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5-03 06:12:31

세레나 세레니티/작중 행적/챕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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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세레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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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a693b1,#a693b1><colcolor=#000,#000> 작중 행적 <colbgcolor=#fff,#1c1d1f><colcolor=#9574a6,#bda7c9> 챕터 1 · 챕터 2 · 챕터 3
인물 정보 인간관계

1. 개요2. 아이저와의 이혼과 할머니의 건강 악화를 동시에 맞닥뜨리다(88화~93화)3. 플로 마리나 여행
3.1. 이안사와 아이저를 지켜주기로 결심하다(94화~96화)3.2. 프리드릭을 다시 만나다(96화)3.3. 여행에서 느낀 점(97화~98화)3.4. 프리드릭이 세레니티로 온 목적(98화~100화)
4. 세레니티를 노리는 제3 세력의 존재
4.1. 프리드릭의 정체(101화)4.2. 호텔로 복귀(102화)4.3. 프리드릭의 배후를 추적하다(102화~103화)
5. 청혼하다(106화~ )

1. 개요

웹툰 《세레나》의 주인공, 세레나 세레니티의 Chapter 3에서의 작중 행적을 정리한 문서.

2. 아이저와의 이혼과 할머니의 건강 악화를 동시에 맞닥뜨리다(88화~93화)

세레나는 이혼장에 대해 이안사가 알고 있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안사의 별저를 찾지만 집사와 아스탕스가 세레나를 막아선다. 그들은 이안사는 독한 약을 먹고 잠에 빠져들어 몇 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하고, 심리적 부담이 있는 대화는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하지 않는 것이 좋으니 그런 대화가 아니라면 이안사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돌아가는 것을 권한다. 말을 듣자하니 이안사의 건강이 심상치 않은 듯 하여 걱정이 되었지만 세레나로서는 별 수가 없어 소득 없이 저택으로 돌아간다. 저택으로 돌아가 변호사를 추궁해서 아이저의 자의로 이혼장을 작성하였으며, 효력도 있고, 최근까지도 이혼 준비가 차근히 진행 중이었다는 정보를 수집한다.

분명 자신도 이혼을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설마 아이저가 자신이 하려고 했던 방법 그대로 이혼을 통해 뒤통수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결혼도 억지로 한 마당에 이혼까지 억지로 당하는 것이 비참했고, 그것도 하필 아이저와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을 때 아이저는 조용히 자신을 떠날 준비를 했다는 것이 서글펐다. 그렇게 아이저에게 단단히 화가 났음에도 귀가한 아이저를 보자마자 먼저 키스를 하며 달려들고, 결국 서로 한바탕 엉겨붙을 정도로 단단히 아이저에게 빠져버렸다.

두 사람의 감정이 진정되고나자 세레나는 변호사를 통해 이미 아이저가 이혼을 정말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음에도 아이저에게 이혼이 진심인지를 확인차 묻는다. 아이저는 밉게도 한 차례 입을 맞추고서 긍정을 한다.

상처받은 세레나는 소리내며 울기 시작한다. 그러다 한 가지 불안한 예측이 스친다. 아이저에게 이안사와의 계약 내용을 아무리 추궁해도 대답 한 번 하지 않고 수상할 정도의 과묵함을 유지하던 때와, 아이저가 서로 사랑을 하게 되고 나서도 아무런 귀띔 하나 없이 자신을 떠나려는 지금의 행동은 서로 결이 비슷하다. 그러니 만약 이안사가 아이저와 결혼을 계약할 때 이혼까지도 계약했다면 두 가지가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 역시 사실이었다. 이혼이 계약되어있었다는 사실은 그간 조금도 생각해보지 못했으므로 얼떨떨해지고, 그렇다면 왜 이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걸 전부 알았더라면 아이저의 존재로 외롭게 마음 고생을 하고 사투를 벌일 이유 없이 그와 이혼하기 전까지 홀로 경영을 할 실력을 쌓으면 되기 때문이었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계약 내용을 몰라야한다는 것마저 이안사의 요구였다고 알려주며 어안이 벙벙해지게 만든다. 또한 늘 자신의 일을 혼자만 모르는 상황도 싫었다. 아이저는 이안사의 의중은 감히 추측할 수 없지만, 가문을 사랑하면서도 독불장군같은 세레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이안사가, 세레나가 아이저에게 가진 악의를 이용해야 세레나를 단시간에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조심스레 한다.

늘 멀리 내다보고 행동하면서도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세레나의 반항을 감수하는 이안사 때문에 혼자만 철 없고 어린 것만 같이 느껴진다. 그래도 상황이 변했으니 이안사에게 이혼 조항을 물러달라고 부탁하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세레나에게 아이저는 이혼 계약과 별개로 자신이 진심으로 이혼을 원한다는 말을 내뱉는다. 세레나는 자신과의 이별을 담담하게 말하는 아이저를 도통 이해할 수 없어 몇 번이나 되물은 뒤 침실을 뛰쳐나간다.

세레나는 감정을 다스려보기 위해 목욕을 한다.[1]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불편하게도 아이저와 마주치고 만다. 집무실에서 남은 업무를 마저 보고 세레나는 침실로 돌려보내려는 요지의 말을 하는 아이저를 향해, 곧 헤어질 사이이니 주어가 뒤바뀌어야한다고 괜시리 따져본다. 그 사이 헤어짐을 받아들여 시비를 건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이혼을 원하는 아이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레나는 아이저의 마음을 더 알아보고자 이혼을 정말 원하는 지 정말 마지막므로 물어본다. 그러자 아이저는 '이혼을 원한다', '약속을 지켜야한다' 등의 앵무새같은 말이 아닌 '해야 된다'라는 대답을 준다. 의문은 더욱 증폭되었고, 어떻게든 더 대답을 듣고자 아이저의 마음을 헛짚고 확신하는 듯 말하며[2] 아이저의 신경을 긁어버린다. 그러다 도리어 자신의 감정이 북받쳐 아이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한 굳은 각오가 무너지고 다시 외롭게 남겨졌음을 서럽게 토로한다.

