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살면서 단 한 번도 기적을 믿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난, 만날 수 없는 너에게 가고 있다.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면서...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며 독백을 하는 유준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2. 첫 만남까지
심사위원이 봐도 화려할 만큼의 커리어를 이어 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유준은 쇼팽 콩쿠르에서 돌연 손목을 떨고, 호흡에 이상이 생기며 쓰러진다.유준은 손목삼각근 이상 및 불안증세 때문에, 치료 및 휴식 차 독일에서 명운대 기악과 3학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된다.
명운대에 와서 인희와 음대 건물을 구경 한 후, 수업까지 시간이 남는 동안 동기들을 보자는 인희의 제안을 뒤로 하고, 유준은 홀로음대 건물 내부를 마저 구경한다.
연습실 밖 복도를 거닐던 중, 처음 듣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음을 향한다. 그 곳에서 피아노 밑에서 뭔가를 숨기고 있는 정아를 만나게 된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유준은 정아 머리카락에 붙은 먼지를 떼어준 후, 연주가 좋아서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웃으며 연습실을 나가는데, 정아도 그런 유준을 보며 웃는다.
서양음악사 수업시간에 지각을 한 정아.
정아를 보려고 뒤를 돌고 있다가, 유준은 교수님에게 지목을 당한다. 쇼팽하면 생각 나는 것, 교수님의 질문에 유준은 조르주 상드라고 대답한다. 쇼팽과 10년간 살며 사랑했고, 쇼팽도 그녀를 위해 아름다운 곡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학우들의 호응을 얻는다.
수업을 듣고나서 먼저 내려가는 정아를 따라가는 유준. 정아를 만나서 아까 친 곡이 뭐냐고 물어본다.
정아는 유준에 귀에 대고 "'비밀' 이야"라고 답한 뒤 다시 길을 간다. 유준은 먼저 가는 정아에게 잠깐만! 이라고 부르자 옆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던 인희가 "응?"하고 대답한다. 유준은 아까 고마웠다고 둘러대고 정아를 따라간다.
둘은 동아리 홍보 부스들이 있는 거리를 걷는다. 그러면서 유준은 정아에게 다음에 또 연주를 듣고 싶다 말하는데 도중에
너 내 후배 맞냐 말하며 마술동아리 홍보를 도와달라며 유준을 끌고 가는 선배 고태.
심리 마술을 선보인다며 카드를 뽑아달라고 한다.
유준은 첫사랑, 키스 순차대로 두장의 카드를 뽑고, 이를 보자 첫사랑한테 이런거 원했냐고 쓰레기라 놀리는 고태와, 카드를 낚아채려 하지만 주지않는 경봉과 실랑이를 하다 그만 카드 한장이 날아가 정아의 뒤쪽에 있던 풍선을 터뜨린다. 그 안에 있던 형형색색 가루가 날려 정아가 뒤집어 쓰게 되고, 머리와 옷이 더러워진 정아는 먼저 간다고 하며 자리를 피한다. 유준도 뒤따라 가려 하지만 다급히 동아리 홍보 마무리를 하려고 양 손을 잡은 두 선배들로 인해 가지 못하고, 그렇게 유준과 정아의 첫 만남은 유야무야 끝난다.
3. 두 번째 만남까지
내년부턴 음악대학을 철거하고 미대와 합쳐져 예술대학의 음악학부로 개편 된다는 학회장님의 연설을 듣는 장면에서 시작이 된다.강당에서 연설을 듣는 와중에 뒤를 돌아보며 정아가 어딨는지 찾는 유준. 인희와 눈이 마주치자 누구를 찾느냐는 인희의 물음엔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집에 와보니 티비를 켠 채 뒤돌아 자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식탁보를 들어보니 밥을 차려준게 아니라 본인이 식사를 마치신 모양이다. 설거지랑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라고 메모지에 적어 놓은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유준은 '내가 착하다' 며 그릇을 싱크대에 옮긴다.
교수님이 화성학 수업을 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교수님이 과대표 인희에게 질문을 하자, 유준이만 훔쳐보던 인희는 부랴부랴 책을 넘기지만 선뜻 답을 못한다. 유준이가 답을 알려준 덕에 답을 보고 말을 했다. 교수님도 "잘했어. 훔쳐보고 말했지만 잘했다고, 나이스야" 라며 유머섞인 칭찬을 해준다.
