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6 05:08:46

맨스플레인

1. 개요2. 상세3. 외부 링크4. 관련 문서

1. 개요

내 경험상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자신감이 넘쳐서 정면 대결을 일삼는 사람은 유독 한쪽 성에 많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든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든 모르든. 어떤 남자들은 그렇다. 여자라면 누구나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종종 괴로움을 겪는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하고, 용감하게 나서서 말하더라도 경청되지 않는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레베카 솔닛, p.15
맨스플레인(Mansplain)은 남성(man)과 설명하다(explain)의 합성어로, 여성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무턱대고 아는 척 설명하려고 하거나 가르치려고 드는 태도를 잘 나타낸 단어이며, 주로 남자여자에게 권위적인 태도로, 아랫사람을 훈계하듯이 설명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기사.

2010년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고, 2012년 미국 언어 연구회 선정 가장 창의적인 단어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2014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선정한 올해의 단어 최종 후보 중 하나로 뽑힌데 이어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 등재되었다. 관련기사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 따르면 맨스플레인은 동사로 '(남성이) 어떤 것에 대해 다른 이(주로 여성)에게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체하는 태도로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이 단어의 영향으로 비슷한 맥락을 가진 "화이츠플레인(whitesplain)", "라이츠플레인(rightsplain)" 같은 단어도 생겨났다. 일부 논평자들은 이 단어가 널리 남용, 과용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되어, 일부 실제 사례 중에서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2. 상세

이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미국페미니스트이자 저술가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다.

솔닛은 어느 날 한 남자를 만났는데, 솔닛은 상대 남성에게 자기가 영국 태생의 사진작가인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 1830년 4월 9일~1904년 5월 8일)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하자 "최근 마이브리지에 대한 중요한 책이 나왔다"면서 솔닛에게 그 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솔닛의 친구가 그 책의 저자(바로 앞에 있는) 솔닛이라고 몇 번이나 말한 후에야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후에 알고 봤더니, 남자는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고 신문기사의 서평을 읽은 것 뿐이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리뷰에 기자가 간단하게 쓴 걸 그 책의 저자에게 아는 척하며 그대로 말했다.

솔닛이 이런 일화를 신문에 싣자 공감한다며 비슷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 일로 2010년대초부터 맨스플레인이란 단어가 조금씩 나오고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오빠가 전문이야", "오빠가 알려줄게"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일부 여성들과 여성주의 운동가들은 맨스플레인이라는 표현을 '남성이 여성에게 잘난체하는 태도로 설명하는 것'과 더불어 남성이 여성에게 갖고 있는 편견과 남존여비 사상을 가르치는 태도로 은근히 강요하는 것을 조롱할 때도 사용한다. 남성이 관습적으로 '여자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정해놓고, '여자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남자가 싫어한다.'라고 여성 차별을 행하는 것을 비꼬기 위해 사용하는 식이다. 글자 그대로만 읽으면 조언처럼 들리지만, 그 말의 진의가 정말로 호의를 갖고 그 여성이 잘되기를 바라서 조언하는 것인지 아니면 돌려까기인지는 말하는 투와 표정만 봐도 아주 잘 알 수 있다. 그냥 '여자인 니가 감히 이러는 게 남자인 내게 꼴뵈기 싫으니까 당장 그만해라'라는 말을 돌려서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

맨스플레인과 유사하지만 다른 것으로 맨터럽팅(manterrupting)이 있다. 이는 여성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을 때 남성이 시시각각 말을 끊으면서 그 주도권을 자신에게 돌리려고 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 다른 표현으로 백인이 비백인에게 설명하는 화이츠플레인(whitesplain) 등의 파생도 있다.

이들의 문제는 상대방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설명을 한다는 것과 더불어 상대방이 자신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간다는 점이다. 자기가 주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비주류는 자신보다 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을 드러내는 것이다. '너 이거 모르지? 내가 설명해줄게'라고 했는데 상대는 사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상대는 '뭐야 이 사람? 내가 이 정도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건가? 날 얕잡아본 거야?'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나빠진다. 즉 무의식중에 상대를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본(차별하는) 것이다.

문제는 '남자가 여자에게 설명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설명을 잘 하는 건 대단한 능력이지만, '친절한 설명'과의 결정적 차이는 맨스플레인을 하는 남자는 여자가 '그거 나도 안다' 혹은 '내가 그 분야의 전문가다'라고 밝혀도 의식·무의식적으로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자니까' 잘 모를 거라는 단정은 남성이 태어나면서 자동으로 얻은 사회적 권력이라는 사실, 말하는 남성이 그 사실을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간에 그가 그런 권력으로 여성의 전문성이나 지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일 뿐이다. 앞서 말한 솔닛이 해당 책의 저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남성이 마치 솔닛이 그에 대해 모른다는 것처럼 설명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예를 들어, 맨스플레인이라는 용어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맨스플레인은 남자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단어가 아니라,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가 뭘까?”라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솔닛은 해당 에세이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에 수록하면서, 에세이를 기고한 후 있었던 반응에 대한 부분을 추가하며 남성들이 '여성 스스로가 겪는다고 말하는 피해를 기각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며 비판적으로 논했다.

3. 외부 링크

4. 관련 문서


[1] 맨스플레인으로 유명해진 에세이를 다른 저작들과 묶어서 출판한 책으로, 이 책에서 맨스플레인이라는 신조어가 나온 것이 아니라, 맨스플레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기원이 된 에세이가 이 책의 1장에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