잠시 뒤 아이저에게서 상세한 대답을 듣게 된다. 그레이언 가문은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되어 아이저를 공격할 것이고, 아이저가 세레니티에 남게 된다면 세레니티는 호텔과 저택을 잃을 수 있다. 세레니티 가문은 왕족들과 친분이 있지만 그레이언 가문은 관료들과 친분이 있다. 현재 왕국 정치는 왕족들이 힘을 잃고 관료들이 우세한 상황에 놓여있어 단순한 덩치 싸움이라면 세레니티가 승산이 있어도, 정치권에서 이 싸움에 개입을 한다면 세레니티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들을 등에 업는다면 당장에는 그레이언이 힘을 잃어가는 듯 보여도 그레이언은 언제라도 세레니티를 멸하게 할 수 있다. 그레이언은 철저히 없는 잘못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세레나까지 무너지는 구조가 된다. 이런 피싸움에서 세레나를 지킬 방법은 아이저가 세레니티에서 떨어져나감으로써 그레이언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는 것 뿐이고, 그러기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이 바로 이혼이다. 동시에 세레나를 위험하지 않게 지켜주겠다는 이안사와의 약속을 끝까지 짊어질 생각이었다.

세레나는 어렵사리 이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자신이 원할 때마다 아이저가 자신을 몰래 보러 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본다. 아끼는 사람들을 배신이든 죽음이든 여러 이유로 잃어본 세레나로서는 아이저와 헤어지지 않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관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확신 한 마디만 있다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 들어주지 못할 부탁인 걸 알면서도 애원한다. 하지만 늘 정답을 말하는 아이저는 이혼이 공표되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몰래 만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위장이혼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모두의 의심을 사고 그레이언 가문을 완전히 떼어 낼 수 없어져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한다. 단 하나, 셀터즈 은행의 파산이 확정되고 그레이언의 새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라는 기한을 정해주었다. 서로 헤어져있는 동안 아이저는 그레이언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할 것이다. 싸움의 끝에 그레이언이 힘을 잃는다면 대신들이 더 이상 그들을 지지하지 못할 테니 세레니티가 국가를 적으로 두게 되는 위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세레나는 그럼에도 아이저와 헤어지지 않고도 가문을 지켜낼 방법을 모색하기로 하고, 늘 현명한 이안사를 찾아 의견을 묻기로 한다. 그런데 지난 번의 방문과는 달리 이안사는 무서운 신음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안사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자 가로막는 사용인들을 겁박해 이안사의 방으로 난입한다.

이안사는 벨라티아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울고 있었고 버둥거리는 그녀를 아스탕스와 레넌이 진정시키려 애쓰고 있었다. 레넌이 세레나를 발견하고 내보내려하지만 이성을 잃은 세레나를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아이저가 나타나 세레나를 붙든다.

이안사는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다. 마차 사고 이후 증상이 발현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며 잦아들었지만 최근 들어서 증상이 유독 극심해졌으며, 발작을 일으키다 약을 먹고 까무룩 의식을 잃는 상태를 반복하고 있었다. 본디 세레나와 아이저 부부의 건강상태와 이안사의 건강상태는 숨김 없이 서로가 알게 하는 것이 두 의사의 의무였지만 고통받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싫고, 새 사업에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이유로 이안사는 완강하게 정보 공유를 거부하여 의사들은 별 수가 없었다.

세레나는 그동안 자신의 아픔 외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볼 여력이 없었고, 그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안사는 자신과 같은 날, 같은 장소, 같은 때에 가족들을 모두 잃었으므로 자신과 같은 크기의 슬픔을 느꼈고, 어쩌면 이미 가족을 잃어본 그녀는 세레나보다 더 아팠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남은 핏줄인 세레나와 가문을 지키느라 아픔을 전혀 돌보지 못했고 티 한번 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남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 세레나에게 미움을 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그런 삶을 살며 이안사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감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아팠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눈물 범벅이 된다.

3. 플로 마리나 여행

3.1. 이안사와 아이저를 지켜주기로 결심하다(94화~96화)

세레나는 이안사의 상태를 두 눈으로 목격한 뒤로 말수도 줄고 밥도 거른 채로 그간 잘 찾지 않던 별관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세레나는 새 호텔이 지어질 플로 마리나의 발레아 비치를 찾아가고 싶어졌다. 국경선 열차를 타야하므로 출근 전 신분증을 미리 챙겼다. 로건에게는 호텔을 잠시 부탁한다는 말을 남겨두었고, 컨시어지를 통해 의류 몇 점을 부탁했다. 누구도 모르게 계획한 일이었기 때문에 호텔 퇴근 시간을 노려 운전기사와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랑 피아제 역으로 향했다.

세레나가 플로 마리나를 찾은 명확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아이저와의 이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안사의 진심을 알게 된 이후로, 이안사의 아픔까지 마주하자 아직 호텔이 세워지지 않은 맨땅의 플로 마리나를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을 뿐이었다.

발레아 비치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과거 가족들과 바다를 찾았던 추억을 회상한다. 오늘날 자신이 홀로 타국까지 떠나온 행동은 아이저와의 외박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기에 그 경험도 떠올린다. 가족도 떠나고 아이저와는 헤어져야하고 이안사도 멀쩡하지 못해 사실상 홀로 남겨진 지금, 이제는 그 누구도 의지하지 않은 채 자신의 두 사람인 아이저와 이안사를 자신이 지켜주기로 다짐한다.

3.2. 프리드릭을 다시 만나다(96화)

낯선 도시에서 숙소를 찾아 헤맨다. 임시 사옥에서 잘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아는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갖고 싶어 사옥을 이용하지 않고 숙소를 찾아 헤맨다. 늦은 밤이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주변에 무리지어 노는 청년들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조금 스산했다. 한 노인에게 길을 물어봤지만 홀로 길을 찾아본 경험도 없거니와 주소 표기법이 다르고 지명도 익숙지 않아서 다소 헤맨다. 그때 누군가와 부딪히게 되어 사과를 하고, 무심코 고개를 들자 프리드릭의 얼굴이 나타난다. 말도 없이 사라져서 화가 나있던 상황에 다시 말도 없이 낯선 곳에서 나타나자, 숙소를 잡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프리드릭의 도움을 거절하고 노숙이라도 하겠다는 객기를 부린다. 프리드릭은 세레나에게 순종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세레나의 거절에 아랑곳않고 세레나를 노리는 무리들을 자각시켜 납득시킨 뒤 세레나가 묵을만한 숙소를 찾아 앞장선다. 프리드릭이 자신의 말을 잘 들을 때조차 마냥 고분고분한 성격은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피부로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3.3. 여행에서 느낀 점(97화~98화)

세레나는 낯선 곳에서 홀로 잠을 청하는 데에 성공한다. 이전과 달리 조금 능숙해진 솜씨로 머리를 가꾸고 화장도 할 줄 알게 되었다. 홀로 먼 땅까지 와서 제법 잘 지내고 있는 자신이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필요한 돈은 은행에서 꾸준히 인출하여 숙박비와 식비를 충당하는 등 미성숙함이 많이 사라진 모습을 보인다.