수업이 끝난 후 뭘 먹을까 고민하는 인희와 계단을 내려가던 도 중, 정아와 첫 만남 때 들었던 피아노 연주가 또 들리자, 유준은 인희와의 선약을 미루고 다시 연습실로 간다.
"오랜만이다, 쓰레기." 라는 인사와 함께 숨어있던 정아가 나오고 아르투르 빈더 악보를 찾고 있었다고 말한다. 유준은 그 악보 여기 없다는 대답에, 정아는 여기에도 없구나, 꼭 연주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악보를 찾다가 유준은, 서양음악사 과제로 송어를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한다.
함께 건물을 나서는 그때, 앞서 화성학 수업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을 멀리서 보게 된다.
정아가 먼저 김 교수님 임을 알아채고, 여전히 인기 많으시고 멋있으시다며 칭찬을 하는데, 유준이 저 사람이 멋있냐, 이상하지 않냐고 대화를 하며 가던 길을 마저 간다.
이후 같이 물가를 거닐며 둘은 유준이 한국에 오게된 이유를 말하고, 한국에 오면 나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와보니 진짜 좋다고 한다. 정아가 "나를 만나서?"라고 말하자 부끄러운 듯이 송어를 발견한 척 물가로 간다.
물고기 구경을 하고 산책을 하는 등 해가 질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이후 버스를 타고 잠이 든 정아의 머리를 유준이 받쳐준다.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 할때 급하게 일어나 다음에 보자며 버스를 내리는 정아. 유준은 갑자기 하차한 정아에게 휴대폰 번호도 물어보지 못하고, 언제 만날지 알 수 없는 만남을 뒤로 한 채 두 번째 만남도 끝난다.
4. 세 번째 만남까지
인희에게 네아폴리탄 6화음(본작에선 나폴리 식스로 언급)을 설명해주는 유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바쁜 시간을 내서 진심으로 설명을 해주는 유준과 달리, 인희는 너 목소리 좋다며 유준에게 관심을 보이다가 문득 핸드폰을 본다.
2년째 우승중인 최태혁 학우를 이기면 아르투르 빈더 악보 초판을 상품으로, 또 음악회날 피아노 연주자 권한이 주어지는 피아노 배틀 공지가 뜬 것.
인희는 유준에게 나가서 악보를 얻어달라 부탁하지만, 정작 유준은 정아를 생각하며 집에 와서도 공지를 보며 아르투르 빈더의
'mad rush'를 오디오로 듣는다. 때 마침 "뭐하냐, 와서 고기구워." 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전에 봤던 김교수님. 김승호 교수가 바로 유준의 친아버지였다.
집게로 아들 머리카락을 집거나, 아부지 암걸려 빨리 죽으라고 같이, 고기를 태운 유준에게 과장해서 말하는 아버지 승호는, 밖에서는 인기많은 교수님이지만, 집에서는 아들에게 장난기 많은 아버지였다.
유준은 내가 연주를 못해도 괜찮냐는 물음에, 승호는 유준이 괜찮으면 본인이 무슨 상관이냐며 대답한다.
"옛말에 그런말이 있어요. 자식은 태어나서 세 살까지 평생 효도를 다한다고. 재롱으로. 자 재롱! 안하잖아~(지금은)"
학교 주변에 갈 데 없냐며 또 질문하는 유준에게, 그 새 여자친구 생겼냐며 기특해하는 승호.
장면은 유준을 만날때 들리는 음악을 연주하던 정아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왜인지 피아노를 다 치고나서야 비가오는 날 창문이 열려있는 것을 닫으려 한다. 하지만 손이 닿지 않아 고생하던 찰나, 유준이 나타나서 창문을 닫아준다. 이어서 정아 얼굴에 튄 빗물을 닦아준다.
서로 말없이 쳐다보다가 정아가 창틀에 적힌 낙서를 보고 화제를 전환한다. 연습실 앞면에 쇼팽과 조르주 상드 액자가 걸려서 그런지, 애정이 담긴 낙서들이 가득 한 것을 보고 정아도 하나 적고 싶다고 한다.
