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5-08 13:44:20

우금(삼국지 유비로 천하쟁패)

1. 개요2. 작중 행적3. 능력4. 기타

1. 개요

삼국지 유비로 천하쟁패의 등장인물. 원 역사의 오자양장의 일원인 우금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

2. 작중 행적

유비의 북벌에서 조홍이 패배하자 조조가 파견한 오자양장의 일인. 5만 대군을 몰고 남하해 염행, 곽회의 기병, 호수와 부방의 형주군까지 흡수해 7만 대군으로 유비군을 사정 없이 압박했다. 실력은 확실해서 장합과 조홍이 완성 공성전을 벌이면서도 유비가 후방을 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유비는 수적으로 열세해 힘들게 버티다가 홍수가 시작되자 반격을 개시한다. 유비군이 갑자기 공세로 반전한 이유도 모르고 계속 장기전 태세를 준비했으나, 조조의 명령으로 앞뒤 보지 않고 남하해 양번을 지원하러 이동해야 할 상황이 된다. 문제는 수전을 생각하지 못한 탓에 우금군에는 전선이 1척도 없다는 것. 때문에 유비군도 가봤자 한수를 오고 가며 번성을 치고 빠질 제갈량을 잡기는커녕 헛고생만 할 거라면서 방치한다.

조조의 명을 받고 양번을 지원하러 가면서 유비가 추격하지 않음에 안도하나, 어쩌면 유비가 이 순간을 예측한 것이 아닌가 불길해한다. 생각보다 심각한 번성의 상황을 보고 경악해 병영도 세우지 않고 급히 지원하러 달려든다. 제갈량이 차분히 물러나자 무리하게 추격하는 대신 번성 북쪽에 진지를 세우기로 한다.

그러나 공사 중 한수의 범람으로 병졸들이 휩쓸려 어이없이 괴멸당하게 되고 미처 도망치지 못한 수천명의 병사들이 물에 빠져 휩쓸려가며 판자에 매달리느라 서로 싸우며 죽어가는 광경을 보게 되자[1] 완전히 넋이 나가서 구해야 한다고 중얼대기만 하다가 군관들에게 끌려서 겨우 대피한다. 이후 굶주림에 죽어가는 병사들을 보며 고심하다가 결국 항복을 결심하고 제갈량에게 향한다.

중원 출신이라 조조 산하에 오래 있어서 믿을 수 없는 우금군을 먹여살리는 문제로 유비군 내에서도 갱살해버리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으나, 제갈량의 트라우마와 유비 본인의 고심 끝에 결국 강릉으로 옮겨져서 모두 목숨을 보장받게 된다. 조조는 이를 두고 유비군이 결국 패망을 자초했다면서 비웃는다. 쌀 한 톨 병사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투항병을 위해 막대한 물자를 소모하는 것을 보고 비웃은 것인데 돌아갈 길이 없어진 우금이 유비에게 적극적으로 가담할 가능성도 있기에 향후 전개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관중과 낙양에서 추가로 대군을 동원하려 하나 병력이 부족하자 조조는 투항한 우금군 병사들의 집안에서 무조건 장정 한 명씩을 차출하도록 지시한다.

3. 능력

오자양장 최고참다운 능력을 잘 보여준다.

유비군이 10개월 간 붕괴 직전까지 밀린 것은 우금의 실력이 컸으며, 원 역사에서는 후반기에 공적이 없다고 하나 여기서는 그것이 결코 다른 장수들에게 밀려서 그런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4. 기타

수십 년간 조조를 충실히 섬긴 우금이 투항을 결심하는 사고의 기저에는 후한에서 위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가져온 혼란으로 묘사된다. 후한의 장군으로 정통 조정의 승상 조조 아래서 싸울 때는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유씨만이 황제가 될 수 있다는 수백 년 묵은 중화의 관념을 부수고 조씨로의 찬탈 일직선을 밟아가던 과도기인 219년의 우금과 3만 장졸은 한의 군인도, 위의 군인도 아닌 그냥 개인이었다. 극한으로 몰려 자신을 돌아보니 충신도 역신도 아닌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욕구에 매달리게 된 우금은 살기 위해서 투항을 결심한다. 즉 아직 한장이었을 적이나 위장으로서 확고히 자리잡은 뒤였으면 결사항전을 택했을 것이다.

당대에는 이게 굉장히 큰 요인인데, 전한-후한은 중국사 최초로 장기 집권한 통일 왕조였고 왕망신나라가 1대만에 망해버린 뒤 한경제의 후손인 광무제가 다시 천하를 통일하면서 '천자의 자리는 유씨에게만 허락된 것'이라는 관념이 생겼다. 이미 항우, 왕망이라는 실패한 선례가 있는 상황에서 전후한 합쳐 400년에 달하는 최초의 장수 통일왕조를 교체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초 하이 리스크인데 리턴이 얼마나 돌아올지 알 수 없는 미지수였고, 실제로 그 부작용은 400년에 가까운 위진남북조시대로 그 위험성을 입증했다. 조씨-하후씨 종친이 아닌 조조의 부하들조차 항우, 왕망의 재림이 될지 성공한 역성혁명이 될지 장담할 수 없는 미지의 상황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희대의 대홍수로 병사들이 다 쓸려나가고 상부에서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은 미신에 민감했던 당대인들 입장에서 진지하게 천벌이라 받아들이기 쉬운 상황이었다.


[1] 이 장면의 묘사가 실로 압권인데 우금이 심혈을 기울여 정예로 키워낸 병사들이 대자연의 힘에 무력하게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