한편 프리드릭은 세레나에게 딱 숙소만 안내해주고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버리는 바람에 프리드릭에게 할 말이 많았음에도 한 마디도 나눌 수 없었다. 어제의 낯선 프리드릭은 과거 가까웠던 시간들을 아득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발레아 비치 근처에는 공원이 있다. 그곳 전망대가 딱 호텔의 부지를 한눈에 감상하기 좋은 곳이라고 하여 많고 많은 계단을 오른다. 바다를 등지고 언덕이 펼쳐져 있으며 오하비에 절벽이 정점을 찍는 부지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었고 다시금 이 영광을 누리게 해준 이안사가 떠올라 속상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호텔 부지를 모두 구경하고 나서는 도시 곳곳을 탐방하고 다니다 밤이 오자 다시 발레아 비치를 찾아 해안선을 따라 걷는다. 오하비에 절벽은 밤에 보았을 때가 더욱 절경이었다.

기초 공사를 할 때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던 때, 사내아이(마론) 하나가 세레나를 '필레세투나'라고 부른다. 아이(마론)가 무례를 저질렀을까봐 아이의 어머니(마지)가 다급히 달려오고, 아이 어머니(마지)에게서 필레세투나의 전설을 듣게 된다. 마론이라는 이 아이를 비롯하여 플로 마리나의 사람들은 필레세투나 전설을 사랑한다고 한다. 필레세투나는 보름달이 뜨면 사람으로 변하는 인어를 부르는 말로, 머리카락이 아주 긴데 물 속에서는 흰색이었다가 뭍으로 나오면 검게 변한다고 하며 피부가 하얀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고 전해진다. 전설을 굳게 믿고 있는 마론은 세레나의 외모가 전설과 흡사하다고 생각하여 어머니(마지)에게 세레나가 필레세투나라고 우기고 있었다. 비단 마론만 필레세투나를 대단히 사랑하는 게 아니므로 도시 곳곳에서 필레세투나를 형상화한 동상과 기둥을 찾아볼 수 있고 동화와 소설도 여럿 출간되었다. 세레나도 도시를 구경하며 인어 형상의 분수대를 본 기억이 있는데, 그게 아마도 필레세투나를 본딴 듯 했다. 세레나가 필레세투나 전설은 처음 접했지만서도 어릴 때부터 인어를 좋아해서 인어가 되겠다는 소원을 품은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갖는다.

모자에게서 필레세투나 전설과 함께 절벽의 이름 '오하비에'의 의미[3]를 배운다. 또한 플로 마리나에서는 석류가 많이 자라고 맛도 좋아 세레니티 호텔에서 석류를 수입한다고 하는데, 세레나조차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각종 석류 가공품이 제조되고 판매되며, 바다 도시인 만큼 해산물이 풍부한 것은 기본이었다. 이들은 토박이인 만큼 정말 많은 정보들을 세레나에게 알려주었고, 하나같이 현지인에게서만 들을 수 있어 여행을 오지 않고서는 알기 힘든 귀중한 정보들이었기에 그 유익함에 감탄한다. 이들은 세레나가 홀로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자 세레나를 대접하겠다고 나서며 정을 과시한다. 세레나는 처음에는 정중히 사양하려 했지만 이미 한 차례 현지인만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도 했거니와, 남편이 어업을 하여 재료가 풍부하고 자신은 음식 솜씨가 좋아 대접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랑을 할 정도로 누군가를 대접하는 행위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세레나에게 자신들이 아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 재미가 붙은 모양이었다. 아이 어머니(마지)는 세레나의 우려를 배려해 통성명을 해준다.

한편 러비스가 플로 마리나에 와있다는 사실을 이미 눈치채었지만 티내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모자가 꽃을 주렁주렁 단 외지인 이야기를 하자마자 러비스를 말하는 것임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세레나는 모자의 소개로 마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성당을 찾는다. 이 성당에서는 세상을 떠난 보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쓸 수 있었다. 편지는 1년 동안 모아뒀다가 성수대의 수직 위에 위치한 성화대에서 태워버린다. 세레나는 엄마에게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과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길게 써내려간다.
세레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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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녕? 나 세레나.

아빠랑 오빠와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어? 난 아티아젠의 플로 마리나라는 곳에 와 있어. 편지를 쓰는 이곳은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작은 성당인데 바닷가에서 만난 꼬마와 아주머니가 소개해줘서 왔다가, 이곳 신부님께서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해서.

엄마 난 이곳에 와서 매일 신기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야. 거리의 가게에 들러 이곳 사람들이 입는 옷과 신발을 사서 신고[4] 도서관이나 미술관, 꽃집, 베이커리, 광장같은 곳들이나 길가의 다양한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그냥 발길이 닿는대로 마을 곳곳을 돌아보다가 공원에 앉아 하염없이 사람들과 거리를 구경하기도 했어. 운동을 하는 사람,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젊은 연인이나 노부부, 작은 아이, 귀여운 동물 등 그 다채로움들 틈에 섞여 마치 이곳에 사는 사람처럼 말이야. 그리고 좀 피곤해질 쯤엔 어떤 카페에 가서 쉬었는데 평소엔 잘 찾지도 않는 커피도 그냥 한번 시켜봤다? 아이저는 커피를 꼭 이렇게 마셨거든. 역시 내 취향은 아니더라. 우연히 만난 사람들 집으로 초대를 받아 맛있는 점심을 먹기도 했었어. 예전 같았음 상상도 못했을 일인데, 정말 신기하지? 헤어질 땐 마론이 만든 조개 팔찌와 마지 아주머니가 만든 비누를 선물로 받았는데 비누는 향도 좋고 부드러워서, 진지하게 호텔에 들이고 싶을 정도였어. 내가 비누에 예민한 거 알지?