'유준, 우리가 만난건 기적이야'
꼭 쓰라고 펜을 찾는 유준의 뒤로 선배 고태와 경봉이 들어온다. 정아는 황급히 커튼 뒤로 숨는다.
마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쓸 LP판을 찾으러 온 고태와 경봉.
경봉은 갑자기 유준에게 여기 혼자 있는 거 아닌거 같다면서 정아가 숨은 쪽으로 가서 커튼을 친다.
"에휴 이놈의 커플 천국.." 말을 하는 순간 고태가 경봉에게 LP판을 챙기라며 부른 후 둘은 퇴장한다.
선배들이 간 후 유준은 정아에게 선배보면 피하고, 학교도 잘 안나온다며 혹시 CC였냐, 남자친구라도 있냐 물어보지만
정아는 아니라고 한다. 대답에 내심 좋아하는 유준에게 넌 처음 친 곡이 뭐냐며 물어보는 정아, 고양이 춤이라고 답하는 유준.
둘은 연탄곡으로 고양이 춤을 연주하며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명운대 밖을 향해 나간 후 정아가 제일 좋아하는 곳, LP샵에 놀러온다.
둘은 말하지 말고 각자 좋아하는 곡 한 곡씩 들려주기로 한다. 노래를 고른 듯한 정아의 뒤에서 헤드셋을 씌워주는 유준.
둘 다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고른 것을 알고 서로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해가 이미 져버린 밤. 유준은 정아를 집까지 바래다 준다.
고맙다는 정아의 말에, 본인도 고마웠다고 말한다. 그동안 좀 힘들었는데, 고양이 춤은 유준이 정말 오랜만에 피아노를 친 것이었기 때문.
힘들땐 역시 고양이 춤이 최고라며 잊지말라는 정아. 또 힘들어지면 거기가 어디든 너랑 나랑 피아노만 있다고 생각하라는 정아의
말에 웃는 유준.
엄마가 보면 꼬치꼬치 캐묻는다며 집앞까지 오는 걸 만류하는 정아. 그런 정아에게 유준은 핸드폰 번호를 물어본다.
그런데 핸드폰이 없다는 대답을 듣는다. 난 없는게 훨씬 더 자유롭고 좋다고 말하며 진짜 가는 정아를 보내고 유준도 가려는데..
정아가 들어가지 않고 유준이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유준도 주지 못한 들국화 앨범을 주려고 다시 뒤를 도는 순간,
유준의 시야에는 본인의 집이 아니라 어딘가로 뛰어가는 정아가 보인다. 유준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세 번째 만남 또한 끝난다.
5. 네 번째 만남까지
이후 별다른 일 없이, 집으로 돌아와 홀로 고양이 춤을 되뇌이는 유준의 모습을 비춘다.때마침 퇴근한 승호는 거들도 보기 싫어하던 피아노가 재밌어지려 한다는 유준을 보며 사랑의 힘이냐며 장난스레 추궁을 한다.
신경을 꺼달라는 유준에 말에, 뻔한건 안물어 보겠다는 승호. 고양이춤은 유준이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유준의 엄마랑 나란히
앉아서 연주하던 곡이었고 그 모습은 아버지 승호에게도 살면서 자주 안 오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승호는 예매 오픈 하자마자 매진이라며, 연주예술의전당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유준의 엄마이자 프로 피아니스트인 하연서의 독주회를 내 몫까지 보고 오라며 유준에게 초대권을 건네 준다.
아빠는 왜 엄마 공연을 가지 않냐는 유준의 물음에, 본인은 야구를 봐야한다는 핑계로 유준에게 여자친구랑 다녀오라고 한다.
장면은 바뀌어 엄마의 그릇가게에서 일을 돕는 정아의 모습이 나온다. 학교에 누군가 있는지 눈치를 챈 건 정아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남자친구 언제 보여줄거냐는 엄마의 물음에, 확실한 대답은 못하지만 베시시 웃는 정아의 모습.
뒤이어 눈을 감은채 복도를 걸으며 강의실로 향하는 정아의 모습. 눈을 떴을 때 보인 것은, 인희가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다 피아노 배틀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어나 배틀 장소인 대연주실로 가는 모습이었다. 정아도 뒤따라 오게된다.
명운대 최초로 배틀 3연패를 노리는 최태혁, 그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민 김유준이 대결을 하고 정황상 유준이 승리한 듯 하다.
