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Benim Adım Kırmızı My Name Is Re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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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212529,#e0e0e0> 장르 | 역사물 |
저자 | 오르한 파묵 |
최초 발행 | 1998년 |
쪽수 | 448쪽(원서) |
1. 개요
나는 빨강이어서 행복하다! 나는 뜨겁고 강하다. 나는 눈에 띈다. 그리고 당신들은 나를 거부하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을 밖으로 드러낸다. 나는 다른 색깔이나 그림자, 붐빔 혹은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칠해진 곳에서는 눈이 반짝이고, 열정이 타오르고, 새들이 날아오르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산다는 것은 곧 보는 것이다. 나는 사방에 있다. 삶은 내게서 시작되고 모든 것은 내게로 돌아온다. 나를 믿어라!
작중 "빨강"이라는 색깔이 스스로를 소개하며 하는 대사.
나는 나 자신을 밖으로 드러낸다. 나는 다른 색깔이나 그림자, 붐빔 혹은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칠해진 곳에서는 눈이 반짝이고, 열정이 타오르고, 새들이 날아오르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산다는 것은 곧 보는 것이다. 나는 사방에 있다. 삶은 내게서 시작되고 모든 것은 내게로 돌아온다. 나를 믿어라!
작중 "빨강"이라는 색깔이 스스로를 소개하며 하는 대사.
튀르키예의 문학가 오르한 파묵이 쓴 장편 추리소설.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한국에선 민음사에서 1,2권으로 발행했다가 2019년 10월 28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51~52권으로 편입되어 발간되었다.[1]
어릴 적부터 화가를 꿈꿨던 작가가 오스만 제국의 세밀화를 모사하며 연구했고 건축학도를 거쳐 소설가가 된 이후에 어릴 적 소망을 담아서 집필한 작품이다.
문장의 형식이 독특하기로 유명한데, 등장인물 전원이 파트 당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서술도 그들의 시점에서 나누어져서 설명한다. 등장"인"물이라고 하지만 동식물, 악마, 물건, 시체, 심지어는 색깔까지 나서서 말을 한다. 이러한 화법 때문에 시점이 시도때도 없이 달라져서 헷갈리기 쉬운 어려운 책으로 인식을 받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선악의 경계가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추리물이지만 전반적으로 터키의 문화, 특히 성문화나 오스만 제국 시절 미술양식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어 터키를 이해하기 위한 문학으로도 높은 가치성을 가지고 있다.
2. 줄거리
1591년 오스만 제국의 궁정화가 "엘레강스"가 이스탄불 외곽의 버려진 우물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시체가 된 엘레강스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지만 범인의 정체는 모른다.
한 편 여주인공 세큐레는 남편이 4년 전 페르시아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자 남은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하여 새 남편감을 찾으려고 궁정화가들을 물색한다. 그러던 중 살인 사건을 추리하기 위해 12년 전 어린 시절 세큐레와 맺어지지 못하고 헤어진 사촌 "카라"가 돌아오자 세큐레는 남자답게 성장한 카라를 보며 다시 설레기 시작하지만 카라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시선과 여러 가지 문제로 그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궁정화가들을 모아 비밀리에 책을 만들고 있던 세큐레의 아버지인 에니시테는 원근법이 적용된 서양식 미술양식에 매료되어 술탄을 설득하고 궁정은 혼란이 불게 된다. 궁정화가 3인방인 나비, 올리브, 황새는 서로의 가치관을 설파하면서 이들 중 누가 엘레강스를 살인했는가? 아니면 또 다른 살인자가 있는 것인가?로 이야기는 미궁에 빠진다.
3. 등장인물
- 카라 에펜디 : 작품의 남주인공. 나이는 36세. 12년 전 이종사촌인 세큐레와 헤어져 동쪽 지방을 전전하며 이스탄불의 특정인들의 의뢰를 받아 책을 만들고 사람을 찾는 일을 주로 했다. 에니시테의 부탁으로 이스탄불로 돌아온다.
