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8 21:42:31

헤어릿 에렉스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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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리 빌파 헤어릿 에렉스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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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락토 빌파가 셀소 에렉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사생아이다. 뛰어난 말 조련사.

엄청난 미인이었던 어머니를 닮아서 매우 미인으로 묘사된다. 사생아가 스카리 빌파의 상속권을 위협하게 둘 순 없었기에 발케네의 성(빌파)을 받지 못했다.[1] 오랫동안의 무관심과 어머니의 죽음에도 태연한 모습에 자신이 언젠가 정략결혼으로 보내지기 위해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며, 어머니와 외조부의 갑작스런 죽음이 락토가 한 짓일 거라 믿어[2] 락토를 증오하고 있다. 락토는 한 번도 그녀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 적이 없으며 실제로도 '그 예쁜 얼굴과 몸을 헐값에 팔아넘길 생각은 없다' 고 말했지만 아실이 지적한 대로 헤어릿이 스물일곱이 되도록 아직 아무 곳에도 보내지 않았다. 이 세계관에서 18세가 되면 성인 대접을 받으며, 대개 남자들은 젊은 여자를 선호하는 만큼 정략 결혼을 시킬 생각이라면 조건 좋은 신랑감에게 일찍 팔아치워 버리면 되는데 성년이 된 지 십 년이 다 되도록 어떤 혼처에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보아, 락토 역시 그녀를 아끼는 것이라 생각된다.[3]

본래는 어머니 셀소 에렉스와 함께 살았지만 어머니가 병에 걸리자 그 사실을 알리려 훔친 말을 타고 생전 처음으로 친아버지 락토를 찾아간다. 락토는 어린 헤어릿에게 걱정 말고 쉬라고 했고, 헤어릿은 안도하며 탈진해 쓰러진다. 그러나 병상에서 일어난 헤어릿은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듣게 된다. 셀소는 어리석고 처신도 처세도 서투른데다 자기 미모만 믿고 거드름을 피우던 사람이라 헤어릿은 어머니를 존경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정도의 정은 있었다. 또한 하루아침에 철저하게 락토의 손에 떨어진 헤어릿이 '어머니는 정말 병 때문에 죽은 걸까? 미인 딸을 손에 넣어 팔아넘기기 위해 아버지가 꾸민 일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이 일을 계기로 헤어릿은 락토를 증오하게 된다. 틈만 나면 락토를 죽일 기회를 엿볼 정도이지만 락토는 일부러 허점을 보이는 등 그녀를 농락하고 있어 그 증오를 더욱 돋우기만 하고 있다.

소시적에는 제국유수의 여성학교 원추리문(데오늬 달비 여성 기숙학사라고도 불린다. 전작 눈마새의 데오늬 달비 가 세운 학교.)에 유학을 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부냐 헨로와는 동창이다. 그런데 이는 락토가 헤어릿의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였을 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유학이라 그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일부러 절도 사건을 일으켜 퇴학당한다.(참고로 발케네 사람이라면 그렇게 들키는 허술한 절도 따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러 퇴학당하려고 들킨 것. 덧붙여 헤어릿의 말로는 동기생들이 다 허술해 발케네의 기술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았다고.

사냥을 나선 락토가 스파이를 없애기 위해 부하들조차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것을 보고 더욱 더 그를 증오하게 되었으며 그 부하들 중 하나가 소리 로베자의 언니 수핀 로베자였기에 소리에 대해 미안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그녀를 돌봐주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인 락토에게 살해당한 것이고, 또한 그 자리에 자신도 있었지만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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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실이 암살성을 떠나며 락토가 헤어릿을 일찍 팔아넘기지 않은 이유[4]에 대해 언급하면서 헤어릿은 처음으로 락토가 자신을 사랑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에 대한 대답을 들으려 락토에게 갔다가 락토가 스카리에 의해 암살당하는 장면을 엿보게 되고, 락토의 임종을 지킨다.[5] 그리고 그의 유언에 따라 뿔관[6][7]에 숨겨져 있던 도깨비 감투를 손에 넣게 되었고 소리와 관련하여 이이타 규리하에게 협력하게 된다.[8]

도깨비 감투의 힘으로 이이타을 돕기 위해 정우 규리하 에게 협력하는 레콘들을 꼼짝 못 하게 만들어놓는다든지, 사라말 아이솔 을 고자로 만들려다 역관광당한다든지….이 모든 행동은 소리의 후견인(?) 비슷한 위치로서 소리의 연인인 이이타에게 해줄 수 있는 행동이었다. 이이타가 자신의 도움이 없어도 소리를 계속 아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고, 또한 이이타도 혼란기의 다른 군웅들처럼 가장 소중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희생할 수 있는 남자라는 씁쓸한 확신을 가지자 그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난다. 그녀의 미모 때문에 그녀를 주목하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도깨비 감투를 쓴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이타 규리하 일행이 규리하로 탈출하는 것을 도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왠지 허당 기운이 있다. 락토 빌파가 싫다고 하면서 제대로 반항하지도 못하고, 혼란기에 희생될 민간인을 걱정하는 이이타를 위해 움직였으면서 팔리탐이 제국을 잉태하고 있다고까지 말한 규리하에 이이타를 돌려보내 분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라말을 협박하려다가 오히려 압도당해서 물러나기도 하고, 레콘들을 제압했지만 그 레콘들이 풀려나서 규리하의 가신들이 죄다 요단강을 건너는 등.