태혁에게 아르투르 빈더 악보를 받고 장난반 악보를 달라는 인희와 실랑이를 벌이는 유준을 보며, 정아는 다른 학우들처럼 대연주실을 퇴장한다.
이후, 유준은 악보를 주고 싶어서 홀로 연습실에서 피아노도 치면서 정아를 기다려도 정아는 또 보이지 않는다.
별 수 없이 집에온 유준을 향해 아버지 승호는 "악보 잘 줬어?" "여자, 아직 안줬어?" "피아노 거들도 안보던 놈이 갑자기 교내 배틀에 나갔다? 이상한 일이 있다 싶을 때 사랑을 딱 대입하잖아? 그럼 웬만하면 설명이 다 돼요." 말하며 작두 탄 듯이 상황을 다 알고 대화를 한다. 유준은 그재서야 "아빠, 우리학교에 핸드폰을 안쓰는 애가 있더라.. 특이하지?" 하며 질문을 하는데 승호는 12학번에 유진석이라는 학생의 유부녀를 만난 일화를 들려주며 "요즘 세상에 전화가 없는 여자는 누구? 유부녀!" 라며 대답을 한다. 심지어 아들이 교내에 있는 유부녀를 만난다는 기가 막힌 결론을 내리며 상황은 종료.
다시 어느날, 연습실 창틀에 앉아 '보고싶다'라는 낙서를 만지며 유준을 기다리는 정아의 모습. 순간 밖에서 "김유준!" 하며 유준을 부르는 인희에 목소리를 듣고 밖을 보니 실제로 유준이 있었다. 그재서야 미소를 짓는 정아.
같이 강둑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자는 인희에 제안을 또 뒤로하고 가려는 유준 앞에 정아가 나타났다.
시큰둥한 유준에게 무슨일 있냐고 묻지만, 유준이 정아에게 너야 말로 무슨일 있던 것 아니야? 잘 안보이던데 라며 걱정과 서운함이 뭍어나는 대답을 한다. 집에 일이 있었다고 얼버무리는 정아에게 유준은 드디어 악보를 건네준다. 악보 뒷장에 본인의 연락처까지 적어놓고 전화하라는 유준. 나도 뭐 하나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며 고마워 하는 정아에게 어딘가 같이 가자고 한다.
어딘가는 바로 유준의 집.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데려 온 듯하다.
[1]
요리를 준비하는 동안 집을 구경하는 정아는 걸려있는 사진들을 보고, 그재서야 김승호 교수님이 유준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정아는 처음 먹어보는 듯한 독일의 대표음식 슈바인스학세.
식사를 마치고, 정아는 이번주 금요일에 하연서 독주회를 같이 가자고 하는 얘기와 더불어 음악회가 끝나는 날 음대가 재건축을 한다는 얘기를 유준에게 듣는다. 이에 유준에게 "우리 처음 만난 날 내가 연주한 곡 있잖아. 그거 들려줄까?" 하며 Secret을 연주한다. 내가 좋아하는 곡이니까 낡은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에선 이 곡을 치지 말아달라며 당부한다.
유준에게도 한 곡 연주 해달라는 말에, 지금 말고 음악회날 정아를 위해 연주해 준다고 유준은 대답한다.
테라스 의자에 앉아 해질녘 풍경을 감상하는 정아. 유준은 담요를 건네준 후 정아에게 말한다.
연주 할 때만 느껴지는 감정이 있거든? 설레고, 두렵고, 신나고, 무섭기도하고.. 그게 너 만나면 느껴진다? 그리고 불안하고..넌 왜 자꾸 사라져?
넌 다시 돌아가야 되잖아..
의미심장한 대답과 왜인지 모르게 망설여하는 정아에게
정아야, 나 어디서든 잘 할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런 걱정 안해도 돼.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거기 있을게.
말하며 유준이 키스한다.밤이 돼서야 자전거를 타고 정아의 집까지 데려다 준다.
일부러 문앞에서 조금 돌아가며 독백을 하는 유준.
등뒤로 느껴지는 정아의 온기가 너무 따뜻하고 또렷해, 나는 피아노도 무대도 다 잊고 이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랬다.
