 달리 두근거림은 없는, 마치 오랜 친구와 만난듯한 감각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리곤 수아와는 오랜 사이인 것 같지만 서로 사이가 나쁜 것에도 의문을 갖는다.
생각을 해보지만 무엇 하나 답을 찾을 수 없던 세은은 무언가 울리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결국 잠에 든다.
이후 이상한 소리를 듣던 세은은 잠에서 깬다. 그런데 자신이 침대가 아닌 대나무 숲 한복판에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마를 감싸 고개를 숙이니 자신이 무언가에 홀려 홀로 이곳까지 걸어왔음을 깨닫는다. 그리곤 머리를 사정없이 긁는 소리와 함께 두통에 시달리고, 머리 속에선 이리 오라는 소리만이 맴돈다. 그 소리에 홀려 다시 걷던 세은은 어딘가 익숙한 대나무 숲 공터에 도착한다.
그리고 누군가 자기에게 인사를 하고, 세은은 순순히 무릎을 꿇은 뒤 목을 앞으로 내민다. 그 누군가는 자기를 동양 제137부 소속 감재사자 아린이라 밝힌다. 그러곤 자신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겠다며 등 뒤에서 검을 꺼낸다. 세은이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덤덤히 참수를 기다릴 때, 문득 방울이 울려 정신을 되찾는다.

정신을 차린 세은은 비명을 지르며 검을 피하고 그 소녀에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친다. 소녀는 크게 당황해 하며 비명을 지르더니, 메뉴얼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속박에서 벗어났냐고 묻는다. 하지만 세은은 단단히 화가 나 자신의 질문에나 답하라고 소리치고 소녀는 기가 죽어 사과한다. 그러곤 세은의 질문에 따라 자신이 누군지를 설명하고 세은은 저승사자임을 깨닫는다.[45]
대답을 한 아린은 이제 자기가 질문하겠다고 하나 세은은 대답하기 싫다며 기를 세게 유지한다. 그러자 아린은 자기 저승사자인데 무섭지 않냐고 물으나, 세은은 선빵필승하면 안 무섭다며 다짜고짜 달려든다. 아린은 인간이 자길 건드려봤자 몸이 통과된다며 말리지만 세은은 이미 오른손 주먹을 내지른 뒤였다.
파일:아린1.png
그런데 어째서인지 펀치가 정상적으로 들어갔고 세은도 깜짝 놀랄 정도의 소리가 울려퍼진다. 얼떨결에 명존쎄를 당한 아린은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한다. 굉장히 호구같은 모습에 세은은 저승사자 아니냐고 묻는데 아린은 질질 짜면서도 저승사자는 맞다고 말한다. 그러곤 인간인데 속박을 푸는 것도 그렇고 저승사자를 때릴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정체가 뭐냐고 묻는다. 세은은 그런 건 네 선배에게 물으라고 말하나 아린은 그 선배가 어디로 가서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린은 저승사자를 때릴 수 있는 영능력자냐고 묻는다. 세은은 자신도 모른다고 말하고 이 상황에 의문을 품는다. 그러곤 자길 죽이러 왔냐고 묻는데 아린은 일단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것이 자기 임무란 걸 설명해준다. 세은은 자긴 멀쩡히 살아있는데 왜 찾아왔냐고 따지고, 아린은 안경을 꺼내 세은의 외관을 면밀히 살피기 시작한다. 그리곤 아린의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이후 자신이 집행 대상을 착각했음을 깨닫고 거듭 사과한다.

안경을 떨어뜨릴 정도로 거듭 90도 사과를 하는 아린은 오늘 이 시간에 여기 있는 자를 저승을 인도하고 수명을 회수하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어쩔 줄 몰라한다. 세은이 신상 확인도 안 하고 집행하는 게 맞냐고 따지자 아린은 더욱 호들갑을 떨며 사과를 한다. 아린의 위축된 태도에 세은은 보상을 요구한다. 세은은 메뉴얼에 보상에 관한 내용이 있냐고 묻는데 아린은 당사자 재량으로 잘 묻으라고 써 있다며 훌쩍거린다.
세은은 너무 괴롭히는 거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목숨이 날아갈 뻔했는데 이 정도는 요구해도 된다는 생각에 보상 요구를 계속한다. 아린이 해줄 수 있는 게 뭐냐고 묻자 아린은 잠시 얼떨떨해 하더니 이후 기분이 풀릴 때까지 때려 달라고 말한다. 세은이 그 말을 듣고 오케이라며 명치를 다시 때리려 하자 아린은 남자인데 때린다고 진짜 때리는 거냐며 따진다. 그러자 세은은 장난기가 발동해 자기의 성별을 맞춰보라 한다. 아린은 그럼 여자냐고 묻는데[46] 세은은 더 화가 나 성별도 모르면서 집행하려 했냐고 더욱 신경질낸다.[47]

이후 세은은 성질을 잠시 죽이고 문득 자신이 밤늦게 홀로 나왔으니 수아가 걱정할 거라 생각한다. 여기서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때려치우고 집으로 간다.》로 분기가 갈린다.
[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 스토리 펼치기 · 접기 ]
《배드엔드 1》로 연결된다. 자세한 건 하단 배드 엔딩 문단 참조.
《때려치우고 집으로 간다.》를 고르면 문득 현타가 온 세은은 그냥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아린은 기뻐하며 되묻고 세은은 그걸 보자 순간 더 괴롭히고 싶어하나, 군말 없이 바로 돌아간다. 그리고 내일 미미르에게 민원을 넣을 방법을 물어 볼 거라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철을 끄는 듯한 기묘한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저승사자 뒤에 떠 있는 검에서 나는 소리였으며, 분명 이 소리를 들어본 적 있음이 상기된다.
그 때 귓속에 피하라는 누군가의 외침이 울려퍼지고 세은은 반사적으로 몸을 날린다. 하지만 왼팔에 뼈가 보일 정도로 크게 베인 상처가 나게 된다. 세은이 고통의 비명을 지르자 아린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둥거리며 검을 잡으려 한다. 그리고 검을 잡은 아린은 법기의 반응을 보니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섬뜩한 표정으로 역시 자신의 집행 대상은 세은이 맞다고 말한다.
한편 세은은 이 상황에 익숙한 감각을 느끼고 과거에 저승사자의 무기에 당한 적이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검은 아린의 통제를 잃어 세은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한다. 세은은 죽을 힘을 다해 피한 뒤 필사적으로 왼팔을 부여잡고 도망친다.[48] 미친듯이 도망친 결과 어찌어찌 수아의 저택이 있는 터까진 왔으나, 경계를 열지 않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아린이 뒤에서 나타나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그리곤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고 하며, 선배는 여우와 싸우는 중이고 자기 임무는 세은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49] 하지만 저승사자는 규율상 수명이 끝나지 않은 사람에게 손을 댈 수 없기에 아린은 얼타고 있었다.
수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세은은 격분하며 다짜고짜 아린에게 달려든다. 아린과 세은은 바닥에서 뒹구나 아린도 지지 않고 세은을 발로 걷어차 날려보낸다. 나무에 부딫힌 세은은 잠시 스턴에 빠지는데 그 때 검이 날아온다. 눈앞에 날아오는 법기를 보고 세은은 익숙한 감각이란 걸 느끼며 죽을 각오를 한다.
그 때 아린의 비명소리와 함께 굉음이 들리고, 수아가 나타나 세은을 구해준 뒤 여우 저택으로 데려간다. 수아는 다치진 않았으나 숨을 헐떡이는 건 물론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살기 어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린은 수아에게 당한 선배를 부축하며 비명을 지른다.[50] 거기에 여우 저택은 산신령의 관할이기에 아린을 비롯한 저승사자들이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선배는 임무를 포기하고 복귀하자고 말한다. 아린이 순간 반항하려 하나 이대론 아무것도 못한다는 선배의 말에 수긍하고 결국 둘은 후퇴한다.[51]
수아는 둘이 돌아가려 하자 세은에게 눈을 돌려 안부를 묻는데, 세은이 왼손을 다친 걸 보고 망연자실해 한다. 수아는 도련님을 지켜내지 못한 여우는 쓸모가 없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패닉에 빠진다.[52] 그리곤 비명을 지르며 상처에 머리카락을 감아주더니 머리에 꽃은 비녀를 뺀다.
파일:수아1.png
비녀를 빼자마자 계절이 바뀐 수준으로 주변 공기가 얼어붙게 된다. 수아는 당장이라도 죽일 표정으로 아린과 선배를 바라본다. 그러곤 한 번도 내지 않은 낮은 목소리로 아린과 선배를 저주하기 시작한다. 아린도 그 살기에 겁을 먹고, 세은은 이대로 가다간 수아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직감을 느낀다.
이후 선배는 가면도 벗어던진 채 아린과 함께 도망가고, 수아는 엄청난 기운을 발산한 뒤 폭발시킨다. 세은은 그 충격에 기절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본 풍경은 입에 작은 구슬을 문 수아의 모습이었다.
청명으로부터 일곱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집을 구경시켜준 대가로, 이번엔 내가 인간 세상을 안내받았어.
하지만 얘 무지 못해.
영화라는 건 표를 살 줄 모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도 모르고, 조잡한 상술에 속아 돈을 날려먹었어.
평생 누워 있었다니 살아가는 법을 알 리 없잖아.
그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야.
인간 세상을 구경하는 여우보다 그걸 안내한다는 인간이 호기심에 눈을 빛내는 게 웃겨서, 무심코 웃어버렸다?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 놓은 장소에서, 도련님이 내게 말했어.
"너도 저승사자가 보여?"
그런 년한테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3.4. ACT 4

《ACT 4》: 넷째 날
세은은 자신의 침대에서 눈을 뜬다. 밖은 이미 아침이었으며, 오늘도 입에 물려있는 구슬을 뱉는다. 그리고 옆을 보니 수아가 피곤한 눈빛으로 잠들어 있었다. 어제 수아의 태도를 본 세은은 고마움과 아련함을 느끼는데, 수아가 자면서 자신의 단추를 물고 빨자 일단 깨운다. 잠에서 깬 수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애교를 부리는데 세은은 순간 음흉한 생각을 품으나 왼팔의 통증과 수아의 헌신을 떠올리고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 껴안기고, 이대로 있어 달라고 말한다.
수아를 안아주던 세은은 수아를 놔두고 밖으로 나온다. 이것저것 물어볼 건 많으나 지칠대로 지친 모습에 다시 깨울 엄두는 나지 않았기 때문. 그런데 문 앞에 가방 하나가 놓여있는 걸 보고, 옆으로 밀어둔다음 거울을 본다. 그러곤 생각보다 상처가 심하지 않고 아문 걸 확인한다. 혹시나 싶어 붕대로 감긴 왼팔도 보는데 뼈가 보일 정도로 깊게 배였음에도 곪지도 않고 거의 나아있는 걸 확인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회복력도 수아의 능력인가 싶어 의문을 가진다.
그런데 거울을 자세히 보니 거울 밑에 물방울이 있는 걸 확인한다. 주변에 물이 떨어질 여지가 없는 복도인데 물방울 하나만 달랑 붙어있는 게 의심스러워 닦아내니 물이 신기하게 메모지처럼 뜯겨나온다. 그리고 물 메모지에는 목욕하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이후 자신이 만신창이인 상태인 걸 뒤늦게 깨닫고[53] 복도 저편의 욕실로 향한다.[54]

커다란 온탕에 몸을 담근 세은은 피로를 푼다.[55] 목욕을 하면서 세은은 그동안의 일을 떠올리다가, 수아의 헌신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온탕이 처음부터 데워져 있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가진다. 아까 물 메모지도 그렇고 자기의 목욕을 위해 준비한 듯한 환경이나 자고 있는 수아가 벌인 일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 더 의문을 가진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더니, 발목이 잡힌다. 잠시 허우적대던 세은은 이후 미미르가 물에서 튀어나온 걸 본다.[56]
미미르와 기싸움을 하던 세은은[57] 미미르가 계속 유혹 비슷한 장난을 치자[58] 얼굴을 밀어내고 지적한다. 미미르도 열심히 유혹하다 문득 부끄러웠는지 멀리 물러나 사과한다.
미미르는 이후 탕에서 해달마냥 떠서 멍하니 있는데 그걸 본 세은은 산신령은 다 그렇게 가볍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산신령은 체중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세은이 자기도 되겠다고 하자 되고 싶으면 뒤지고 시험 치고 들어오라 말한다.
이후 서로 침묵하다가 미미르는 다소 진지한 눈빛으로 어제 일을 묻는다. 미미르는 수아가 이성을 잃은 시점에서 자기 경계점이 건드려졌기에 그 때부터 직관했다고 말한다. 그러곤 세은이 큰 일을 겪었음에도 멀쩡해 보이는 것에 대견하다는 미소를 짓고, 세은은 천성이라고 받아넘긴다. 그리고 세은은 어제 미미르의 경계점 덕에 저승사자들이 넘어오지 못해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하고, 목숨을 위협받는 현재 상황을 실감한다.
미미르가 어젯밤 일을 자세히 묻자 세은은 간략히 설명한다. 얘기를 다 들은 미미르는 처음으로 분노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59] 세은의 부탁에 따라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일단 어제 은 저승사자가 맞으나,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닌 높으신 분들의 사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미미르 말로는 저승사자는 까라면 까 분위기기에 아린과 선배는 어쩔 수 없이 명령을 따른 것이라고.
세은이 어제 만난 저승사자들의 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려 하자 미미르는 세은과 달리 목숨이 걸린 문젠데 양심없이 까란다고 진짜 까냐면서 그 둘을 나무란다. 그 말을 한 미미르는 세은을 바라보다 문득 뭔가 떠오른듯 눈동자가 떨리더니 시선을 피한다. 그리곤 자긴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며 중얼거리고, 대충 수아 얘기로 말을 돌린다.[스포일러3]
미미르는 혹시 어제 수아의 살기 어린 모습을 보고 대하기 어려워졌냐고 걱정하듯이 묻는다. 세은은 오히려 반했다고 안심시키고, 미미르는 허탈하게 웃는다. 그러곤 수아는 지금쯤 너무 과격하게 행동해서 도련님이 자길 두려워하진 않을까하며 걱정하고 있을테니 앞으로 배려 좀 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평소에 궁금했던 미미르와 수아와의 관계를 묻는다. 미미르는 자긴 좋아하나 수아 쪽에서 싫어하는 거라고 말한다. 세은이 자세한 과거사를 묻자 미미르는 그건 스스로 기억해내라며, 그게 도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말하려다 말을 거둔다.[61] 그러곤 어쨌든 저승사자는 자기 관할지에 못 들어온다며 안심시킨다. 관할지에 들어오려면 이런저런 행정절차가 필요한데 그러다 저승의 내부비리가 드러날 수 있으니 현재로선 미미르 쪽이 약점을 잡은 상황이라고.[62]
아무튼 미미르는 지금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은 기억을 찾는 것에 더 노력하라는 것 뿐이라고 알려준다.[63]
미미르가 돌아간 뒤 수아의 기분을 풀 방법을 고민하던 세은은 갑자기 일어난 수아를 마주한다. 수아는 세은을 걱정하나 세은은 어제같은 사건은 익숙한 감각이었다며 괜찮다고 안심시키고, 역으로 수아를 걱정한다. 수아는 자기도 괜찮다며 청초하게 빙글빙글 도는데, 묘하게 허접한 행동거지와 지나치게 멀쩡한 옷가지를 보고 분신임을 간파한다. 수아가 아직 아파서 분신을 보냈다고 생각해 간호라도 해주려 자신의 방으로 이동하려 하나, 분신 수아는 본체가 도련님을 마주할 컨디션이 아니라며 부끄러워한다.
수아의 만류에도 방에 들어가려 하자 분신 수아 3마리가 나타나 막아선다.
《분신 수아를 설득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의 전투력도 전투력이지만 수아의 귀여움 때문에 맞서 싸울 의지를 잃어버린다. 그 때 수아 분신B가 세은을 미인계로 유혹하자 세은은 홀라당 넘어가려 한다. 그런데 수아B가 귀를 깨물자 다른 분신들이 혼자만 도련님 독점하려는 거냐며 주먹질을 한다. 그렇게 서로 도련님을 차지하겠다며 분신들은 살벌하게 싸우고 세은은 이 틈을 타 방으로 들어간다.

《분신 수아를 처치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상처를 입은 왼팔을 보여주며 수아들에게 죄책감을 유발시키게 해 함부로 방해 못하도록 막는다. 수아들은 우왕좌왕하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세은은 수아가 너무 보고 싶으니 그렇다고 답하고 수아들은 부끄러운 나머지 알아서 사라진다. 세은도 자기가 낯간지러운 말을 했다고 생각해 머쓱한 채로 방에 들어간다.
아무튼 방에 들어간 세은은 의외로 평소처럼 멀쩡한 상태의 수아를 본다. 수아는 도련님의 상태를 걱정하며 도련님이 다치게 만들어 죄책감을 가지지만 세은은 괜찮다고 말해 안심시킨다. 그리고 세은은 수아에게 어젯밤 일을 자세히 묻는다. 세은은 어제 애들이 저승사자가 맞다면, 혹시 자기가 죽은 거냐고 말하지만 수아는 격앙된 반응으로 강하게 부정한다.
수아는 이내 진정해 사과를 하고, 어쨋든 어제 저승사자의 습격은 합당한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정말 어제 영혼을 거두어 갈 자와 세은이 바꿔치기 당한 것이었으며, 경계를 열어서 대나무 숲으로만 가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해준다.[64] 그리곤 만약을 대비해 수아는 경계를 여는 법도 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수아는 두 번째 여우문으로 가서 기억을 찾을 걸 제안한다. 그러면서 수아는 방 밖으로 나가려 한다. 세은은 나가려는 수아를 보며 자신의 예상과 달리 굉장히 차분한 태도에 의문을 가지고, 이내 아까 분신들이 보여준 행동거지는 자신을 속여서 놀리기 위한 연극이었다고 생각하려 한다. 그런데 세은은 이상한 점을 깨닫는다. 정말 수아가 장난을 친 것이였으면 그걸 언급했을텐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
거기에 세은은 수아가 자신의 왼손을 주물러대지 않았다는 것, 아까 약속을 할 때 굳이 오른손으로 바꿔서 한 것, 그리고 지금 나가는 수아의 걸음걸이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고 한 가지를 유추해낸다. 세은은 불안한 눈빛으로 수아를 불러세우고 이내 왼손 소매를 걷을 것을 요청한다. 수아는 당황해하며 거부하려 하지만 세은의 고압적인 태도에 결국 꼬리를 내리고 보여준다.
수아의 왼손은 피범벅인 붕대가 감겨있었는데, 세은은 상처가 최근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걸 토대로 수아가 세은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끄집어낸다. 수아에게 추궁하자 수아는 시선을 피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잘못을 했음에도 도련님은 감싸주기만 하고, 결국 자기혐오에 시달려[65] 자해를 했다고 알려준다. 그러곤 자기를 감싸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벌을 받아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세은은 그런 수아의 태도에 해주어야 말을 고민한다.[주의2]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의 헌신의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이 이상 다치지 않아줬음을 말해준다. 수아는 멍하니 세은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이 죄송하다고 말한다. 수아의 태도에 세은은 수아의 헌신 덕에 살아가고 있으니 자기를 책망하지 말라며 충고한다. 그러면서 쓸모없기로는 자기가 더 쓸모없다고 말하는데, 수아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도련님의 모든 것이 자기에겐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세은이 부끄러워하자 수아는 웃으면서 본심이 맞다고 알려준다.
《어젯밤의 일은 내가 잘못한 거야.》를 고르면 세은은 어젯밤 일은 모두 자기 잘못이라고 말한다. 수아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런 도련님을 지켜보지 못한 자기 잘못 아니냐고 말한다. 수아가 계속해서 자책을 하자 세은은 이대로 수아 탓을 하는 건 염치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수아는 멍한 표정으로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게 도련님이 원하는 거라면 지금은 소녀를 벌 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 이상 쓸모없어질 셈이냐?》를 고르면 이번에 지키지 못해서 자해를 해서 몸에 상처를 만들면, 다음에 제대로 지킬 수 있냐고 지적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멍한 표정에서 나른한 표정으로 바뀌고, 세은은 단호하게 자해를 하는 건 자기를 해하는 거와 동일시하는 거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수아는 주눅이 든 채로 수긍한다. 수아의 태도를 본 세은은 순간 심하게 말한 것 같다고 생각해 사과하려 하나, 수아는 고압적이고 난폭한 도련님도 좋다며 안기려 들고 세은은 당황한다.
이후 수아는 세은에게 안긴다. 수아를 안아주던 세은은 수아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는 걸 느끼고 지난번 아침처럼 비몽사몽한 수아가 정신을 차렸을 때를 떠올린다. 예상대로 이성을 되찾은 수아는 자기가 혹시 이상한 짓을 했냐고 묻는다. 수아는 세은의 긍정을 듣자마자 부끄러워 하며 주변을 얼려버린다.
그러곤 지금은 너무 부끄러우니 잠시 혼자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말투와 표정관리 모든 게 무너진 수아를 본 세은은 더 이상 자해 안 할 거냐고 묻고,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안 한다고 소리치고 세은을 방 밖으로 밀어낸다. 여우문으로 가기 전, 세은은 수아에게 혹시 또 심란한 일이 있으면 자기에게 먼저 오라고 말하고 수아는 다소 몽롱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말한다.
두 번째 여우문으로 들어간 곳은 오래된 기차역이었는데[67], 신기하게도 망망대해 수준으로 넓은 호수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역이었다. 물에 잠긴 철도를 보면서 멍하니 있던 세은은 수아의 머리카락에서 수아 목소리가 나오는 걸 듣는다.
수아는 먼저 가버린 세은을 훌쩍거리며 걱정하고 세은은 그 말을 듣고 어젯밤 일을 겪었음에도 단독행동을 한 자신을 자책한다. 하지만 수아가 오기까진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 혼자 기다려야 하며, 수아가 조금이나마 빨리 도착하려면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수아는 끊기 전에 "널 원해. 지금 당장 내 곁으로 와 줘."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세은은 잠시 부끄러워하다 그대로 말해주고, 수아는 당장 가겠다고 소리친 뒤 전화를 끊는다.
잠시 멍 때리던 세은은 이곳에서 개찰구가 보임을 알게 된다. 주변에 호수밖에 없는 풍경임에도 개찰구가 보여 신기하게 여기던 세은은 개찰구 너머가 안개로 가려져있음을 본다. 개찰구로 다가간 세은은 검고 어두운 숲으로 도착한다. 무덤덤하게 이곳을 걸으면서 세은은 마치 오랜만에 돌아온 듯한 기시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닷없이 병원 침대를 보게 된다. 거기에 침대 밑에 누군가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걸 발견하고 이불을 들춰야 한다는 생각에 가까이 간다. 이불 속의 누군가가 나와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된 순간 방울이 울려 병실의 환영이 사라지고 만다. 정신을 차린 세은은 갑자기 공포감이 밀려오고, 이내 자신이 이곳에 들어온 이유를 망각해 혼란스러워 한다.
세은은 여기서 뭔가를 알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드나, 동시에 수아의 걱정을 떠올리고 방황한다. 여기서 《이곳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기차역으로 돌아간다.》로 분기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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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엔드 2》로 연결된다. 자세한 건 하단 배드 엔딩 문단 참조.

《기차역으로 돌아간다.》를 고르면 세은은 뭔가 불안하니 이상한 짓 하지 말자는 생각에 돌아간다. 그렇게 안전한 기차역으로 돌아오는데 그곳엔 난데없이 아린이 있었다.[68] 서로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다 아린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세은은 너 때문에 잘 못 지낼 것 같다며 퉁명스럽게 답한다. 그러면서 개찰구로 다시 돌아가긴 싫으니 아린에게 대응하기 위해 쇠파이프를 주으며 얇은 만화책마냥 난폭하게 굴 거면 덤비라면서 일갈한다.
아린과 세은은 서로를 무서워하며[69]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는데 문득 세은은 아린이 검을 안 챙겼음을 눈치챈다. 여기서 세은은 아린에 두려움이 안 드는 걸 보고 자신의 두려움 근원이 그 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70] 아린은 법기[71]는 안 가져왔고 대나무 숲에 배치했으니 안심하라며 모자와 안경을 벗는다.
그러면서 아린은 오늘은 세은을 데려갈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험한 꼴을 당한 세은은 강하게 불신하나 아린은 믿어달라며 어젯밤 일을 해명한다. 어젯밤엔 법기가 멋대로 반응했기에 목표물을 세은으로 착각했었다고 하며, 어떻게 할 거였으면 진작에 했다며 강하게 주장한다. 세은은 받아들이고 이후 지친듯 살짝 떨어진 벤치에 앉는다.
세은을 바라보던 아린은 말을 거나 세은은 퉁명스럽게 본인 할 일이나 하라면서 무시한다. 세은은 무시하면서 아린의 비굴한 태도에 역시 만만한 저승사자라고 생각한다. 아린에게 계속 차갑게 대하자 아린은 울려고 하는 표정을 짓고, 세은은 결국 말을 들어주기로 한다. 아린은 팔의 안부를 묻는데 세은은 괜찮다고 말하고 어제 수아랑 싸운 선배의 안부를 묻는다. 아린 말로는 많이 구겨졌지만 이미 죽었으니 또 죽진 못해서 괜찮다고 말한다.[72]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질 때 아린이 또 말을 건다.[73] 아린은 인간이 못 오는 이 기차역에 어떻게 왔냐고 묻고 세은도 그것에 의문을 품는다. 수아 말대로라면 이곳은 자신의 기억과 연결된 곳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하지 않은 풍경이었기 때문. 혹시 자기가 정말 죽었는지 궁금해하지만 아린은 쭈뼛쭈뼛한 태도로 부정한다.
아린의 태도를 지켜봐온 세은은 여전히 만만한 저승사자라고 생각하나, 여기서 한가지 의문을 가진다. 상대가 만만해보여도 그 대상이 저승사자라면 겁먹기 마련인데, 본인은 거부감이 없다는 것. 때문에 수아나 미미르처럼 저승사자 역시 익숙한 과거의 인연 중 하나라고 받아들인다.