참, 남편감 소개도 받았어. 진짜 웃기지? 마지 아주머니는 사실 딴 것보다 나 제일 사랑해주는 사람이 최고래. 전에 아빠도 똑같이 말했었는데. 그러니까 아빠보다 더 아껴줄 놈 아니면 결혼하지 말라고. 하하. 서류로만 볼 때는 잘 와닿지 않는다는 헤럴드 회장님의 조언이 맞아. 직접 와보니 이곳 플로 마리나는 훨씬 매력적인 도시더라. 웰른베르크랑은 다른 색깔로 말이야. 바다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해. 내가 좋아하는 인어 이야기도 있고, 귀여운 고양이들도 많아. 엄마도 와보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잘 차려입은 정장 차림의 남자를 보면 아이저가 생각나 엄청 보고싶기도 했어.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눈과 귀와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와중에도 사실 계속 생각이 났거든. 목소리도 듣고 싶고, 그 큰 손도 잡고 싶고, 느끼는 것들을 막 얘기하고 싶어서. 지나가는 다정한 연인들을 보면 나도 그와 저렇게 이곳을 걷고 싶어 부럽기도 했고. 그런 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두근대다니, 나... 생각보다 그를 엄청 더 좋아하나 봐.

참, 새 호텔에 대한 얘기도 자주 들리더라. 사람들이 우리 호텔에 관심이 아주 많더라고. 기대와 반가움도 있지만 우려와 걱정도 자세히 들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됐던 것 같아. 또 우리에 대한 오해가 있기도 했더라구. 전혀 사실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의 첫인상은 낯선 외지인일 테니, 이 부분은 신중히 풀어가 보려고.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이곳 사람들과의 융화니까. 플로 마리나에 온 지도 이제 일주일이 좀 지났네. 공원 전망대에 올라 호텔 부지를 보는 건 유일한 필수 일과였는데 아직 잡초도 많고, 터만 잡힌 그 땅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어. 웰른베르크의 멋진 지금의 호텔처럼 아직 아기 같은 플로 마리나의 호텔도 이제 곧 첫 걸음을 떼며 무수히 많은 사건과 사고, 수없이 지을 웃음과 눈물, 또 사람들에게 다양한 추억과 기억이 새겨질 곳이 되겠지? 나와 닮았고, 또 앞으로는 나 혼자 오롯이 책임질 곳이기에 특별한 애정도 생기고 마음이 벅차더라. 그렇게 매일 그곳을 찾아 빈 부지를 멍하니 보고 있자니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시원해지고 속도 후련해졌어. 복잡하고 우울했던 머릿속도 한결 가벼워지고 도리어 용기가 생긴 기분이 들었거든. 아. 어쩌면, 엄마. 난 혼자가 될 준비를 하러 이곳에 온 건가봐. 언젠가 홀연히 의지하던 이들이 없어져도 이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고, 의연히 돌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용기가 필요했는 지도 몰라. 작은 것부터 하나씩, 혼자여도 튼튼해지는 법을 배우면서 열심히 해보려고. 나중에 할머니와 엄마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야.

아, 그리고 엄마. 알고 있겠지만, 할머니가 많이 아파. 아마 할머니는 엄마가 많이 보고 싶은가 봐. 엄마도 할머니가 많이 그립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조금만 더 나중에 데려가면 안 될까? 나, 할머니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오해 때문에 할머니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동안 할머니와 하고 싶은 얘기도, 못 해본 것도 많아서. 부탁이야. 할머니의 작고 따뜻한 손, 조금만 더 잡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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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회장이 과거에 서류 상으로만 다루는 장소를 직접 가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 조언을 염두에 두고 떠나온 여행은 아니었지만 현지인들이 세레니티 호텔에 가진 호의적인 감정과 적대적인 감정 모두를 들어볼 수 있어 헤럴드 회장의 혜안을 체감하기도 하였다. 외지인들이 많아지면 북적이고 시끄러운데다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르며, 하물며 속국이라고[5] 만만하게 봤을 지도 모른다는 의견과, 외지인들이 와서 돈을 써줘야 발전할 수 있고 대규모 사업이라 도시에 많은 기반 시설들이 생긴다며 반기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었다. 또한 시에 돈이 없어 세레니티 측에 오하비에 절벽을 팔았다는 괴소문까지 떠돌고 있었다. 현지를 방문한 덕에 이런 문제를 알게 되어 사업가로서도 한층 성장하게 된 시간이었다.

3.4. 프리드릭이 세레니티로 온 목적(98화~100화)

충분히 감정이 해소되기도 했고 너무 장기간 호텔의 오너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어 귀가를 고민하던 때에 발레아 비치의 벤치에 앉아있는 프리드릭을 발견한다. 프리드릭을 만나고 두 사람의 사이를 깔끔하게 정리해야겠다는 생간이 들어 프리드리기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도통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귀가를 생각하던 참에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언제 프리드릭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몰라 급히 프리드릭을 쫓아 해변으로 달린다.

떠나라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홀연히 사라졌다가 돌연 나타나 다시 모습을 감추며 떠나라고 할 때 떠나라는 말을 두 번이나 지키지 않은 프리드릭에게 서운함과 화가 맺혀 있었다. 프리드릭은 그런 세레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자격을 운운한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의 배후를 추적하기 위해 프리드릭을 자신의 침실에서 내보내는 대신 미술품 창고에 파견했다. 프리드릭이 목적을 지닌 채로 세레니티에 온 것이 괘씸했지만 그가 감춘 목적을 전부 알아내고 나서 미워해도 늦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용서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감정을 삼키고 추슬렀다. 프리드릭은 이를 세레나가 자신을 멀리 치워둔 것으로 해석했다. 치워두었다는 표현이 영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자신이 살아있게 해준 프리드릭에게 고마움과 미안함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프리드릭에 대한 감정과 판단을 유보한 채 즉시 해고하지 않고 임무를 변경한 뒤 배후를 추적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어찌보면 세레나는 진실을 파악할 시간과 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던 셈이다. 세레나는 관계를 끝내더라도 서로의 마음과 속내를 후련하게 털어보내길 바랐건만 프리드릭은 세레나에게 차갑게 거리를 두었고, 그런 프리드릭을 낯설어하자 프리드릭은 세레나가 알고 있는 자신의 신상 정보가 거짓이라는 듯한 암시를 남긴다. 세레나는 타지의 해변에서 돌고돌아 만나 이제서야 작별을 고하고 프리드릭에게 직접 정체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

프리드릭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놀라움과 아픔을 주었다. 2년 전, 세레니티에겐 오랫동안 숨겨온 물건이 있다고 쓰인 왕국의 기밀 문서를 누군가가 접하고 이를 습득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형태도, 수량도 알 수 없으며 존재 자체도 불분명해 사람을 보낼만한 가치가 낮음에도 무려 왕국의 문서에 물건의 존재가 쓰였다면 거짓 문서는 아닐 것이며 물건을 자신이 손에 쥔다면 세레니티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조사해봄직한 일이라는 판단 하에 프리드릭이라는 인물을 선별하고 파견했다. 본디 다른 방법을 꾀하려했지만 때맞춰 세레나가 호위를 구하는 행운이 따르며 세레니티에 쉽게 침투했다. 그러나 극비 물건을 수색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고, 세레나가 절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은 별관을 제외한 모든 곳을 샅샅이 뒤졌음에도 소득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프리드릭의 사주인은 세레니티의 사업 정보라도 빼오라는 요구를 했다. 세레나가 아이저와 집을 비운 날이 되어서야 겨우 별관에 침입했지만 별관에서조차 그 무엇도 나오지 않았다.