정아를 내려주고 공연 보는 날이 기다려지라고 독주회 초대권을 미리 건네주는 유준. 기약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유준을 보는 정아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둘의 네 번째 만남도 끝난다.
6. 다섯 번째 만남까지
하지만 약속한 금요일, 만나기로 한 5시를 훌쩍 넘어 7시가 다 되어가도 정아는 보이지 않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도 없이 어디 가냐며 우산을 씌워주는 인희.
인희의 물음에 신경을 못 쓸 정도로 낙담한 유준은, 홀로 독주회를 가서 프로 피아니스트이자 엄마인 연서를 만나고 온다.[2] 대기실에서 만난 엄마는 독일로 언제 돌아올거냐면서 쇼팽 콩쿨을 준비하라는 말을 하지만, 유준은 그냥 한국에서 살까 고민 중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 쇼팽 콩쿨을 우승해서 엄마와 함께 연주회 다니자고 매일 그랬다며 말하는 엄마에게, 쇼팽도 피아노만 사랑한 건 아니었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멋있었다는 대답을 끝으로 유준과 엄마와의 만남 장면은 끝난다.
전화 꼭 하라고 악보에 전화번호까지 적었건만, 정아는 무슨 일인지 보이지도 않고, 오지도 않은 휴대폰 통화 내역을 확인하며 유준은 씁쓸히 누운채 고개를 돌린다.
시간이 지나, 화성학 중간고사가 막 종료된 시점. 유준 덕분에 재수강은 면했다며 답례를 하겠다는 인희. 유준은 정아 연락처를 아냐며 인희에게 질문한다. 인희는 그게 누구냐며 되물어 보고, 이상함을 느낀 유준은 조교실에 가서도 정아에 대해 물어보지만 재학생 명단에 유정아라는 학생은 없다는 답변을 받는다. 데려다 주던 정아의 집에도 가서 초인종을 눌러보고, 정아 집에 있냐고 물어보니 잘못 찾아오셨다는 집주인의 말이 들린다.
유준이 놀라서 입을 떼던 찰나, 연습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정아가 뛰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유준이는 건물 입구까지 가서 정아를 잡는다. 인희랑 친구 사이라고 바로 오해를 풀으려는 유준은 휴학할거라 당분간 못볼거라는 정아의 대답에 답답해 한다. 그동안 많이 찾았는데, 네가 유정아인건 맞냐는 유준의 질문에, 그때 공연 못가서 미안하다. 나도 정말 가고싶었는데.. 라며 정아는 여전히 그 어떤 해명도 못한다. 자리를 피하려는 정아를 보고 이대로 가면 진짜 끝이라는 유준의 선언에, "그래 안녕" 이라는 대답과 함께 눈물을 참으며 정아는 떠난다.
7. 여섯 번째 만남까지
그렇게 정아와 멀어진 이후, 수업 듣기를 포기 할만큼 멘탈이 나가 엎드려 있는 유준 앞에 인희가 온다. 나한테 뭐 할말이 없냐는 인희의 물음에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하는 유준. 인희도 혼자 오해해서 미안했다며 앞으로 짠하게 보면 죽는다며, 어느정도 쿨하게 짝사랑을 끝낸다.정아와 만나지 못하는 시간동안, 유준은 정아와 만났던 연습실, 송어를 보러갔던 물가, 같이 음악을 들었던 LP샵을 홀로 가보며 정아를 그리워한다.
그 동안 시간은 학기 말이 되었으며, 유준의 원래 소속 대학에서도 다음 학기 등록 마감일 공지 메일이 온다. 조용히 메일을 같이 보던 아빠에게 예민하게 구는 모습을 보자마자 헤어짐을 직감한 아빠 승호는 탄식을 한다. 아들 지금 괴롭다는 유준의 말에, 차인것도 괴로운데 이혼한 유준의 아빠는 얼마나 슬프겠냐며 아빠는 아직 엄마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표현한다.
아직도 엄마를 좋아하냐는 유준의 물음에 승호는,
언제나 좋아하지만 타이밍 놓쳐서 피한다고 한다.
사랑은 타이밍, 웃긴 말 같지? 근데 그 타이밍 놓치잖아?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 붙이지 못하는게 사랑이야. 한 번 놓치고 평생 후회하며 사는거다. 너는 그러지마라, 제발.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생각에 잠기는 표정의 유준. 후일, 정아의 집 우편함에 명운대 70주년 음악회 초대장과 편지를 두고 간다.