아린은 이후 이 기차역은 도술이나 영력을 배우는 훈련소로 가는 곳이라고 알려준다. 아린 말로는 영물이라고 할만한 동물이 수행을 쌓으면 스카우트되며, 그중에는 죽은 다음에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세은은 아린이 이 이야기를 하면서 기운차 보이는 것을 보고 자기가 잘 아는 화제로 들어가서 기뻐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 때 세은은 정규직이라는 양반이 여기 왜 있냐고 묻자 아린은 축 쳐진다. 세은은 대놓고 티를 내는 아린의 반응에 자신의 짐작이 맞다고 여기고, 혹시 사고 쳐서 훈련소로 되돌아가냐고 묻는다. 아린이 부들부들 떨면서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세은은 여기서 수영하러 온 것도 아니고 뭔 소리냐고 따진다.[74] 아무튼 아린은 아예 돌아가는 건 아니고 하루만 벌칙성으로 재교육 받는 거라 내일 저녁이면 돌아온다고 알려준다. 그 말에 세은은 자길 죽이려고 한 행동의 징계가 예비군 훈련 하루냐며 따지고 아린은 또 훌쩍거리며 사과한다.
아린의 반응을 보고 세은은 문득 저승사자의 처지가 까라면 까식의 공무원이라는 미미르의 말을 떠올리고, 측은함을 느낀다. 그러곤 만약 자길 죽이고 임무를 완성했으면 어떻게 되는 거였냐고 묻는다. 그러자 아린은 수명이 남은 사람을 해치면 안 되기에 징계를 받는다고 알려준다. 아린은 상층부가 명령을 그렇게 내렸음에도 책임을 자기에게 떠넘긴다고 말하면서 침울해하나, 세은이에게 사과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린이 순간 이름을 불러준 것에 반응한 세은은 자기도 그렇다고 말하고, 아린은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정말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세은은 굳이 저승사자에게 원한을 살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별 문제 없이 끝내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세은은 아린을 저승사자란 호칭으로 부르며 이곳엔 아무것도 없냐고 묻는다. 아린은 이름을 불러달라고 말하나 세은은 우리가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의 사이냐고 묻는다.
그 말에 아린은 다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세은은 그냥 친구하자고 말한다. 아린은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이내 조용히 기뻐하는 표정으로 고맙다고 말한다. 아린은 이후 모자를 쓰고 자판기로 가서 그리곤 한참을 부들대더니 캔을 뽑는다. 캔을 뽑은 아린은 세은에게 건네고, 세은은 닭터페퍼라 써진 캔을 받는다. 음료수를 마시면서 아린은 얼굴이 붉어진 채로 눈치를 심하게 볼 때, 멀리서 기차가 오는 소리가 난다.
기차에선 고양이, 두꺼비, 도마뱀, 지네 등 별의별 동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린은 저 동물들이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으면 저승사자나 작은 신이 된다고 알려준다.[75] 세은은 혹시 산신령도 될 수 있냐고 묻는데 아린은 기차는 타지만 훈련을 같이 받지 않으며, 산신령들은 관할 구역 통행허가 때문에 저승이랑 사이가 안 좋다고 말한다.
아린의 설명을 들은 세은은 미미르와 아린의 본래 종족을 궁금해하고 아린에게 묻는다. 아린은 깜짝 놀라더니 부끄러워 하며 묻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세은은 사과를 하고 옆에서 동물들이 자판기에서 쥬스를 뽑아먹는 걸 구경한다. 그 때 기차에서 호랑이여우가 내리는 걸 보는데 그 중 여우가 세은에게 와서 애교를 부린다. 세은은 귀엽다고 느끼며[76] 여우와 논다.
그 때 아린은 여우한테 매료당하면 수명을 뺏기니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자세히 말하면 여우는 여우 구슬이란 걸 사용하는데, 여우 구슬을 상대 입에 넣고 자기 입에 넣으면 수명을 뺏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많은 양의 수명을 모으면 마침내 스스로 수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영물이 되며, 빼앗은 수명은 여우의 영력으로 전환된다고 열심히 설명한다. 그리고 그렇게 영력을 가진 여우들은 가문을 이루고 세력을 형성했으며 최근엔 모두 인간계를 떠났다고 한다. 그 장황한 설명을 모두 들은 세은은 아린이 자기가 아는 분야 이야기가 나오면 엄청 수다스러워진다고 생각한다.[77]
그리고 아린은 여우는 이렇게 자기 혼자서 수행할 수 있으니 훈련소로 잘 오지 않고 동시에 통제도 안 된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성장한 여우는 요물이 되어 저승사자와 싸우기도 한다고. 덧붙여서 아린은 역으로 구슬을 삼키고 도망쳐서 인간이 초능력을 얻거나, 원래대로 여러 명에게서 수명을 조금씩 모으지 않고 한 명의 수명을 모조리 빼앗는 여우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후자의 케이스는 더 큰 힘을 얻기 위해 간을 빼먹을 수도 있어 진짜 위험하다고.
설명을 마치자마자 기차 경적이 울리고 아린은 정말로 가기 싫은 표정으로 기차에 올라타려 한다. 서로 작별인사를 한 세은은 아린이 줄을 기다리는 동안, 다가가서 아린에게 친구끼리는 거짓말 하지 않는 거냐고 묻는다. 아린이 말을 더듬으며 그렇다고 하자 세은은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후 자기에게 여우에 대한 정보를 말하라고 시킨 게 누구의 짓인지 묻는다.
아린이 당황하며 시치미를 때려 하자 세은은 아린이 보자마자 인사를 했던 것, 그리고 자기가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아린이 세은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에서 증거를 잡고 심문한다. 아린이 부들부들 떨며 대답을 못하자 세은은 법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도 자신과의 대화를 원할하게 이어나가기 위해 일부러 그런 거냐고 확신하는 투로 말한다.
그리곤 어제 아린과 선배가 정말 살아있는 사람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는 점과, 오늘 아린이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면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 것을 종합해 어제의 사건으로 임무가 바뀐 게 아니냐고 말한다. 또한 죽을 사람을 데려오는 직업이기에 자신의 행방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별도의 기재가 있다면, 아린의 상층부는 자신을 대나무 숲에서 죽이는 것이 목적이었을 거라 추측한다.
세은의 추리에 정곡을 찔렸는지 아린은 침묵한 채 떨고 있었다. 이후 아린은 사과와 함께 누가 시켰는지는 말 못하나, 오늘 여우에 대한 정보를 준 뒤 훈련소 갔다와서 대나무 숲의 임무로 복귀하라는 명을 받았다고만 알려준다. 다시 침묵하던 아린은 세은이를 속였지만 그래도 친구가 되어서 좋았다는 말은 진심이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기차에 올라타기 직전, 우리 서로 친구가 맞는지 물어본다.
여기서 《네 스스로 생각해 봐.》《친구다.》로 분기가 갈린다.
[ 《네 스스로 생각해 봐.》 스토리 펼치기 · 접기 ]
세은이 친구인지는 네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답하자 아린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울기 직전의 상태까지 간다. 그리고 나지막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기차에 올라탄다. 기차가 출발하자 아린은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주었고, 세은도 같이 손을 흔들어준다.
《친구다.》를 고르면 세은은 친구끼리 잘못할 수도 있는 거라고 웃어보인다. 그리고 무섭게 굴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아린과 손을 맞잡는다. 기차가 출발하자 아린은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주었고, 세은도 같이 손을 흔들어준다.
아린이 돌아가고 밤이 된 기차역에서 세은은 아린의 말을 다시 곱씹어본다. 여우 구슬 이야기는 아무리 봐도 자신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되었음을 확신하는데, 결국 기억을 잃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에 탄식한다. 그 때 허공에 갑자기 손가락이 나타나 틈새를 붙잡더니, 공간을 찢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아가 튀어나와 세은을 데려간다.
수아는 집 복도를 걸으며 훌쩍거리며 걱정했다고 말한다. 그리곤 아침에 혼자 있게 해달라고 말한 것을 굉장히 후회했다고 밝히며 세은의 품에 강하게 안긴다. 수아는 가서 누굴 만났냐고 묻는데 세은은 훈련소 가는 동물들이랑 만났다고 알려준다. 수아는 냄새를 보아하니 여우, 호랑이, 두꺼비, 고양이, 도마뱀, 지네, 구렁이를 만난 거 같다고 말한다. 세은은 다른 건 그렇다 쳐도 구렁이가 있었던 기억은 없어서 의아해하는데, 문득 동물이 아니지만 동물이었던 누군가가 있었음을 깨닫고 무심코 말해버린다.[78]
그러자 수아는 굉장히 싸늘한 표정으로 그 능구렁이 같은 년에게[79] 장기자랑을 하겠다고 여우문으로 향한다. 세은이 수아를 껴안아주면서 말리려 하는데 통하지 않자 결국 둘이 합의를 봤다고 알려준다. 수아도 곧바로 죽이러 가려다 그 말을 듣고 정말 위협을 가했다면 본인도 눈치챘을 테니 세은의 말이 사실임을 납득한다.[80] 그리고 수아는 도련님의 뜻을 순순히 따르겠다며 성질을 죽인다.

그리고 수아는 피식 웃더니 이후 꾸며낸 목소리로 자길 두고 혼자 다른 영물들을 만나고 왔냐며 탄식을 한다. 그러자 세은은 사과의 의미로 원하는 걸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는데 수아는 그 소원으로 자기와 함께 자는 걸 요청한다.
이후 침대에 혼자 누워있는 세은은 샤워를 하는 수아의 물소리를 듣고 심란해한다. 그러다 음란마귀같은 상상들은 집어넣고 그저 주인을 믿는 동물과 같은 순수한 의도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러다 수아의 노크 소리가 들리자 세은은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잡겠다고 다짐한다. 수아는 여우 인형을 꼭 안고 해맑게 웃으면서 입장하는데 그 모습을 본 세은은 평소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아닌 체형에 맞는 여자애를 보는 것 같아 귀엽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심을 한 번 놓을 뻔한 세은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머리를 한 번 박고 역시 안 되겠다며 혼자 자려 한다. 그 때 수아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세은은 현기증이 옴을 느끼고, 그대로 수아와 뒤엉켜 침대로 쓰러진다.
파일:수아3.png
수아는 세은의 품에 안겨 유혹을 하고 세은은 황홀한 기분에 정신이 몽롱해짐을 느낀다. 그러곤 수아는 도련님의 행복을 위해선 뭐든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대나무 숲으로 나가지 말고 자신의 곁에만 있어달라고 말한다. 그 때 방울이 살짝 울리고, 수아는 자신의 입에 들어가 있던 구슬을 세은의 입으로 옮긴다. 세은은 몽롱한 기분과 함께 구슬이 입에 들어옴을 느끼며 잠에 든다.
이후 잠든 세은은 다시 한밤중에 일어난다. 정신을 다시 차린 세은은 자신의 입에 구슬이 들어온 시점부터 기억이 날아갔음을 느끼고 불을 켜자 여전히 수아가 안겨있는 걸 본다. 수아는 행복한 강아지같은 순수한 미소로 잠꼬대를 하고 있었고, 수아의 차림새가 단정한 걸 보아 일단 저지르진 않은 것에 안심한다. 수아의 표정을 본 세은은 이젠 다 괜찮을 거란 생각과 함께 평온한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이전에도 여러 번 이런 일이 있었음을 확신한다.
도련님과 만난 지 4일째야!
오늘도 쭉 같이 놀았어!
도련님은 평생 저승사자를 보고 살았대.
병석에 누워있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이젠 오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명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저승사자가 붙어있는 건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니라고 보는데...
하지만, 그걸 볼 수 있다니, 그냥 맛이 간 인간이 아니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이 도련님을 평생 보아온 다른 녀석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어.
그래서 한동안 혼자 있게 해 달랬더니, 저승사자가 내게 말을 걸더라.
"정말 먹을 건가요?"
[81]

3.5. ACT 5

《ACT 5》: 다섯째 날

아침에 일어난 세은은 옆에 안겨있는 수아를 보며 잡생각을 하다 수아의 천사같은 잠자는 표정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수아의 헐렁한 옷가지와 귀여운 외모를 보고 흑심을 품으려 하나, 이내 머리만 쓰다듬어 주는 수준으로 진정시킨다. 그 때 옆에서 미미르가 나타나 다짜고짜 했냐고 묻고 세은은 놀라는 것도 잠시 일단 한 대 때리고 싶다 생각한다.[82]
뭘 했냐는 세은의 질문에 미미르는 섹/교/떡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려다 세은에게 아이언 크로우로 저지당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약간 진지하게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잤냐고 묻는다. 세은은 순간 어제 수아가 입에 구슬을 물린 걸 떠올리는데 세은이 먼저 입에서 꺼내기 전 미미르가 먼저 구슬을 언급한다. 미미르는 웃음기 싹 뺀 표정으로 그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아냐고 묻는다.
세은이 안다고 말하자마자 미미르는 도령은 모른다고 반박하고 이내 살짝 분노한 표정으로 도령이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한다. 그리곤 자기와 수아가 도령을 어떤 마음으로 뭘 했는지 말하려다, 갑자기 폭소를 일으킨다. 그러곤 둘이 뜨거운 밤(?)을 보낸 걸 보고 괜히 심술이 나서 진지한 척 했다고 말한다.[스포일러5]
그리고 미미르는 수아의 구슬 작업을 막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세은은 꺼리려 하나 미미르는 들은 채도 없이 알려준다. 그 방법은 바로 그만두라고 명령만 하면 된다는 것.
이후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미미르는 수아에게 요술을 부려 잠에서 당분간 깨지 않게 만들고, 수아도 좀 쉬어야 한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 모습을 본 세은은 서로 싸울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둘의 인연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여우가 잠든 사이 이것저것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 밖으로 불러낸다.
미미르는 세은을 첫 번째 여우문이 있는 방으로 이끈다.[84] 미미르는 먼저 여우문에 대해 얼마나 아냐고 묻는데 세은은 문을 연 사람이 가 본적 있는 장소로 연결되며, 혼자 들어가 문을 닫으면 찾아오기 힘든 걸 안다고 말한다. 미미르는 후자의 경우는 좀 애매하다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여우문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알려준다.
일단 여우문은 문을 연 사람이 가 본적 있는 장소로 연결되는 건 맞으나, 같은 사람이 문을 다시 열거나 여우가 직접 초기화하기 전까진 같은 곳으로만 연결된다고 알려준다. 즉 미미르가 첫 번째 여우문을 열면 다시 그 번화가로 가게 되며, 세은이 열면 세은의 기억 속 다른 장소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의문을 가지고 어제 있었던 두 번째 여우문 이야기를 해준다. 만약 기차역이 자신의 기억 속 장소였으면 수아가 그냥 열고 들어왔으면 됐지만 그러지 못해 곤란해했기 때문.
미미르는 그건 기차역이 세은이 아닌 수아의 기억 속 장소였기에 그랬다고 말한다.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여우문은 따로 초기화되지 않았고, 수아가 두 번째 문을 여는 순간 기차역이 아닌 다른 장소로 바뀌어버리니 쉽게 쫓아오지 못 했다는 것. 그리고 세은은 수아가 오래 걸린 이유는 아마 기차역이 나올 때까지 열고 닫았거나, 초기화를 했거나로 추측한다. 하지만 그렇다 쳐도 수아가 지나치게 당황한 듯한 반응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게 된다.
미미르는 세은이 두 번째 문을 하필 오른손으로 열었다며 중얼거리는데, 이후 말을 끊는다. 그리고 세은이 여우문을 제대로 쓰려면 반드시 왼손으로 열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세은이 그 이유를 묻자 미미르는 전에 저승사자를 때린 손이 오른손 아니었냐고 묻고, 아마 왼손으로 때렸으면 저승사자 말대로 그냥 통과했을 거라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자기 오른손에 흑염소가 있냐고 묻는데 미미르는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거부한다.
하지만 미미르는 그 이유에 대해선 하나도 설명하지 않는다. 꼬우면 기억이나 찾으라는 말을 남기는 미미르지만, 세은은 미미르의 놀리는 듯한 미소가 어쩐지 슬프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살짝 분위기가 쳐졌다고 느꼈는지 미미르는 강의해서 피곤하다며 목이나 긁어달라며 비비적댄다. 세은이 턱을 긁어주자 미미르는 정신을 차리고 세은보고 여우문을 열어보라고 시킨다. 세은이 왼손으로 문을 열자 저번에 개찰구에서 본 병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때와 달리 병실에 아무도 없고 안개도 없어 제대로 된 건물처럼 바뀌어 있었다. 미미르가 혹시 기억나는 것 있냐고 묻는데 세은은 오랜만에 돌아온 듯한 정겨운 기분이라 생각한다. 다만 동시에 이유 모를 불쾌함을 느끼고 오래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밖으로 나온 세은은 문을 무심코 닫으려는데, 미미르는 닫지 말라고 명령하며 닫으려고 하면 얼차려 시킬 거라 말한다. 그리곤 잘하면 뾰족귀 만져보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세은은 그 말을 듣고 의욕이 샘솟는 태도를 보이며 알겠다고 한다. 미미르는 세은의 과도한 의욕을 보고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해한다. 세은이 미미르의 뾰족귀를 만지겠다고 소리치자 미미르는 빨개진 얼굴로 한숨을 쉰다.
아무튼 다시 여우문을 열자 이번엔 병원 옥상이 나온다. 미미르는 또 병원이냐며 다시 열자 말하는데 세 번째로 열었을 때에도 병원 복도가 나온다.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음에도 병원만 나오자 미미르는 그래서야 뾰족귀 만져보겠냐며 놀린다. 뾰족귀를 만지겠다는 일념하에 미친듯이 문을 열고 닫는 세은을 보고 미미르는 무언가 부끄럽다고 생각했는지 세은을 말리려 한다.[85]
미미르는 보기 드물게 쭈뼛거리다가 평범한 귀인데 그렇게 만지고 싶냐고 묻는다. 세은은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귀라고 말하고 뾰족귀에 단순히 흥미가 있다기보단 간절함 때문에 만지고 싶다 생각한다. 정확히는 평생을 보면서도 못 만진 느낌이라고. 미미르는 결국 만져보고 싶으면 만져보라 하나 대가로 뭘 요구할 지는 생각해보라며 웃는다.
《후환이 두렵다.》를 고르면 미미르의 성격을 종잡을 수 없던 세은은 관두기고 수아 귀나 잔뜩 만질 생각을 한다. 미미르는 쫄보라면서 놀리고, 방울은 제대로 달려있냐고 묻는다. 세은은 미미르의 놀림을 무시하고 문을 여는데 이번엔 대나무 숲이 튀어나온다.
그러다 아까 닫은 문이 다시 열리는데, 이번엔 대나무 숲이 나온다. 세은은 대나무 숲을 보자마자 두통을 느끼고 동시에 이곳도 자기 기억 속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연결된 이유에서 괴리가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노을이 지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무심코 발걸음을 디디는데, 그 때 대나무 숲 멀리서 아린의 법기 검을 본다.

그 검은 세 자루가 모이더니 하나의 거대한 거미로 변하고, 세은은 이 감각을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거미는 세은을 향해 달려드는데 다행히도 거미 다리가 여우문 경계에 가로막혀 목숨을 건지게 된다. 미미르는 사색이 된 얼굴로 문을 쾅 닫고 뭘 멍 때리고 있냐며 소리친다. 그리곤 대나무 숲이 나올 걸 예상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말한다.
세은이 저게 뭐냐고 묻자 미미르가 답하려 하는데, 어느샌가 미미르와 세은 사이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던 수아가 저승사자의 법기라고 대답한다. 수아는 살벌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이내 세은은 엄청난 한기를 느낀다.

《상관없다. 만져라.》를 고르면 세은은 이미 가진 건 몸뚱아리 뿐이라 모든 걸 수아에게 의지하는 글러먹은 자신이기에 결의를 다지고서 미미르의 귀를 향해 손을 뻗는다. 미미르는 살짝 당황하면서도 도망치지는 않고 오히려 머리카락을 올려 귀가 드러나게 만든다.
[후방 주의]
파일:미미르2.png
귀를 만지기 위해 세은은 열려있던 문을 닫고 귀를 만진다. 여우귀에 비견될 정도로 감촉이 좋다고 느끼는데 세게 잡았는지 미미르가 아프다면서 눈물을 찔끔 흘린다.[86]
그러다 아까 닫은 문이 다시 열리는데, 이번엔 대나무 숲이 나온다. 세은은 대나무 숲을 보자마자 두통을 느끼고 동시에 이곳도 자기 기억 속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연결된 이유에서 괴리가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노을이 지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무심코 발걸음을 디디는데, 그 때 대나무 숲 멀리서 아린의 법기 검을 본다.

그 검은 세 자루가 모이더니 하나의 거대한 거미로 변하고, 세은은 이 감각을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거미는 세은을 향해 달려드는데 다행히도 거미 다리가 여우문 경계에 가로막혀 목숨을 건지게 된다. 미미르는 사색이 된 얼굴로 문을 쾅 닫고 뭘 멍 때리고 있냐며 소리친다. 그리곤 대나무 숲이 나올 걸 예상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미미르는 무언가 아픈 듯한 목소리로 이제 귀 좀 그만 만지면 안 되냐고 묻는다.
알고 보니 여태껏 귀를 계속 잡고 있었고, 아까의 급박한 상황 때문에 더욱 세게 잡고 있던 상황이었다. 놀란 세은은 황급히 때려고 하나 그 때 하필 뒤에서 살의를 담은 냉기를 느낀다. 고개를 천천히 돌리자 수아가 살벌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벽에 서리가 낄 정도로 한기를 발산하는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지 않기로 했냐고 말한다. 그것도 하필 수아가 자는 사이, 미미르와 함께 했냐고 묻는데 세은은 실수라고 말한다. 수아가 미미르에게 눈길을 주자 미미르도 실수라고 말하나, 동시에 불장난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의 표정은 더욱 썩어가고 이후 눈물을 흘리며 미미르와 야반도주를 하려 했냐며 운다.
수아가 역시 자긴 쓸모없냐고 한탄하자 세은은 필사적으로 해명하려 하는데,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한 수아는 웃고 만다. 그걸 본 세은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는데 자기 놀리려고 연기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웃기만 하고, 세은은 여우같이 구는 건 여전해도 화내지 않은 것에 안심한다.

하지만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려는 것에 상처받아 눈물을 흘린 건 진짜라고 말한다. 그걸 들은 미미르는 상스러운 말이 섞인 탄식을 하고 수아는 눈치를 줘서 미미르를 치운다. 그리고 수아는 은근한 표정으로 세은을 벽으로 밀어붙인 뒤 다시 아까처럼 한탄을 한다. 그리곤 자기에게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데, 세은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수아의 송곳니를 살짝 본다.
그런데 그 송곳니를 보자마자 세은은 갑자기 저것에 먹힌다는 생각과, 거미, 피투성이의 어린 수아를 떠올리고, 그 송곳니에 자신이 뜯어먹혔음을 기억해낸다. 갑작스러운 충격적인 기억 회복에 세은은 무심코 수아를 밀쳐내고, 수아와 미미르는 당황한다. 세은은 사과를 하나 수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 때 미미르가 술래잡기라면서 분위기 전환 및 화제 끊기를 한다. 미미르는 이젠 수아가 술래라며 세은을 복도로 밀쳐내고, 세은에게 윙크 하나를 하고 도망간다. 수아는 얼떨결에 술래를 맡게 되고 이후 1분을 센다.[87] 하지만 세은은 분신들에게 순식간에 들켜버리고 만다.
이후 수아 분신들의 시선을 피해 세은은 다시 기차역으로 들어간다. 왼손으로 열었는데도 기차역으로 그대로 연결되었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세은은 한시름 놓는다. 세은은 옆의 자판기에서 수박맛 한타를 사고[88] 아까 있었던 기억 회복에 대해 고심한다. 그리고 그 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힌다. 대나무 숲에 아까 거미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한 수아가 있었고, 피칠갑이 된 풍경이었던 걸 상기한다. 세은은 수박맛 한타를 마시며 딱 자기 처지같은 맛이라는 생각에 드러눕는다.
세은은 수아가 자기를 잡아먹는 짓 따위를 할 리 없다고 생각해 떠오른 기억에 대해 심란해 한다. 여기에 여우가 수명을 빼앗는다는 얘기도 생각나 머릿속은 더 혼란해지고, 결국 진전 없이 머리만 아프자 생각하는 걸 관두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기차역을 보는데, 문득 여우가 훈련소에 가는 일이 드물다는 아린의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은 수아의 기억 속 공간이었기에 의문을 가진다. 그러면서 수아의 의도와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다시 증폭된다. 한동안 생각을 하다 문득 여우문을 보니 자신이 실수로 문을 또 닫았음을 깨닫는다. 거기에 수아 머리카락도 안 들고 왔음을 깨닫고 다시 자책을 한다.
일단 수아의 기억 속 공간이기에 미미르가 열어야 바로 돌아갈 수 있고, 즉 미미르가 잡혀야 자신이 구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을 기다리면서 세은은 머릿속이 요즘 너무 복잡하니 사실 혼자 있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수아와 미미르 같이 대단한 존재들과 어떻게 친해진 건지 궁금해한다.
그 때 기차 소리가 들린다. 훈련소로 오고가는 동물들이 있을 거란 생각에 거기서 동물이나 쓰다듬어 자기비하를 멈출 생각을 하며 기대한다. 그리고 햄스터나 쓰다듬으면서 삶의 희망을 얻고 둘에게 돌아갈 생각을 하려던 찰나, 기차에서 발랄한 표정을 한 아린이 내린다.
세은은 기차에서 폴짝 내려 개찰구로 향하는 아린이에게 말을 건다. 아린은 이상할 정도로 허둥대면서 인사를 한다. 아린이 혹시 그 때 이후로 여기서 쭉 기다렸냐고 묻는데 세은은 그건 아니고 그냥 훈련소 수고했다는 말만 건넨다.[89]
아린은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굳어버리고 이후 말을 더듬으면서 고맙다고 말한다. 세은은 아린과 그 선배와 큰 트러블이 있었지만 아린이 자기 때문에 배빵도 맞고 훈련소도 다녀온 것 때문에 긴장감이 희석된 상태였다. 아린이 벤치에 앉자 그 옆에 따라 앉은 세은은 이후 아린이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이는 걸 본다.
대화가 어제보다 더 진전이 없어보이자 세은은 훈련은 잘 받았냐고 묻는다. 저승사자가 훈련 받는 게 신기했던 세은은 무슨 훈련을 받냐고 묻는데 아린은 이번엔 징계 받으러 간 거니 체력단련 및 정신교육, 법기 사용 훈련을 받았다고 알려준다. 법기란 말에 세은은 법기는 원래 자기 멋대로 날뛰면서 사람을 공격하냐고 묻는다. 아린은 원랜 혼자서 안 움직이며, 이틀 전 것은 자기가 위에서 듣기론 테스트기라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리곤 걔는 지금 대나무 숲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걔'라는 호칭에 세은은 혹시 그것이 거미처럼 생겼냐고 묻는다. 아린이 어떻게 아냐면서 놀라는데 세은은 거미보다 아린이 훨씬 약해보인다고 생각해 아린보고 쓸모없지 않냐고 묻는다. 아린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움츠러들고, 결국 세은의 말이 완전 틀린 건 아닌지 자기가 복귀를 안 해도 아무도 눈치 못 채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훌쩍거린다.
아린과 대화를 해보면서 세은은 미미르와 달리 반격이 아예 없으니 자기가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그 법기가 신형 테스트기냐고 묻는다. 아린은 자기가 쓰는 것도 물려받은 것이니 사용 자체는 오래 해왔을 거라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세은은 혹시 결함품 처리 안 하고 물려받은 거 아니냐고 묻고 아린도 같은 생각했다며 동의한다. 하지만 주는 대로 써야 한다며 훌쩍인다.
세은은 불량품을 강제로 물려받고, 그게 오작동해서 생긴 사고는 아린에게 돌아가는 부조리한 시스템이란 걸 알게 된다. 그러다 미미르가 저번 사건이 상층부의 비리와 관련되어 있다는 말을 한 걸 떠올리고 혹시 어떤 목적이 있어 테스트기를 일부러 물려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한다. 그리곤 그 덤터기를 모조리 아린이 뒤집어 쓴다는 사실에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아린에게 항의하면 안 되냐고 세은이 묻자 아린은 자긴 기수가 낮아서 선배들이나 쓸 수 있는 항의를 못 쓴다고 말한다. 세은은 아린 입장에선 월급과 직장이 걸린 문제니 더 이상 조언하지 않기로 하고, 저승사자 일은 좋아서 하냐고 묻는다. 아린은 지금 일은 적성에 안 맞지만 나중엔 직급이 높아져서 누군가를 구할 수 있게 되고 싶다고 명랑하게 답한다. 세은은 그런 부조리를 겪으면서도 숭고한 신념을 가진 아린에게 살짝 감동한다.
그리고 아린에게 수박맛 한타를 건네자 아린은 눈에 띄게 신기해하며 벌컥벌컥 마신다. 이후 아린은 캔을 마시다 우물쭈물 하더니 한마디를 한다. 그건 자기 월급으론 비싸서 자주 못 사먹는 캔을 누군가에게 얻어먹은 건 처음이라는 것이었는데, 세은은 아린이 자기에겐 비싸면서도 어제 사준 것에 한 번 더 감동을 한다. 그 말에 아린은 혹시 친구여서 준 거냐고 순수하게 묻는다.
[ 《그냥 수박맛 한타가 맛 없었던 것이다.》 스토리 펼치기 · 접기 ]
세은은 그냥 맛 없어서 준 것이라 말하고[90] 아린은 얼굴이 빨개지며 놀란다. 그리고 자기가 착각해서 미안하다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캔을 홀짝거린다. 세은은 아린을 보고 뭔가 미안하다 싶어 자판기에서 뭘 더 사주거나 다음에 같이 뭘 먹을 생각을 한다.
그러다 세은은 다시 자신이 여우문 너머가 아니고서야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깨닫는데, 방울이 울리면서 그 생각들이 사라진다. 그 때 아린은 방울을 손으로 잡는다. 그러곤 아린은 그 방울이 마치 법기처럼 보인다고 말하는데, 특이한 건 실제로는 방울이 아니며 본래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 아린이 어디서 났냐고 말하자 세은은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아냐고 묻고, 아린은 자기가 너무 참견했냐며 사과한다. 머리를 감싸 쥐고 간격을 두는 아린을 보고 세은은 괜히 겁을 준 거 같다고 생각한다.
파일:아린33.png
《친구라서 준 것이다.》를 고르면 아린은 얼굴이 더 빨개지고, 이후 세은은 친구라면서 자판기에서 간식을 더 뽑아온다. 간식들이 하나같이 이상한 것들[91] 뿐이었지만 어쨋든 전부 아린에게 건넨다. 아린이 부담스러워 하자 세은은 친구니까 상관 없다고 말하고 아린은 기뻐하면서 이것저것 다 먹어본다.[92] 세은은 먹는 걸 지켜보다가 문득 자기 돈이 왜 저승 자판기에 들어가는 지 의문을 갖는다.
아린이 행복해하자 세은은 좋아하는 간식들이냐고 묻는데 아린은 자주 못 먹지만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린의 태도에 세은은 측은함을 느끼고 동시에 자기는 잘 먹고 잘 산다는 사실이 다행이라 여긴다. 그 때 자신이 여우문 너머가 아니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데, 방울이 울리면서 그 생각들이 사라진다.
그 때 과자를 우물거리면서 아린이 방울을 잡는다. 그러곤 방울이 민간용 법기 같다고 말하며, 수상한 파장을 띄고 있는 걸로 보아 방울 모습은 가짜고 본래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93] 그 말에 세은은 지금껏 수아나 미미르에게 방울을 물어볼 생각을 안 했다는 걸 깨닫는다. 아린이 방울의 출처를 묻자 세은은 그저 길 가다 주웠다고 말하고, 지금까진 아무 일도 없었으니 괜찮을 거라 말한다. 아린도 그것에 동의하며 다시 과자를 복스럽게 먹는다.
어느덧 날이 저물고, 허공에 문짝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반쯤 얼어붙은 미미르가 나타난다.[94] 아린은 놀랐는지 기둥 뒤에 숨어있었고 세은이 작별인사를 건넨다. 아린은 이제 대나무 숲으로 근무하러 가야 하기에 그쪽으로 오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그걸 이야기해주는 이유를 묻자 아린은 얼굴을 붉히며 얻어먹었으니 알려줬다고 말한다.
아린이 참 순진하다고 생각한 세은은 임무를 구체적으로 묻는다. 아린 왈 임무는 대나무 숲에서 오래전에 유기된 잔류 수명을 회수하는 것이며, 저번에 하던 걸 이어서 하는 거라고 한다. 그 때 문득 자신이 비밀 유지를 어겼음을 깨달은 아린은 사색이 되고, 세은은 그런 아린에게 또 측은함을 느낀다. 그리곤 잔류 수명이 수명을 남기고 죽은 사람에게 회수해야 하는 수명인 거냐고 대충 찔러보는데, 아린이 알고 있냐고 놀라자 세은은 아린의 태도를 보아 자신의 추측이 맞음을 알고 알려 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에 아린은 뾰루퉁해 한다.
그러곤 세은은 본인의 추측을 더 읊는다. 그날 밤엔 그 자리에 수명을 남긴 채 죽은 사람의 영혼이 와야 했고 아린이 그걸 회수해야 했으나,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이 오는 바람에 임무가 낙동강 오리알이 된 거 아니냐고 말한다. 아린은 놀라면서 더 말 안 할 거라 하지만, 동시에 틀린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세은은 아린이 포커페이스를 지독하게 못하는 걸 보고 아주 술술 풀린다고 생각한다.
세은이 이후 대나무 숲에서 누군가의 수명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임무가 끝나지 않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결국 가장 쉬운 방법은 아무나 한 명 희생시키는 것으로 결론짓는데 아린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건 저승사자로서 그럴 수 없다며 호들갑을 떤다. 세은은 아린이 그런 임무를 수행해야만 한다는 걸 싫어하는 듯한 뉘앙스인 걸 간파하고 이를 말하자 아린은 또 움찔한다. 결국 자신의 추측이 또 맞았음을 안 세은은 아린같이 착한 바보는 정보를 잘 불어서 좋으나 아린 본인을 위해서라도 사회에 찌들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맡기엔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하려다, 반대로 순진하니까 이런 일에 맡겨진 거라 결론짓는다.
아무튼 둘은 다시 작별인사를 건넨다. 아린이 대나무 숲을 경고한 걸 되새기면서 수아가 그곳을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라 생각하며, 헤벌쭉하게 웃고 있는 미미르에게 다가간다. 그러다 세은은 문득 수아가 없음을 깨닫는다. 그 때 뒤에서 출근하기싫다며 터덜터덜 돌아가는 아린 뒤에 수아가 나타나고, 수아를 목격한 아린은 크게 놀란다. 이후 수아는 분신 6마리를 소환해 아린을 여우문 밖으로 납치한다.
파일:아린2.png
그렇게 수아 방으로 돌아온 세은은 납치된 아린을 보면서 심란해한다. 수아는 그저 섬뜩하게 웃기만 할 뿐이었는데 세은이 납치한 이유를 묻자, 수아는 도련님께 위해가 되는 존재라 납치했다고 말한다.[95] 세은이 이미 합의를 봤다고 말하지만 수아는 그건 제대로 된 합의가 아니라 말하고, 미미르는 단순히 대나무 숲에 안 가면 되는 게 아니라 셋째 날처럼 세은의 의지에 관계 없이 대나무 숲에 강제로 홀려 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96]
이후 수아는 아린 입에 테이프를 때주고, 대나무 숲으로 도련님을 불러냈던 방법을 물으려 한다. 아린은 비장한 눈빛으로 저승사자는 순순히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미미르와 수아는 이후 고문이라도 할 생각인지 음흉하게 웃는다. 수아는 곧바로 분신들을 대거 소환하고[97] 고문하려 하는데, 그 때 세은이 분신들을 막아선다.

