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코피에(원신)/작중 행적

성처럼 웅장한 케이크는 칠해지고 조각되어 천재를 기리는 기념비로 거듭난다.
투명하고 우아한 체리는 왕관처럼 이 위업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러나 눈부신 천재의 그림자 아래서는 평범한 이들이 발버둥 친다.
갈망할수록 실망이 크고 동경할수록 멀어지기에···

하... 난 역시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격차 따위 인정할 수 없어! 요리는 과학이지 마법이 아니야. 같은 재료, 같은 과정, 같은 환경으로 왜 같은 맛을 못 낸다는거야?
이 세상에는 선천적으로 미각이 예리안 사람도 있고, 선천적으로 대담하거나 세심한 사람도 있어. 하지만 이건 전부 설명 가능한 변수야.
천재만이 완벽에 도달할 수 있다면... 뭔가를 요구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모두에게 엄격하게 요구하는 거야!

사바나: 똑같은 문제라도, 너는 원인을 찾았는데 나는 알아채지 못 했어... ...이것도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 아닐까?

에스코피에: ――됐거든!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굴지 마! 이 레시피를 개량한 사람이 누군지 잊었어?
난 이 요리를 완성하는 데 장장 3년이 걸렸어! 너보다 이해도가 높은 게 당연한 거잖아? 너 주방장이 된 지 얼마나 됐어? 반 년도 안 됐지? 겨우 몇백 번 밖에 실패 안 한 주제에, 모든 걸 「천재」 탓으로 돌릴 셈이야? 내가 몇 백번을 실패했는지 알아? 만족스러운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아냐고! 천재든 평범한 사람이든, 모데스트든 사벨리든... 실수는 누구나 해. 거기서 교훈을 찾지 않고,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신세 한탄이나 하고 있으면... 그거야말로 진짜 멍청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