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5 14:32:37

ANSI

1. 미국 국립 표준 협회2. 문자 인코딩3. 문자 표시 방식4. 관련 문서

1. 미국 국립 표준 협회

미국 국립 표준 협회(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ANSI) 미국의 산업 표준을 제정하는 민간단체이며, 국제표준화기구 ISO에 가입되어 있다. ANSI에서 제정된 표준을 ANSI라고 부르기도 한다. 1918년 AESC란 이름으로 창설되었으나,1928년 ASA(American Standards Association)로 이름이 변경되다가 1969년 현재 이름인 ANSI로 변경되었다.

ANSI가 제정한 표준 중 가장 유명한 것이 ASCII 코드다.

2. 문자 인코딩

일반적으로 ANSI라고 하면 MS-DOS의 기본 인코딩인 OEM-US 내지는 영문판 Windows의 기본 인코딩인 Windows-1252를 가리킨다. 엄밀히 말해 ANSI는 틀린 표현이지만, 서양에서는 이렇게 통칭되고 있다.

OEM-US의 경우 MS-DOS가 텍스트 기반 환경임을 감안해서 확장 영역에 괘선 문자가 잔뜩 들어가있다. Windows-1252의 경우 괘선 문자는 존재하지 않는 대신 표음 문자와 수학 기호 등이 잔뜩 들어갔다.

한글 MS-DOS의 경우 HBIOS라고 불리는 한글 처리 프로그램을 따로 불러오는데, 이 상태에서 ANSI 기반의 영문 프로그램을 돌리면 확장 영역에 있는 문자들이 2바이트 단위로 합쳐져서 한글로 나오기 때문에 이 HBIOS를 꺼줘야 했다. 반대로 HBIOS가 꺼진 상태에서 한글 프로그램을 돌리면 한글이 나올 자리에 1바이트 단위로 알 수 없는 괘선과 특수문자들이 나왔다. Windows가 나온 현재도 인코딩을 잘못 맞추면 한글이 나올 자리에 각종 표음 문자와 수학 기호들이 잔뜩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메모장에서 인코딩을 지정하지 않고 저장한 경우에도 'ANSI'라고 표시되는데, 이 역시 잘못된 표기이다. 당연히 실제 인코딩은 시스템 로캘을 따라간다. 한글 Windows는 CP949를 사용한다.

3. 문자 표시 방식

일반적으로 텍스트 모드의 환경에서 콘솔 터미널의 제어코드를 활용하여 화면에 다양한 색상의 문자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MS-DOS에서도 ANSI.SYS라는 드라이버를 로드하여 화면을 다양한 색상으로 띄우는 것이 가능했다. 흔히 컴퓨터 계열에서 ANSI 하면 이쪽을 주로 떠올리며, 부를때는 그냥 '안시'라고 부른다. 최대 16색까지 지원.

파일:external/th08.deviantart.net/Peyote_Sands_ansi_art_by_mos_effed.jpg
페요티 샌즈(Peyote Sands) 作. 모델은 맬컴 X. 보면 은근히 무섭다

PC통신 시절에는 'ANSI 아트' 라고 하여 이 ANSI 코드를 이용하여 화면을 꾸미는 기술이 존재했다. ANSI 아트의 원류는 아스키 아트와 똑같이 '텍스트 환경에서의 이미지 표현'이라는 목적이었다. ANSI 아트의 고수들은 심지어 ANSI로 흑백 사진을 찍어내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아스키 아트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노가다가 따른다. 여기서 한술 더 떠서 ANSI로 애니메이션(움직이는 GIF 처럼)을 만드는 자들도 존재했다. 쉽게 말하면 '컬러를 입힌 아스키 아트'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스키 아트와 다른 점이라면 주로 반각 ■같은 사각형 특수문자를 활용했다는 점이다.[1] 도트 노가다와도 유사성을 보인다.

다만 모두가 ANSI 아트를 직접 하지는 않았는데, 일반 사진파일을 ANSI 아트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 제작돼 배포된 바는 있어 대부분 프로그램을 받아 이용했다. PC통신 시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동호회들이 대문으로 사용하거나 종종 아마추어 작가들이 창작소설을 올릴 때 표지로 사용했다.[2] 아스키 아트도 제작 프로그램은 존재하지만 실제 그리는 사용자가 많다면, ANSI의 경우에는 글자의 농도를 이용하는 모자이크에 가까운 스타일이라 실제로 그리기 보다는 배포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명 어려운 기술이지만 제작 프로그램이 배포된 덕분에 일반에도 널리 퍼질 수 있었다.