세은이 그만둘 것을 부탁하나 수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아린이 이전에 한 짓과 위험성을 근거로 거부한다. 그리고 수아는 눈을 잠시 반짝이더니, 대체 왜 아린을 살리는 거냐고 묻는다.
[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스토리 펼치기 · 접기 ]
세은은 모처럼 생포한 저승사자인데다 고문해도 못 푸는 장치가 있을지도 모르니 살려두자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린을 풀어준다.
《...친구란 말이야.》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머리를 숙이고 친구라고 말한다. 수아는 놀라더니 토라진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아린은 눈물을 흘리며 활짝 웃는다.

포박이 풀린 아린은 덜덜 떨면서 앉고, 수아는 옆에서 탐탁찮은 표정으로 노려보며 미미르는 맹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었다. 세은은 훈련소에 있었기 때문에 아린이 지속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냐고 묻는데 아린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고, 수아는 그걸 보고 혀를 찬다.

그리고 세은이 법기를 부숴버리는 걸 제안하자 미미르는 고개를 젓는다. 정확히 말하면 부술 수는 있는데 높은 놈들이 이런 변두리를 케어해줄 리 없으니 뒷감당이 힘들다고. 거기에 그 법기는 실체가 다른 곳에 있기에 부숴봤자 파괴었다는 코드가 본진으로 즉시 전송되고, 곧바로 재생될 거라 말한다. 물론 저승사자가 코드를 조작해서 재생을 중지시키면 부술 순 있지만 아린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거부한다. 미미르 역시 자기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결국 본진을 쳐부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수아는 결국 고문하자고 달려들고 세은은 이를 어깨를 주무르며 진정시킨다. 그리곤 그 법기가 활동한지 이틀이나 지났음에도 셋째 날처럼 자기를 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자고 말한다.[98] 그리고 법기의 최면 능력은 저승사자가 직접 조종해야만 발동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아린은 말하면 안 된다고 침묵을 하지만 미미르는 그 말이 맞다고 긍정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법기는 저승사자 법기를 직접 들어야 발동되는 것이며, 주변의 영혼 같은 걸 유인한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결함품은 무고한 사람을 끌어오기도 한다고.[99][100]
이후 수아가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데 세은은 법기는 아린이 있어야 최면을 걸 수 있으니 아린을 대나무 숲으로 안 보내면 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수아는 당장 제거하자고 하지만[101] 세은은 일단 여기에 놔두면서 상태를 볼 것을 제안한다.
아린은 당황하지만 세은은 지난번에 법기가 혼자 일을 다 처리하니 자신의 유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아린의 말을 떠올리고 아린을 여기에 놔둘 걸 거듭 주장한다. 미미르 역시 저승이 입막음만 잘하지 말단 직원들의 안전엔 무관심하다며 세은의 근거에 동의한다. 그리고 미미르에게 산신령의 관할은 밖에서 안뿐만 아니라 안에서 밖도 막히는지 묻고 미미르는 그렇다고 답한다.
수아는 한숨을 쉬며 아린이 완전 무력화 상태인지 묻는데 세은이 자기가 이길 수준이라며 긍정한다.[102] 수아는 또 한숨을 쉬며 집에 다른 여자를 들이려는 세은에게 탄식을 하는데, 세은은 같은 래퍼토리에 질린다고 말한다.[103] 이후 수아는 웃으면서 다가와 팔짱을 낀다. 그리곤 수아는 아린의 동거에 대해 몇 가지 조건들을 말하는데 그걸 들은 아린은 부끄러워 해 어쩔 줄 몰라 하고 미미르는 속으로 신나한다. 어쩔 수 없이 조건들을 다 받아들인 세은은 한숨을 쉰다.
그 조건들이란 건 바로 아린 옆엔 항상 분신 수아들을 대동하는 것과 항상 수아와 세은이 같이 자는 것이다.[104] 세은과 한침대에 누운 수아는 영물들은 만만히 볼 존재가 아니기에 세은이 걱정된다고 말한다.
파일:수아4.png
세은이 앞으론 조심하겠다고 말하자 수아는 지금도 조심하지 않고 있다는 말과 함께 눈을 반짝인다. 다시 홀려버린 세은은 무방비하게 수아에 의해 입 속으로 구슬을 넣게 된다.
다시 깬 세은은 옆에서 잠든 수아를 보고 여우 구슬에 대해 생각을 한다. 처음 몇 번은 인지조차 못 했으나 어느샌가 수아가 직접 최면을 걸고 입에 구슬을 넣는 과정까지 인식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하는 수아의 목적과 이걸 숨기는 의도에 대해 궁금해한다. 세은은 수명을 빼앗는다는 여우 구슬 이야기를 떠올리고 자신이 수아에게 수명이 뺏길 걸 생각하나, 수아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거부의 감정이 사그라든다.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모르겠어. 난 어떡해야 돼?
그냥 그렇게 바랬어.
그저 이 시간이, 한순간이라도 더 오래 지속되길...

3.6. ACT 6

《ACT 6》: 여섯째 날
세은은 수아의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수아가 나오자 세은은 수아를 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어서 자는 척을 한다.[105] 그리고 수아는 의외로 다시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잔다. 수아 몰래 일어난 세은은 이런 행동거지를 보고 수아가 일찍 일어나서 먼저 몸단장을 하고 다시 자는 루틴을 반복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귀엽다는 생각에 세은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106]
일단 수아를 깨우는데 수아는 막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일어난다. 수아는 세은을 보고 땀을 흘린 거 같다 말하고, 세은은 누구랑 이불 같이 덮고 자니 더운 것 같다고 말한다. 수아는 이후 뭔가를 생각하는 듯 오묘한 표정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먼저 문으로 나가려 한다. 그 때 세은은 수아에게 여우문이 병원으로만 연결되기에 혹시 고장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귀를 까딱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기가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다. 세은도 같이 확인하겠다고 하지만 의외로 수아는 거절을 하고 먼저 나간다.
복도로 나간 세은은 분신 수아와 아린이 같이 있는 걸 목격한다. 분신 수아는 분신 지속 시간이 끝났다며 세은에게 잠깐 대신 감시해달라며 사라지고, 복도에는 잠을 못 잤는지 다크서클이 드리워진 아린만이 있었다. 아린은 원래 자던데가 아니면 잠을 잘 못 자고 여우 분신이랑 함께 자는 것도 처음인데다 분신이 자꾸 세은이 자랑을 해서 거의 못 잤다고 말한다.[107]
아린은 세은에게 수아랑 같이 자니 결혼했거나 아니면 사귀냐고 묻는다. 세은은 애매한 관계에 잠시 고민하다 기억을 찾을 때까진 보류하기로 한다. 아린은 요즘 애들에겐 당연한 행동인가 싶어 자기가 뒤쳐졌다고 말하는데 세은은 그건 아니라며 부정한다. 동시에 그나마 이 동네에서 아린이 제일 정상인이라 생각한다.
아린이 겉옷을 벗은 걸 눈치 챈 세은은 평소 주시하지 않았던 아린의 외양을 관찰하며 연약해 보이는 모습에 배빵을 놓은 것에 한 번 더 죄책감을 가진다.[108] 세은은 그 중에서 아린의 머리카락에 집중한다.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감겨 올라가는 것이 마치 꼬리가 살랑거리는 같아 신기하게 느낀 세은은 무심코 손을 뻗으려 한다.
아린은 살짝 당황하나 궁금하면 한 번 만져보라며 머리카락을 내민다. 세은이 만지기 직전 뒤에 수아 분신이 나타나 아린이 크게 놀란다. 세은은 대충 예상했기에 놀라지 않고 수아 분신은 아린을 끌고 가버린다. 아린이 아직 못 다 한 게 있다고 하자 분신은 눈치를 주고 아린은 기가 죽어 순순히 따른다.[109] 끌고가기 전에 세은은 분신 수아에게 제네바 국제 협약의 포로 규정을 운운하며 고문 금지를 요구한다. 분신 수아는 음흉하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아린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분신에게 끌려가고 세은은 일이 묘하게 꼬인 듯한 예감을 느낀다.
아린이 가자 세은은 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이 많이 남았음을 알고 할 일을 찾는다.[주의3]
《정면의 숲에 다시 가본다.》를 고르면 세은은 무언가 떠오른다. 그건 바로 "문을 열어 바로 나가지 말고, 동으로 한 걸음, 서로 두 걸음, 바닥을 짚고 다시 앞으로."이나, 무시하고 활엽수림으로 나아간다. 활엽수림을 산책하던 세은은[111] 바위에 누워 느긋하게 멍을 때린다. 그런데 옆에서 수아 분신 두 마리가 물끄러미 관전하고 있었고 세은이 말을 걸려 하자 부끄러워하며 도망을 간다.
어찌어찌 분신 수아 하나를 불러낸 세은은 분신 수아를 보면서 본체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포스가 약하고, 양산형임을 알리는 개목걸이를 하고 있으며 수아 특유의 고풍스런 분위기가 없어 마치 애들을 보는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112] 세은은 수아의 다른 능력들은 납득해도 이 분신만큼은 이해가 잘 안 됐기에 이참에 자세한 메커니즘을 물어보려 한다.
그리고 설명이 특기인 수아 분신을 찾는데 마침 안경을 쓰고 지적인 모습의 수아 분신이 나타난다.[113] 수아 분신은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한다. 분신은 머리카락에 힘을 부여받아 생기며 어느 정도의 영력 행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대미지를 어느 정도 입으면 사라지며 그 때 사라진 분신의 기억은 본체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설명을 들은 세은은 예전부터 느꼈던 수아 분신들의 성격이 제각기인 걸 질문한다. 설명에 의하면 분신은 본체의 마음을 반영하며, 마음을 반영하는 정도의 크기는 수아 분신의 개수와 반비례한다고 한다. 또한 수아의 마음 중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더 먼저 생성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수아는 설명하고 싶은 마음보다 애교 부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후자가 더 먼저 생성되는 거라고.[114]
그리고 여기 있는 분신들은 도련님의 신변 보호를 위해 구성된 적당한 인원들이라고 한다.[115] 또한 분신들이 마음을 반영하지만, 그렇다고 본체의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한다. 물론 마음을 잘라낼 목적으로 분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싫다며 거부한다.
세은은 잠시 얼떨떨 해 하더니 신경 쓰이는 점을 말한다. 바로 신변 경호를 위해 소환된 것 치곤 수가 많은 것과 활엽수림에만 배치되어 있다는 것. 이런 점을 종합해서 혹시 분신을 대량으로 소환해서 특정 성격의 분신을 불러내려 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 때 분신 수아가 말을 끊더니, 지금까지의 설명은 반쯤 거짓말이라며 웃는다.
그 때 수많은 분신 수아들이 세은을 덮치며, 모든 분신들이 기본적으로 도련님과 놀고 싶어한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세은은 바위에 누워 수많은 분신들에게 둘러싸여 건전한 안마를 당한다.[116] 그러다 세은은 멀찍이 떨어져있는 분신 수아를 본다. 다른 분신들과 달리 공허한 눈빛을 하고 체형이 작은 독특한 외양의 분신인데, 그 때 수아 분신들이 어딜 보냐며 관찰이 중단된다.
세은 말로는 수아 본체가 부끄러워 죽으려 하는 표정으로 사과하러 올 때까지 분신들에게 둘러쌓였다고 한다..
《저택 후방의 연못을 간다.》를 고르면 미미르의 집에 간만에 놀러간다. 미미르의 집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뒹굴거리던 와중[117] 미미르는 지금 이 상황이 "젊은_남녀가_침대에_누워서.avi"아니냐고 하는데 미미르 특유의 섹드립에 익숙해진 세은은 별 반응을 안 한다. 정확히 말하면 미미르는 공무원인데다 어린애 사이즈라 철컹철컹 할 수 있기에 무시하는 거라고.
세은은 미미르에게 만화책 다음 권을 요구하는데 미미르는 분신 중 하나가 빌려가놓고 소식이 없어서 못 준다고 말한다. 세은은 본체랑 달리 분신 쪽은 사이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미미르도 분신 쪽이 좀 멍청하고 솔직해서 친해지기 쉽다고 말한다. 그걸 들은 세은은 자존심이 강한 수아가 미미르에게 일부러 분신을 보내는 이유가 미미르와의 미묘하게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면대면으론 부끄러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분신 C 아님 D가 빌려가서 안 준 것에 세은은 분신들이 통제가 안 되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분신들에 가끔 수아의 내면 속 어둠이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다시 받아오긴 귀찮다고 말한다.
침대에 뒹굴거리던 세은은 미미르의 외양을 관찰하다 문득 왼쪽 눈가의 흉터를 보고 그 출처를 묻는다. 미미르는 얼굴이 빨개져서 그걸 대놓고 묻냐고 타박한 뒤, 예전에 연못에 도끼를 던진 누군가 얘기를 해준다. 그 사람이 금도끼가 갖고 싶다길래 가랑이 사이를 금도끼처럼 만들어줬다고 하는데 정작 그 사람은 고맙다며 인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흉터가 그 때 생긴 거냐고 묻는 세은의 질문은 부정하고, 이야기는 그냥 한 것이라 말한다.
미미르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더니 이 흉터는 산신령 되기 전에 생긴 것이며, 지울 수 있으나 일부러 놔두고 있다고 말한다. 세은이 자세한 원인을 묻자 미미르는 조금은 섬세함을 갖춰보라며 슬픈 표정을 짓고 한숨을 쉰다. 그리고 나무라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도령이 그 모양이면 여우가 고생이겠다고 말한다. 세은이 뭔가 미안하다고 말하자 미미르는 미안할 짓 했다고 답한 뒤, 곰곰이 생각해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세은과 미미르가 놀던 도중 미미르의 체중 조절 능력에 감탄한 세은은 산신령이 되고 싶냐는 미미르의 질문에 긍정한다. 미미르는 되고 싶으면 죽고 나서 시험치라고 말하고, 동시에 꼭 이런 거 하고 싶다고 산신령 되는 게 아니라며 중얼거린다. 그 때 갑자기 수아 분신 A가 나타난다. 수아 분신과 미미르는 잠시 대치하는데[118] 미미르는 한동안 말없이 수아를 보더니 만화책 빌려간 거 있냐고 묻는다.
이후 분신 수아와 세은, 미미르는 뒹굴거리며 만화책을 읽었다고 한다. 미미르는 이럴 거면 대체 왜 왔냐고 따지지만 세은도 그거에 대답하지 못한다.
《저택 내부에 머무른다.》를 고르면 세은은 날씨도 좋으니 집에서 뒹굴거리기 딱 좋다고 생각한다. 세은은 복도를 걸으며 만능인 수아와 공무원인 미미르, 아린과 달리 자긴 무능력 백수인 걸 자각하고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 때 아린을 마주하고 세은은 저승사자 시험에 대해 물어보려 하나, 아린은 세은을 보자마자 놀라더니 바로 세은의 방 장롱으로 끌고 들어간다.
세은이 무슨 개수작이냐고 묻자 아린은 들키면 안 되니 조용히 하라며 세은을 다그친다. 세은이 장롱 밖을 보자 복도엔 가위를 든 수아 분신이 웃으면서 아린을 찾고 있었다. 대충 상황 파악을 한 세은은 저승사자가 덮치려 한다며 소리를 지르나 아린이 울 것 같은 표정을 한다. 세은은 사과를 하나 동시에 참 괴롭히는 맛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아린에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아린은 분신 수아가 갑자기 가위를 들고 있길래 무서워서 도망왔다고 말한다. 아린에게 한 번 가서 물어보라 하지만 아린은 무섭다며 거절하고, 세은은 저승사자도 공포를 느끼냐고 묻는다. 아린은 당당하게 무서운 건 무섭다고 말한다. 결국 세은은 분신 수아에게 직접 가서 물어보려 하는데 아린이 말리려고 세은에게 꼭 달라붙는다.
그 때 세은이 가슴 닿는다고 말하자 아린은 놀라서 비명을 지르려 하는데 지르기 직전 세은이 입을 틀어막고 제압한다. 아린을 제압하다 보니 어느샌가 세은이 아린의 몸 위에 올라탄 모양새가 되고, 아린은 무섭다며 훌쩍거리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라며 살짝 미소를 짓는다.[119]
장롱 밖으로 나온 둘은 서로 사과한다. 그리고 아린은 샤워실에서 머리를 묶고 겉옷을 입은 뒤 세은의 영력을 조사해도 되냐고 묻는다. 세은도 궁금했기에 아린에게 부탁한다.[120] 아린은 왼손만 영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세은이 얼굴도 해보라 하자 아린은 부끄러워 하며 거절한다.
그 때 세은 혼자 장롱으로 들어간다. 아린이 어리둥절해 하던 찰나, 수아 분신이 방에 들어와 아린을 잡아간다. 참고로 수아 분신은 가위로 하려던 것은 아린의 머리를 정리하는, 아주 건전한 것이었다고.

복도를 걷던 세은은 오늘은 유독 저택이 조용하다고 느낀다. 그 때 뒤에서 유독 발랄한 목소리의 수아가 여우문 점검을 끝냈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수아는 공짜가 아니라 한다. 수아는 세은의 얼굴 옆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다음, 세은이 그 쪽을 보자 볼키스를 한다. 세은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 때 수아가 세은을 벽으로 몰아붙인다. 세은이 이러다 미미르나 아린이 보면 어쩌냐고 묻자 수아는 지금 이 저택엔 우리 뿐이라고 말한다.
세은은 수아가 유독 발랄한 게 저택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알게 되고 동시에 복도에서 사고를 쳐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으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른 애들을 싫어하냐고 묻는다. 수아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미미르 자체는 싫어하지 않고, 아린도 다른 방법으로 만났다면 좋아했을 거라 말한다.[121] 하지만 수아는 그래도 제일 좋은 건 도련님과 단둘이 있는 것이라 말하며, 자기는 세상을 도련님/도련님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련님에게 해를 끼치는 것/나머지로 구분한다고 한다. 세은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묻자 수아는 전부 잊어버리고 물어보는 거냐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밀어낸다.
세은이 사과하며 빨리 기억을 찾겠다고 하자 수아는 부담 가질 필요 없다고 말한 뒤 웃으며 여우문으로 향한다. 세은도 따라가면서 여우문을 가는 거 자체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느끼진 않으나, 수아와 그곳에서 함께 놀았던 기시감은 있기에 부담이 덜어지는 것 같다고 느낀다.
첫 번째 여우문으로 가자 이전에 갔던 번화가가 다시 열린다. 세은은 같은 곳을 또 가면 큰 도움이 안 될 거라 생각하나 수아가 괜찮으니 가자고 조르기에 하는 수 없이 나아간다. 수아와 번화가를 걸으며 기억을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피어오르나 수아의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보고 차마 말을 꺼내진 못한다. 수아와 손을 잡으며 길을 걸으며 세은은 이 경험을 과거에도 느꼈다고 생각한다.
수아와 이곳저곳을 놀러다니던 세은은 어느 꽃밭에 도달한다. 수아는 모란꽃 한 송이를 꺾어 둘 중 누가 더 예쁘냐고 묻는다. 세은이 장난삼아 꽃이라 답하자 수아는 꽃을 짓밟는데,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웃으면서 자신이 밟은 꽃이 환영이었음을 보여준다. 수아는 장난이라 해도 도련님이 예쁘다 하신 꽃을 꺾을 순 없다며 꺾어진 꽃줄기에 다시 꽃을 얹고 이내 요술로 회복시킨다.
수아가 찡긋 웃으며 자기와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며 도련님이 좋아하는 연어라도 먹으러 갈 것을 제안한다. 세은은 나 말고 수아가 좋아하는 걸 고르라 말하는데 수아는 도련님만 따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세은은 수아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수아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꿋꿋이 수아가 좋아하는 걸 하자고 말한다.
수아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가리고 웃는다. 그러곤 근처의 벤치로 끌고 가더니 너울을 벗은 뒤 세은의 허벅지를 베고 눕는다. 수아는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허벅지에 누워 잠들고, 세은은 이런 게 수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나 수아의 머리를 열심히 쓰다듬어 준다.
그러다 어느새 잠이 든 세은은 오밤중이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깬다. 수아는 먼저 일어나 있었는데 세은이 일어난 걸 보자 수아는 살짝 당황해한다. 수아는 약간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동시에 입에 뭔가를 물고 있었다. 세은은 자신의 입에 여우 구슬이 있는 걸 눈치채고 이후 여우문으로 돌아간다.
세은은 저택으로 돌아간 뒤 유독 지쳐보이는 수아에게 사과를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할 만한 곳만 갔기 때문이었는데 수아는 즐거웠다며 괜찮다고 말한다. 수아의 계속된 헌신에 수아에게 근본적인 의도를 묻는다. 수아는 기억을 되찾기만 하면 된다며 세은의 얼굴에 가볍게 손을 가져다 댄다. 세은은 답답한 나머지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긴 그러니 그냥 기억을 얘기할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수아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돕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곤 이 모든 건 도련님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에게 주는 상이라고 말한다. 세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수아에게 어떻게 해야 자신이 수아에게 보답할 수 있는지 묻는다. 수아는 그저 도련님만 계속 있어주면 된다며, 안아달라고 말한다. 수아가 애교로 계속 말을 얼버무리려 하자 세은은 살짝 강한 어조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법을 한 번 더 묻는다.
수아는 다른 필요없는 것들은 치워버려서 이젠 자신이 전부 할 수 있게 됐으니,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고 섬뜩하게 웃는다. 그 말에 세은은 아까 저택이 이상하게 조용했던 것이 미미르와 아린이 없어서 그런 거였음을 깨닫고, 그 둘의 행방을 묻는다. 수아는 다른 여자들을 왜 찾냐고 불안하게 묻는다. 세은은 수아가 그 둘에게 무슨 짓을 했을 거라 직감하며 불안해하고, 언성을 높여가며 둘의 행방을 재차 묻는다.
그 때 미미르와 아린이 천장에서 떨어져 세은 위로 떨어진다. 세은은 셋이서 합심해 자길 몰카했다고 생각해 이내 부끄러워지고, 수아는 이제 좀 시원해졌냐며 웃는다. 그 말에 순간 세은은 수아가 아침에 땀 흘렸냐고 물어보자 더워서라고 답한 것이 떠오르고 수아가 자길 시원하게 해주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걸 뒤늦게 깨닫는다.[122]
그런데 미미르는 자기랑 아린이 방해물이라고 수아가 말한 건 아마 진심일지도 모른다며 나무란다. 아마 도령과 단둘이 있고 싶어 몰카를 핑계로 자신과 아린을 매복시키고 여우문으로 놀러나간 것 같다고 추측한다. 덧붙여 미미르는 세은이 쫄았을 때 표정 사진 찍어놨다고 놀린다. 수아와 아린이 구매하려 하자 세은은 수치심에 자살하겠다고 말하고 아린이 말리려고 세은에게 손을 뻗으나 이내 수아에게 저지당한다. 그리고 수아의 눈치를 보고 아린은 찌그러진다.
아린은 수아 분신에게 끌려가고 미미르도 샤워실을 통해 집으로 갔을 거라 생각해 세은은 수아와 자신의 방으로 간다. 그 때 미미르가 갑자기 세은의 팔을 잡아세운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미미르는 세은의 눈을 살피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돌아선다. 그리고 수아를 불러 잠시 단둘이 얘기할 것을 명령한다.
수아는 거부하려 하나 미미르는 들은 채도 안 하고 세은 보고 혼자 자라 말한다. 수아가 순간 분노하나 미미르는 수아에게 그 때 있었던 일을 반복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여우 구슬도 그렇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고 심문한다. 수아는 가라앉은 표정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하나 미미르는 이 이상은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나 미미르가 수아의 목적을 말하려 하자 말하기 직전 수아는 말을 끊고 미미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세은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나 나가기 직전 수아의 최면을 걸어버린 탓에 기가 빨려 결국 드러누워 버린다. 세은은 밖에서 미미르가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걸 들으며 잠에 든다.
마침내 일주일이 지났어.
도련님에게서 수명을 빼앗기로 약속한 날이야.
저승사자도 곁에 있어.
도련님은 빨리 수명을 가져가래.
그런데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빨리 수명을 빼앗아 어엿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싶지 않아.
나는...
나는 그러니까...