세레나는 부모님과 오빠가 사망하며 사탕발림을 늘어놓던 이들이 순식간에 돌아서는 꼴을 수없이 목도한 적이 있어 물론 여전히 이런 일을 겪으면 마음이 아프긴 해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버렸다. 그럼에도 그 상대가 하필 프리드릭이라 더욱 아팠다. 애초에 아이저가 세레니티의 위협이 될까봐, 또는 자신을 죽이기라도 할까봐 프리드릭을 고용한 뒤로 아이저 하나를 신경쓰느라 프리드릭을 너무 경계심없이 받아들이고 마음을 나누긴 했다. 전말을 알았으니 이제는 프리드릭에게 이런 일을 사주한 사람을 물을 차례였다. 프리드릭을 소개한 브로커는 세레나가 방문한 이후로 모습을 감춰버려 브로커를 취조해 사주인을 찾는 방법은 불가능해져버렸는데 프리드릭을 마주하며 사주인의 정체를 알아낼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는 경찰들 때문에 사라진다. 아이저의 신고로 경찰들이 프리드릭을 체포하러 왔기 때문이다. 처음에 세레나는 아이저 측에서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오해를 하여 오인 신고를 했다고 여겼다. 그러나 아이저는 '신원미상의 밀입국자가 세레나를 납치했다'라는 내용으로 신고를 한 것이었다. 아티아젠은 밀입국자에게 엄격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자칫 위험한 상황이었다.

세레나는 여전히 아이저가 오해를 했다고 생각했고 프리드릭이 자신을 납치한 게 아니므로 프리드릭의 석방을 위해 경찰서로 동행하려 한다. 그때 러비스가 나타나 세레나를 막아선다. 러비스가 아이저의 부탁을 받아 세레나를 찾아내고 곁에 있는 프리드릭이 세레나를 납치했다고 오인해 신고한 듯 했다. 러비스도 프리드릭이 세레나의 고용인임을 분명 알고 있고 자신을 해칠 리가 없다는 것도 알면서 프리드릭을 납치범으고 바라보고 신고를 한데다, 세레나가 사실을 바로잡으려 애를 쓰고 러비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러비스는 단호하게 세레나를 귀가시키려고 하자 세레나는 두 사람에게 조금씩 화가 난다. 이어 러비스는 세레나에게, 신고를 접수한 뮤라체비아 경찰이 아티아젠에 협조 요청을 했으므로 간단한 신원 조회를 한 뒤 뮤라체비아로 이송될 예정이라며 마치 모든 것을 계획했다는 듯 절차를 설명한다. 신원불상자의 밀입국자를 신고한데다 러비스가 이후의 절차를 너무나 누군가와 짜맞춘 듯 안내해주자 처음부터 프리드릭과 자신이 함께있다는 것을 알고서 일부러 신고했다고밖에 보이지 않았고 굳이 납치범에 신원불상의 밀입국자 타이틀까지 갖다붙여서 신고한 아이저의 의중이 읽히지 않았다.

4. 세레니티를 노리는 제3 세력의 존재

4.1. 프리드릭의 정체(101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아이저가 자신을 돌아오게 만들기위한 수였음을 알아챈다. 아이저는 세레나를 보자마자 키스를 시도하는 반면 세레나는 화가 나 있어 좀처럼 입술을 열어주지 않는다. 아이저가 기어이 손으로 입술을 열어내자 잠깐 미혹에 빠질 뻔하다 정신을 차리고 그만둔다.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에 프리드릭을 이용했다면 자신을 해할 인물이 아니니 그만 풀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아이저는 타국에서 세레나가 외간 남자와 붙어있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프리드릭은 신원불상자의 밀입국자이므로 석방은 불가능하다고 못박는다. 세레나는 여전히 아이저가 목적을 위해 불필요하게 붙인 수식어인줄로만 알았지만 아이저는 프리드릭이 발레아 비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세레나가 프리드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암시를 남긴다. 그제서야 프리드릭이 말하지 않은 개인 정보가 정말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저는 그가 무려 \'뷔터베레크 공화국의 정보조직인 'B-ISA'의 전직 안보사령관\'이었다가 뮤라체비아의 망명자가 된 신분임음을 알린다.

세레나는 예상보다 일의 규모가 커져 크게 당황한다. 프리드릭에게 살인을 해본 경험이 있었던 이유는 B-ISA에 재직할 당시 프리드릭이 스파이를 색출하고 고문 및 암살을 하는 직책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이저는 세레나의 안전을 위해 처음부터 프리드릭의 신상을 알고 있었다. 아이저 하나를 자신의 위협이라 생각하고 정작 더 위험한 인물을 고용해 옆에 끼고 살았던 과거의 자신이 우스워졌다. 아이저는 자조하는 세레나를 향해, 프리드릭이 당시의 세레나에겐 필요하다고 여겼으며 프리드릭의 목적과 배후를 알아내려면 오히려 프리드릭을 지켜봐야 했던데다 프리드릭은 세레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모든 사실을 방관했을 뿐 세레나를 우습게 여긴 적은 없다고 부정한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저가 무려 이런 정체를 숨긴 프리드릭이 세레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했다는 개 굉장히 의아했는데, 이는 프리드릭이 세레나를 사랑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4.2. 호텔로 복귀(102화)

호텔에서 밀린 업무를 본다. 다섯 건의 중요 업무가 있었다. 첫째로 커슨 자동차와 영업 차량 서른 대를 계약한다. 둘째로 장기 임대 계약 연장에 관한 사항이었는데 이번 연도에 계약이 만료되는 두 건 중 헤르사나 회사의 임대 계약만 연장한다. 셋째로 르포드 시에서는 대금을 금과 시청 소유 성당으로 치르겠다는 요구를 했는데, 금의 감정소를 세레니티에서 선정하고 감정 비용을 르포드 시에서 지불하는 조건으로 수락한다. 이 대금 문제는 무려 7년이나 묵혀진 숙제였는데 3년 전에 르포드 시에서 금광이 발견되었고 금광을 기반삼아 광물 사업을 추진했는데 사업이 잘 정착되어 시에서 해결 의지를 보였다. 넷째로 샤페트라 백화점을 인수하는 절차였는데 거의 진행이 되었으나 규모가 큰 업무여서 앞으로는 샤페트라 백화점 관련 업무를 따로 보고할 것을 주문할 정도로 신중을 기하려 한다.[6] 다섯째로 그동안 VIP 회원 중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만 한해 예식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일반인에도 예식을 신청하면 치를 수 있도록 기조를 변경한다.