자전거를 타고 저만치 멀어졌을때, 집에서 누군가 나와 그 봉투를 열어 본다.
다시 시간은 흘러 음악회 당일날. 정아에게 초대한 좌석에는 이전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정아의 어머니와 옆에 두 빈자리만 있었다.
"자 그럼 명운 오케스트라와 김유준 피아니스트를 박수로 맞아주시죠!" 라는 학회장의 멘트, 그리고 걸어나와 인사하는 유준의 모습을 보고 정아의 엄마는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짓는다.
준비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 1악장이 시작되며[3] 1분이 지났을때 유준이 살며시 객석쪽을 바라본다. 입구 쪽에서 정아가 눈물을 머금은 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반가움에 유준도 표정이 밝아지지만, 정아는 이내 표정이 어두워지다, 밖으로 나간다. 유준도 연주하던 것도 내팽겨치고 곧장 뛰어나가 정아를 붙잡는다.
네 비밀이 뭐든 상관없어, 얘기 안해도 돼.다 괜찮으니까 가지만 마, 너무 보고싶었어. 라는 유준의 고백에
정아는 울며 유준과 포옹한다. 이것도 잠시, 이제 가야된다는 정아는 가지만 말라는 유준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연습실 방향으로 뛰어간다.
정아를 부르는 찰나, 유준의 아버지 승호가 달려와 유준의 팔목을 붙잡고 호통을 친다. 계속 정아만 찾는 유준을 보며
승호가 말을 하는데....
8. 진실
"너 다시 안들어갈꺼야? 어? 아무도 없는데 아까부터 무슨 소리야 계속? "
아버지 승호에 말에 놀란 유준은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본다.
첫 만남때 유준이 정아를 부를때 인희가 대답을 한 것도, 선배에게 붙잡혀 동아리 홍보를 할 때에도, 경봉이 커튼을 들추며 "이놈의 커플천국.." 말을 할 때에도, LP샵에서 음악을 들을 때에도, 피아노배틀 날에도, 정아에게 끝이라는 말을 할 때에도,
특정인 외에 남들의 눈에는 정아라는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4]
당황한 유준은 승호를 내치고 연습실로 달려가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만, 정아가 전에 창틀에 적는다는 문구가 수정액으로 실시간으로 쓰여지고 있었다.
유준아 널 만난 건 기적이야 사랑해
혼란스러운 찰나, 유준의 핸드폰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정아의 어머니 민숙.
정아가 소중히 여긴 아르투르 빈더 악보에 적힌 전화번호가 당시엔 이상했지만, 2020년 음악회에서 김유준이라는 이름을 듣고 전화를 걸어서 받는다면, 정아가 말한 이야기는 진짜다 라고 판단을 한 것.
그 후로 정아의 집에서, 어머니에게 정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전에 남자친구 얘기좀 해보라며 민숙이 정아에게 물어봤을때, 앞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정아는 그 애를 만나는 건 기적같은 일이라며 연습실 피아노 얘기를 했던 것이었다.
사실 정아는 21년 전(1999년) 명운대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어느 날, 연습실의 피아노 밑으로 연필이 굴러가 주우려는 때, 피아노 밑쪽에 악보 하나가 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Secret 악보를 넘기며 첫 페이지에 적혀 있는 문장을 읽어본다.
음표를 따라 여행을 떠나시오.
Follow the notes upon the journey
처음 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이니
At first sight marks one's destiny
여행을 마치고 나면
Once the voyage comes to an end
빠른 건반을 타고 돌아와야 하리라.
Return lies within hasty keys
Follow the notes upon the journey
처음 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이니
At first sight marks one's destiny
여행을 마치고 나면
Once the voyage comes to an end
빠른 건반을 타고 돌아와야 하리라.
Return lies within hasty keys
정아는 악보를 연주하자, 정말로 21년 후 미래인 2020년으로 오게 된다. 그 때 정아의 연주를 밖에서 우연히 이를 들은 유준이, 연주를 끝내고 미래에 도착한 정아가 Secret 악보를 다시 피아노 밑에 숨기고 있던 중 연습실 안으로 들어와 정아를 만나게 되면서 둘의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정아가 처음 봤던 유준만이 본인을 볼 수 있다는 사실과, 정말로 미래에 왔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면서 학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유준이 수업을 듣는 강의실에 지각한 것처럼 조용히 들어와 있었던 것이었다.