3.7. ACT 7

《ACT 7》: 마지막 날
세은은 꿈을 꾼다. 대나무 숲 입구에 유난히도 커다란 바위, 거기서 노을이 지는 시간에 태양이 지는 방향으로 가면 누군가를 만났다고 한다. 거기서 함께 놀고 웃었고, 마지막엔 피투성이가 되었다는 꿈이었다. 그 때 아린이 잠을 깨운다.[123]
아린 말로는 수아와 그 분신, 미미르가 안 보인다고 말한다.[124] 그리고 아린이 어젯밤에 수아와 미미르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며 걱정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세은은 수아도 미미르도 없으니 아린 입장에선 자길 죽이고 도망갈 기회 아니냐고 묻는다. 아린은 잠시 당황하더니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세은은 정말 만만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둘이 싸운 것 같다는 말에 세은은 저번에 수아가 아린의 선배와 싸우던 장면을 떠올리고, 미미르도 그에 못지 않게 강하니 정말 치고박고 싸웠으면 폭발 소리라도 났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둘이 싸운 건 확실하기에 둘의 행방을 아린에게 묻는다. 아린은 안경을 쓴 다음 여우 저택의 온도를 감지한다.[125] 세은은 그럼 저택에 단둘이냐고 묻는데 아린은 얼굴을 붉힌 채로 묘한 표정으로 멍을 때린다. 세은의 질문에도 멍을 때리자 덮친다고 말해서 아린의 정신을 깨운다. 아린 말로는 단둘이라는 말에 정신을 놓았다고.
세은은 어제처럼 장난이었다면 아린을 놔둘리가 없었기에 심각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린과 함께 수아와 미미르를 찾아나선다.

《저택 정면의 숲》[126]을 고르면 활엽수림에 들어간다. 하지만 분신 수아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자 세은은 지금이라면 자길 벗겨도 좋다고 어그로를 끈다. 그런데 분신 수아는커녕 아린이 반응을 해버린다.[127]
그러다 세은은 어린 수아의 분신을 목격하고 급히 그 자리로 간다. 하지만 그 분신은 온데간데 없었고 그저 머리카락들이 부자연스럽게 바닥에 흩어져 있을 뿐이었다. 세은은 분신이 사라질 때 나는 펑하는 소리가 안 난 걸로 보아 그 분신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 생각하나 이미 놓쳐버린 탓에 별다른 수확없이 돌아간다.
《저택 마당을 자세히 살핀다.》를 고르면 세은은 마당에 무언가 비밀 장소가 있을 거란 생각에 마당을 살펴본다. 세은은 수아나 미미르 둘 중 하나라도 있었으면 요술을 써서 뭐라도 했을 거라며 중얼거리는데 아린은 그걸 듣고 자기가 빠진 것에 또 훌쩍인다. 세은은 아린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너가 있어서 다행이라며 위로한다. 아린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은 표정으로 차분해진다.
《미미르의 연못이 있는 숲.》을 고르면 세은은 미미르의 집이 있는 연못으로 뛰어들려 한다. 아린은 자살하려는 건 줄 알고 세은을 필사적으로 말린다.[128] 미미르의 도움 없인 집에 들어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세은은 아린의 체온 감지 능력을 빌린다. 아린이 안경을 쓰자[129] 세은은 아린의 머리를 호수에 쳐박는다. 아린은 거품을 물더니 이후 고개를 들고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아린은 맹한 표정으로 친구끼리 물속에 얼굴을 쳐박는 게 맞냐고 물어본다. 세은이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아린은 어째선지 마냥 싫지만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수확이 없자 혹시나 싶어 아린을 시켜 여우문을 여는데, 여우문도 지난번에 저장되어 있던 대나무 숲과 기차역이 나타날 뿐이었다.[130] 세은은 수아가 어디에도 없자 왼손으로 피가 날 정도로 벽을 긁어대다 아린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다. 그러곤 자신이 이런 버릇이 있는 지는 처음 알았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아린이 계속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자 세은은 순간 화가 나 필요없다고 소리친다.
이후 자신이 아린에게 화를 냈음을 깨닫고 지금은 상태가 안 좋으니 나중에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열심히 혼내달라 말한다. 아린은 그걸 듣고 세은이를 혼낸다는 생각에 혼자 베시시 웃는다. 그런 아린의 모습을 보던 세은은 문득 아린의 뒤에 있는 거울이 눈에 들어오고, 그곳에 저번처럼 물 메모지가 있음을 눈치챈다.[131]
메모지에는 여우 방을 뒤지라는 명령이 써 있었고, 세은은 아린을 이끌고 수아의 방을 간다. 아린은 수아의 방을 뒤지는 거냐며 얼굴을 붉히고 이내 메뉴얼을 운운하며 쭈뼛거린다. 세은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소리치고 이내 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옷장을 열려는 순간 아린이 만류하려 하는데 세은은 무시하고 옷장을 연다. 각종 한복에 외출복들이 있지만 수아가 생각보다 옷이 적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다 맨 아랫칸을 열려는데 그곳이 속옷 칸인 걸 눈치챈 아린은 세은을 밖으로 끌어낸다. 그리곤 자기가 확인하겠다는 말과 함께 홀로 방으로 들어간다. 아린은 속옷 칸을 뒤지며 요즘 애들은 어쩌자고 이런 게 있냐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세은이 궁금해하자 아린은 성추행범이라며 격하게 막는다.
이후 아린은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나무상자 하나를 꺼낸다. 세은은 아린에게 대체 안에 뭐가 있었냐고 묻는데 아린은 그저 엄청났다는 말과 함께 입을 다물어버린다. 어쨌든 나무상자를 열려고 하나 문제는 상자를 열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무상자를 열 방법을 고민하던 중 갑자기 방울이 울리더니 세은은 뭔가가 떠오른 듯 상자 위에 왼손 끝을 올린다. 상자 위에 피가 떨어지자 상자가 열린다.
어떻게 열었냐는 아린의 질문에 세은은 자기도 모른다고 답하고, 이내 그곳에서 낡은 한지로 된 책 한 권을 꺼낸다. 책을 읽기 전, 세은은 현재 상황을 정리한다. 수아에게 할 말이 있다고 말 한 뒤 뭔가를 따지던 미미르, 아침이 되자 사라진 두 사람, 거울 밑의 미미르 메세지를 종합할 때, 미미르가 수아를 데리고 있다는 결론을 낸다. 그리고 저택 어딘가에서 깨고 나오는데 시간이 걸릴 정도로 견고한 장벽으로 수아를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세은은 미미르의 목적이 자신이 이 일기를 읽게 하는 것이라고 추론한다. 무슨 말이냐는 아린의 질문에 세은은 아마 원래는 읽게 시킬 생각이 없었지만, 미미르가 알려준 수아를 멈추게 만들 방법을 쓰지 않았기에[132] 더 이상은 위험하다는 직감에 생각을 바꿨다고 짐작한다.
그리고 세은은 이 상자의 보안이 그리 튼튼하지 않은 걸 떠올린다. 여기서 수아 분신들이 모조리 사라진 걸 종합해 아마 미미르는 수아를 데리고 나가면서 수아가 다른 곳에 신경을 못 쓸 정도로 만전의 상태를 갖추도록 만들었고, 상자에 대한 추가적인 보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미미르에 의해 제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아린이 어떻게 아냐고 묻자 세은은 자긴 미미르를 오래 봐온 것 같아서 알 거 같다고 말한다. 그것도 수아보다 훨씬 옛날부터 알아온 관계였을 거라는 짐작도 가진다.
마음을 정리한 세은은 책을 읽어내려간다. 책은 조악한 글씨로 써져있었다.
날짜 모름.
나는. 여우.
버려졌다. 혼자.
먹는다. 개구리. 물고기. 맛있다.[133]
먹으면 먹을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된다 영물.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내용에 세은은 갸우뚱해 한다. 책엔 한동안 뭘 먹었다는 얘기만 잔뜩 써 있었고, 동물의 발자국 같은 것도 군데군데 찍혀있었다. 아린은 그걸 보고 일기라 말한 뒤, 아마 영물화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쓰인 거라 추측한다.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이유는 강한 영물이 될수록 어휘력이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라고.[134]
아린의 말대로 일기를 많이 넘기자 내용의 질도 늘고, 어휘도 고풍스러워졌으며 글씨도 깔끔해짐을 본다.
경칩의 날
이제부터는 단순히 먹는 걸로 성장이 힘들다고 들었어.
영력을 강화하는데는 인간의 수명이 필요해.
하지만 그건 어떻게 손에 넣는 거야?
가르쳐 줄 여우가 아무도 없어.
잘 모르겠어.
여우구슬 만들기에 자꾸만 실패하고 있어.
일기는 한동안 여우 구슬을 만드는 얘기만이 써 있었다. 다만 여우 구슬은 전부 실패했고, 가까스로 하나 만들었으나 작동하지 않는다고 써져 있었다. 아린은 그걸 읽고 불쌍한 표정으로 고생한다며 중얼거린다. 이후 일기를 다시 넘긴다.
청명으로부터 다섯 일이 지난 날, 대나무 숲에 인간이 있었어.[135]
수명이 필요 없는 것 같았어.
가까이 다가가서 필요 없으면 달라고 했어. 전에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했거든.
의외로 순순히 주겠다고 했어.
대신 우리 집을 구경시켜 달래.
나도 못 들어가는데!
청명으로부터 여섯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정체를 쉽게 간파하고 접근하는 인간에는 두 가지가 있대.
특출한 인간이거나, 맛이 간 인간이거나.
이 인간의 경우는 후자인가 봐.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르고
움켜쥐는 힘조차 약해 아무것도 하지 못해.
평생 병석에 누워있었다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맛이 간 인간.
얘는 죽기 전에 여우가 사는 곳을 구경하고 싶어 해.
평생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는 것 같아.
금수의 은신처가 왜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느냐 되물었더니 성실한 광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어.

여우가 보고 싶어.
...
그냥 우리 집 주변을 구경시켰더니 무지 좋아했어.
역시나 맛이 간 인간이야.
세은과 아린은 이걸 읽고 확실히 이 일기는 수아의 과거며, 저 머리 나쁜 인간이라 써진 사람의 정체도 어렴풋이 짐작한다. 바로 세은 본인이었다는 것. 그 이유는 수아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데이트 기록을 읽으면 기분이 나빴을 터인데, 지금 그렇지 않다는 건 본능적으로 이게 자신이라는 걸 직감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아린은 세은의 성격이 수아와 비슷하다고 말하고 세은도 수긍한다.
청명으로부터 일곱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집을 구경시켜준 대가로, 이번엔 내가 인간 세상을 안내받았어.
하지만 얘 무지 못해.
영화라는 건 표를 살 줄 모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도 모르고, 조잡한 상술에 속아 돈을 날려먹었어.
평생 누워 있었다니 살아가는 법을 알 리 없잖아.
그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야.
인간 세상을 구경하는 여우보다 그걸 안내한다는 인간이 호기심에 눈을 빛내는 게 웃겨서, 무심코 웃어버렸다?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 놓은 장소에서, 도련님이 내게 말했어.
"너도 저승사자가 보여?"
그런 년한테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저승사자라는 말에 세은은 이 저승사자가 아린이냐고 물으나, 아린은 그런 임무 맡은 적 없다고 놀라면서 부정한다.
도련님과 만난 지 4일째야!
오늘도 쭉 같이 놀았어!
도련님은 평생 저승사자를 보고 살았대.
병석에 누워있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이젠 오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명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저승사자가 붙어있는 건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니라고 보는데...
하지만, 그걸 볼 수 있다니, 그냥 맛이 간 인간이 아니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이 도련님을 평생 보아온 다른 녀석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어.
그래서 한동안 혼자 있게 해 달랬더니, 저승사자가 내게 말을 걸더라.
"정말 먹을 건가요?"
아린은 여기서 날짜 기준이 도련님이 되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세은은 평생을 보아왔다고 서술된 저승사자의 정체에 대해 짐작을 한다.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모르겠어. 난 어떡해야 돼?
그냥 그렇게 바랬어.
그저 이 시간이, 한순간이라도 더 오래 지속되길...
이 부분을 읽은 세은과 아린은 침묵한다.
마침내 일주일이 지났어.
도련님에게서 수명을 빼앗기로 약속한 날이야.
저승사자도 곁에 있어.
도련님은 빨리 수명을 가져가래.
그런데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빨리 수명을 빼앗아 어엿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싶지 않아.
나는...
나는 그러니까...
아린은 여기를 읽고 아마 수아가 대상하게 정이 쌓였거나, 영물로서의 격이 높아지면서 윤리관을 갖추게 된 것이라 판단한다.[136] 세은은 그보다 이 일기에 적힌 일주일간의 내용이 낯이 익다고 느낀다. 날짜와 결과는 다소 다르지만, 대강 일기의 일주일과 최근 일주일의 행적이 거의 유사한 것이다. 그리고 미미르가 여섯 째 날 밤에 수아에게 했던 말을[137] 떠올린 세은은 수아가 과거의 행동을 그대로 하게 시키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 의도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던 세은은 설마 자신의 기억을 복구하는 방법으로 이런 것을 쓴 것이라 생각하나, 그런 목적이면 진작에 말해줬어야 하기에 의문은 증폭된다. 아린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식은땀만을 흘리고, 일기는 마지막 장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리고 세은과 아린은 긴장된 손끝으로 마지막 장을 넘긴다. 먹을 많이 사용했는지 늘어붙은 것처럼 쩍 하는 소리와 함께 펼쳐진 마지막 장에는
파일:여우일기.jpg
이라 써있었고 일기는 끝이 난다.
수아에게 자신이 먹혔다는 걸 기억한 세은은 이후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그리고 수아와 처음 만난 순간을 생각한다. 수아가 자신이 돌아왔다고 말한 걸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행적에 대해 생각하다 엄청난 두통에 그만 쓰러지려 한다. 아린에게 간신히 부축을 받은 세은은 이후 대나무 숲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한다.
세은은 복도를 걸으면서 대나무 숲의 거목, 어린 수아, 저승사자 복장의 미미르가 잔상처럼 아른거리는 걸 느낀다. 그리고 대나무 숲으로 가야 모든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린은 법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막아세운다. 아린이 가면 죽는다며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나 세은은 이미 죽은 몸이라며 무시한다. 아린은 아니라고 소리친 다음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으니 죽지 않았다고 읊조린다. 하지만 세은은 너도 죽었는데 여기 있지 않냐고 반박하고 아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결국 아린은 보내달라는 세은의 말에 더 이상의 반박을 못하고 보내준다. 세은은 저택의 대문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특정한 행동을 취해[138] 대나무 숲으로 연결되는 길을 만든다. 그곳으로 가기 직전 아린이 마지막으로 붙잡는다. 세은은 자기 목숨을 거두는 게 네 임무니 오히려 대나무 숲으로 가는 걸 부추겨야 맞는 게 아니냐고 따지나, 아린은 그저 세은이가 죽는 게 싫다고 소리친다. 세은은 네가 자기에 대해 뭘 안다고 막는 거냐고 소리치지만, 아린은 이제부터라도 알고 싶다고 말하며 못 보낸다는 태도를 고수한다.
그 때 엄청난 한기가 밀어닥치더니, 노을이 사라지고 순식간에 밤이 되어버린다. 주변의 대나무는 모조리 얼어버리고 세찬 바람이 불게 된다. 그리고 그 바람의 중심에는 섬뜩한 표정의 수아가 서 있었다.
수아는 대나무 숲에 가지 말라고 그리 말하지 않았냐고 중얼거리고, 이후 자신의 일기장을 읽었냐고 묻는다. 그리곤 도련님은 자신과의 추억 하나 기억 못하면서 자신의 은밀한 기억을 알아야겠냐며 슬픈 어조로 말한다. 세은은 늘 들어왔던 수아 특유의 슬픈 어조지만 평소 장난칠 때 쓰는 연극톤이 아닌 걸 보고 매우 심각한 상황인 걸 자각한다.
수아는 미미르가 갑자기 자길 불러놓고 결계를 폈다고 하며, 이래서 도련님 말곤 다 필요 없다고 말했던 거라며 한숨을 쉰다. 그 때 수아 뒤에서 다른 공간이 열리더니 세찬 파도와 함께 미미르가 나와 세은과 수아 사이를 가로막는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여우는 절대 명령을 거역하지 않고 도령이 이것저것 착각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 여우 구슬 사용을 금지시키라고 소리친다.
수아는 미미르에게 물도 없이 뭘 어쩔 수 있겠냐며 주변을 모조리 얼려버린다. 수아는 섬찟하게 웃으면서 세은에게 다가가려 하는데, 그 때 아린이 수아를 막아선다. 수아는 최면술로 아린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이내 세은의 앞까지 다가간다. 그리곤 자기를 경멸하냐고 묻는데, 세은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수아는 그럴줄 알았다면서 웃고 아린 쪽으로 손을 뻗는데, 그 때 미미르가 아린을 부축해 대문 밖으로 옮겨준다.
그걸 지켜본 수아는 세은에게 도련님이 지금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맞춰보라 말한다. 세은은 수아를 보고 나지막이 여우같다고 중얼거린 뒤 미미르 쪽을 바라본다. 그리곤 수아를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판단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그리고 수아가 자길 잡아먹어도 괜찮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옆에서 외마디 소리를 외친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그쪽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알기나 하냐면서 소리친다. 수아는 미미르에게 자기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냐고 물으나 단칼에 거절당한다. 그러자 수아는 그럼 쓸모없다며 요술로 일으킨 폭풍으로 미미르와 아린을 쓸어버린다. 미미르는 아린을 감싸느라 폭풍만 막을 뿐 도망치지 못하고, 쥐어짜듯이 그만두라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139] 미미르의 비명과 함께 폭풍이 한 번 더 일더니, 이후 둘의 모습이 사라진다. 수아는 그저 저택 밖으로 쫓아낸 것이라 다치진 않았을 거라 말한다.
저택 안에 무언가 외부 출입을 막는 경계가 쳐져있음을 직감한 세은은 이내 행복하게 웃는 수아를 안는다. 그리고 수아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그렇게, 여우가 웃었다.
그래서, 여우는 행복했을까?
둘은 조용히 복도를 거닌다. 평소와 달리 수아와 거리감이 생긴 듯해 세은은 성큼성큼 따라잡아 수아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한다. 수아는 침실에 갈 때까지만 참아달라며 뭔가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데 세은은 아까의 말들 때문인 것으로 본다.[140] 수아가 평소와 달리 아린처럼 부끄럼 타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만만하다고 생각한 세은은 아린을 놀리던 것과 같은 래퍼토리로 수아를 놀리고, 이내 수아를 껴안는다.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발버둥친다.
수아는 한숨을 쉬더니 이내 자신의 일기장과 방금 한 짓 모두를 보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리고 벽으로 밀어붙인 다음 자긴 인간을 유혹해 수명을 빨아먹는 요물이니 경계하라 말하나,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 꼬시는 거냐 묻는다. 수아는 한숨을 쉬며 바보라고 중얼거리고 세은은 자각은 하고 있다 답한다. 수아는 이내 연극톤으로 잡아먹는다고 겁줘도 달라붙는 추종자가 있다며 탄식한다.
세은이 자기가 또 다른 희생자가 된 거 아니냐고 말하자, 수아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세은의 손을 꼭 잡고 복도를 걸어간다. 그렇게 말없이 걸어가다 수아는 중얼거린다.
...도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인걸요.
세은은 잠시 수아가 어디로 간 사이 먼저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그간의 일주일을 회상하며 나름 즐거웠다고 느끼고, 과거의 일주일도 마지막에 먹히지만 않았다면 비슷하게 즐거웠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자신이 수아에게 먹혔음에도 살아있는 이 상황과, 미미르와 아린의 행방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141]
이후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고심하다 수아가 들어온다. 수아는 어색하게 들어와 기대더니 세은을 쓸쓸하게 바라본다. 수아가 눈을 감고 이마를 비벼대는 어리광을 부린 뒤 자길 경계하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조심스래 묻는다. 세은이 그래서 경계 안 했다고 받아치자 수아는 불만스러운 듯이 이마로 세은을 툭툭 친다.

세은은 이제 뭘 어쩔 거냐고 묻는데 수아는 한숨을 쉬고 이내 몽롱한 목소리로 말한다. 수아는 소녀가 생각보다 부끄럼쟁이며, 도련님이 저택에 온 일주일 동안 매일 밤 같이 잠을 잤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란 말과 함께 수아는 눈을 반짝인 뒤 최면을 건다.
그리곤 수아는 이렇게 부끄러운 짓은 마주 보고 할 자신이 없어 최면을 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용서하라고 말하면서 미소짓는다. 수아는 황홀한 표정으로 도련님을 중얼거리면서, 여우 구슬을 세은의 입에 넣으려 한다.
그 때 세은은 그게 여우 구슬이냐고 묻는다. 예상과 달리 세은에게 최면이 먹히지 않자 수아는 표정이 굳고, 자기 눈 보지 않았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하게 반짝거린다고 답한 뒤 수아의 겨드랑이를 잡고 들어올린다. 그러고 자기 허벅지에 앉힌 뒤 그동안 최면을 걸고 온갖 부끄러운 짓을 다 했냐고 묻는다. 수아는 심히 당황해 우물우물 대답하고, 세은은 그 매료란 것이 잘 안 걸리는지 매료당해도 머릿속이 멍하긴 하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대강 안다고 알려준다.
수아는 크게 당황한 표정으로 귀만 까딱거리다, 그럼 자신이 밤마다 입에 여우 구슬을 넣은 걸 아냐고 묻는다. 세은은 매일 밤 입에 구슬을 넣고 굴리지 않았냐고 묻고, 그래도 입술만 맞대는 것보단 부끄러웠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수아는 수치의 비명을 지르면서 평정을 잃는다.[142] 수아는 대체 왜 걸린 척 한 거냐고 훌쩍거리고, 세은은 아마 이미 매료된 상태라 매료가 더 이상 안 먹힌 것 같다고 말한다.[143]
수아는 얼굴이 빨개진 채 부들부들 떠는데 세은은 그걸 보고 평소 장난칠 때의 분위기와 달라 이번엔 수아가 진짜 부끄러워 하는 것 같다고 직감한다. 그 모습에 귀엽다고 생각해 수아를 거칠게 침대에 눕히고, 이제 여우 구슬 굴릴 시간 아니냐고 놀린다. 수아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부끄러워하고[144] 세은은 굉장히 귀엽고 예쁘다 생각한다. 수아의 목에 입을 맞춘 뒤 안아주던 세은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을 느낀다.
[후방 주의]
파일:수아2.png
그 때 평정심을 되찾은 수아가 그만 잊어달라며 손을 들어 세은의 눈을 가린다. 수아가 방금의 추태는 없었던 거라 말하나 세은은 평생 기억할 거라고 농담을 던진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세은을 다시 침대로 쓰러뜨린 뒤 최면을 건다. 세은은 몸이 움직이지 않음을 느낀다. 수아는 세은 위에 올라타더니 잊지 않는다면 감출 이유도 없겠다는 말을 하며 대놓고 여우 구슬을 물린다.[145] 그렇게 수아는 매료된 세은에게 구슬을 한참을 계속 물리며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아무 데도 가지 마세요...
이제 못 만나니까...
지금만은... 멀어지지 말아줘요..