4.3. 프리드릭의 배후를 추적하다(102화~103화)

프리드릭은 뮤라체비아로 막 이송되었다. 직접 배후를 묻자니 조사가 한창이라 면회가 제한되는 상황에 아이저의 태도가 워낙 강경하여 프리드릭의 석방은 요원해보였다. 세레나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프리드릭의 배후를 찾아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 뿐이다. 호텔 직원들이 선물한 레몬 사탕을 먹으며 우선 조용히 프리드릭의 말과 그의 신분을 하나하나 되짚어 본다.

프리드릭은 뷔터베레크의 전직 안보사령관이라고 했다. 그런 고급 인력까지 써가며 세레니티의 극비를 찾아내려 했다는 점이 계속 신경쓰인다. 뷔터베레크의 국가적 차원 공작일 가능성과, 개인 차원일 가능성이 있는데 국가적 공작이라면 자칫 누명을 쓰거나 책임을 물어야할 수 있어 가문이 직격타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다행이 아이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가의 공작은 아닌 듯했다. 그렇다면 개인의 감정에 따른 공작일텐데 그레이언 가문의 짓이라기엔 빅터는 세레나의 얼굴 조차 알아보지 못했으며 여덟 가문의 짓이라기엔 시기가 일치하지 않았다. 그러다 다이아가 뷔터베레크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세레니티의 사업 기록지를 다시 읽어보았음에도 소득이 없었으며 이안사는 의식이 없어 짐작이 가지도 않는, 가문의 일원조차 알기 힘든 극비 사항을 그 누군가는 알고 있었는데, 다이아가 속한 더로랑 가문은 예전부터 왕국의 유물을 관리하던 가문이어서 유물 보관실 출입이 자유롭다. 유물 보관실은 또한 박물관과 기밀 문서 보관실과 전부 하나로 이어져있다. 더불어 가문의 승계도 망하고 아이저와의 관계가 파탄난 상황에서 세레니티를 공격할 무기를 쥘 경우, 일이 잘 풀리면 세레나와 아이저의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으며 아이저와 다시 시작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금전적 이익까지 노릴 수 있으므로 계기마저 충분하다. 다이아가 유학하던 시기에는 프리드릭이 뷔터베레크에 살았으므로 시기마저 일치한다. 프리드릭을 어떻게 만나 하던 일을 그만두게 하고 뮤라체비아의 망명자로 둔갑시켰는지는 여전히 의문이긴 해도 그 외 모든 사항들이 다이아 한 사람을 지목하고 있었다.

막상 세레나가 다이아를 지목하자 아이저는 예상조차 못한 듯했고 다이아와는 서로의 이익 때문에 약혼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레나는 다이아가 계속해서 세레나의 위치를 넘보는 꼴을 몇 번이나 보았으므로 다이아가 아이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질투심이 아닐 수가 없었지만 아이저는 여자의 질투를 잘 몰라서 다이아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세레나는 프리드릭을 통해 사주인이 프리드릭을 파견하게 된 표면적 이유가 '왕국 기밀 문서'라는 사실과 극비 물건의 존재를 알아차렸으나 아이저는 이 정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7] 이 정보를 알려주자 아이저는 세레나의 추리에 설득당해 다이아를 용의 선상에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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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더로랑의 저택에 처들어가 프리드릭을 다이아가 보낸 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왜 보냈는지 다이아의 입장을 요구한다. 다이아는 딱히 진실을 숨기려 하진 않고 순순히 시인했으며 오히려 자신의 비뚫어진 내면과 자신의 계기를 솔직하게 술술 털어놓기 시작한다.