이후 정아는 그 자리를 기억하고, 처음보는 사람이 유준이길 바라며 연습실부터 강의실까지 88걸음을 눈을 감고 걷다가 뜨는 연습을 했지만, 늘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유준이 정아를 보지 못했던 피아노배틀 날, 악보를 주려고 연습실에서 홀로 기다린 날에도 정아는 사실 함께 있었다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런 날들이 많았기 때문에 유준과 만남에 성공해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했다고 고백한다.
정아도 이 시간이 영원하길 바랬지만[5], 마음처럼 그러하진 못했다. 하연서 독주회에 가기로 한 날, 미래에 오자마자 정아는 경봉과 실수로 눈이 마주쳤고, 경봉이 심지어 연습실에서 누워있는 바람에, 정아는 오도가도 못하고 결국, 본인을 보지 못하는 유준에게 봐달라며 서있지만 끝내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또한 비를 맞으며 가는 유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인희를 보고 정아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비만 흠뻑 맞은 채 다시 과거로 돌아온다.
이후 미래에 가는 것을 주저하는 정아,
유준이 선물한 아르투르 빈더 악보를 넘기다 마지막장에 적힌 유준의 이름을 보고 결국은 유준을 보러 가기로 결심을 하고 간다만은, 하필 미래에 온 정아가 운좋게 유준을 처음 봤을 타이밍에 유준은 인희와 입맞춤을 하고 있었고, 이후 상황은 앞에 서술한 바와 동일. 정아는 지난 일에 대해 어떤 해명도 하지 못 한 채 둘은 헤어진다.[6] 과거로 돌아온 정아는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린다. 엄마가 방으로 들어와 우는 정아를 달래줄 때, 정아는 그 애가 너무 보고싶고, 계속 같이 있고 싶지만 그애는 내가 속였다고 생각 할 거라며 오열을 하는 것으로 회상은 끝이난다.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던 유준은, 정아의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99년도 12월 18일, 음악회날 정아와 본인의 아버지 승호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한다. 그리고 민숙에게 "정아 지금 어딨어요?"라고 묻자 민숙은 "20년전 오늘 밤에 편지를 써두고 사라졌어요" 라고 답한다.[7][8]
앞서 발견한 사진을 갖고, 유준은 아버지 승호에게도 정아에 관해 묻는다. 정아는 승호가 강사시절 맡았던 학생이었고, 피아노를 아주 잘 쳤다고 한다. 협주 할 때는 특히 탁월했고. 근데 가끔 엉뚱한 얘기를 했다고 회상한다. 교수님의 20년후는 어떤 모습일지, 연습실 피아노가 타임머신이고 그걸로 미래에 가서 귀엽게 생긴 남자애도 보고 왔다고 말한다. 당시 승호는 이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연습 해야한다는 조언을 하며 대화를 끝낸다. 그리고 통 안보이다가 음악회날 얼마전쯤에 갑자기 정아가 본인을 찾아왔다고 한다. 수업도 안들어오고 보이지 않았던 정아가 걱정되는 교수님은 안부를 묻고, 정아가 당분간 연주하고 싶지 않아 맡겨달라고 넘긴 'Secret'악보를 맡아준다. 그 후 정아는 음악회날 사라졌다고 언급한다.
정아가 살고 있던 1999년, 49주년 기념 음악회날 플랜카드를 보며, 전에 유준이 자신을 위해 연주해 주겠다는 말을 기억하고 유준을 보러 미래로 갔던 것. 이후 정아는 유준을 만난 후 과거로 돌아와 창틀에 수정액으로 메시지를 적고,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밤새 책상에 엎드려 라디오를 켜놓은 채 울다, 새벽 다섯시가 되갈 무렵 라디오에서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가 흘러나온다.