도련님...
고마워요.
이게... 마지막이에요.
수아는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건넨 뒤 힘없이 품 속으로 쓰러진다. 숨은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수아는 세은을 껴안은 팔만큼은 놓지 않는다. 세은은 행복하게 잠든 수아의 얼굴을 보고 반한 쪽이 지는 거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납득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매료당한 바보 같은 인간이라 한다면, 수아가 자신의 수명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그걸로 좋다고 독백한다. 그리고 여기에 다른 놈의 수명은 넣고 싶지 않다는 집착이 든다고도 생각한다.
수아의 체온을 느끼며 세은은 잠에 드는데, 미미르와 아린이 잠시 아른거린다. 그리고 세은은 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3.8. ACT 8

《ACT 8》: 과거

이전 챕터들과 달리 과거 회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은은 달이 기울 때까지 여우와 놀다가, 시간을 정해서 만나자는 말을 건넨다. 여우는 이해를 못 한다는 듯이 귀를 까딱거리는데, 세은은 시간을 정해야 언제부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지 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146] 여우는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곰곰이 생각하다, 그건 여우가 사람에게 하는 대사가 아니냐고 말한다.[147] 세은은 자기가 사준 책을 기억했냐며 웃고, 여우도 자기가 대단한 여우라서 그런 거라고 해맑게 웃는다.
여우는 자기와는 노을이 지는 시간에 만나기로 하자고 약속한다. 그리곤 웃더니 짐짓 감성적인 척을 하며, 노을 자체는 예쁘기만 할 뿐 의미가 없지만 그 때로 약속을 잡으면 비로소 세은과 만난다는 의미가 생긴다고 말한다. 세은은 지는 척 받아들이고 여우는 웃으며 세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날은 여우와 함께 어린 왕자를 읽은 다음 날이었으며, 이후 둘은 노을이 지는 시간마다 그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세은은 수아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다. 비몽사몽한 세은은 수아에게 끌려 마당으로 나온다. 밖은 경계에 의해 밤낮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막이 끼어있는 상태였다. 세은은 여우 구슬로 수명을 엄청 빼앗겼으니 죽었을 거라 생각했으나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보고 혼란스러워 한다.
수아는 이후 대문으로 세은을 잡아 이끌고, 이내 하늘을 노을로 바꾼다. 세은이 노을을 보며 수아와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릴 무렵, 수아는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파일:수아5.png
수아는 춤을 추더니 이내 세은에게 같이 추자며 손을 내민다. 세은은 춤은 병원 TV로 본 것이 전부라 머뭇거리나, 순간 어떤 기억을 되찾게 된다. 수아는 어리둥절해 하는 세은에게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자기만 봐 달라며 세은을 이끈다. 수아의 춤을 감상하는 세은은 춤사위에 마치 마지막 미련을 떨쳐 내려는 덧없음을 느낀다.
세은은 수아를 보며 처음 만났을 때 행복한 표정으로 울면서 자신을 맞이한 수아를 회상하고, 아직 자신이 수아와의 추억을 떠올리지 못했음을 생각한다. 세은은 현재는 과거에 수아를 만났고, 목적을 잊어버린 채 방황하다, 수아에게 먹혔다는 것만이 기억날 뿐이었다. 수아가 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적을 때의 표정을 순간 상상하려 하다, 이후 수아가 눈물을 흘리는 것과, 노을이 금이 가는 걸 본다.
노을이 금이 가는 걸 보면서 세은은 마치 노을이 금이 가 흩어져버린 추억과 같다고 생각해 감정이 복받쳐오름을 느낀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게 껴안긴 다음, 쭉 이러고 싶었으나 이런 날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이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흐느끼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세은은 수아가 보여주는 노을이 마치 서로 처음 만난 그 때를 기리는 것이라 직감하고, 이제 이별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그리고 수아는 여우 구슬을 자신의 입에 맞추더니, 구슬을 사라지게 만든다.
파일:수아6.png
미안해요 도련님.
소녀, 도련님을 속였어요.
내가 미안해.
서로의 작별을 끝낸 뒤 금이 가던 노을은 마침내 완전히 깨져 흩어진다. 깨진 틈 사이로 대량의 물이 흘러나오고, 분노한 표정의 미미르가 수아를 응시한다. 미미르는 수아 말에 의하면 시간이 촉박했기에 경계를 직접 깨지 않고 기차역을 통해 여우문을 역추적했다고 한다. 미미르 뒤에서 긴장하던 아린은 세은의 안부를 확인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수아는 미미르의 말을 듣고 약간 슬프게 웃고, 미미르는 아예 주저앉아버린다. 왜냐하면 이미 수명은 모조리 다 빼앗겼고, 여우 구슬을 제거한 탓에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고 말한다. 미미르는 허탈한 표정으로 이게 네가 원하던 거냐고 질책하고, 수아는 발랄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 수아는 슬프게 웃으며, 미미르에게 자신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있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더니 산신령 관할 경계점을 없앤다. 그러자 대나무 숲이 드러남과 동시에 거미 법기가 튀어나온다. 세은은 수아의 마지막 부탁이 관할점 경계 제거인 걸 깨닫고, 세은은 이제 죽을 때가 왔다는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억을 잃어 주마등 하나 나오지 않은 채로, 어차피 수아에게 먹혀 끝날 인생이었기에 수아의 수명 일부가 된다면 후회가 없다고 독백한다.
죽음을 각오한 세은은 거미에게 다가가려는데, 그 때 수아가 최면을 걸어 세은을 마비시킨다. 수아는 자신을 사랑하니 매료는 안 걸리나, 두려워하는 마음은 아직 남아있는 거 같다며 웃는다. 그리고 그런 도련님을 좋아했다는 말과 함께 거미를 향해 간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세은이 혼란스러워 하자 미미르는 지금까지 도령이 여우에게 완전히 속았다는 말을 한다.
아린이 사색이 된 표정으로 법기를 확인하고, 이를 악문 표정으로 수아에게 뭔가를 말하지만 결국 아린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리고 거미는 수아의 몸을 감옥처럼 감싸고, 아린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 한 방울을 흘린다. 거미와 아린, 수아가 사라지자, 미미르는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세은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먼저 지금까지 언급되던 잔류 수명의 정체는 바로 수아가 예전에 세은을 잡아먹고 빼앗은 수명이었던 것이었다. 수아는 그 잔류 수명만을 몸속에 남기고서 남은 자기 수명 전부를 세은에게 넘겼다고 말하는데, 이는 수아가 지금껏 여우 구슬로 수명을 빼앗는 것이 아닌 수명을 주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에 잔류 수명을 수아가 가져간 건 그걸 전부 회수하지 않으면 세은이 계속 법기에게 노려지기 때문이었다.
미미르는 세은이 다시 수명을 수아에게 돌려줄 걸 대비해 여우 구슬도 깨버려 방법이 없다 말하고, 결국 이렇게까지 하니 수아 부탁을 들어준 것이라 말한다. 수아는 쓸쓸하게 미미르를 돌아보며 사과하나, 미미르는 울분에 찬 표정으로 평생 용서를 하지 않겠다고 일갈한다. 그리고 세은을 돌아본 수아는 세은의 눈을 가리는 듯한 동작을 한다. 그리고 세은은 그 동작을 할 때마다 수아가 항상 잊어달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고, 수아가 자신을 잊고 살아가달라는 부탁을 한 것임을 깨닫는다. 세은은 이번에도 아무것도 못한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비통해한다.
[ 《숨겨진 엔딩》 펼치기 · 접기 ]
만약 여기까지도 아린과 친구가 되지 못했을 경우, 《배드엔드 3.》으로 연결된다. 자세한 건 하단 배드 엔딩 문단 참조.
잠시 정신을 잃은 세은은 악몽을 꾸고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깬다. 세은은 이내 자신이 무작정 수아를 찾으려 대나무 숲에 들어왔다가 지쳐 쓰러졌음을 깨닫는다. 세은은 다시 일어난 뒤 노을이 지는 시간에 태양이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나간다. 그리고 이 방향으로 가면 수아와 만나 놀던 장소가 있음을 완벽히 기억해내고, 세은은 극심한 자기혐오를 하며 실성한 듯이 전진한다. 쓸모 없는 새끼라며 자책하던 세은은 문득 자신이 이전 삶에서도 평생 그 소리를 듣고 살았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마침내 매듭이 걸린 거목에 도착한다. 그리고 수아와 놀았던 장소이나 현재는 오랫동안 발길이 끊겨 잡초만 무성한 걸 보고, 이내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 세은은 무의식적으로 거목에 달린 매듭을 향해 올라간 다음, 매듭에 자연스레 목을 건다. 목을 걸리면서 세은은 문득 자신이 개목걸이를 찬 수아 분신같다고 생각한 뒤 피식 웃는다. 그리고 어차피 과거에 여기서 자살했어야 하는 몸뚱이었다고 독백한 뒤 뛰어내린다.

그 순간 미미르가 나타나 세은을 걷어찬다. 세은은 미미르 덕에 목숨은 건졌으나 이후 단단히 분노한 미미르에게 계속 걷어차인다. 미미르의 쓰레기를 보는 듯한 표정에 세은은 자신이 쓰레기인 걸 순순히 인정하고, 이대로 걷어차여 죽을 수 있다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미미르는 수아가 희생해서 준 수명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면 이대로 머리가 터져 죽으라며 머리를 밟는다.

세은이 자신의 머리를 밟던 미미르의 발목을 잡자 미미르는 꼴에 죽기는 무섭냐고 비아냥댄다. 그 말을 듣고 세은은 그동안 기억도 없는 채로 휘둘려 온 것도 모자라 마지막엔 수아가 희생까지 한 이 답답한 상황에 그동안 쌓인 울분을 토한다. 그리곤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를 위해 멋대로 희생할 필요 없으니 차라리 죽게 내버려두라고 소리친다.
미미르는 그 말을 차분히 듣더니 이후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지 않냐고 묻는다. 세은은 그걸 듣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아 멍하니 뒤로 쓰러진다. 그리고 한참을 흐느낀다.
우는 게 지칠 정도로 흐느낀 다음, 미미르가 살며시 세은의 배에 걸터앉는다. 미미르는 그러곤 세은이 수아에게 잘못한 것을 아냐고 말한다. 그것은 기억을 못 찾은 것도 아니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던 것도 아니고, 수아에게 제대로 속은 것도 아닌, 바로 수아가 자기 수명을 뺏을 거라 굳게 믿고서 사랑이라는 근거로 희생을 받아들인 것이라 말한다. 그리곤 진짜 희생한 쪽이 누구인지 묻는다.
말을 마친 뒤 미미르도 솔직히 수아가 자기 수명을 반 정도만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이 빗나갔다고 말한다. 그 다음 미미르는 세은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운 뒤 뺨을 때린다. 세은은 뺨을 맞으면서 수아의 의도를 묻는다. 미미르는 세은이 진짜 바라는 소원을 말하면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세은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지막이 수아를 구해달라고 한다.
미미르는 그럼 네가 구하라며 입에 석류를 집어넣는다. 미미르는 사실 그건 석류가 아닌 맹독이라고 알려준다.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지만 그 덕에 주마등을 볼 수 있다고 말하며, 죽을 만큼 아프겠지만 어디 버텨보라고 웃는다. 격통에 몸부림치는 세은은 예전에 수아가 만류한 이유를 알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앞에서 꼬우면 뱉으라며 비아냥대는 미미르를 보고 이내 삼킨다. 그렇게 세은은 그토록 찾아 해맸던 수아와의 추억을 회상하기 시작한다.[148]
첫째 날
세은은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 누워서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목을 매려고 매듭이 달린 거목으로 올라가다 여우 꼬리를 밟고 넘어져 기절한 탓이었다. 진이 다 빠져 다시 올라가기도 귀찮아진 세은은 이대로 가만히 얼어죽을 생각을 하다, 아까 꼬리를 밟힌 여우 한 마리가 가슴께로 튀어오르는 걸 느낀다.
요즘에도 산에 여우가 돌아다닌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던 세은은 여우가 으르릉대며 가슴깨 위를 팔짝팔짝 뛰는 걸 보고, 아까 밟힌 걸 복수하고 싶다면 너도 사람으로 둔갑이라도 해보라며 비아냥댄다. 그런데 여우가 알겠다고 말한 뒤 여자애의 모습으로 변한다.
어차피 죽을 몸이라 여우와 싸워 이길 생각도 없던 세은은 그 꼬마 여우를 상대로 신세 한탄을 한다. 세은은 앞으론 걷지도 못하고 오감도 사라질 운명인데 기왕 갈 거면 그래도 선택할 수 있을 때 가자는 심정으로 자살하러 왔다고 말한다. 그러자 여우는 수명이 제법 남았다고 말해주고 세은은 혹시 완치를 뜻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우는 그건 아니고 단지 엄청 가늘고 길다며 고개를 젓는다.[149][150]
그 말에 여우에게 자살을 도와달라 말하고, 여우는 해맑게 웃은 다음 세은이 목을 맬 수 있게 하기 위해 받침대가 된다. 하지만 여우가 무겁다며 그만둬버리는 바람에 또 실패로 끝난다.[151] 결국 세은은 자포자기한채 여우에게 꼬리나 만지게 해달라고 부탁하나 여우는 성추행이라며 거부한다.[152]
세은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 신세한탄을 하며 다시 드러눕는다. 그러곤 자기 몸 위에 올라간 여우의 외모를 보고 장래가 기대되는 모습이라고 읊조린다. 그러면서 몸이 꼬맹이인게 아쉽다고 중얼거리자 여우는 넌 마음씨가 꼬맹이인데 건강은 노인이라며 놀린다. 세은은 발끈하더니 이후 여우가 자기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걸 눈치챈다.
여우는 이후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빨아먹고 매우 맛있다며 좋아한다. 세은은 그래도 죽기 전엔 누군가에게 쓸모라도 돼보자는 심정에 계속 빨아먹는 걸 허락한다.[153] 피를 빨아먹던 여우는 수명이 필요 없으면 자기한테 줄 수 있냐고 묻는데, 세은이 수명을 줄 수 있다는 말에 화색이 돌고, 여우도 세은의 반응에 같이 화색이 돈다.
세상 최고로 기뻐하는 여우를 보고 세은은 그럼 가져가보라고 말한 뒤, 아주 귀여운 여우에게 수명을 주는 자살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자살법이라며 흡족해한다. 여우는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후 여우 구슬을 꺼내고, 입 안에 넣은 뒤 세은과 키스를 한다. 한참 뒤 여우의 갑작스러운 혀놀림에 지쳐버린 세은은 첫키스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순간 현타가 오나, 어차피 죽을 거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154]
하지만 여우는 계속 시무룩해 하고 있었고, 이내 여우 구슬이 작동을 안 한다며 울상을 짓는다. 그리곤 자신이 약하고 쓸모없어서 제대로 못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울려고 한다. 그걸 보자 세은은 달래주기 위해 쓸모있다고 말하나, 어디에 쓸모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그러다 귀엽다는 얘기만 해주는데 여우는 만족한 표정으로 웃는다.
이후 여우가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세은의 을 빼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은은 단칼에 거절하고 여우는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결국 세은이 도망가지 않도록 여우가 감시하는 조건으로, 일주일 정도 같이 놀다가 간을 주기로 약속한다. 세은이 여우를 보고 싶다고 말을 하자 여우는 자기 집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말한 뒤 세은을 끌고 간다. 여우는 팔짱을 끼고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데[155] 길을 가다 또 자신이 약해서 구슬을 못 만들었다는 생각에 울고 만다. 세은은 자기가 쓸모없다고 자책하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속으로 공감한다.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 도착한 여우는 뭔가 요술을 부리고 이후 세은의 눈앞에는 이전엔 없던 큰 기와집이 펼쳐진다. 그곳에 입장한 세은은 이내 집의 불이 전부 환하게 켜지는 걸 본다. 혼자 사냐고 물으려고 뒤를 돌아보자, 여우가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여우는 자신이 아직 어엿한 여우가 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으며, 자신은 쓸모 없는 여우이기에 진작에 쫓겨났다고 말한다. 세은이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홀릴 인간을 들여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 말에 세은은 사람을 홀려 들여보내 놓고 정작 그 홀린 당사자가 못 들어오면 어쩌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우는 여우 저택에서 사소한 걸 신경쓰지 말라며 내일 보자는 인사와 함께 사라진다.
여우가 사라지고, 세은은 여우 말대로 저택에 정말 아무도 없음을 눈치챈다. 세은은 거대한 저택을 보며 이렇게 근사한 집에서 머물게 되는 날도 오니 출세했다고 생각하고, 먼 곳에 둥둥 떠있는 금발의 저승사자에게 안 그렇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 저승사자는 늘 그랬듯 묵묵부답이었다.
미미르가 저승사자였다는 건 일곱 째 날에서 나오지만, 그 전에도 복선은 여럿 뿌려져 있었다.
* 둘째 날에서 미미르와 세은이 헤어질 때, 미미르가 세은보고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장난을 친다. 이는 하데스 관련 설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하데스는 저승을 관장하는 신이다. 미미르가 저승사자 출신인 걸 알고 다시보면 의도적인 패러디로 느껴지기 마련.
* 가장 큰 힌트는 셋째 날 일기. 일기에는 세은이 오랫동안 저승사자를 보고와 마치 친구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나오는데, 이전에 미미르를 만난 세은이 허물없는 친구와 만난 것 같다는 소감을 남긴다. 또한 일기의 내용이 본편의 내용과 전체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기 속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저승사자는 본편 속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미미르에 대응시킬 수 있다.
* 넷째 날에서 미미르가 저승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데, 여기서 미미르가 저승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태도를 보인다. 미미르가 저승에 몸담았을지도 모른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
* 넷째 날에서 아린의 말을 들은 세은은 미미르가 영물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아린이 영물 출신은 저승사자나 산신령 등등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덧붙이면, 미미르가 산신령뿐만 아니라 저승사자였을 가능성도 생긴다.
둘째 날

여우는 노을이 지는 저녁이 되어서야 거목에 도착한 세은에게 화를 낸다. 세은은 자긴 야행성 인간이라 늦었다고 해명하고, 이후 뭐하고 놀 거냐고 묻는다. 이후 여우에게 이끌려 산을 돌아다니거나, 호수에서 놀거나, 그 거목에 올라가는 걸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극도의 저질 체력인 세은은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걸 본 여우는 세은을 오빠라 부르며 힘 좀 써보라고 말한다.
그 말을 어디서 배웠냐고 세은이 묻자 여우는 해맑게 웃으며 인간을 홀려야 하니 이것저것 공부했다고 말한다. 세은은 잘못 공부했다며 지적하나 여우는 들은 채도 안 하고 다시 세은의 상처에서 피를 빤다. 피를 빨면서 여우는 인간을 홀려야 쓸모있는 여우가 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런 기술은 제대로 성장해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은은 성장하는 법을 묻는다. 여우는 영물로서의 격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간 사회를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방법은 산에 가끔 버려지는 이상한 책을 읽는 것이라 밝힌다. 그 말에 충격받은 세은은 자기가 구해다 줄테니 그런 책들은 읽지 말라고 다그친다.
세은은 문득 다른 여우들이 인간 사회를 배우는 법을 묻는다. 여우는 원래는 여우 구슬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배우나, 자긴 가족들이 이사갈 때 버려지는 바람에 못 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한 여우는 침울한 표정으로 더 말을 잇지 못한다.[156]
그 때 세은은 자긴 들어갈 수 있으니 같이 손잡고 들어가면 들어올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여우는 활짝 웃으며 그건 생각 안 해봤다고 말하고, 이후 실행해보니 마당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여우와 손을 잡고 여우 저택을 구경하는데, 여우는 활짝 웃으며 저택의 외관을 자랑한다.
셋째 날
세은은 여우를 데리고 번화가로 내려간다.[157] 하지만 세은이 제대로 하는 거 없이 방황하는 모습에 여우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며 비웃는다. 세은이 평생 병석에만 누워있었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자 여우는 그 쪽이 무슨 부잣집 도련님이냐면서 비아냥댄다. 그때부터 여우는 세은을 도련님이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세은도 여우가 평소 여우가 평소 감탄사를 "수아앗" 하는 것에서 따와 여우를 수아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사실 세은이 여기에 온 목적은 수아가 빨간책을 읽는 걸 방지하기 위해 책을 사주려 온 것이었다. 세은은 기왕 고를 거면 여우가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해 동화인 어린 왕자를 사준다.

이후 세은과 수아는 공원 벤치에 앉는다.[158] 세은은 어린 왕자를 열심히 읽는 수아를 보며 보람차다고 느끼고, 잠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을 읽은 뒤 둘은 아쿠아리움에 가는데, 거기서 세은을 따라다니던 저승사자가 처음으로 말을 건다.
이제서야, 죽는 게 두려워졌습니까?[159]
수아가 물고기를 신나게 구경하는 사이 세은은 저승사자와 대화를 나눈다. 저승사자는 이제 곧 죽을 상대에겐 말을 걸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가 곧 죽냐는 세은의 질문에 저승사자는 어차피 처음부터 여우에게 간을 주고 죽기로 하지 않았냐고 말한 뒤, 죽고 남은 수명을 회수하는 게 자기 임무라고 말한다. 세은이 그 수명은 여우에게 줄 거라 하지만 저승사자는 여우 구슬을 써야 수명을 제대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한다. 여우가 여우 구슬을 쓰지 않고 수명이 남은 인간의 간을 먹는 건 꽤나 희귀한 케이스고, 상당히 많은 잔류 수명이 나올 예정이기에 상층부가 기대하고 있다고.
세은은 대체로 납득하지만, 저승사자를 오래 봐왔기에 저승사자가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는 건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저승사자는 회수된 잔류 수명이 보나마나 더러운 일에 쓰일 거라며 탐탁치 않아하나 임무기에 어쩔 수 없이 수행한다고 말한다. 세은은 저승사자가 무표정을 유지하지만 자신에게 주절주절 푸념을 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직감한다.
저승사자는 이제 오랫동안 수행한 세은 관찰 임무가 끝난다고 읊조린다. 그러자 세은은 혹시 고백하는 거냐고 농담을 던지는데 저승사자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미쳤냐고 말한다. 그 모습에 세은은 의외로 저승사자가 표정이 다양한 놈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수아가 세은을 부른 다음 세은의 품에 안긴다. 이유 없이 안긴다고 말하는 수아는 세은을 등지고 있는 저승사자에게, "내 거야"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세은은 저승사자가 수아에게도 보인다는 걸 처음 알게 된다.
○째 날
세은은 어느 날 노을이 지는 시간에 약속장소로 가니 수아는 없고 나무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걸 본다. 나무상자를 열려고 시도하나 잠겨있어 개봉에는 실패한다. 그 때 수아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온 뒤 상자를 뺏어간다. 수아가 나무상자를 감추며 굉장히 만화스러운 대사들을 하자[160] 세은은 또 수아가 이상한 책들을 읽었다고 생각해 상자를 내놓으라 한다.
수아가 기겁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자 세은은 나무상자 열어주면 자기 피 빨게 해주겠다고 유혹한다. 수아는 잠시 갈등하더니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낸 다음, 나무상자에 떨어뜨려 상자를 연다.[161] 상자에는 두 개의 책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상당히 불건전한 책[162]인지라 세은은 한 10년 있다가 읽으라고 잔소리한다.
그 말에 수아는 자기가 어리냐고 묻는다. 수아가 엄청 오래 묵은 여우라곤 하나 세은은 정신적인 성숙도가 부족하기에 어리다고 말한다. 수아는 그 말은 곧 훌륭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 거냐고 묻고, 세은은 긍정한다. 그리고 수아는 새로 만든 여우 구슬을 꺼내보인다. 수아는 이번에도 작동이 안 된다며 침울해한다. 그러나 만들고 1년이 있어야 작동 된다고 예전에 누가 가르쳐준 걸 갑자기 떠올린다.
세은은 여지껏 까먹고 있었냐고 말하는데 수아는 이상하게 희미한 기억이라 잊고 있었다고 말한다. 세은은 그래도 여우 구슬이 두 개면 좋지 않냐고 위로하려 하지만 수아는 하나는 이미 버렸다며 울려고 한다. 수아는 울면서 첫번 째 여우 구슬은 버려진 데다 금방 새 구슬이 생겼기에 아마 화났을 거라며 운다. 세은은 구슬이 화를 내냐며 당혹스러워 하나 수아가 구슬의 화가 풀리기 전까진 버린 구슬을 찾을 수 없는 저주 비슷한 것에 걸린다고 말한다.
여기서 세은은 수아가 연애 관련 책을 읽은 이유가 이것인지 생각한다. 그 때 세은은 문득 남은 책이 한 권 더 있었음을 생각해내나 수아가 우는 바람에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강 일기장이겠거니 하고 넘기며 달래달라는 수아를 하루종일 안아주게 된다.
△째 날
수아가 늦게 왔던 어느 날, 세은은 저승사자와 단둘이 얘기를 나눈다. 저승사자에게 세은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저승사자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세은도 덤덤히 긍정한다. 세은은 혹시 지금 삶은 어떠냐고 재차 물으나 저승사자는 행복은 잠시일 뿐이라며 초치는 대사를 한다. 묘하게 짜증이 난 세은은 저승사자의 뺨을 잡아당기며[163] 저승사자의 이름을 묻는다. 하지만 저승사자는 가르쳐드릴 수 없다며 팍팍하게 군다.
슬슬 수아를 만날 시간이 되자 세은은 저택을 뜨려 한다. 그 때 저승사자가 평생 병원에서만 살아온 세은에게는 삶에 대한 집착이 결여되어 있기에 사람을 홀려야 하는 여우 입장에선 최악의 상대가 아니냐고 묻는다. 세은은 수아가 저리 좋아하니 설마하며 넘긴다.
여섯째 날
어떤 날 밤에는 저택으로 돌아가려 하자 수아가 가지 말라며 붙잡는다. 세은은 이 이상 몸을 움직이면 쓰러진다며 달래지만 수아는 고개를 저으며 같이 자자고 말한다. 수아가 울먹거리며 때를 쓰자 세은은 저택 근처 활엽수림에서 대충 잠자리를 찾는다. 수아를 안고 자며 세은은 수아가 자기 간을 파먹을 거란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덤덤히 받아들이는 자신을 보고, 사람이 제대로 된 성장을 거치지 않으면 뭔가가 결여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대상이 자신인 거라 생각한다.
고개를 돌리자 수아는 나무에 뭔가를 새겨놓고 있었다. 손톱으로 수아는 "수아 ♡"를 새긴다.[164] 수아가 눈치를 주자 세은은 마지못해 옆에 "세은"을 새긴다. 새기면서 세은은 참 행복하다고 느끼고, 이제 내일이 마지막 날임을 알려준다. 수아는 순간 그 말을 듣고 웃고 있던 얼굴을 굳힌다. 그리곤 싫다는 말과 함께 세은과 잡은 손을 놓고, 수아는 저택 밖으로 순간이동된다.
세은은 자기 간이 빼먹혀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옆에서 지켜보던 저승사자는 슬픈 표정으로 말을 걸어준다. 세은은 저승사자의 말대로 행복한 나날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 실감한다.
마지막 날
노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해가 빨리진 마지막 날, 세은은 거목에서 수아를 기다린다. 세은은 멀리서 수아가 다가오는 걸 보지만 평소라면 깡충깡충 뛰어왔을 수아가 오늘만은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걸어오는 걸 본다. 수아는 점점 느리게 걸었고 결국 세은 쪽에서 먼저 다가갔다. 수아는 한참 동안 물끄러미 얼굴만 보다, 약을 안 먹어 기침을 심하게 하는 세은을 보고 걱정한다. 그리곤 수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뭔가를 계속 말하려다 망설인다.
하지만 세은은 빨리 이 고통을 끝내줬으면 한다고 말하고 수아는 간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잡는다. 침묵하던 수아는 눈을 반짝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165] 수아는 혹시 무섭냐고 묻는데 세은은 오히려 죽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거짓말이라 말한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의 가슴팍을 긁으며 죽는다는 실감이 정말 안 나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하게 실감난다고 하자 수아는 뭘 아냐면서 세은을 밀친다. 그리고 세은을 넘어뜨린 다음 손톱을 보여주며 위협한 뒤, 이제 진짜 잡아먹을테니 어서 반항하라고 말한다. 허나 세은은 하나도 안 무섭다며 전혀 겁을 먹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수아는 결국 울먹거리며 자기같이 허접한 여우에게 먹히지 말라고 중얼거린다. 세은이 그래서 먹혀주려는 건데 이제 와서 먹기 싫어진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말없이 일어난 다음 결국 돌아가려 한다. 돌아가면서 수아는 무서워하지도 않는 사람의 간 따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이젠 다신 만날 일 없다고 쏘아붙인다. 세은은 그런 수아에게 말투나 행동거지가 예전보단 많이 성숙해졌다며 칭찬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훌쩍거리며 다시 다가온다. 수아는 다가오면서 자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여우지만 도련님을 만난 뒤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세은도 자기는 수아를 만난 뒤로 삶에 의미가 생겼다며 받아준다. 그리곤 수아를 안아주며, 수아가 떠난 삶엔 이젠 의미가 없어질 테니 어서 먹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세은을 밀어낸다.
도련님아. 좋아해.
그러니까 도련님을 죽일 수 없어.
하지만 세은은 세상이란 건 그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 말과 함께 세은의 등 뒤에 법기 거미가 나타난다. 세은은 저승사자에게 미리 예고받았기에 놀라지 않는다.[166] 거미는 다가오면서 세은과 수아 중 누구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은은 알겠다고 답한다.
수아가 비명을 지르며 세은 쪽으로 뛰어가자 거미는 땅을 진동시켜 수아를 넘어뜨린다. 수아는 몇 번이고 넘어지지만 필사적으로 전진한다.[167] 거미는 결국 수아에게 다리를 휘두르는데, 그 때 저승사자가 수아 대신 공격을 대신 맞아준다. 눈에 흉터가 생길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저승사자는
난...당신을 구할 수 없어. 구해선 안 돼.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라고 말한 뒤 세은에게 달려들려는 수아를 제압한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를 되뇌인다. 이후 세은은
...고마워. 수아를 지켜줘서.
가능하면, 앞으로도 수아를 지켜주지 않을래?
이 말을 마지막으로 거미에게 몸을 꿰뚫린다. 수아는 비명을 지르며 세은에게 달려간다. 세은은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받아들이며 마지막 힘을 짜내 수아에게 유언을 남긴다.
나를 먹어.
수아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며 송곳니를 꺼내보인다. 그리고 회상은 여기서 끝이난다.
회상을 끝낸 뒤 세은은 미미르의 집에서 깨어난다. 모든 기억을 되찾은 세은은 옆에서 능글거리며 웃는 미미르를 보고, 수아를 지켜달라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미미르에게 속으로 감사해한다. 그리고 세은은 수아를 구할 방법을 묻는다. 미미르는 서두르지 말라는 말과 함께, 뜬금없이 세은의 사망 여부를 질문한다. 세은은 자신이 거미와 수아에게 연달아 당했으니 확실히 죽었다고 생각하나, 현재 살아있는 것에 궁금해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그 정답을 알려준다.