- 세큐레 : 작품의 여주인공. 검은 눈을 가졌고 절세미인이다. 카라와는 12살 차이다. 기병이였던 남편이 페르시아 전쟁에 파견나간 후 계속 기다리지만 4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아 혼사를 고민 중이다.
- 에시니테 에펜디 : 카라의 이모부. 세큐레의 아버지이다. 에펜디라는 말은 삼촌 뻘의 친척 아저씨를 지칭하는 말인데 카라의 어머니가 카라에게 에니시테 에펜디라고 가르친 이후로 주변 사람들까지 전부 그렇게 불러서 어느새 본명보단 에니시테 에펜디로 더 많이 불린다.
- 엘레강스 : 벌이가 좋은 궁정화가. 금박칠을 그리는 부분을 맡게 되었다는 언급이 있다. 화원과 집을 오가는 생활 밖에 없을 정도로 그림에 푹 빠져 살다가 어느 날 밤, 괴한이 휘두른 돌에 머리를 맞고 우물에 던져진다. 시체가 된 이후에 엄청난 수다쟁이가 되어서 자신의 시체 묘사를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떠벌리면서 원통함을 토로한다.
- 나비
- 황새
- 올리브
- 에스테르 : 방물장수 겸 중매쟁이 유태인 여자. 카라와 세큐레 사이에서 심부름을 해주며 둘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한다. 지나치게 오지랖이 많은 성격 때문에 세큐레가 약간 경계를 하고 있다.
- 셰브켓 : 셰큐레의 첫재 아들. 아버지의 동생인 핫산의 빨간색 칼을 보물처럼 여기는 아이로 카라가 자꾸 어머니와 만나자 싫어하는 티를 역력히 낸다.
- 오르한 : 세큐레의 둘째 아들. 세큐레에게 엘레강스의 살해 소식을 알린다.
- 하이리예 : 세큐레 집안의 하녀. 에니시테와 내연관계다.
- 오스만 : 환관장으로 카라가 돌아오자 엘레강스를 죽인 범인을 찾는 임무를 주기 위해 그를 호출한다.
- 핫산 : 세큐레의 남편의 동생. 형이 페르시아 전쟁에 나가고 소식이 없자 세큐레와 아이들은 핫산네 집에서 얹혀살게 되는데 대놓고 세큐레를 유혹하려 들어 정내미가 떨어진 세큐레가 핫산의 집을 나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4. 평가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문학적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16세기 오스만 제국을 배경으로 동서양 예술의 충돌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이슬람 미니어처 화풍과 서양 르네상스 미술 사이의 미학적, 철학적 차이를 중심 갈등으로 삼아, 예술을 통해 문명 간의 긴장과 대화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평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단순한 역사소설의 수준을 넘어, 문명사적 고찰로까지 확장된다는 점에서 현대문학의 깊이 있는 시도로 여겨지고 있다.작품의 구조적 실험성 또한 주요한 평가 요소로 언급된다. 《내 이름은 빨강》은 살해당한 인물, 무생물, 개 등의 시점까지 도입하며 서사를 전개하는 다성적 구조를 택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각기 다른 인물의 내면과 시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기법은 미하일 바흐친이 정의한 '다성소설'의 범주 안에 위치하며, 파묵이 세계문학사 속에서 구조적 실험에 성공한 작가임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한, 이 작품은 동양 문화에 대한 서구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스스로도 오리엔탈리즘적 요소를 재구성함으로써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도 깊이 있는 해석과 분석의 대상이 되어 왔다. 문명 간의 단순한 대립을 넘어서 예술과 종교, 권력과 자유, 개인과 집단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녹여낸 방식은 문학적 깊이와 동시에 철학적 성찰을 동반하고 있다.
《내 이름은 빨강》은 그 미학적 성취와 역사적 상상력, 장르적 실험을 통해 저자 오르한 파묵을 단순한 소설가가 아닌 세계문학적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결정적인 작품으로 간주되며, 그 결과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기여한 핵심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 기존 51, 52권은 이문열 작가의 황제를 위하여. 2019년 이문열이 민음사와의 관계를 종료하며 황제를 위하여도 세계문학전집(민음사)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