6시에 음악실 철거가 시작되기 전에 아예 미래로 가버리기로 결심을 한 정아. 엄마에게 편지를 써놓고 곧장 나와 학교에 가는 버스를 탑승한다. 그 때 유준이 생각하기를, 정아는 미래로 오자마자 붕괴되는 콘크리트에 깔려 죽기 때문에, 과거에서 지금까지 실종자로 남게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한편, 승호는 정아가 맡겨 놓은 악보가 생각나서 가져오며 "유준아 근데 너는 정아를 어떻게 알고 물어보는 거야?" 질문을 하며 2층 방에서 악보를 찾아 계단을 내려오는 찰나...
9. 결말
연습실이 철거 되기 이전에, 게다가 정아가 미래로 오기 전에 먼저 본인이 과거로 가야 정아가 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유준은 있는 힘껏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달려가며 영화는 맨 첫 장면이 다시 나온다.승호도 때 마침 악보를 넘겨보다 뒷장에 정아가 쓴 편지를 읽고, 접힌 부분을 펼쳐보니 그 편지를 유준에게 쓴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9]
유준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까지 와서, 문이 닫힌 걸 확인한 후 철근을 밟고 연습실까지 올라간다. 동시에, 정아도 전력으로 연습실을 향해 달려간다. 정아가 학교에 도착 했을때 유준은 이미 유리창 문을 부수고 연습실까지 도착한 긴박한 상황.[10] 유준은 빠르게 Secret을 연주한다. 정아가 피아노를 다 쳤으면 바로 콘크리트에 깔렸을 상황에, 유준은 끝까지 연주를 하고 정아와 함께한 순간들을 회상할 찰나의 시간이 지난 후 콘크리트가 덮친다. 이후 정아가 연습실 문을 열었을 땐, 피아노 앉는 자리에는 유준이 놀란 모습으로 정아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결국 과거로 가는 데 성공한 것.
"내가 가려고 했는데.. 어떻게 왔어? "라는 정아의 말에
"네가 어디에 있든, 내가 거기 있을거라고 했잖아." 라며
모든 비밀을 안 후에도 유준은 전과 똑같은 대답을 하며 서로 웃는다.
유준이 과거로 간 후, 둘은 2020년에 함께 갔었던 LP샵에서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듣는다.
서로를 마주보고 미소를 짓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1] 후에 식사장면에서 시계를 보면 오후 5시 20분이 조금 넘은 상태이다.[2]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는 엄마를 심각한 표정으로 관람하고 있다.[3] 정확히 영화 러닝타임 70분에 시작된다.[4] 특정인이 아닌 시점에서 앞서 나왔던 상황들이 다시 나온다. 유준이 잠깐만!을 외칠때 인희와 친구들밖에 없었고, 길에서 허공에 대화 하는 유준을 붙잡아가는 고태, 정아가 아닌 벽에 낙서들을 보고 "이놈의 커플천국.. "이라 하는 경봉, LP샵에서 홀로 음악을 듣는 유준, 아무도 없는 옆에다 대화하는 인희, 그리고 유준의 모습이 순서대로 플래시백 형태를 통해 연출된다 .[5] 유준이가 독백을 하던 그 장면이 나올 때, 정아도 같은 생각을 했던 것.[6] 이때 대사가 처음과 미묘하게 다르다. 맨 처음 장면이 나왔을땐 "그만 가볼게, 잘있어.", "이러고 간다고? 이러고 가면 진짜 끝이야." 였는데 다시 나올땐 "나 먼저 가볼게, 잘있어." "이러고 간다고? 너 진짜.. 이렇게 가면 진짜 끝이야." 였다.[7] 정확히는 21년전이다.[8]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엄마, 엄마가 말했지? 내가 제일 행복한 게 뭔지. 내 나름 많은 상황속에서 많은 생각을 해봤어. 나는 가야할 것 같아... 아니.. 가야해.. 이건 한순간의 감정이 아니야... 그 애를 보지 않고 살기엔 내가 자신이 없어... 엄마.. 고생만 하는 우리 엄마 사랑하고 또 사랑해... 우리 언젠가 또 만나요.. 안녕...[9] Secret 악보 뒤에도 정아가 짧게 편지를 썼었다.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내겐 기적이었어... 고마워.. 사랑해.. -정아가- 라고 적혀 있었으며 승호가 접힌 부분을 펼친 곳엔 유준아... 라고 아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들이 사랑하는 대상이 21년전 제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승호 또한 충격을 받는다.[10] 승호 또한 늦게나마 학교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