이런 ANSI 아트들은 주로 도스게임의 설치 설정이나 종료 화면에서 볼수 있었으며 대표적으로 이드 소프트웨어, 어포지, 에픽게임즈 등 셰어웨어 3사에서 내놓은 게임들이 이런 안시아트로 게임 종료후 화면[3] 혹은 카탈로그 텍스트에서 ANSI아트로 그림을 그려놓고 정품등록 관련 안내와 게임의 특징 설명들을 늘어놓았다. 또는 둠 시리즈의 도스시절 모더들이 WAD를 내놓을 때, 안시아트로 종료 화면이나 게임시작 전 맵 선택 인터페이스를 만들기도 하였다. 둠월드의 ENDOOM 관련 스레드중 하나

이 외에도 DOS시절 컴퓨터 바이러스의 연출방법으로 쓰인다든가(예시)[4], 게임을 불법 릴리즈하는 릴리즈 그룹들이 자신들을 어필하기 위한 수단중 하나로 ANSI 아트를 썼다. 이런 파일들은 보통NFO 확장자의 파일로 나오거나, FILEID.DIZ라는 파일로 나온다. NFO 파일을 컬러 지원하는 텍스트 뷰어로 보거나, 크랙에 동봉된 릴리즈 그룹 홍보용 데모 파일을 실행하면 가끔 이런걸 볼 수가 있었다. 경우에 따라 모듈 음악이 곁들여지기도 한다.

다만 PC통신 시절에는 아무리 텍스트라고 해도 용량문제 및 통신시간 문제가 따랐기 때문에 최대 바이트수에 제한을 두었다.

PC통신의 황혼기까지도 56K 모뎀으로 그림파일을 다운받는 데는 오랜 시간과 통신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유저들은 ANSI를 더 선호했다. 결국 초고속 통신망의 보급 및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더이상 텍스트를 이용하여 그림을 표현할 이유가 없어지자 ANSI 아트의 명맥은 끊어지고 현재는 일부 매니악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전수되어 내려오고 있다.

둠 시리즈 역시 도스에서 시작된 물건이라 그런지, ANSI 아트로 둠을 구현하는 SMMU라는 소스 포트가 존재한다. 플레이 영상. 요즘에는 1337d00m이라는 물건도 있는데 SMMU쪽 필터와의 차이점이라면 픽셀을 구성하는 것이 사각박스 문자가 아닌 색깔입힌 숫자라는 점이다.

와치독 시리즈에서 DedSec이라는 집단의 예술(?)이 바로 이러한 안시아트 스타일이다. 해킹의 흔적을 남기거나 도안등을 할때 이러한 안시아트를 많이 써먹었다.

이곳에서 각종 ANSI아트들을 볼 수 있다.

Notepad++라는 프로그램으로 .nfo 파일을 열면 ANSI 아트를 제대로 볼 수 있게 인코딩과 글꼴이 변경된다. 다만 색상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며, 흑백으로 나온다.

4. 관련 문서



[1] 이 경우 인코딩은 OEM-US를 사용한다. 일반 텍스트 편집기에서 열면 시스템 기본 인코딩(한국어: Windows-949, 일본어: Shift-JIS, 중국어 번체: Big5, 서유럽어: Windows-1252 등)으로 열리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문자들과 물음표만 잔뜩 튀어나온다.[2] 2000년대 중후반부터 많은 수의 사진을 모자이크 스타일의 거대한 한 장의 사진으로 바꾸는 포토 모자이크가 유행한 바가 있는데 이 역시 일반 네티즌은 실제로 일일이 붙이기 보다는 '모사믹(Mosamic)'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기술의 DOS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3] 둠의 경우 ENDOOM으로 대표되는 종료 후 스크린 연출이 있다. 다만 ANSI아트라는 세부적인 틀만 공유하고 실제 작법 등의 세부적인 결은 다소 다르다.[4] 화면에 등장하는 도트그림 할배는 1987년 호주산 게임 <배드 스트릿 브롤러>에 등장하는 적 캐릭터중 하나로 해당작은 AVGN 코모도어 64편에서도 언급된 바가 있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