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7 12:03:22

핸디 버너

파일:TjyuUFl.jpg
1. 개요2. 장단점3. 사용상 주의사항4. 기타

1. 개요

휴대성에 중점을 둔 버너의 한 종류이다. 간이스토브나 알콜스토브라고도 부르며, 이름과 같이 알콜연료를 연소시키는 틀에 가깝다. 알콜은 점화가 쉬우면서 비교적 저렴하고 폭발 위험이 낮아 이러한 간이 열원 목적에 적합하여 사용의 편의를 위해 비누처럼 고형화한 형태(4g, 14g등 일정 단위별로 은박 포장), 사진과 같이 젤화한 연료(100g, 200g 등 캔 상태로 판매), 아예 액체 상태의 알콜을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액체 알콜은 액체가 직접 타는 것이 아니라 열에 의해 기화된 뒤 기체 상태에서 연소하기에, 단순한 금속 그릇 형태부터 각종 열교환 구조를 장비한 다양한 형태가 있다.

한국에서는 차라리 부탄가스를 구하기 쉽지 연료로서의 알콜은 일반적이지 않으므로, 약국에서 소독용 에탄올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나 2022년 이후 다이소나 대형마트 등지에서도 고체 알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독제를 쓴다면 농도가 최대한 높고 첨가물이 없는 것으로 선택할 것. 종종 큼직하게 99% 라고 써둔 것도 잘 보면 살균력 99%고 깨알같이 작게 써둔 알콜 농도는 60%밖에 안 되기도 한다. 게다가 간혹 매우 저렴한 소독액이 있는데 잘 보면 '무알콜' 소독제라고 되어 있기도 하고, 정체는 희석한 락스다. 구매시 주의.

잔가지나 마른풀 등을 태우는 우드스토브나 로켓 스토브(연소실을 확장하고 공기주입구를 별도로 설치해 연료가 효율적으로 연소되도록 한 물건) 중에도 핸디스토브와 같이 소형화한 제품이 있다. 개념적으로는 유사. 연료를 잘 선택하면 휴대용 가스버너에 맞먹는 화력이 나오기도 하지만 화력과 불조절 등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

배낭여행이나 캠핑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짐 무게를 줄이거나 분위기 목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1g이라도 무게를 줄여야 하는 울트라라이트 하이킹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있다.

2. 장단점

가볍다. 사진과 같은 핸디 버너만 해도 문고본 이하의 크기로 휴대하기 쉬운데다 액체알콜 전용 버너같은 경우 15g(...) 까지도 감량 가능하고, 음료수 깡통 잘라서 뚝딱 만들 수도 있다. 심지어 알콜 캔 위에 얹는 삼발이만으로도 위에 작은 금속컵 정도를 올려 조리에 사용할 수 있을 지경. 초소형 가스버너와 비교하면 자체 무게는 의외로 큰 차이 없지만, 부탄가스통은 두꺼운 금속으로 만드는지라 빈 통만도 100g 가까이 되고 남은 용량을 알기 힘들어 여분을 준비하던가 조금 남은 가스통을 쌓아두게 되는 반면 알콜은 가벼운 플라스틱병에 사용할 만큼만 가져갈 수 있다. 사소해보이지만 장거리 산행시에는 종이 한 장도 무거울 지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한 요소.

또한 가스버너는 취급시 부주의나 온도차로 인한 폭발사고의 위험성이 큰 반면 핸디 버너는 연료만 잘 밀봉시켜 취급한다면 사고의 위험성이 낮다. 워낙 단순하여 고장의 우려도 낮고 한겨울에도 쉽게 불이 붙는 등 가벼운 산행에 적합.

반면 휴대용 가스버너에 비해서 화력이 약하다. 조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대로 된 요리를 하려고 하면 연료 소모도 크다. 구조적으로도 가스버너는 조리할 수 있는 조리기구의 종류가 많은 편인데 핸디 버너는 음식물 뿐만 아니라 형태에 따라서 조리용기를 선택하는 데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캠핑장 등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는 발화기구 사용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도 문제.

3. 사용상 주의사항

  • 화력과 내구성이 약하다는 것을 미리 감안하고 사용한다. 작은 냄비(머그컵에 뚜껑 덮어도 OK)에 소량의 물을 80~90도 정도까지만 가볍게 데워 동결 건조 식품을 불리거나 차를 우리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국내 판매자들은 '라면을 끓일 수 있다'라고 강조하지만 물을 펄펄 끓였다가는 시간도 연료도 많이 소모한다. 200ml의 물을 끓이는 데 10~12g 정도의 알콜이면 충분하지만 라면 끓이려면 4~5배의 연료를 소모한다.
  • 야외에서 사용할 경우 반드시 바람막이를 둘러주어야 한다. 그렇잖아도 화력이 약한데 바람이 불면... 둘레에 반사판을 둘러주면 바람을 막고 열을 모아줌과 함께 스토브 자체도 가열되어 연료의 기화효율이 높아진다.
  • 알콜의 경우 불꽃색이 푸르스름하고 투명하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의외로 높은 곳까지 불길이 치솟기 때문에 불이 안붙었나 하고 손을 대 보다가 화상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
  • 가볍고 열린 구조에 액체 연료라 쓰러트리면 불붙은 알콜이 확 퍼지는 위험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안에 내열 펠트나 아예 휴지를 넣어 알콜을 흡수시켜 두기도 한다. 다민 휴지는 타고 나서 남은 재를 닦아내야 하니 완전히 열린 구조인 버너에만 쓸 수 있다.
  • 열려 있는 구조의 버너는 알콜 대신 폐식용유를 휴지에 적셔서 쓸 수도 있다. 휴지가 기름을 빨아올리는 심지 역할을 해 주는 것. 종이컵에 휴지를 넣고 식용유를 부어 모닥불대에서 장작에 불을 붙이는 즉석 착화제로 쓰던 것을 간이 버너로 옮긴 것. 알콜보다 맛있는 냄새가 나고 그을음도 심하지만, 이론상 화력은 더 강하다.
  • 알콜에 파라핀을 섞어 만드는 고체 연료는 그냥 내버려 두면 알콜이 증발해서 부피가 팍 줄어든다. 많아 사다 놓지 말고 쓸 만큼씩만 사고 단단히 밀폐해 놓자. 다만, 캔 형태로 나온 물건은 반쯤 밀봉되어 있는 상태라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4. 기타