===# 다이아의 시점에서 아이저의 과거를 듣다(104화~106화) #===
104화
망하기 직전의 가문을 살리고 싶었던 세레니티와 가문이 망하길 바라는 아이저가 만나 계약혼이 성사되었듯 다이아와 아이저도 같은 이유로 계약 약혼을 맺었다. 여기까지는 세레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며 대부분의 사실 관계는 세레나도 알고 있지만 다이아의 시각에서 듣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이아는 약혼 기간동안 아이저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이아는 가문과 이고르를 버리고 외국으로 나가서 아이저와 단 둘이 새로 시작하는 꿈을 아이저에게 말하곤 했으나 아이저는 모든 걸 버릴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이, 설령 자신이 승계를 받지 못한다 해도 어떻게든 그레이언을 망하게 만들 작정이었다. 이 또한 현재 진행형으로 아이저는 세레니티를 이용해 그레이언을 공격했으며 그레이언과 한 사람 사이에서 전쟁의 전초전을 치르고 있으니 말이다. 다이아는 완고한 아이저에게, 정말로 모든 계획을 엎고 도망가자는 게 아니라 아이저 하나만 있다면 다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아이저를 좋아한다는 의미에서 내뱉은 말일 뿐이라며 아이저에게 숨쉬듯이 자신의 호감을 고백했다. 아이저는 고백을 받아준 적도, 거절한 적도 없었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도록 더로랑을 살려주겠다며 다이아에게 신뢰를 보여주었다. 단 한 가지, 혹여 아이저가 결혼 전에 그레이언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하게 된다거나 자신이 승계를 받지 못하는 등의 변수가 생기더라도 믿고 기다려주기만 하면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더로랑을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먼저 내걸었다. 다이아는 자신의 마음은 설령 그런 일이 온다 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다이아만의 이야기이다. 다이아는 얼마 후 정말로 아이저가 그레이언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고르는 다이아가 더로랑과 결혼하기만 하면 되었으므로 당장 아이저와 약혼을 파하고 빅터와 결혼하도록 압박했으며, 이고르의 명을 거역하고 아이저를 따랐음에도 더로랑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모든 걸 내다버리고 남자 하나를 따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고르는 더욱이 빅터와 결혼하지 않으면 더로랑의 작품들을 모두 회수하고 성도 빼앗을 것이라며 협박을 하고 있었다. 급한대로 아이저를 수소문해보았지만 시체처럼 박혀 지낸다는 말만 들려왔고 빅터까지 가세해 결혼을 압박하고 있었다. 결국 감정적 압박을 강하게 받는 상황에서 아이저의 능력을 믿지 못해 마음은 점점 빅터에게로 기울었다. 그러나 자신이 아이저를 믿지 못했다는 진실을 마주할 수 없었고 아이저가 혹여 이 점을 간파해버릴까봐 두려워 아이저를 피했다. 나약해질 대로 나약해진 다이아 앞에서 빅터는 더로랑의 빚을 청산해주고 남부의 갱단도 해치워 줄 것이며 결혼 선물로 아티아젠에 소재지를 둔 갤러리까지도 약속하며 강함을 자랑했다. 결국 다이아는 빅터에게로 무너졌다. 이 광경이 아이저에게 발각되어 아이저와 다이아는 최종적으로 파혼한다. 아이저는 정신을 차리고 더로랑 저택으로 다이아를 찾아오자마자 다이아와 빅터가 놀아나는 목도하고 빅터와 자신의 사이를 알면서도 빅터에게로 간 다이아에게 큰 배신감과 굴욕감을 느껴 은둔을 시작했다. 이때 이안사가 은둔 중인 아이저를 찾아가 세레나와의 계약혼을 제안한 것이다.
다이아는 어찌됐건 아이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셈인데 이 죄책감을 감당하기가 벅차고 아이저와 자기 자신까지도 볼 낯도 없어서 아이저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이저를 되찾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을 뿐이라며 사실 관계를 왜곡해 스스로에게 주입했다.[8] 어쩌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가 들자 더이상 빅터에게 있고 싶지 않아졌고 결혼 전 여행을 갔다 온다고 속인 뒤 시간을 벌어 아이저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꾸며내 파혼을 유도했다. 그레이언과 파혼하자 다이아를 죽일 것처럼 길길이 날뛰는 이고르에게 목숨을 구걸했고 목숨은 붙였지만 뷔터베레크로 쫓겨났다. 그 사이 세레나와 아이저가 결혼을 했다.
다이아는 뷔터베레크에 외로이 머물다 신문을 통해 세레나와 아이저의 결혼 소식을 접했다. 세레니티 역시 더로랑과 마찬가지로 가문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자존심을 짓밟힌 상황이어서 다이아는 세레나에게 더욱 질투가 나고 이입하기 좋았다. 그런데 아이저가 세레니티를 중흥시켰으니 질투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빅터를 그렇게나 원망하면서도 빅터를 따르는 선택을 한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단 한번의 실책이 너무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그러니 세레나는 다이아에게 이상향 그 자체였다. 그래서 아이저를 포함한 세레나의 것을 죄다 빼앗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프리드릭을 보냈고 아무리 세레나에게서 몰염치하다는 말을 듣든 상관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것도 아닌데 아이저를 마치 물건인 것 마냥 아이저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되찾니 마니 말하는 다이아를 비판하자, 그새 세레나의 이혼 소식을 접했는지 세레나의 것도 아니라며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 한다.

105화
다이아는 프리드릭을 만난 과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만나서 스파이로 부린 이후의 일은 이야기해준다.

다시 다이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뷔터베레크의 왕궁을 방문했을 때 행운처럼 프리드릭을 만났고, 이후 어떤 거래를 하여 프리드릭을 세레니티에 잠입시켰다. 당시에는 좋은 거래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리드릭은 말을 듣지 않았고 세레니티가 감추었다는 물건은 영 찾지 못해 사업 정보라도 빼오도록 했다. 사업 정보조차 영양가 있는 정보를 보내지 않아 세레나에게 사랑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고, 뷔터베레크에 갇혀 있던 터라 정보를 면밀히 검토할 여유가 없었는데 뮤라체비아로 돌아오고 나서야 프리드릭이 알짜배기 정보를 교묘하게 섞어서 보냈음을 알게 되어 그의 능력에 감탄했다.
그러나 프리드릭이 돌연 스파이 짓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다이아는 협박 아닌 협박을 통해 프리드릭이 그만두지 못하도록 했다. 이마저도 오래 가지 못하고 태도가 완전히 변해서는 협박조차 통하지 않았다. 결국 스파이로서 가치가 사라진데다 프리드릭이 스스로 사라졌으며 세레나와 아이저가 이혼하게 되어 프리드릭을 이용할 필요도 사라져버렸다.

다이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은 이유가 신세 한탄보다는 자신도 세레나의 과거를 뒷조사했으니 세레나도 자신의 과거를 알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을 마치 예술 작품의 히스토리와 프로비넌스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로써 비유한다. 세레나는 다이아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저 화가 났다. 러비스로부터 아이저의 시점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아이저가 다이아에게 별 감정이 없는 것 같았어도 다이아가 이전에 자신이 아이저와 전 연인이었음을 주장했고, 그 뒤로도 세레나와 아이저가 언제 이혼할 것인지를 묻는 등 아이저와 다시 연인 관계를 시작하고 싶은 야망을 드러냈기 때문에 그래도 다이아는 아이저를 사랑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다이아의 이야기를 듣자 판단이 뒤집혔다. 다이아의 말과 행동은 도저히 아이저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이기적이었으며 약속 하나에 온 책임가 정성을 다하는 아이저를 생각하면 상황이 더욱더 잘 그려졌다. 결혼을 통해 서로가 원하는 바를 돕고 구하자는 그 약속은 다이아가 먼저 했으며, 이 약속 하나를 어떻게든 지키고자하는 아이저가 얼마나 허망했을지가 눈에 선해서 마음이 아팠고, 오죽하면 가문을 버렸을 때도 금세 회복했던 아이저가 다이아의 배신을 맞닥뜨리고 우울했을 아이저 때문에 화가 났다. 프리드릭을 협박한 사실도, 세레나와 세레니티를 감시한 것도 화가 났지만 아이저를 괴롭게 만든게 더 화가 날 정도로 자신보다 아이저를 우선한다. 세레나는 다이아가 그랬듯 히스토리와 프로비넌스에 사람의 과거를 빗대어, '다이아와 아이저의 사이는 허울뿐이었던 약혼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라며 다이아의 허를 찌른다. 말을 하면 할수록 감정이 차오르는지, 그렇게 아픔을 주어놓고서 다시 나타나 연인이었음을 주장하고 있으니 화가 난다며 마치 자신이 아이저가 된 것처럼 이입한다. 다이아가 진창 속에 빠뜨린 지 시간이 지나 극복한지 오래 되어 세레니티를 이끌며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이저인데, 막상 아픔에서 벗어났을 때 다시 나타나서는 상황을 돌려놓았으니[9] 자신에게로 돌아와달라고 비는 행동은 몰염치하고 아이저에게 잔인한 짓이었다. 마지막으로 세레나는 다이아가 찾고 있는 물건 따위는 없으며, 과거에 얽매여 세레나와 아이저에게 집착하지 말고 다이아를 두렵게하는 것[10]으로부터 벗어날 생각부터 하라는 충고를 남기고 더로랑 저택을 떠나려한다.