해답을 들은 세은은 자신이 왼손에만 영력이 없던 것을 납득한다.[168] 미미르는 몸은 복구했어도 기억까진 복구할 순 없었으나, 기억을 담은 영혼은 남아있어서 주마등을 보여주면 될 거란 생각에 독을 먹였다고 말한다.
이후 미미르는 기차역이라는 글자가 써진 물 메모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곧 우리가 갔던 기차역의 저승길을 통해 수아를 연행한다는 뜻이었으며,[169] 수아를 유도하는 건 아린이 맡는다고 말해준다. 덧붙이면 방대한 저승길에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건 불가능하지만, 같은 입구(기차역)에서 수아와 비슷한 타이밍에 들어가면 수아의 주마등을 따라갈 수 있다고.
그리곤 미미르는 아린이 물 메모지를 그대로 따라 만든 것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칭찬한다.[170] 그리곤 아린이 수아가 거미에게 끌려가기 직전 일부러 눈물을 흘려 물 메모지를 남겼다고 알려준다.
작전을 확인한 세은은 여우문으로 갈 생각을 하지만 미미르는 수아가 없어 여우문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171] 그럼 방법이 없지 않냐며 호들갑을 떠는 세은에게 미미르는 아이언 크로우를 걸고, 이후 조용히 하라고 다그친다. 조용해지자 예전부터 미미르의 집에서 규칙적으로 들리던 소음이 난다. 미미르가 눈치챘냐고 묻지만 세은은 여전히 어리둥절해 한다.
결국 미미르는 그럼 몸으로 깨달으라는 말과 함께 세은을 호수로 던진다. 미미르는 이후 세은을 낚아 채 점프하고, 어떤 달리는 기차에 착지한다. 알고 보니 미미르의 집이 있는 호수는 기차역 바로 아래에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었다. 이전에 미미르가 수아의 경계를 깨부술 때 여우문을 역추적했다고 했는데, 이것도 자신의 집과 기차역이 연결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역추적할 때 아린도 옆에 있었고, 미미르의 집과 기차역이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된 아린이 이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알려준다.[172]
미미르는 오늘 하루동안 힘을 너무 많이 쓴 나머지 피를 토한다. 다시 피를 닦으며 수아와 친하지도 않은 아린이 수아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것에 궁금해한다. 그 말에 세은은 예전에 아린이 누군가를 구하고 싶어한다는 신념이 있다고 말한 걸 떠올리고, 미미르는 그 말을 듣더니 웃으며 물 메모지를 보여준다. 물 메모지에는 기차역이란 글자말고도 친구라는 말도 써있었다. 세은은 여기서 아린에게 감동을 한다.[173]
미미르는 도착까지 30분 남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다그친다. 세은은 순간 거미 앞에서, 여우 구슬도 없이 수아를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식된다. 하지만 미미르가 걱정 따윈 하지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부 다 헛수고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수아 앞까진 데려다 줄테니 가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오라며 독려한다. 세은도 지금까지 하던 걱정을 날리고 그저 부딫혀 보겠다고 다짐한다.

3.9. ACT 9

《ACT 9》: 결말
저승사자가 물었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여우가 답했다.
"소중하니까요."
저승사자가 다시 물었다.
"대체 왜 그 정도까지 소중한 건데?"
여우가 다시 답했다.
"시간이요."
저승사자는 갈기갈기 찢겨버린 '어린 왕자'의 종잇조각을 들어 올렸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여우에게 말했다.
"너흰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하진 않았잖아."
여우가 저승사자의 입을 막았다.
저승사자는 말없이, 고개를 숙인 여우의 모습을 응시했다.
그리고.. 여우가 말했다.
"함께 하고 싶었던 시간이랍니다."
"소녀에게 그럴 자격은 이제 없겠지만요."
달리는 기차 위에서 마음을 준비하던 세은은 얼굴이 빨개진 상태의 미미르에게 기차에 승객이 없는 이유를 묻는다.[174] 미미르는 이 기차도 하나의 법기며, 승객이 없어도 계속 순환한다고 알려준다.[175]
미미르는 세은에게 마음의 준비 철저히 했냐는 뉘앙스의 말을 건넨다. 세은은 답하기 전 저승길로 향하던 수아와 아린, 예전에 자길 뜯어먹던 여우 소녀의 표정을 떠올리고 잠시 생각한다. 그리고 이전에 미미르가 한 수아가 수명을 전부 바칠 줄 몰랐다는 말에, 도련님을 못 지켰다고 자해까지 하는 수아가 자길 뜯어먹기까지 했으면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속으로 답한다. 생각을 마친 세은은 어쨋든 저승길에 들어가도 다시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한다. 미미르는 저승 문을 넘거나 주마등에 먹히지만 않으면 된다고 불길하게 덧붙인다. 세은은 수아만 데리고 나올 수 있으면 된다고 속으로 각오를 다진다.
파일:미미르4.png
그 때 수많은 법기 검들이 날아온다. 미미르는 파도로 검을 막은 뒤[176] 주변에 떨어진 검 하나를 세은에게 건넨다. 그리고 수많은 검들이 세은을 향하는 걸 보고 미미르는 메일스트롬으로 모조리 막아낸다. 미미르는 이후 검들이 인간만 공격하도록 설정되어 있음을 눈치챈다.[177]
이후 간신히 기차역으로 도착한다.[178] 미미르는 세은을 물공 속에 넣은 뒤 기차가 우그러질 정도의 각력으로 점프하고, 물공을 기차역으로 던진다. 기차역에는 아린과 법기 검을 날리는 거미가 있었고 이후 미미르가 미사일 수준의 속도로 거미와 충돌한다.
아린에게 수아는 저승길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세은은[179] 개찰구로 단숨에 뛰어들어간다.[180] 아린은 개찰구로 뛰어가는 세은에게 무언가 말하려 하나 마침 전투 중이던 미미르와 부딫혀 날아가버려 말이 끊기고 만다. 세은은 아린의 취급이 좀 너무하다고도 생각하지만 그래도 둘에게 감사를 표한 뒤 저승길로 진입한다.
미미르는 어떻게든 거미 법기를 부수나[181], 거미 법기는 부서질 때마다 배의 숫자로 다시 부활하기에 전투는 계속된다.[182]
한편 저승길을 해매던 세은은 갑자기 방울이 울린 뒤 먼 곳에서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걸 듣는다. 이미 각오를 다진 세은은 겁먹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데, 그 때 방울이 한 번 더 울리더니 수아의 주마등을 보여준다. 주마등에는 거목에서 홀로 매듭을 가지고 노는 어린 수아가 있었다.

세은은 어린 수아와 간단한 인사를 하고 수아는 매듭을 세은의 목에 건다. 그 다음 훌륭한 여우가 되기 위해 수명을 모을 거라며 매듭을 나무 위에 걸려고 하나, 세은이 매듭을 벗자 수아는 시무룩해하며 내려온다. 세은이 훌륭한 여우가 되려는 이유를 묻자 수아는 쓸모없어서 가족에게 저택 째로 버려졌기에 그런다고 말한다. 그래도 수명을 모아서 훌륭한 여우가 될 거라며 다시 세은의 목에 매듭을 걸려 하자 세은은 아이언 크로우로 보답해준다.
세은은 수아를 허벅지에 앉힌 다음 왜 자기 목을 매달려고 하는지 묻는다. 수아는 자기가 여우 구슬을 잘못 만들었기에 간을 빼먹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간을 달라며 옷을 벗기려 하는 수아에게 세은은 여우 구슬은 만든지 1년 정도가 지나야 효과가 있다고 알려준다.[183][184] 수아는 구슬을 입에 넣어보나 아직 안 된다며 시무룩해한다.[185]
이제 세은은 자리를 떠 나아가려 한다. 수아는 또 만나자는 작별 인사를 하고, 세은은 떠나기 전 이곳에 자살하려는 누군가가 올텐데, 그에게 수명을 달라고 하면 바로 줄 것이라며 조언한다. 수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고맙다고 말한다. 세은은 속으로 자기가 더 고맙다는 독백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이끌고 다음 주마등으로 향한다.
방울 소리가 다시 울리고 열린 두번 째 주마등에는, 세은을 막 잡아먹는 시점의 수아가 있었다. 수아는 세은을 잡아먹으며 정말 맛있다는 소감을 남긴다. 하지만 수아는 말로만 맛있다면서 표정은 울고 있었고, 세은이 이를 말하자 수아는 훌륭한 여우가 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슬프다며 혼란스러워 한다. 수아는 이후 세은을 그리워하며 오열을 하며 바닥을 뒹군다.
세은은 그런 수아를 진정시키고, 수아에게 그렇게 슬픈데 왜 계속 먹냐고 묻는다. 수아는 자기가 도련님을 먹었다는 걸 잊고 싶어서 다 먹어치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세은은 수아의 심정을 보고 이해해주기로 하고 다음 주마등으로 향하려 한다. 떠나기 전 세은은 나중에 후회 안 하려면 다 먹진 말고 조금은 남기라는 충고를 한다. 그렇게 세은의 몸은 왼손과 머리만이 남게 되었다.
세번 째 주마등에서 수아는 여우 저택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열심히 수련을 하는 수아를 보고[186] 세은은 해군 대장이 목표냐고 묻는다. 수아는 도련님을 지킬 힘을 얻어 쓸모있는 여우가 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세은이 이미 다 먹지 않았냐고 묻자 수아는 반드시 돌아올 거라며 운다.
세은은 수련을 하는 수아의 모습에 신선해하다, 강해지고 싶으면 저승사자를 때려친 산신령에게 가보라며 조언한다. 열심히 수련하며 빙글빙글 도는 수아를 보며 세은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저런 모습도 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느낀다.
네번 째 주마등에선, 대나무 숲에서 홀로 서 있는 수아가 있었다. 세은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어린 티가 나는 수아와 인사를 한다. 뭘 하냐는 세은의 질문에 수아는 도련님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는 상태라며 주눅이 든다.
수아는 대나무에다 바를 정 자를 세기고 있었다. 세은이 왜 새기냐고 묻자 수아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 획 씩 긋는다고 알려준다. 수아가 매우 빠른 속도로 획들을 긋는데 이는 세은과 수아의 시간대가 달라 서로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187] 대나무 하나를 한자로 가득 채울 정도의 세월이 흐르자 수아는 옆 대나무로 옮겨간다.
세은은 계속 그렇게 도련님을 기다려온 거냐고 묻는다. 수아가 그렇다고 말하자 세은은 그 이유를 다시 묻는다. 수아가 혹시 모르냐는 말을 하자, 세은은 알 것 같다고 답한다. 수아는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이후 계속 기다린다. 세은은 비나 눈이 와도 수 년 동안 계속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는 수아를 보고 겉옷을 벗어준다.
수아는 겉옷에서 도련님 향기가 난다며 좋아한다. 그 때 안개 사이로 해가 지는 걸 보고, 무언가 노을이 멋진 하루가 될 걸 예상한 세은은 이만 빠져주기로 한다. 수아는 떠나려는 세은에게
언제... 오실 건가요?
라고 눈물을 흘리며 묻는다. 이에 대해 세은은
네가 지치기 전에.
라고 답한 뒤 길을 떠난다. 그리고 주마등에서 벗어난 세은은 저승으로 향하는 수아를 만난다. 세은은 수아에게 달려가 안아준다음, 구하러 왔다고 말한다. 수아는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나무라지만 세은은 일부러 설명해달라고 말한다. 수아는 화를 내며 자기가 가진 수명은 잔류 수명이기에 이걸 자기를 매개로 저승에 넘기지 않으면 세은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세은이 그래도 보내기 싫다고 말하자 수아는 쓸모없는 여우가 쓸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뿐이라며 고개를 떨군다.
세은은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며 수아를 강제로 잡아 이끈다. 평소라면 상대도 안 됐을 수아나, 여우의 힘은 수명에 비례한다는 아린의 말처럼 수아는 저항을 하면서도 무력하게 끌려오게 된다. 수아는 손을 얼려 놓치게 만든 다음, 자기 주마등을 봤으면 자기 심정을 이해하지 않냐며 소리친다. 하지만 세은도 지지않고 그렇기에 수아를 데려가는 거라고 맞받아친다.
수아는 세은에게 보여주지 않은 부분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걸 알게 되면 경멸할 거라며 물러난다.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반해버렸으니 어떻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수아는 처참하게 웃은 다음 그렇게 자신 있다면 견뎌보라며 냉기를 발산한다. 그리곤 자신은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 나쁜 여우고, 언제까지나 자신에게 속고만 살거냐며 웃는다. 세은은 이전에 자신을 먹은 건 다 사정이 있지 않았냐고 말하려다, 수아에게 가슴을 꿰뚫린다.
세은은 뒤로 꼬꾸라지고, 수아는 경멸하냐는 말과 함께 돌아선다. 세은은 시야가 붉어지는 걸 느끼지만 표정은 웃고 있었다.
세은은 누워서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수아를 보고, 이미 반해버린 자신은 무작정 희생하는 저 태도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이전에 자신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수아를 위해 희생하려 했음을 떠올리고 참 비슷한 것들끼리 만났다는 생각에 웃는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도 남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일념 하에 상대의 상처를 자기가 받아주고 싶어한다는 거라 짐작한다.
심장이 꿰뚫렸으나 세은은 이후 멀쩡히 일어나 다시 수아에게 달려간다. 수아는 진심으로 당황하나, 세은은 애초에 찌르지도 않았는데 뭐가 나쁜 여우냐고 소리친다. 그 이유는 세은은 왼손과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전부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세은의 영혼에게 수아가 자기 수명을 들이부어가며 저승으로 못 가게 만든 뒤, 아득한 시간을 들여서 다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에 대한 복선은 꽤 여러 번 뿌려져 있었다.
* 세은이 왼손에만 영력이 없었던 것: 왼손이 본래 인간의 몸이고 나머지는 전부 수아의 힘이 들어갔기 때문.
* 첫째 날 밤: 세은의 등에서 피가 날 정도의 상처가 생겼던 것은 머리카락이 온전히 신체를 구성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었다. 그날 밤 가방에 머리카락이 있었던 것과 수아가 방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도, 벌어진 상처를 다시 수복해 주기 위해 수아가 작업하던 도중 세은이 법기 검에 의해 일어났고, 가방을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잠시 숨은 것으로 보인다.* 가방의 정체: 본래 세은 옆에 있던 가방의 용도는 세은을 복구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담아놓는 용도였으나, 세은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내용물을 옷과 돈으로 몰래 교체한 것이었다. 대한민국 원임에도 저승 자판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사실 돈의 진짜 정체는 수아 머리카락들인듯.
* 여우문을 왼손으로만 열어야 했던 것: 여우문은 문을 연 사람의 기억 속 공간으로 전송해 주나, 세은의 오른손은 수아의 머리카락이기에 오른손으로 열면 여우문이 세은의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
* 셋째 날에서 법기 검이 세은의 왼손과 머리를 노린 것: 세은의 진짜 신체는 왼손과 머리 뿐이었기에. 배드 엔드 1에서 법기 검이 다른 부위도 아니고 얼굴에 꽃힌 것도 이에 대한 복선으로 보인다.
* 왼손을 다치자 수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것: 왼손이 세은의 몇 안 되는 본체였기에.
* 넷째 날 아침에서 세은 방 밖에 가방이 놓여있던 것: 바로 전날 밤 세은이 왼팔에 상처를 입었기에 가방에 든 머리카락으로 수아가 치료를 했기 때문. 수아가 자연스럽게 세은 옆에서 잠들어있던 걸 보면 아마 밤새 치료해주다 잠든 듯.
* 신체력 상승: 이전과 달리 나무도 타고, 달릴 수 있고, 헤엄도 칠 수 있게 된 것도 본래 신체가 아니었기 때문.
자신은 전부 수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말에 수아는 돌아서서 울음을 터트리려 한다. 그러곤 정말 자길 죽이려 했으면 왼손이나 머리를 찔렀어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수아가 나지막이 부정하자 세은은 왼손을 입에 넣어 씹으려 한다. 그러자 수아는 격앙된 반응으로 말리려 하고, 결국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있던 수아는 이내 처절하게 웃으면서, 그래도 자신이 도련님을 먹었다는 사실은 그대로라며 경멸하라고 말한다. 그러곤 자신은 애초에 도련님의 곁에 있을 자격 따윈 없다며 우는데, 세은은 그 말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곤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수아는 크게 부끄러워 하며 당황하는데, 세은은 그걸 보고 자신이 지금까지 봐온 여유로운 수아는 자길 지켜줄 수 있다는 걸 어필하기 위한 꾸며낸 모습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당황해하는 수아를 보고 평소와의 갭이 커서 사랑스럽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수아를 껴안아준다. 그 때 세은의 목에 걸려있던 방울이 크게 울린다. 그 소리를 수아도 듣고, 마치 세은이 내내 차고 다니던 방울을 처음 본다는 듯이 그걸 언제부터 착용했냐고 묻는다. 수아가 방울을 드디어 인식하자 세은은 이제서야 용서해줬냐는 말과 함께, 방울을 꼭 잡는다. 방울은 빛이 나더니 이후 여우 구슬로 바뀐다. 즉 세은의 방울은 수아가 첫번 째로 만들고 버린 여우 구슬이었던 것이다.[188]

그리고 세은은 자신의 수명을 원하는 만큼 덜어가라는 말과 함께 입에 구슬을 넣는다. 수아는 법기에게 노려질 수 있다며 걱정하지만 세은은 이전과 달리 미미르와 아린이 있어 혼자 짊어지는 일이 아니니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고 말한다. 수아는 부끄럽다고 말한 뒤, 자기가 죽는 것이 제일 확실한 세은 생존의 방법임에도 그런 불확실한 방법을 쓰는 건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한다.
그 때 뒤에서 거미가 달려오는 걸 본다.[189] 세은은 생각 잘 하라는 말과 함께 여우 구슬을 수아에게 건네고 거미 방향으로 돌진한다. 세은은 자신의 몸이 수아 머리카락으로 강화되었기에 힘이 다 빠진 수아가 못 따라잡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거미와 수아와 함께한 구도가 마치 자신의 첫번 째 죽음과 유사하다 느낄 무렵,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난다.
이후 선택지 분기에 따라 노멀/트루 엔딩으로 나뉜다.

3.10. 엔딩

3.10.1. 배드 엔딩

3.10.1.1. 배드 엔딩 1
ACT 3
때려치우고 집에 간다.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
셋째 날의 선택지에서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을 고르면 볼 수 있는 엔딩.
결국 참지 못하고 아린에게 뭔가를 받아내려고 한 세은은 정말로 뭘 해줄 수 없냐고 묻는다. 아린은 결국 자기가 맞는 거 밖에 없다며 훌쩍거리고 기왕 때릴 거면 아까 맞은 명치를 또 때려달라고 한다.[190] 세은은 배를 드러낸 채 부들부들 떠는 아린을 보고 갑자기 현타가 오는 건 물론 무언가 소중한 걸 잃어버리는 거 같아 그냥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먼저 가서 당황해하는 아린을 등지고 돌아가려던 찰나, 아까 떨어진 아린의 검을 밟는다. 그리고 그 검이 갑자기 날아올라 세은의 얼굴에 박히게 된다.[191] 세은은 죽어가는 순간 이 감각이 익숙함과 동시에, 아까 느낀 공포감이 저승사자가 아닌 이 검으로부터 왔다는 걸 깨닫는다. 뒤에서 비명을 지르는 아린을 뒤로 하고, 세은은 분명 낯익은 감각이란 걸 상기한 채 얼굴이 쪼개져 죽으며 《배드엔드 1.》로 끝이 난다.

사실 이 엔딩은 이전에 복선이 있었다. 둘째 날 초반 산책하러 가기 직전에 수아가 저승사자를 만나면 뭔가를 얻어내려 하지 말라고 했던 것이 그것.
3.10.1.2. 배드 엔딩 2
ACT 4 - 어떻게 할까?
이곳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기차역으로 돌아간다.
넷째 날의 선택지에서 《이곳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을 고르면 볼 수 있는 엔딩.

여기서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세은은 개찰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진한다. 한참을 전진하던 세은은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어디서 들리는 지도 알 수 없었고, 거기에 어느샌가 방울의 실이 끊어져 방울을 잃어버렸다는 걸 깨닫는다. 세은은 그저 병원 침대에만 누워있는 생활뿐이고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다, 눈앞에 다시 병실의 환영이 나타난다.
비슷해 보이지만 가구의 배치가 살짝 다른 걸 본다. 이불 속의 누군가는 여전하지만 아까보다 커진 상태였고, 지나치게 조용해 불안감이 엄습해옴을 느낀다. 그리곤 자신이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힌다. 자신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줄곧 병원 침대에 있었다는 걸 생각해낸다. 그리고 앞으론 다른 감각들도 잃게 될 거란 말도 들었기에 병이 더 악화되기 전에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는 사실도 기억해낸다.
잘려나간 기억들이 억지로 비집고 들어오는 감각을 느낀 세은은 그 이불 안에 들어있는 사람이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이불을 들추자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광경을 보고, 이후 어떤 대나무 숲에 있는 매듭이 걸린 거목에서 자신의 삶이 끝났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그 고목은 "대나무 숲 깊은 곳, 눈에 띄는 바위에서 태양이 지는 방향"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마자, 등 뒤에 무언가에 가슴팍이 꿰뚫린다.
뒤에는 커다란 거미가 있었고, 이후 자신이 대나무 숲, 병원 침대, 거미를 본 것이 주마등의 전부였음을 깨닫는다. 세은은 머리가 토막나면서 죽기 직전 수아가 감아줬던 머리카락을 본다. 하지만 그걸 감아준 수아의 표정은 기억나지 않았다는 독백과 함께 《배드엔드 2.》로 끝이 난다.

단순히 검으로 푹찍하던 배드엔딩 1과 달리, 배드엔딩 2는 세은의 과거와 결말에 대한 떡밥이 크게 뿌려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3.10.1.3. 배드 엔딩 3
ACT 4 - 아린이와 난...
네 스스로 생각해봐.
친구다.
ACT 5 - 왜 주스를 줬을까?
친구라서 준 것이다.
그냥 수박맛 한타가 맛 없었던 것이다.
ACT 5 - 아린이는?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친구란 말이야.
다음 세 가지 선택지 중 단 한 번도 '친구'라는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을 시 등장하는 엔딩.
잠시 기절해있던 세은은 미미르에게 공주님 안기를 당하고 있었다.[192] 미미르는 슬프게 웃어보이며 세은을 내려놓는데, 어째선지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있었다. 세은은 자신이 대나무 숲에 있음을 깨달으나 지금까지의 기억 대부분이 사라져 정신이 몽롱해진 상태였다. 무언가 슬펐고 무서웠던 기억들의 흔적들만 아른거릴 때 미미르가 세은을 밀친다.
그리고 미미르는 이제부턴 세은 혼자 가라며 등을 떠민다. 미미르는 저승사자의 의미, 여우의 희생, 도령의 희생도 모두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웃어보인다. 세은은 그 말에 자기가 희생한 것이 있는지 궁금해하고, 여우란 말을 듣고 그리운 어감에 뭔가 떠올리려 하나 더 이상은 기억하지 못한다.
미미르는 아무튼 자신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자책에 휩싸여있으니, 때려치우고 나온 옛 직장인 저승에 쳐들어가서 때려 부수고 올 거라 말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여우를 구하는 헛된 시도를 할 거라며, 미미르는 귀찮은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숨을 쉰다. 세은은 미미르의 말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왠지 미미르가 평소와 같지 않다고 직감만 한다.
그러다 결국 세은은 미미르가 누구인지조차 잊게 된다. 미미르는 이제 도령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말과 함께, 저승의 누군가와 친구 인맥이라도 만들어 놓았다면 도움이 됐을 거라며 허탈하게 웃는다. 하지만 미미르는 이젠 다 소용없다고 말한 뒤 세은에게 마지막 말을 건넨다.
그것은 자신의 복수가 결국 실패로 끝나고, 여우와 자신은 영영 소멸할 거라는 것. 하지만 만약 성공해도 세은과 다시 만날 수는 없기에 미미르는 그저 자신의 복수가 성공해서 여우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세은을 안아주고 슬픈 목소리로 작별인사를 건넨다. 세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품에 안기면서 편안함과 왠지 모를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느낀다.
이후 미미르는 세은을 밀친 뒤 대나무 숲으로 사라진다. 세은은 정신을 차리는데 눈앞엔 아무도 없었고 자신 혼자 대나무 숲에 덩그러니 놓여져있었다. 세은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서둘러 병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이후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나레이션과 함께 《배드엔드 3.》으로 끝이 난다.

다른 배드 엔딩들과 달리 공략 없이 진행하면 보기 힘든 엔딩이다. 세 선택지 중에서 한 번이라도 잘못 고르면 바로 열람에 실패하기 때문.[193] 배드 엔딩이면서 동시에 히든 엔딩이라는 점이 특이하다.[194]
참고로 이 엔딩은 당기여의 엔딩과 당기화의 루프를 통틀어 수아와 미미르가 완전히 사망하는 유일한 루트다.[195] 반대로 다른 배드 엔딩들에서 사망하던 세은은 해당 엔딩에선 생존한다.[196]

3.10.2. 노멀 엔딩

달성 조건: 아린과 친구가 될 것.

아린과 관련된 친구 선택지는 3번 나온다. 이 중 하나라도 친구 선택지를 고르면 배드 엔딩을 피해갈 수 있다.
ACT 4 - 아린이와 난...
네 스스로 생각해봐.
친구다.
ACT 5 - 왜 주스를 줬을까?
친구라서 준 것이다.
그냥 수박맛 한타가 맛 없었던 것이다.
ACT 5 - 아린이는?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친구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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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여우 구슬로 힘을 되찾은 뒤 요술로 거미를 박살내버린다.[197] 수아는 흩날리는 파편들로부터 세은을 감싸안아 보호한다. 세은은 이제 자기 곁에 있을 자격이 있냐고 묻고 수아는 눈물을 흘리며 세은에게 얼굴을 파묻는다.
안개가 걷힌 저승길이 저편으로부터 갈라져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치, 다시 만났던 그 날처럼.
꼭 껴안은 두 사람의 모습을 축복하는 것처럼.
너무나 밝아. 오히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빛줄기 속에서.
여우가, 활짝 웃었다.
모든 일이 끝난 뒤, 세은과 수아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미미르와 아린은 이번 일의 협상을 알려주러 여우 저택을 방문하는데, 하필 그 때 수아와 세은이 속박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만다. 아린은 물론 들켜버린 수아와 미미르마저도 당황해하고 세은은 아린에게 묶인 채로 뺨까지 맞는다. 세은은 오늘 집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수아에게 따지나 수아는 자기도 몰랐다며 요망하게 웃는다.
아무튼 미미르는 저승 쪽이랑 협상을 하고 왔다고 알려준다.[198] 정리하면 원래 반납해야 했던 잔류 수명만 저승에 넘기는 쪽으로 합의를 봤으며, 저승길에서의 전투도 멋대로 폭주한 법기가 기차역을 박살내는 걸 막으려 했던 걸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이 정도로 편의를 봐주지 않지만 미미르가 저승의 각종 비리들로 굉장한 압박을 줘서 가능했다고.[199]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승길에서 수아와 미미르의 강력함이 제대로 눈도장이 찍혔기에 어쭙잖게 누르려다가는 괜히 상층부에 알려질 수 있어 조용히 묻는 쪽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한다. 설명을 마친 아린은 세은과 수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며 기뻐한다.
또한 세은의 잔류수명이 저승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나오는데, 어느 한 저승사자 인턴이 수명을 초과해서 살고 있던 사람을 처리하지 않고 오히려 살려 버렸다던가, 위에 알리지 않고 처리할 방법이 나타나지 않아 오랫동안 방치된 사건을 땜빵 치웠다고 한다.
미미르는 이후 빌려간 여우 구슬을 돌려주며 수명 분배에 대해 묻는다. 수아는 자신의 수명 절반을 세은에게 주었다고 말하고, 자신의 수명이 쓰였다는 생각에 아주 기뻐하며 웃는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수아의 수명과 나이에 대해 궁금하지 않냐고 묻는다. 세은이 궁금하다 말하자 미미르는 수아가 어린 척해도 실은 엄청 오래 묵은 여우기에 최소 몇 백 살이라고 말한다. 자세한 나이를 말하려 하자 수아는 살벌하게 요술을 써서 미미르를 공격한다. 계속 피하다 결국 반쯤 얼어버린 미미르는 말하길 포기한다.