유럽 쪽 군대에서 개별취사에 많이 사용한다. 16년도에 프랑스군전투식량이 수입되었는데 여전히 딸려있다. 요컨대 유럽군은 21세기에도 총 들고 소풍나가 모닥불 피워서 깡통 데우는 캠핑 분위기라는 이야기. 굳이 말하자면 이들의 전투식량은 전투중에 먹는 게 아니라 안전한 장소에서 자리잡고 챙겨먹는 용도이며, 전투중이나 은닉 상태에서는 식량의 절반 이상인 비스킷, 치즈, 초콜릿 등을 그냥 먹는다. 조금 신기한 경우는 브라질군인데, 레토르트 팩에 핸디 버너와 젤형 알콜을 직접 사용한다. 종이컵에 물을 끓일 수 있는 것처럼 가연성 용기라도 안에 액체가 있으면 액체가 끓느라 기화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니 직화로도 데울 수 있는 게 맞긴 하지만 보통은 중탕을 한다는 점어서 특이한 사례. 물론 중탕을 시키려면 물도 많이 필요하고 몇 분이나 끓여야 해서 연료 소모가 크다. 반대로 아열대 지역인 싱가포르군 전투식량은 아예 가열기구 없이 데워먹고 싶으면 햇빛 아래 30분 정도 내놓거나 트럭 엔진열, 배기가스 등을 이용하라고 되어있고, 중동의 이스라엘군은 구형 전투식량에는 가열기구가 없다가 2016년 이후 개선하면서 고체연료를 추가했다.

미군은 소대별로 야전식당을 운영했을 뿐 아니라 GI버너(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하는 콜맨 사제 군용 버너) 등 개인용 버너를 대량으로 공급했다. 고체 알콜도 공급하였지만 핸디 버너보다는 수통과 수통컵에 겹쳐서 수통피에 휴대하는 수통컵 스탠드 이것도 핸디 버너는 맞지만 에 사용해 물을 데우는 용도였는데, 전투식량의 비스킷 깡통에 공기구멍을 뚫고 고체연료를 넣어 간이 버너를 만들어서 주식 깡통을 데워먹었다고. 아무래도 화력이 약해 폭발물 구하기 쉬운 특수부대 등의 부대에서는 더 강하게 타는 C4 폭약을 애용하였고, 심지어는 C4 폭약 약 700g이 들어있는 M18A1 클레이모어에서 폭약을 꺼내 조리에 썼다는 설도 있다.

이후 개발된 MRE라는 여러 가지 의미로 끝판왕급의 전투식량에는 물을 부어주면 화학반응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FRH(Flameless Ration Heater)라는 가열기구가 기본첨부되어 있어서 개인용 버너는 거의 밀려났다. 야간에 불빛 보일 걱정도 없고 폭풍 속에서도 빛나지 않고 데울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은지라... 부피가 크고 증기가 많이 난다는 단점도 많이 개선되어 20년대 생산분은 두꺼운 종이 수준으로 얇아졌다. 그러다보니 예전엔 그나마 두툼한 가열팩으로 확실하게 감싸던 것이 레토르트팩을 마분지 띠로 감싸 밀착시켜서 데우는 정도로 바뀌어서, 아무래도 좀 미지근하다. 따로 MRE를 구해 집에서 먹어본다면 냄비로 최대한 뜨겁게 중탕하는 게 최고라고.

한국군과는 기묘하게 인연이 없다. 제대로 조리하면 먹을만 한 한국군 2형 전투식량이 맛없는 이유가 뜨거운 물 보급이 제대로 안돼서인데[1] 이런 거 좀 어떻게 안됐을까? 결국 건너뛰고 FRH로 넘어갔다. 미군 것은 따로 물을 조금 넣어주어야 하는데, 한국군 신형은 끈을 당기면 같이 밀봉되어 있는 발열제 팩을 찢어서 반응을 시작시키는 방식. 물 졸졸 부어넣고 '돌이나 다른 무언가' 에 기대어놓는 게 의외로 귀찮은 MRE보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부피가 큰 만큼 훨씬 뜨겁고 오래가서 음식을 뜨겁게 데워주어 평가가 좋다고 한다. 반면 그렇다보니 크고 무거워서, 2024년 목표로 개발중인 신형 전투식량에는 MRE식 얇은 가열팩이 채용될 듯하다.

민간에서는 캠핑용만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 조리하거나 덥혀야 하는 메뉴를 위해 레스토랑에서 갖춰두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퐁뒤.


[1] 중대에서 물 끓여 말통으로 옮겨주니 받을 때쯤엔 미적지근... 한 물이라도 나오기나 하면 다행인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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