락토가 도깨비 감투를 물려준 것이나 규리하 성 잠입시의 대화를 보면, 락토는 확실히 헤어릿을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하고 나름대로 아끼고 있었던 듯하다. 헤어릿에게 물려 준 감투는 뿔관에 숨겨진 감투였는데, 뿔관은 발케네 대부족장의 상징이며, 따라서 뿔관의 소유자는 부족이라는 혈연 관계의 모임의 수장이 된다. 즉, 락토는 헤어릿을 자신의 딸로 여기고 아꼈지만, 그와 별개로 공작이라는 정치적 직위의 후계구도에 분란을 만들 수 없어[9] 성을 물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여담으로 이이타를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으나 소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포기하고 떠난다고 고백했다. 다만 반쯤 농담처럼 말했으며, 이 이후 이이타를 떠나는 진짜 이유-이이타의 군웅다운 냉정함을 알았기에-를 언급한 걸 보면 그냥 드립일 가능성도 있다.


[1] 만약 헤어릿이 빌파의 성을 받았다면 스카리가 락토를 죽인 시점에서 스카리는 팔리탐에게 살해당하고 헤어릿이 빌파 가문을 이끌게 되었을 것이다.[2] 공식 사인은 외조부의 경우 술에 취한 상태로 낙상사고를 당한 것, 어머니의 경우 병이었다. 예쁘장한 얼굴이라 이용 가치가 있는 자신을 손에 넣기 위해 보호자를 제거한 것일 거라고 믿는다.[3] '후치'와 '제미니'란 가명을 쓰고 있던 지멘과 아실과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 락토는 자신이 락토 휘하 할덴 모리노 자작이라고 둘러대며 옆에 있던 헤어릿은 "내 딸이자 내가 가진 유일한 보물 '보늬 모리노'"라며 소개했다. 비록 헤어릿은 이 말과 이어지는 딸 자랑에 증오와 구역질이 가득한 표정으로 락토를 쏘아보았지만[10], 어쩌면 이 말은 락토가 맘에 담아두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을 좋은 기회를 만나 할 수 있게 된 것일지 모른다.[4] "아름다운 여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이에요. 그러니까 좋은 조건의 신랑감에게 팔아넘기기만 할 목적이었다면 성년이 된 직후에 시집보내는 게 좋죠. 당신은 지금 성년이 된 지 십년이나 지났죠? 팔아넘길 목적이라면 굳이 십 년이나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데려오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적당한 기간이죠. 그만큼 딸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니까."[5] 사람들을 부르려 했지만 락토는 발케네의 공작이 죽을 땐 한 명의 참관인이면 충분하다며 거절한다. 서서히 죽어가는 락토를 지켜보며 죽으면 안된다고,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면서 왜 혼자가 된 자신을 거둬들였는지, 자신을 왜 원추리문에 보냈는지 묻는다. 락토는 이에 대해 "미인이니까.", "가격이 오르니까." 라고 답한다. 헤어릿이 지지 않고 훌륭한 상품인데 왜 십 년 동안 팔지 않았냐고 묻지만 락토는 나머지 하나의 감투를 찾으라고 말을 돌려버린다.[6] 발케네 대족장의 상징[7] '언제나 발케네공, 죽을 때 까지, 죽은 후에도' 라는 말처럼, 락토 빌파는 언제나 발케네공이고자 했다. 그런 락토에게 발케네 대족장의 상징은 가지고 있어 나쁠 것은 없지만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락토는 그 안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감투)을 숨겨두었다. 족장이 무척이나 가족적인 지위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야심가로서의 자신을 우선한 결과 거의 박멸되어버린, 하지만 아예 내팽겨버릴수는 없었던 락토의 가족애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헤어릿은 자기를 조금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락토의 가족애를 부정했다.[8] 원래 소리의 연인이 된 그에게 호감이 있었고, 후에 소리에게 술에 취한 채 그녀에 대한 걱정(정확히는 제국이 사라진 혼란기에 희생될 수많은 '소리'들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고 거창한 대의나 미래가 아닌 소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을 걱정하는 이이타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모양이다.[9] 눈마새 시점에서 형 그룸과 함께 맹활약을 펼쳤던 토카리 빌파가 피마새 시점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두 형제 사이에 피비린내 나는 갈등이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본 그룸의 아들 락토는 골육상쟁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10] 아실은 그게 딸 사랑이 지극한 딸바보 아버지의 말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것으로 착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