다이아는 떠나려는 세레나를 향해 세레나가 라타생에서 발레를 배우던 시절 뷔터베레크 공화국 출신이 주변에 또 있었다는 정보를 넌지시 흘린다. 세레나는 처음에는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리제 부모님과 프리드릭의 부모님이 모두 양조장을 운영한다는 점, 리제에게 예쁜 동생이 있다는 점, 눈 색이 똑같다는 점을 떠올리며 다이아가 말하는 이가 리제임을 직감한다. 당시에는 둘 사이에 연관성을 찾을 생각조차 안 했고 리제의 동생이 예쁘다고 하여 당연히 여동생일 것이라 넘겨짚었기에 더욱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다.

106화
귀가하자마자 라타생 예술원에 연락을 취해 알아본 결과, 리제는 정말로 뷔터베레크 공화국 출신이었으며 성씨도 프리드릭과 같은 '블룸'이었다. 이로써 리제가 프리드릭의 누나임이 사실상 확실시 된다. 다이아가 리제의 출신을 알려준 이유는 모르겠지만 좋은 예감은 영 아니었으며, 과거부터 누구든, 어떻게든 얼마나 얽히고 설켰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5. 청혼하다(106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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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아이저가 귀가할 때까지 자지 않고 아이저의 차량이 도착하기만을 창 밖으로 지켜본다. 아이저가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 앞까지 마중을 나간다. 할 말이 있어 기다렸지만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아 비가 와서 자지 않고 아이저를 기다렸다고 둘러대고, 아이저는 다정하게 포옹을 건넨다. 그 행동과 체향만으로 위로가 되었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사실을 금세 눈치채고 편하게 말을 꺼내도록 해준다. 세레나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혼에 동의하지만 언젠가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하는 날 결혼하자'라는 청혼 인사였다. 플로 마리나에 이유도 모르는 채로 홀로 떠났지만, 플로 마리나에서 세상을 구경하고, 혼자서 많은 것을 해보며 기분 전환을 하자 이혼 소식을 막 접하고 분했던 마음이 정리되었다. 동시에 발레아 비치를 바라보며 이안사와 아이저를 이제넌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다짐을 실천하려면 완벽한 아이저와 떨어져 홀로 성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많은 것이 부족한 자신이기에, 그렇게 홀로 실패든 성공이든 해보며 단단해져야 훗날 당당하게 아이저를 만날 수도 있다. 더이상 보살펴야 할 존재로 남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것을 책임지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또한 그간 세레나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성장을 이끌어주고 세레니티를 바로 세워준 아이저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107화
아이저는 세레나의 청혼을 받고 기뻐한다. 사실 세레나는 아이저가 이혼 후 세레니티를 나가면 가진 게 전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이저는 가진 것 없이 그저 존재만으로도 세레나에게 유의미하다는 뜻으로 들려서 감동받았다는 말을 전하고, 세레나는 괜히 부끄러워진다. 마지막으로 아이저의 대답만을 들으면 되는 단계인데, 아이저는 동의는 하지 않고 '언젠가 서로 동의하는 날 결혼한다'라는 그 마음이 일치하면 된 것이라며 대답을 회피한다. 다음날까지도 아이저가 전혀 대답을 하지 않아 청혼을 받아 들인 것도, 아닌 것도 뭣도 아닌 이상한 고착 상태에 불안해지고, 호텔에 출근해서도 아이저를 신경쓴다. 귀가 후 프리드릭과 이안사 소식을 수이에게 묻지만 두 쪽 모두 특별한 소식은 없었다. 옷을 갈아입던 도중 아이저가 먼저 귀가해서 2층 티룸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겉옷을 다 갖추지도 않은 채, 속치마 차림이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곧장 아이저를 찾아가 대답을 촉구한다.

아이저는 사용인들이 많이 오가는 2층임에도 세레나가 그런 차림으로 돌아다녔다는 것에 눈쌀을 찌푸린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그러든 말든 아이저의 대답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아이저의 대답이 간절하기도 했지만 아이저의 대답 하나면 그 대답을 희망 삼아서 아픔을 견디고 스스로 발전하여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대답을 바란다. 아이저는 그럼에도 세레나가 원하는 대답을 끝까지 해주지 않고, 세레나는 잠시 궁리를 한 뒤 아이저가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이혼 후 다른 남자를 만나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는 선전포고를 해버린다.

108화

109화

[1] 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물에 들어가면 정신이 차려지는 느낌이 들어 생각이 복잡할 때 물에 들어가서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2] 남의 집 뒤치다꺼리가 지긋지긋하냐, 갖고 놀다 싫증이 났냐 등 정확하게 아이저의 마음을 거꾸로 짚어 말했다.[3] 고대어로 '달콤하다', '끝내주게 좋다'라는 뜻이다.[4]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용이 맞지 않는 비문이다. '이곳 사람들이 입는 옷과 신는 신발을 사서 착용하고' 정도로 고쳐볼 수 있다.[5] 뮤라체비아인들이 가질 수 있는 시선이라고 충분히 우려할 수 있으며 일부 뮤라체비아인들은 정말로 이들을 속국이라고 하대하고 있을 수 있다.[6] 플로 마리나의 호텔 주변에 백화점을 세울 예정이라고 했는데 샤페트라 백화점을 인수하고 샤페트라 백화점을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7] 아무리 정보전에 능한 아이저라도 왕국 기밀 문서에는 접근할 권한이 없고 프리드릭과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도 이상하므로 당연하다.[8] 세레나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는 의미인 즉슨, 이제는 거짓이 무너져 사실 관계를 왜곡할 수 없어졌다는 의미이다.[9] 빅터와 파혼하고 귀국한 것.[10] 빅터이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