아린은 부끄러워하면서 혹시 수명을 반반 나눈 거면 결혼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아린을 민 다음 세은을 넘어뜨려 위에 올라탄다. 그러곤 이 정도면 대답이 됐냐고 말한다. 아린은 부끄러워 하며 이후 미미르를 잡아끌고 밖으로 나간다.
참고로 여기서 아린의 결말이 나온다. 결국 현재 부서에선 방출되고 이름뿐인 직책으로 이동되어, 감시 명목으로 산신령 옆에 있는 역할이 되었다고 한다. 미미르 말로는 원랜 산신령은 랜덤 배정이나 자기 옆으로 오도록 수를 썼고, 저승에서 썩히긴 아까운 재능이니 딱 2년만 기다려 보라며 쿡쿡 웃는다.[200]
미미르와 아린이 돌아가려는 순간, 수아가 미미르를 잡아세운다. 그리고 수아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인 뒤 감사를 표한다. 그런 뒤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앞으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냐고 말한다. 미미르도 같이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이 화끈해진 다음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이후 미미르는 말없이 수아를 안아주고,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던 아린도 각오를 굳힌 듯 얼굴을 붉히며 둘을 감싸 안는다. 그 포옹을 보면서 세은이 저 포옹이야말로 이번에 얻은 수많은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셋은 세은에게 눈치를 준다. 세은 보고 와서 붙으라고 말하자 세은이 다가가는데 곧바로 포옹을 풀며 까르르 웃는다.

이후 세은과 수아는 단둘이 노을빛의 대나무 숲을 걷는다.
이름 모를 새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노을빛이 스며든다.
노을빛이 부딫혀 흩어지는가 싶더니, 자그마한 댓잎 하나가 원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세은은 떨어지는 댓잎을 잡아 입에 물고, 다른 하나는 수아에게 내민다.[201] 수아는 얼굴을 가까이해서 세은이 물고 있는 댓잎을 입으로 빼앗아간다. 이후 세은은 노을이 지는 시간, 태양이 보이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나가다 멀리서 어린 수아의 분신을 목격한다. 세은을 그 분신을 보고 순간 마음이 아파옴을 느끼고 수아에게 묻는다.
하지만 수아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이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저 분신은 자신이 도련님 곁에 당당히 있기 위해 없어져야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세은이 자세히 물으려 하자 수아는 최면을 걸어 대화를 끊는다. 그리곤 자기만을 바라봐달라는 말을 한다. 세은도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없앤 뒤 수아만을 바라보기로 다짐한다.[202]
이후 둘은 매듭이 달린 거목으로 향한다. 이전과 달리 세은은 나무를 가뿐하게 올라간 다음, 밧줄을 회수하고 근처 땅에 묻는다. 그리고 수아에게 번화가로 내려가서 저녁을 먹을 걸 요청한다. 세은은 신체상 뭘 먹어야 할 의무는 없기에 순전히 수아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었다. 세은은 이제 대나무 숲은 두려운 공간이 아닌, 작은 여우와 만났던 추억의 장소로만 남겨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수아의 미소와 함께 대나무 숲을 벗어난다.
그리도 힘든 나날을 지나 마침내 손에 넣은 수아의 미소다.
언제까지라도 이 미소를 지켜나갈 수 있기를...
그저 그렇게 바랬다.
언젠가 여우 하나가 그랬던 것처럼.
함께 대나무 숲을 벗어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떨어지는 댓잎 하나가 전송했다.

노멀 엔딩이지만 유저들 사이에선 트루 엔딩보다 더 호평받는다. 트루 엔딩보다 노멀 엔딩 쪽이 상황 설명이나 마무리가 더 튼실하기 때문. 이후 지나가던개가 진엔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말 그대로 '트루' 엔딩을 만들었다고 하였으니, 두 엔딩을 상호 보완적으로 조합하여야 할 것이다.[203]

웹툰판의 엔딩은 해당 결말을 바탕으로 한다.

3.10.3. 트루 엔딩

달성 조건: 최소 2회차 이상 및 아래 참고.
ACT 2 - 어디로 갈까? (노멀/트루 분기)
전방의 활엽수림.
저택 안을 둘러본다.
대나무숲?
ACT 3 (배드1 분기)
때려치우고 집에 간다.
확실하게 뭔가를 받아낸다.
ACT 4 - 뭐라고 해야 할까? (노멀/트루 분기)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
어젯밤의 일은 내가 잘못한 거야.
이 이상 쓸모없어질 셈이냐?
ACT 4 - 어떻게 할까? (배드2 분기)
이곳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기차역으로 돌아간다.
ACT 4 - 아린이와 난... (배드3 분기)
네 스스로 생각해봐.
친구다.
ACT 5 - 왜 주스를 줬을까? (배드3 분기)
친구라서 준 것이다.
그냥 수박맛 한타가 맛 없었던 것이다.
ACT 5 - 아린이는? (배드3 분기)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친구란 말이야.
ACT 6 - 어떻게 할까? (노멀/트루 마지막 분기)
정면의 숲에 다시 가 본다.
저택 후방의 연못을 간다.
저택 내부에 머무른다.

간단히 말해서, 노멀 루트와 동일하게 진행하되 ACT 4에서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를 고르고, ACT 2와 6에서 장소를 정하는 선택지가 나오면 둘 중 한 번은 활엽수림으로 가야 한다.[204] ACT 2의 선택지는 별로 중요해 보이는 선택지가 아닌 데다 극초반 선택지여서 놓치기 쉽다. 하지만 ACT 2의 선택지를 잘못 고르더라도 ACT 6에서 선택지를 제대로 고르면 트루 엔딩으로 갈 수 있으니 참고하자.

삽질하지 않고 노멀 엔딩과 트루 엔딩을 동시에 공략하고 싶으면, ACT 2에서 정면 활엽수림을 고르지 않아 노말 엔딩의 가능성을 만들어 두고 ACT 4에서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를 골라 트루 루트에서 벗어나지 않은 다음, ACT 6에서 장소 선택지가 나왔을 때 세이브해서 노멀/트루 분기점을 만들자.[205]

스토리 전개는 노멀 엔딩과 거의 같으나 마지막에 세은이 여우구슬로 수아가 수명을 흡수해주길 유도하는 장면부터[206]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아는 여우 구슬을 흡수하려 하나, 그 때 어린 수아 분신이 나타나 구슬을 훔쳐가고 이내 삼켜버린다. 어린 수아는 거미를 순식간에 도륙낸 다음 뜯어먹어 버린다. 작은 수아는 거미를 모조리 먹어치운 다음 세은을 보며 섬뜩하게 웃는다. 수아는 작은 수아와 세은 사이에 서서 세은을 보호하려 한다.
작은 수아는 소름끼치게 폭소를 하더니 세은에게 달려든다. 세은은 저 수아는 과거에 자신을 잡아먹을 때의 시점의 수아인 걸 떠올린다. 작은 수아는 마저 먹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덤벼들고, 세은은 작은 수아에게 잡혀 목을 졸리게 된다. 수아는 작은 수아로부터 세은을 구하기 우해 달려들지만 여우 구슬을 빼앗긴 상태였기에 한방에 나가떨어진다.
세은은 과거에서 봤던 어린 수아와도 전혀 다른, 섬뜩한 미소를 짓는 작은 수아의 정체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다 이 작은 수아는 활엽수림에서 종종 마주쳤던 그 분신임을 눈치챈다. 그리고 예전에 다른 분신 수아가 마음을 잘라낼 목적으로도 분신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걸 떠올려, 둘을 종합해서 해당 수아의 정체를 짐작하게 된다.
어린 수아는 노골적으로 머리카락이 아닌 부위를 노린다. 왼손을 잡아 꺾으며 아프냐고 헤실헤실 웃고, 머리를 잡아 터트리려 한다. 진짜 수아가 멀리서 필사적으로 이쪽을 향해 기어오는 걸 마지막으로 세은은 정신을 잃으려 한다. 세은은 과거처럼 수아 눈앞에서 죽을 순 없다는 생각에 몸부림치나 작은 수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송곳니를 드러낸다.
그 때 미미르가 파도 소용돌이로 작은 수아를 휩쓸어버려 세은을 구한다. 미미르는 저건 수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결국엔 세은을 잡아먹으려는 존재기에 우리들이 처치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한다. 세은이 우리라는 말에 반응하여 아린을 찾아보지만 어째선지 아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세은은 축 늘어진 수아를 부축해 안은 다음 미미르에게 아린의 행방을 묻는다. 미미르는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자기 심정도 이해해달라 말한 뒤, 더 이상은 세은을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다며 어서 도망가라고 외친다.
하지만 수아의 수명을 전부 흡수해 강해질 대로 강해진 작은 수아는 소용돌이를 전부 얼리고 녹여 없앤 뒤, 다시 세은의 앞에 당도한다. 작은 수아가 곧바로 할퀴려 하나 미미르가 몸을 내던져 막아낸다. 미미르는 체력을 모조리 소진해버려 더 이상의 저항을 하지 못하고 이내 작은 수아에게 당하려 하는데, 그 때 아린이 나타나서 작은 수아의 등을 주먹으로 때린다.[207] 하지만 피지컬이 약한 아린은 오히려 자기가 아파하고, 작은 수아에게 날아가버린다.[208]
그러나 작은 수아는 이내 당황한다. 그 이유는 아린이 자신의 여우 구슬을 빼앗아버렸기 때문. 아린은 이전에 미미르가 본체가 아니면 여우 구슬을 완벽히 흡수하지 못할 거라 말한 걸 토대로 시도해 본 것이라 말한다. 아린은 필사적으로 여우 구슬을 수아에게 던지고, 그 틈을 타 작은 수아는 세은에게 돌진한다. 세은은 돌진하는 작은 수아를 보며 그 정체를 알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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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몸을 날려서 작은 수아를 막아세운다.[209]
아...
소녀는 필요 없는 거네. 역시.
작은 수아는 해당 대사를 나지막이 읊조린 다음 하얀 빛이 된다. 그리고 수아는 작은 수아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이후 모두의 앞에 다시 주마등이 펼쳐진다. 눈앞에 매듭이 달린 거목이 나타나자 미미르는 아린과 함께 눈치를 봐서 빠져준다. 힘을 되찾은 수아와 힘을 빼앗긴 작은 수아를 보며, 세은은 이젠 자기가 나설 때라 생각해 다가간다. 세은은 저 작은 수아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으나, 수아 본인이 말해줬으면 한다는 생각에 침묵하고 있었다.
수아는 작은 수아를 소멸시키려 하다가 곧바로 힘을 거둔다음 세은에게 말을 건넨다. 수아는 자포자기한 듯한 어조로 말해준다. 자신이 예전에 도련님을 먹은 건 자기가 도련님을 지키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납득을 했으나, 아무리 수행을 하고 강해지고 우수해져도 세은을 잡아먹고 싶어하는 추악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수아는 아무리 강해져 봐야 이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쓸모없는 여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체념한 듯이 웃는다. 결국 분신들을 대거 소환하며 그 마음을 잘라버려 숲 속에 숨기는 걸로 임시조치를 했다고 말한다.[210] 수아는 자신이 도련님을 홀리면서 이 사실을 끝까지 숨긴 것과, 이 사실을 마지막까지 비밀로 남긴 채로 혼자 행복하게 죽으려 했다며 자조한다.[211] 수아는 이후 이런 마음을 들켰다간 경멸당할 것이 뻔했고 이것이 두려웠다며 오열한다.
그리곤 작은 수아의 목을 잡은 뒤, 그렇게 없애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결국 이 마음을 없애지 않고 살려둔 채 감시만 했다고 말한다. 세은은 예전에 수아 분신이 분신들은 모두 도련님과 놀고 싶어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진다고 말한 걸 기억해내고, 저 작은 수아도 자신과 놀고 싶어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 건 수아였으며, 마음을 살려둔 것도 또다시 진심을 속이고 싶지 않았을 거라 직감한다.
수아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묻고 긴장과 죄책감, 슬픔에 휩싸여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세은은 자신이 죽던 그날처럼 모든 걸 포기한 듯한 수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세은은 담담하게 그 마음도 받아달라고 말한다.그 말에 저승길의 안개가 걷힌다. 수아가 심히 당황하자 세은은 수아의 여우귀를 꺼낸 뒤 한 번 더 말한다. 수아가 손을 뿌리치며 거부하려 하자 세은은 이제부턴 자기만 말한다며 소리를 지른다. 수아는 당황한 채로 세은의 말을 듣는다. 세은은 수아가 자신을 먹고 싶어한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212], 자신은 수아가 자길 잡아먹고 싶어한다는 마음까지 포함해서 반해버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니 그런 중요한 마음을 버리는 건 용서 못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세은은 주마등으로 나타난 추억의 장소를 응시하며 독백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만났었다.
수아가 날 잡아먹고 싶어 한 덕분에.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마음이 아닌가.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세은의 품에 안긴 채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곤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읊조린다.
본래 서로가 마지막 이별을 하게 되는 저승길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그렇게, 진정으로 다시 만났다.
세은은 이후 한밤중의 대나무 숲을 걸으며 여우 저택으로 복귀를 한다. 뒤를 돌아보자 부끄러워서 호다닥 숨어버리는 수아와, 이번 사태의 뒷수습을 계산하느라 머리 아파하는 미미르, 그냥 안절부절 못하는 아린이 있었다. 거기에 옆엔 잡아먹어도 되냐고 열심히 질문하는 작은 수아도 있었다.[213]
작은 수아에게 세은은 지금 먹어버리면 같이 못 노니 나중에 자신이 죽은 다음에 먹어달라고 말한다. 작은 수아는 도련님도 먹고 싶지만 같이 놀고도 싶기에 받아들인다. 이후 수아가 작은 수아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둘은 아무 말도 없다가 이내 서로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그렇게 작은 수아는 본체로 돌아간다.
미미르와 아린은 수아를 보면서 긴장하는데, 수아는 흐느적거리면서 다가오더니 세은의 목을 물어버린다. 미미르와 아린이 세은을 구하려 달려들려 할 때 수아는 목에서 입을 떼더니 가끔씩 정도만 해도 참을 수 있을 거라며 안심시킨다.[214][215]
아린은 세은의 안부를 물은 뒤 아무리 봐도 위험한 거 같다고 하지만 수아는 팔짱을 낀 뒤 "내 거야"라며 눈치를 준다. 이에 아린은 발만 동동 구른다. 미미르는 대강 어떻게 수습할지 계산이 섰으니 아린에게 내일 아침 같이 담판을 보자고 말한다.
여우 저택에 도착하자 미미르와 아린은 작별 인사를 한 뒤 돌아간다.[216] 세은은 멀어지는 둘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아는 복잡한 표정으로 귀를 파닥거리더니 이내 미미르와 아린의 방향으로 고개를 까딱하고 숙인다. 세은은 이를 보고 제대로 하라는 말과 함께 강제로 머리를 눌러 90도 인사를 만든다.[217] 그리곤 미미르와 아린 덕에 같이 살 수 있게 됐으니 나중에 제대로 인사하라는 말을 하고 수아는 놀리지 못한 채 퍼덕거리기만 한다. 세은은 수아가 진심인 건지 단순히 지친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처음으로 수아를 상대로 이겼다고 생각한다.
수아는 여우 저택의 마당으로 들어간 다음, 유려하게 허리를 숙인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린다. 세은은 말없이 수아를 껴안아준다.
나는...
진정한 의미에서 돌아온 것이다.
내가 진정한 삶을 찾았던 이곳으로.
내가 죽고. 다시 태어났던 이곳으로.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함께하고 싶었던
이 여우 소녀 곁으로 말이다.

트루 엔딩이기에 모든 떡밥이 풀렸으나 노멀 엔딩에 비해 사건의 마무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만 트루 엔딩은 일반적으로 노멀 엔딩을 보고 열람하기에, 노멀 엔딩에서 설명한 걸 굳이 다시 보여줄 필요가 없어 뺀 것으로 보인다. 노멀 엔딩이 사건의 마무리 설명 쪽에 무게를 실었다면, 트루 엔딩은 남은 떡밥의 정리에 치중한 느낌.
이후 엑스트라 스테이지와 후속작이 해당 엔딩을 기반으로 전개되기에, 사실상 진 엔딩이자 정사라 볼 수 있는 결말이다.
참고로 작은 수아 분신이 어떻게 저승길까지 당도했는지는 마땅히 설명되진 않지만, 그래도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분신은 수아가 감정을 제거하기 위해 집어넣지 않는 분신이라 7일째 아침에 분신들을 모조리 수거할 때에도 홀로 남았고, 그 분신이 미미르의 뒤를 따라갔다고 보면 말이 된다. 아니면 여우문을 썼을 가능성도 있는데, 작중에서 미미르는 여우문의 동력원이 수아의 영력이라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수아 분신 역시 수아의 영력을 품고 있기 때문.[218]

3.11.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Extra Story 1. 안 검은 방

세은은 엔딩을 봤음에도 여우 저택의 잠긴 나머지 방들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진다. 그래서 아린을 불러 투시를 시키지만 아린은 투시가 아니라 온도를 시각화 해서 보는 거라고 반박한다. 세은은 그럼 돌아가라고 말한 뒤 잠긴 문을 달각거려 본다. 아린을 그걸 보다 문이 결계로 잠겨 있는 걸 보고 이내 결계를 해제한다.[219]
그렇게 방문을 여는데 안에는 세은의 사진이 있었다. 심지어 사진은 물론 그림, 일러스트, 각종 얇은 책, 인형, 테피스트리, 머그컵, 침대, 이불, 배개 등등이 전부 세은의 사진으로 되어 있었다.[220] 그 때 등 뒤에서 한기를 느끼더니 수아가 갑툭튀를 한다.
이후 세은은 자신이 악몽을 꿨음을 깨닫는다. 긴장을 풀기 위해 물을 마시러 가는데, 문득 컵에 자기 사진이 붙어있는 걸 본다. 그리고 수아가 한 번 더 갑툭튀를 하며 끝이 난다.

《Extra Story 2. 여우의 기능에 대해》

세은은 수아의 능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수아에게 물어보기로 한다.[221][222] 수아는 분신, 최면, 불과 냉기는 물론 녹음 및 재생, 전화 통화, 동영상, 인터넷, 게임 등등이 다 가능한, 한마디로 스마트폰 상위호환이라고 말한다.[223]

그런데 세은은 여우로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한다. 수아는 음흉하게 웃더니 도련님이 원한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겠다고 말하며, 세은을 침대로 눕힌다. 그리곤 지금부터 상냥하게 가르쳐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눈을 빛내고, 세은은 심하게 당황한다.

그리고 수아로 할 수 있는 게임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건 바로 수아와 눈을 마주쳐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하는 VR 슈팅 게임이었다고..[224]

《Extra Story 3. 옷을 입어라!》

세은이 미미르에게 찾아가 어떻게 맨날 수영복만 입냐고 잔소리를 한다. 미미르는 산신령은 허구한 날 물 속에서 나와야 하기에 차라리 수영복으로 다니는 게 훨씬 편하다고 말한다.[225] 그래도 세은은 옷 입은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자 미미르는 성추행이라며 거부한다.

하지만 세은은 이럴 걸 예상하고 미리 수아 분신 네 마리를 대동한 상태였다. "가라! 수아츄!"라고 외친 다음 수아 분신들을 소환한 뒤, 수아 분신들은 만화책을 찢겠다고 협박한다. 결국 미미르는 과거에 입었던 저승사자 복장을 입는다.[226][227] 미미르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부끄럽다며 중얼거린다. 세은이 옷 입은 게 뭐가 부끄럽냐고 묻자 미미르 왈 누구나 가치관은 다른 거라고.

미미르는 아무튼 입혔으니 감상을 묻는다. 세은은 뜸을 들이다 그냥 평범하다고 말하는데, 미미르는 석류 먹고 싶냐고 웃으면서 쏘아붙인다.

《Extra Story 4. 원 여우 맨

수아가 세은을 되살릴 때, 생전의 유약한 몸 대신 강한 몸을 만들려 한다. 그 때, 누군가가 깜짝 등장하여 세은을 근육빵빵의 강력한 몸으로 만들어 준다. 세은은 그 몸을 이용하여 여성진들을 차례차례 공략하는 걸로 모자라[228] 수아의 과거사에 모순이 생기게 만들고[229], 배드엔딩 3도 미미르와 함께 저승을 다 부숴버리러 가는 걸로 바꿔버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수아가 꾼 꿈이었고, 세은에게 열심히 설명해준다. 물론 세은은 다시 가서 자라고 소리친다.

《Extra Story 5. 구미호의 전설》

세은이 수아에게 왜 꼬리가 1개냐고 묻고, 수아는 원한다면 여러 개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이어 세은이 구미호 설화에 따르면 여우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고자 인간이 되어 함께 늙어가지 않느냐고 묻자, 수아는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게 아니라 세은을 자신과 같은 몸으로 만들어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한다. 또는 세은을 잡아먹어 영원히 하나가 될 수도... 라고 말했다가 세은이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자 농담이었다고 한다.

《Extra Story 6. 무적 파워 수아 레인저

세은은 오밤중에 활엽수림이 시끄러운 것을 보고 나가본다. 그곳에서 세은은 수아 분신들이 전대물 놀이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230] 이후 수아 분신들은 자기가 레드(주인공)를 맡겠다며 서로 싸운다. 한참 재밌게 보고 있을 무렵 진짜 수아가 나타나 세은에게 입맞춤하고 잊어줄 것을 요청한다.

《Extra Story 7. Extra의 Extra》

모든 엔딩을 봐야만 해금되는 본작의 진정한 마지막 스토리이다.
어느 날 세은은 수아가 이상하게 몽롱한 상태로 흐느적거리는 걸 본다. 수아는 비비적대더니 이후 세은의 목덜미를 물다가,[231] 갑자기 세은을 넘어뜨린 다음 옷을 벗기려 한다. 갑작스러운 수아의 대담한 태도에 세은은 당황하나, 다행히 마침 나타난 미미르가 수아를 걷어차 날려버린 덕에 상의만 찢기는 선에서 끝이 난다.[232]
그리고 미미르는 수아가 오늘 유독 이상한 이유를 말해주는데, 바로 발정기여서라고 말한다.[233] 미미르는 수아를 이대로 놨다간 발매 금지가 되니, 수아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할 거라고 말한다. 미미르는 아린을 반강제로 동참시킨 뒤 수아를 끌고 방에 들어가려 하는데, 그 전에 세은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방으로 들어오거나 훔쳐보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세은은 방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각종 음란마귀스러운 상상을 하나, 이후 수아를 푹 쉬게 해서 진정시키려는 건전한 행위일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건다.[234] 그 때 방 안에서 들어와서 같이 쉬자는 수아의 유혹이 들리고, 세은은 성욕 스위치를 킨 뒤 저택으로 쳐들어간다.[235]
아무튼 발매 금지고 엑스트라 스테이지고 뭐고 단숨에 방으로 쳐들어가려던 세은은 복도에서 어떤 말머리를 쓴 괴인에게 가로막히고 만다. 그 괴인은 자기를 때로는 신으로 불리며, 예산을 아껴 손익분기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구슬픈 존재라 소개하고 세은의 앞길을 방해하려 한다. 세은은 저게 뭔 소린지 이해를 못하나 사정없이 쓰려뜨려야 한다는 생각에 덤빈다.
그 때 괴인 뒤에서 엄청난 수의 수아 분신들이 나타나고,[236] 이내 괴인은 수아 분신들에게 강제로 끌려나간다. 세은은 그걸 지켜보면서 어떻게 질리지도 않고 저러는 거냐며 한숨을 쉰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방문을 여는데,
파일:수아7.png
그곳엔 서로 친근하게 기대어 편안하게 쉬고 있는 수아와 미미르, 아린이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이리 와서 같이 쉴 걸 권유하고 세은은 수아에 이끌려 자리에 눕는다. 세은은 기대한 거랑 미묘하게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다 같이 마음 편히 쉬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다며 소회를 남기고, 미미르는 다들 고생 많았다며 격려한다. 수아는 세은의 뺨으로 손을 가져다 대더니,
도련님...
...소녀, 행복해요.
마침내...
라고 말한다. 세은은 그 말을 듣고 눈을 지그시 감는다.
모든 여정이, 여기서 일단 마무리된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롭게 닥칠 일들은 잠시 잊어버리고서.
지금은... 푹 쉬기로 했다.
아무 걱정도 없이
마음 편하게 말이다.
라고 독백한 뒤 수아의 웃음소리와 함께 작품은 완전히 끝이 난다.


[1] 엔딩을 보고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상태에서 다시 보면 굉장히 감명 깊게 다가오는 장면이다.[2] 자신이 숲을 둘러보는데 수아가 자기가 예뻐서 그러는 거냐고 묻고 이내 커다란 너울을 어디선가 꺼내 뒤집어쓴다. 참고로 너울이 올바른 명칭이나 1편에서는 전모라고 나온다.[3] 잠긴 방의 정체는 엑스트라 스테이지 1에서 드러난다.[4] 그러면서 시정하지 않냐고 묻자 세은은 밤에 뭐 먹으면 살 찐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수아는 자기는 어떠냐고 능청스럽게 묻는데 세은이 이해를 못하자 까르르 웃으며 물러난다.[5] 이 때 수아의 표정이 묘하게 섬뜩해진다.[6] 대나무 숲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7] 녹음을 했다는 말도 그냥 수아의 마법뿅뿅 같은 거라 생각하며 넘긴다.[8] 실제로 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선 비디오 게임 기능이 정말 있었음이 드러난다...[주의]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해선 《전방의 활엽수림》을 골라야 한다. 극초반인데다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분기라서 놓치기 쉬운 편.[10] 세은은 수아치곤 허접하게 잡혔다고 생각한다.[11] 굳이 후각을 쓰는 이유는 여우가 개과 동물이라 그렇다고 한다.[12] 여기서 수아가 예로 든게 놀기, 만담 나누기, 번식(...)이다.[13] "여기서 소녀가 수영복 외엔 다른 옷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 자살하려고"라는, 세은 입장에선 나름 그럴싸한 논리를 세운다.[14] 참고로 미미르 역시 잘 기억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유는 세은처럼 기억상실이 아니라 그냥 까먹어서라고..[15] 미미르를 보며 세은은 진짜 여자애라기보단 성인 여성이 작아진 느낌인 거 같다고 생각한다.[16] 참고로 여기서 미미르는 뜬금없이 아까의 유혹하는 포즈를 취하고 이게 좋은 풍경이라며 능청스럽게 미소짓는다. 세은이 별 반응을 안 하자 본인도 부끄러웠는지 이내 얼굴이 빨개지며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17] 세은은 미미르가 작다는 걸 감안해도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18] 참고로 여우 저택은 사유지라고 한다. 미미르는 이에 자기 관할 덕에 공짜로 보호받는다며 툴툴댄다.[19] 그 와중에 세은은 물장난 아니냐며 따진다.[20] 석류도 그렇고 뒤돌아보지 말라는 것도 그렇고 그리스 로마 신화하데스 설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21] 금발 외국인이 꼬셔도 따라가지 말라 했던 것.[22] 거기에 저질이라는 말을 하필 미미르에게 들어서 더 서글프다고 생각한다.[스포일러] 바로 기억이다. 나중에 세은의 몸이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밝혀질 때 머리카락으로는 기억까지 복구할 수는 없었다고 나오고, 결국 세은이 기억을 잃게 된 것이었다.[24] 여기부턴 스트리밍 금지 구간이며, 스트리밍을 원할 시 테일즈샵에게 별도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25] 세은이 들어가자마자 불이 저절로 켜졌다고 하는데 세은은 늘 그랬듯이 여우 저택이니 그러려니 넘긴다.[26] 수아 말로는 여우문은 이거 말고 하나가 더 있다고 한다.[27] 세은 말로는 예쁜 것을 보면 보석 감정마냥 입에 가져다 대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28] 여기서 수아는 도련님과의 데이트라 중얼거리며 혼자서 황홀해한다.[29] 수아는 주변 커플이 다 팔짱 끼고 딱 달라붙어 있는 걸 보고 따라한다.[30] 세은은 지금 상황이 약간 데이트 비슷해서 기억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반신반의 한다.[31] 그런데 세은이 민트초코를 꺼내려 하자 수아는 단칼에 거절한다.[32] 이중에 쏘가리도 있다..[33] 여기서 수아가 귀를 감추려고 손으로 가리는데 그걸 본 세은은 귀를 스스로 못 집어넣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34] 수아는 영화에 대해 모르는 상태였기에 판소리 비슷한 거냐고 묻고, 도련님이 첫 경험을 시켜주는 거냐며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본다.[35] 여기서 배경에 보이는 영화가 덩케르크다. 배경을 촬영할 때 상영 중이었던 듯.[36] 여기서 세은은 자기의 나이를 기억 못 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다.[스포일러2] 나중에 밝혀지는 수아의 과거사에 따르면 어린 수아는 산에 버려지는 청불 책들을 보며 자라왔다고 나온다. 만약 정말 영향을 받았다면 아마 미미르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읽은 책들도 영향을 끼쳤을 듯.[38] 수아 말론 남사스러운 걸 들이댄다고..[39] 이 때 수아는 장어를 보며 도련님에게 먹일 생각밖에 안 하고 있어서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40] 물이라 목소리가 안 들려서 세은은 유리에, 미미르는 흙바닥에 글자를 써서 필담으로 대화한다.[41] 미미르 말로는 근처에 강한 여우가 있으면 감시 명분으로 따라나올 수 있다고. 그 말을 들은 세은은 부패 공무원이라며 혀를 찬다.[42] 자기가 미미르보다 약한 것도 아닌데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고.[43] 매표소 직원을 홀리면 된다고..[44] 산골짜기에 있지만 이 문 덕에 최강의 역세권이 될 거라 생각한다.[45] 정확히는 감재사자라고 말한다. 감재사자는 정규직을 뜻하는 것인데 저승도 요즘 취업난이라 이런 명칭이 생겼다고.[46] 아린 말론 세은이 미묘하게 예쁘장 하다고 한다.[47] 거기에 미미르도 그렇고 아린도 그렇고 공무원들 체계가 개판인 것에 개탄한다.[48] 도망가면서 첫만남 때도 참수당할 뻔했고 기억도 못 찾은 주제에 뭐라도 된 거마냥 저승사자를 갖고 놀려 댔던 걸 반성한다.[49] 여기부터 아린이 세은에게 반말을 쓴다. 이유는 선배가 대상에게 쫄지 말라고 말해서라고.[50] 세은이 말론 거의 차곡차곡 접혔다고 한다. 어찌나 심하게 접힌거지 살아있다는 것에 더 놀랐을 정도.[51] 세은 말로는 선배는 가면을 쓴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선배의 정체후속작에서 드러난다.[52] 정확히 말하면 선배와 아린 중 더 위험해 보이는 쪽이랑 싸웠으나 지켜내지 못 했다고 한다.[53] 여기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던 수아의 모습을 이해한다.[54] 자기 방의 샤워실은 수아가 깰 것 같아 쓰지 않기로 한다.[55] 세은 말로는 연못에 끌려 들어가는 것보단 훨 낫다고..[56] 미미르의 장난에 살짝 짜증난 세은은 미미르를 온탕에 쳐박는데, 미미르는 숨 못 쉬어서 죽겠다며 팔을 꺾는다. 미미르 말로는 연못과 달리 뜨거운 온탕은 숨 쉬기가 힘들다고.[57] 미미르가 머리를 가랑이 사이에 쳐박았으니 발정났냐고 말하는데 세은은 날 뻔했는데 너 때문에 가라앉았다고 역관광한다.[58] 그 와중에 뾰족귀 만지게 해달라고 부탁하나 단칼에 거절한다.[59] 지랄이란 욕까지 써가며 혼자 분노의 중얼거림을 한다.[스포일러3] 미미르의 과거사와 관련된 부분이다.[61] 이 때 미미르가 살짝 분노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62] 세은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자 미미르는 더러운 어른의 세계라고 일축한다.[63] 그 말을 듣고 세은은 나가서 씻으려고 일어나는데, 미미르가 또 장난기가 들어 서로 씻겨주자고 말한다. 미미르가 어차피 아무것도 안 느껴지니 상관없다며 들이대려 하자 세은은 그럼 뾰족귀 만진다고 말하고 미미르는 바로 도망간다.[64] 여기서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지 말자는 약속을 하자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데, 이상하게 왼손을 내미려다 말고 오른손을 내민다.[65] 쓸모없는 여우는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중얼거린다.[주의2] 여기서 트루 엔딩으로 가려면 《이 이상 쓸모없어질 셈이냐?》를 골라선 안 된다.[67] 수아의 상태가 영 아닌 거 같아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던 중 두 번째 여우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저번에 수아가 감아준 머리카락 덕에 안전할 거라 생각해서 먼저 들어왔다고.[68] 아린은 여긴 저승길이니 살아있는 사람은 돌아가라며 안내를 하고 있었다.[69] 아린은 명존쎄에, 세은은 검에 트라우마가 생긴 상태였다.[70] 마치 검이 의지를 가지고 자길 죽이려는 듯한 낌새를 받았다고.[71] 영력으로 운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말하는 것으로 그 검도 법기에 해당된다고 한다.[72] 이 대화에서 아린이 어젯밤 저지른 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사과를 한다.[73] 세은은 아린이 사교성이 떨어져보이나 침묵을 참기 힘들어서인지 말을 건다고 생각한다.[74] 그 와중에 아린은 저 물은 자기 관할이 아니라 못 들어간다고 말한다.[75] 그런데 죽어서 온 애들은 대부분 저승 소속으로 간다고 한다.[76] 여기서 세은이 여우우우우우우우라고 외치는데, 이는 본작의 홍보 멘트이기도 했다.[77] 그런데 세은 말로는 왼손에 써놓은 글자를 힐끔힐끔 본다고 했기에 어느 정도는 컨닝한 걸로 보인다.[78] 즉 아린의 전생은 구렁이였던 것.[79] 크게 상관없지만 아린은 진짜 구렁이가 맞다.[80] 이 말을 듣고 자기 몸에 무슨 짓을 했냐며 살짝 오싹해한다.[81] 여기서 저승사자가 세은과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써져 있는데, 이전에 세은이 어떤 인물을 보고 허물없는 친구를 만난 것 같다는 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넷째 날 초반에 저승 얘기를 나눌 때 상대가 저승 쪽 사정을 꽤 잘 아는 듯한 뉘앙스를 보임과 동시에 세은에 대한 미묘한 태도로 볼 때 이 저승사자의 정체를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일기 마지막 저승사자의 말투는 기존과는 완전 다르고 오히려 이쪽에 가깝다 보니 혼동이 갈 수 있다.[82] 미미르는 방의 샤워실 안 물방울에서 나왔다고 한다.[스포일러5] 나중에 미미르가 세은이 자기가 수아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분노한 것을 보면 이 때 미미르는 정말 분노한 게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위기가 무거워질 것을 고려해서인지 연기였다고 변명한 듯.[84] 이 때 미미르는 세은의 머리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85] 세은 말로는 자기가 뾰족귀에 집착하는 이유는 여우귀와 달리 현실에선 만져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86] 이 게임에서 가장 수위가 높은 장면으로, 토로가오 비슷한 표정이 등장한다.[87] 이 때 부르는 노래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다.[88] 초반에 언급된 가방 속 돈다발로 산 것으로 보인다.[89] 여우랑 산신령이랑 숨바꼭질 하다 숨었다고 말하면 안 믿을 것 같아서라고.[90] 세은이 한 입만 먹고 건네준 것과 자기 처지와 같은 맛이라 독백한 걸 보면 맛이 없었던 것 자체는 사실로 보인다.[91] 사슴벌레 칩, 생김치 과자, 사이다 육수, 갈아만든 게 등등..[92] 세은 말로는 보람을 넘어 지금까지 안 사준 것에 죄책감이 들 정도로 행복해 보인다고.[93] 아린 말로는 법기를 주로 저승에서 쓰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저승에서만 쓰이는 건 아니고, 기본적으론 영력으로 운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통칭한다고 한다.[94] 엄청 오래 버텼다며 놀라는 세은에게 미미르는 물은 얼음에게 대미지가 반감된다고 푸념한다.[95] 그 와중에 미미르는 세은에게 사슴벌레 칩을 권유하고 있었다.[96] 미미르가 뇌가 얼었냐며 놀리자 세은은 수아에게 냉동 빔을 미미르에게 쏠 걸 명령하고, 미미르는 아린을 고기방패로 써서 막으려 한다..[97] 세은은 고문하는 걸 지켜봐 달라며 해맑게 외치는 분신을 보고 분신들이 너무 많으면 가끔 이상한 정신을 가진 분신이 소환된다고 느낀다.[98] 이에 대해 미미르는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감탄하고, 수아는 귀를 쫑긋 세우고 조용히 듣고, 아린은 어리둥절해 한다.[99] 이로서 초반부터 나온 세은의 귓가에 맴돌던 목소리가 아린이 든 법기가 낸 것임이 드러난다.[100] 미미르의 명쾌한 설명에 세은은 폼 잡았는데 허사가 됐다며 알면 진작 말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미미르 왈 "안 물어봤잖아."[101] 아린은 수아를 보고 살려달라고 외친다. 저승사자가 목숨을 구걸하는 걸 본 세은은 저승사자가 죽을 수는 있긴 한 건지 궁금해한다.[102] 여기서 아린이 안 졌다고 외치나 세은은 주먹을 든다. 반사적으로 아린은 눈을 질끔 감고 배를 가리는데, 세은은 불쌍해 보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측은하게 생각한다.[103] 여기에 납치한 건 이지 않냐고 덧붙인다.[104] 세은은 아린이 무력화됐다고 해도 한 때 자기 목숨을 노렸던 사이기에 수아의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105] 수아가 머리를 말릴 때 요술을 썼는지 뾰로롱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106] 여기서 착각인지는 모르나 수아가 한 쪽 눈을 잠시 떴다가 감은 걸 눈치챈다.[107] 그걸 본 세은은 수아 분신 중 정상인은 없다고 느낀다.[108] 여기서 아린의 키가 세은과 비슷하다고 나온다. 공식 설정 상 아린의 키는 168cm인데 세은의 키도 그 쯤인듯.[109] 동시에 세은이 자길 관찰한 이유도 감시 명분으로 그랬다는 걸 깨닫는다.[주의3] 여기서 트루 엔딩을 보려면 《정면의 숲에 다시 가본다.》를 골라야 한다.[111] 대나무 숲에서 하도 사건사고가 많이 터져서 그렇지 여기도 멋지다고 생각한다.[112] 세은이 다른 분신들은 어디갔냐고 묻자 주변에서 수많은 분신들이 빼꼼 고개를 내미는 걸 본다.[113] 수아 분신은 도수가 맞지 않는지 안경을 벗고 다가오는데 세은은 그걸 보고 믿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114] 설명 분신은 분신F, 애교 분신은 분신C로 나온다.[115] 참고로 분신A는 도련님을 덮치려는 마음인지라 자제를 위해 스스로 빠져있다고..[116] 분신들 중 하나가 이런 짓하면 자기들 소환 안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지만 다른 분신이 어차피 분신이나 본체나 같으니 상관없다고 말한다.[117] 만화책의 내용은 토종 민물고기 생태계가 멸망한 이후 죽지 않는 가물치이마에 깻잎이 달린 쏘가리를 지키는 이야기이고 적으로는 수많은 블루길이 등장하는 것이다. 게다가 제목은 삶아버린 쏘가리의 넋두리라고.[118] 그걸 본 세은은 자기만 기억을 잃어 뭔가 소외된 거 같다고 생각한다.[119] 참고로 왼손은 그대로 아린의 몸을 통과했다고 한다.[120] 아린이 맨손으로 만지려 하자 세은은 부끄러워하고, 결국 아린의 머리카락으로 대체한다. 세은 말로는 머리카락인데도 뭔가 뱀에게 감기는 기분이라고.[121] 여기에 괴롭히는 보람도 있을지 모른다고 중얼거리는데 세은도 조금은 공감했는지 헛기침을 한다.[122] 수아 말론 자긴 온도를 조정할 수 있어 정말 둘이 같이 있어서 더웠다기 보단 세은의 내면 심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123] 세은은 자명종인 줄 알고 아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데 아린이 아픈 나머지 세은을 밀쳐 침대 밑으로 굴러떨어뜨린다.[124] 여기서 세은이 외롭냐고 묻는데 아린은 혼자는 익숙해서 그건 아니라 말한다.[125] 딱 봐도 특유의 피트 기관이다.[126] 여기에 마침표가 찍혀있지 않는 오타가 존재한다.[127] 세은이 너 말고 분신 수아라고 하자 아린은 진정하고 이상한 소리해서 미안하다 말한다. 세은은 이에 원래 이상하다며 맞받아친다.[128] 그 와중에 아린은 자기도 이전엔 친구 하나 없었지만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며 소리치는데, 세은은 이미 죽었지 않냐며 반박한다. 아린은 그저 죽어서 미안하다고만 말한다.[129] 체온 감지 능력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으나 안경을 쓰면 사거리가 늘어난다고 한다.[130] 그런데 여우문의 규칙상 첫번 째 여우문은 번화가가 나타나야 정상인데, 어째선지 대나무 숲이 나왔다고 서술되어 있다. 아마 설정오류인듯.[131] 아린은 물 메모지를 보자마자 안경을 쓴다.[132] 다섯 째 날 아침에서 수아에게 그만두라고 명령하면 된다고 알려줬었다.[133] 셋째 날 아쿠아리움에서 수아가 각종 생선들의 맛을 읊었던 것이 이 때 먹은 기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134] 여기서 어떻게 아냐는 세은의 질문에 아린은 부끄러워하며 자기도 영물 출신이었으니 안다고 말한다.[135] 이로써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나온 문구들은 전부 수아가 과거에 작성한 일기였음이 드러났다.[136] 일단 아린 본인은 그랬다고 말한다.[137] 그때 일을 반복하는 거냐고 말한 것.[138] 문을 열어 바로 나가지 말고, 동으로 한 걸음, 서로 두 걸음, 바닥을 짚고 다시 앞으로.[139] 미미르가 여기서 수아를 처음으로 여우가 아닌 수아라고 부른다.[140] 수아가 사랑한다고 말한 것과 세은이 수아에게 먹혀도 괜찮다고 말한 것.[141] 미미르는 원래 강하니 그렇다 쳐도 아린은 걱정된다고 말한다.[142] 여기서 수아는 실수로 세은의 뺨을 때린다. 자신이 뺨을 때린 걸 자각한 수아는 곧바로 자해하려 하나 세은이 필사적으로 말린다.[143] 그 근거로 수아랑 만난지 얼마 안 됐을 때엔 매료가 효과적으로 먹혔으나, 수아에게 호감이 늘어갈 시점부터는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144] 여기서 아린마냥 히끅거린다.[145] 세은 말로는 수아의 표정은 거의 자폭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마치 되돌아갈 수 없어 저지르고 말 것이란 표정이라고.[146] 세은은 오후 네 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오후 세 시부터 행복해지고 설렌다고 예를 든다.[147] 어린 왕자에서 해당 대사는 사막여우의 것으로 나온다.[148] 이 회상에서 지금까지 작품 전체에 깔아 놓았던 복선과 떡밥들이 일거에 회수되며 총망라된다.[149] 즉 세은에게는 이제 병에 의해 걷지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채로 그저 오래 숨만 쉬며 살아야 하는 고문과도 같은 삶이 남았다는 걸 의미한다.[150] 이 시절 수아는 1인칭으로 '소녀'가 아닌 평범하게 '나'를 쓴다.[151] 참고로 서로 역할을 바꿨을 땐 성공해버리는 바람에 여우는 목이 매달려 죽을 뻔했다..[152]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미르와의 첫만남에서 뾰족귀를 만지겠다는 세은의 말에 대한 답변과 정확히 동일하다.[153] 세은은 여우가 피를 빨아먹는데 정신을 빼앗긴 틈을 타 꼬리를 쓰다듬는다.[154] 세은 말로는 쪼끄만 게 키스 테크닉이 굉장하다고 한다..[155] 여기서 수아가 가진 버릇인 팔짱 끼기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임이 드러난다.[156] 그 말을 듣고 세은은 여우 저택이 텅 빈 것이 모두 이사를 갔기에 그런 것이라 추측한다.[157] 수아에겐 귀와 꼬리를 감추기 위한 후드를 씌운 상태였다.[158] 여섯째 날에서 수아가 좋아하는 장소라며 세은을 데리고 간 그 벤치다.[159] 말투와 어조가 고풍스럽고 차분한 게 현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세은의 농담에 당황하며 표정이 흔들리는 걸 보면 현재보다 수줍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160] "도련님을 좋아할 거라 착각하지 마!"라든가, "저질! 최악이야! 몰래 훔쳐보다니!" 같은 것들.[161] 눈치채기 쉽지만 이 나무상자는 일곱 째 날에서 수아의 방에 있던 것으로, 상자를 여는 법을 세은이 알고 있던 것도 수아의 시범을 봤던 것이 무의식 중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162] 제목이 '연애의 밀당. '튕김'으로 사로잡아라!'였다.[163] 세은 말로는 원래는 못 만졌으나 이젠 만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린이 저승사자는 만질 수 없다고 말한 걸 떠올리면 아마 만질 수 있게 만들어준듯.[164] 손톱으로 나무에 선명하게 글자를 새기는 걸 보고 세은은 자기 간이 쉽게 빼먹힐 거라 생각한다.[165] 아마 최면을 걸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166] 저승 상층부가 자신의 잔류 수명을 어떻게든 가져갈 생각이기에 수아가 간을 빼먹지 않으면 직접 처단될 수 있다고 한 것.[167] 수아가 요술을 쓰려고 머리카락을 뽑았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168] 미미르가 그런 몸이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세은은 짜릿하다고 답한다. 그러자 미미르는 변태새끼라며 경멸한다.[169] 저승길이란 저승으로 가는 통로라고 한다.[170] 아린이 물 메모지를 본 건 일곱째 날이었다.[171] 여우문이 여우문인 이유가 여우를 동력원으로 써서였다고..[172] 넷째 날에서 아린이 기차역의 호수는 관할이 다르다고 한 것이 복선이었다.[173] 미미르는 그 와중에 여우에 이어 저승사자까지 꼬시는 마성의 도련님이라며 놀린다.[174] 미미르가 얼굴을 붉힌 이유는 아까 고마우면 자기 발바닥 핥으라고 했기 때문. 미미르의 반응을 봐선 아마 진짜 핥은 것으로 보인다..[175] 거의 10분마다 한 번씩 온다는데 세은은 타는 인원도 한정되어 있는데 운행 수가 지나치게 많은 걸 듣고 방산비리인가 의심한다.[176] 파도로 모조리 휩쓸어버리는데 세은은 그냥 저격 할 줄 모르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자기에게 정교한 걸 바라지 말라며 짜증낸다.[177] 기차와 기찻길도 법기기에 검들은 이것들에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178] 미미르는 작전 기억나냐고 마지막으로 말한다. 그런데 세은은 기억이고 뭐고 작전이 잘못되면 반대로 네가 내 발을 핥으라고 소리친다.[179] 아린이 한패라는 걸 들키면 안 됐기에 세은은 주먹으로 잠시 협박하는 척을 한다.처음에 당황하던 아린도 눈치를 채고 털썩 하고 쓰러져 뒹구는데 세은은 1절만 하라고 다그친다.[180] 개찰구에 들어가면서 예전엔 그렇게 망설였는데 결국은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에 얄궂은 일이라고 생각한다.[181] 그 와중에 미미르는 멀미난다며 아린에게 가슴에 얼굴 파묻어달라고 말한다. 당연히 아린은 당황.[182] 그렇다고 부수지 않으면 점점 강해진다고 한다.[183] 이로써 수아에게 여우 구슬의 메커니즘을 알려준 것이 다름아닌 미래의 세은임이 드러난다. 이미 과거 회상을 마치고 기억을 찾은 세은은 회상대로라면 아마 지금 알려줘도 수아는 한동안 잊어버릴 거라 생각한다.[184] 후속작에야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직접 수아와 대화했던 것 같은 이 기묘한 주마등은 실제로 과거의 간섭하여 대화를 나눈게 맞다. 애초에 죽은 영혼이 수아의 일종의 꼼수로 살은채로 유지하던 거라 아린이의 선배 추정상 그 자체가 주마등이여서 간섭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다만 수아의 반응으로 볼 때 수아는 세은을 세은으로 인식하지 못한 듯하며, 여기서의 기억도 희미한 것으로 보인다.[185] 세은 말로는 현재의 수아가 만든 것과 비교하면 단맛이 부족하다고 한다.[186] 분신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은 미숙한지 머리카락 세 가닥 중 하나만이 분신으로 변하고 나머지는 진짜 여우로 변해버렸다. 이후 유일하게 성공한 분신마저 얼마 안 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냉기 마법은 세은의 팔에 성에가 끼고, 화염 마법은 땀을 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한다.[187] 이 짧은 대화도 수아 기준으로 하면 벌써 한 달 째 진행 중이라고.[188] 어린 시절의 수아가 여우 구슬에게 미움을 사면 구슬이 용서해줄 때까지 구슬을 찾을 수 없는 저주에 걸린다고 말한 것이 떡밥이었다. 수아가 방울 자체를 처음 본 듯한 반응을 한 걸 보면 수아 눈엔 방울 자체가 안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189] 미미르와 아린이 거미 법기를 처치하는데 성공했으나, 미처 토벌하지 못한 잔당들을 놓쳐버린 탓이다. 자세한 건 미미르 혹은 아린 항목 참고.[190] 이유는 멍 들어도 티가 안 나기 때문이고, 맞은 데를 또 맞아야 상처가 적으며, 저승사자라 죽지도 않기 때문이라고.[191] 이 때 실이 끊어져 목에 건 방울도 떨어진다.[192] 여기서 미미르는 흉터가 사라진 상태였다.[193] 다만 이는 장기적으로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해당 엔딩의 특성상 세이브 신공이 어렵기 때문에, 초회차에서 해당 엔딩으로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개발진의 배려인 셈.[194] 개발진도 이 점을 인지했는지 엑스트라 스테이지 4에서 해당 루트를 숨겨진 배드엔딩이라 표현했다.[195] 물론 헤어지기 직전 미미르가 혹시 성공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세은을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테니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거니 생각해 달라곤 하지만, 이건 당장의 세은을 위로하기 위한 말일 가능성이 높으며 애초에 수아조차 저승 전체와 전면전을 벌여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까운데 그보다 약한 미미르가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196]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신체를 재구성한 덕에 병은 완치되었을 것이나, 이미 자신이 죽고나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이기에 홀로 남았을 것이고, 더 이상의 목적도 의미도 사라져버렸기에 나레이션대로 무의미한 삶만을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197] 비녀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아 전력을 다 한 것으로 보인다.[198] 미미르 말로는 수영복 차림 그대로 협상을 했다고..[199] 미미르 말로는 자신이 저승사자 시절에 본 거랑 아린의 증언을 합하면 중간관리직 하나는 흔들 수 있다고 한다.[200] 공교롭게도 후속작이 정확히 2년 뒤에 발매되었다.[201] 첫째 날 밤 수아가 세은이 해줬던 행동이라며 댓잎으로 한 장난이랑 동일하다. 그 땐 수아가 한 말이 세은을 놀리기 위한 거짓말이었으나 이제부턴 사실이 된 셈.[202] 이 어린 수아 분신의 정체는 트루 엔딩에서 밝혀진다.[203] 트루 엔딩이 2회차부터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진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204] 작은 수아와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205] 모바일판은 1회차에서는 트루엔딩 루트로 진행해도 무조건 노멀엔딩부터 나오는 듯 하다. 2회차에서 다시 트루 루트로 진행해야 트루엔딩으로 들어가지만, 스위치판의 경우 바로 트루 엔딩이 나온다.[206] 미미르가 미처 막지못한 거미가 세은에게 돌진하는 상황이었다.[207] 저승길은 안개가 매우 짙었으나 아린은 온도 감지 능력으로 작은 수아의 위치를 멀리서 파악할 수 있었다.[208] 여기서 아린은 한번 더 명존쎄를 당한다..[209] 이 때 비녀가 빠진다.[210] 일곱 째 날 초반에 작은 수아 분신을 만났을 때 복선이 있었다. 세은이 작은 수아 분신을 발견하나 이내 놓쳐버리는데, 분신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 않다는 세은의 표현이 있었다.[211] 이번엔 세은의 목숨을 구했으니 이걸로 속죄가 된다고 생각한 것.[212] 어릴 때 간 빼먹고 싶다며 쫓아다닌 것. 이에 수아는 그 땐 윤리관이 없었다며 반박하려 하지만 세은은 자기 말 안 끝났다며 소리지른다.[213] 그냥 흡수했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저승길에서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214] 미미르는 그걸 보고 아이고 시벌이라며 혀를 차고 아린은 멀뚱멀뚱하게 훌쩍인다.[215] 사실 그럴 만한 게 수아의 분신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정일수록 먼저 만들어진다. 때문에 꽤 후순위로 밀려있는 해당 감정은 상당히 작은 비중만을 차지하기에 수아의 자제력만으로도 충분히 참을 수 있었던 것. 이에 세은은 수아가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거라 생각한다.[216] 아린은 자기도 미미르의 집으로 가냐고 놀란다.[217] 노멀 엔딩에서 수아가 자발적으로 90도 인사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218] 미미르가 아직 거두지 않은 분신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기에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219] 아린 말로는 저승사자라고 이런 해킹 능력을 다 가진 건 아니라고 한다. 참고로 예전에 자기가 이런 거 할 줄 안다고 떠벌렸다가 선배들한테 신입이 어딜 나대냐며 닦이기만 했다고 한다. 이에 세은은 정말 싫은 직장이라며 혀를 찬다.[220] 그 와중에 아린은 저거 중에서 하나 가지고 싶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221] 어째선지 나레이션은 세은의 방에 있다고 말하나 배경은 수아의 방이다.[222] 수아는 여기서 자기 몸에 대해 알고 싶냐고 음흉한 표정으로 묻는다.[223] 수아는 자신이 인간의 기기를 능가해야 도련님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며 섬뜩하게 웃는다. 세은은 당연히 오싹해한다.[224] 세은은 재밌었다며 만족해한다.[225] 매번 말리느라 똑같은 옷만 20벌 갖고 있는 신령도 봤다고 한다.[226] 입히는 데엔 성공했지만 수아 분신들은 전부 터져버렸다고 한다..[227] 참고로 어째선지 흉터도 없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그냥 스탠딩 일러스트를 새로 그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228] 수아: 수아마저 쫓아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농락함. 미미르: 미미르가 장난삼아 날린 발길질을 맞고도 멀쩡해 한 뒤, 자기가 지켜주겠다고 말함. 아린: 근육으로 아린의 처형도 벗어나버리고 거미도 한 방에 처치해서 반하게 만듦.[229] 수아가 이런 단단한 근육들을 어떻게 씹어먹었냐는 것.[230] 수아 레드/블루/옐로/그린/블랙이 있었는데 수아가 원래 핑크색인 걸 감안해서인지 핑크는 없었다.[231] 세은은 어쩌다 세게 물어 상처가 나도 수아가 치료해 줘서 상관은 없으나, 묘하게 개껌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232] 아린은 세은에게 부끄러우니 옷 입으라고 타박하면서도 곁눈질로 힐끔힐끔 쳐다본다.[233] 미미르는 발정기 에피소드는 마지막 스테이지인 김에 서비스 신으로 넣어준 거니 본편 설정과는 관계 없다고 찡긋한다. 그런데 후속작의 본편에서 수아의 발정기가 언급된 걸 보면 결국 본편 설정으로 편입된 듯.[234] 여기서 불경애국가를 부르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235] 여기서 선택지가 나오는데, 《안을 본다.》,《안을 들여다본다.》,《안쪽을 본다.》로 구성되어있다.[236] 수아 분신 A~Z라고 써진 걸 보아 26마리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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