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2-02 11:29:36

육도삼략/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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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합(分合)2. 무봉(武鋒)3. 연사(練士)4. 교전(交戰)5. 균병(均兵)6. 무차사(武車士)7. 무기사(武騎士)8. 전차(戰車)9. 전기(戰騎)10. 전보(戰步)

1. 분합(分合)

병력을 분산하고 집결지에 집중하는 방법을 다룬다.
무왕태공에게 물었다.

“왕이 군사를 통솔하여 나가 싸우고자 하는데, 삼군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습니다. 싸울 기일을 정하여 한 곳에 집결시켜 상벌을 내릴 것을 서약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무릇 군사를 통솔하여 용병하는 법은 삼군의 무리에게 반드시 분산하거나 혹은 집결하거나 하는 변화가 있어야 될 것입니다. 이를 집결시키고자 할 때에는 그 장수는 먼저 싸울 지점과 시일을 정한 후 격문을 보내어 각 부대의 장교와 기일을 정하고, 적의 성을 공격하고 적의 고을을 포위하기 위하여 각기 지정된 장소에 집결시켜야 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분명히 싸울 날짜를 이르고 시각을 명확히 지정해 두어야 합니다.

장수는 진영을 설치하고, 목표가 될 표주를 군문에 세우고, 무용자의 통행을 금지시키며, 각 부대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립니다. 여러 장교들의 도착순에 따라 그 충성심을 헤아려서, 기한보다 먼저 도착한 자는 이를 상주고, 기한에 늦게 도착한 자는 이를 벱니다. 이렇게 상벌을 엄히 하면 원근을 불문하고 모든 부대가 동시에 집결하여, 삼군이 함께 이르러 전력을 모아 적과 싸울 수가 있을 것입니다.”

2. 무봉(武鋒)

승기를 포착했을 때 공격방법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무릇 용병의 중요한 법은 반드시 무거, 효기, 치진, 선봉 등의 정예병을 써서 적을 공격할 좋은 기회를 포착하여 즉시 공격해야 할 것인데, 어떠한 기회에 공격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적을 공격하려면 마땅히 주의하여 적군의 열네 가지 변동의 형태를 상세히 관찰하여, 그중 한 가지 변동의 형태라도 나타난 것을 보았으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를 공격해야 합니다. 그러면 적군은 반드시 패주할 것입니다.

우선 적병이 새로 모이기 시작하여 아직 대열이 갖추어지기 전이면 쳐야 합니다.
병사나 군마가 아직 식사를 하지 않은 자는 쳐야 합니다.
하늘의 때가 적에게 불리할 때, 이를테면 폭풍우나 한서가 모질 때엔 이를 쳐야 합니다.
적이 아직 유리한 지형을 확보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이를 쳐야 합니다.
적군이 분주히 뛰어다녀 헐떡거리고 있을 때에는 이를 쳐야 합니다.
경계가 허술하고 마음을 놓고 있을 때엔 이를 쳐야 합니다.
적이 피로에 지쳤을 때엔 이를 쳐야 합니다.
적장이 군사를 떠나 있을 때에는 이를 쳐야 합니다.
오랜 길을 행군하여 온 적은 쳐야 합니다.
적군이 강물을 건너고 있으면 쳐야 합니다.[1]
매우 바쁘며 한가한 날이 없을 때는 쳐야 합니다.
험하고도 좁은 길을 통과하는 적은 쳐야 합니다.
전열이 흩어지고 질서가 문란할 때는 쳐야 합니다.
적병의 마음이 두려워하여 예기가 떨어졌을 때는 쳐야 합니다.”

3. 연사(練士)

병사의 선발과 훈련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병사 중에서 우수한 자를 선발하여 이를 훈련시키려면 어떠한 방법이 좋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군사들 중에 크게 용력이 있어 전투에 임하여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상당하는 것을 즐겨하는 자들이 있거든 한 대를 만들고 이를 이름하여 모인(冒刃)의 군사라고 합니다.
사기가 왕성하며 장하고 맹폭한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만들고 이를 이름하여 함진(陷陣)의 군사라고 합니다.
용모가 뛰어나고 장검을 잘 쓰며 보조를 맞추어 나가며 행렬을 가지런히 하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만들고 이를 용예(勇銳)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걸음의 폭이 넓고 도약을 잘하며 쇠갈고리도 펴는 힘을 갖고 용맹하며 대단히 힘이 있어 적의 쇠북을 파괴하며 기를 탈취할 수 있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용력(勇力)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높은 산을 넘고 먼 길도 거뜬히 다니는 발이 가벼워 잘 달리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구병(寇兵)의 군사라고 이름합니다.
전에 임금의 신하였다가 과실이 있어 그 관위를 잃은 자로서 다시 한번 공을 세워 등용되기를 원하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사투(死鬪)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또 전사한 장수의 자제로서 그 죽은 부형을 위하여 원수를 갚고자 원하는 자를 모아 한 대를 만들고 이를 사분(死분)의 군사라고 이름합니다.
빈궁하여 항상 불만이 많아 발분하여 뜻을 세워 영달을 누리는 것에 만족을 구하고자 하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필사(必死)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데릴사위나 노예의 신분에 있던 자로서 수치스러운 과거를 뒤엎고 새로이 이름을 빛내고자하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여둔(勵鈍)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징역을 산 일이 있거나 죄를 용서받은 자로서 전공을 세워 그 치욕을 벗으려고 하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행용(幸用)의 군사라고 부릅니다.
재능과 기예가 겸하여 출중하고 힘이 세어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 갈 수 있는 자 있거든 이를 모아 한 대를 이루고, 이를 이름하여 대명(待命)의 군사라고 합니다.

이상의 열 한 가지 군사들은 군중의 정련의 군사입니다. 자세히 살피어 이를 잘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4. 교전(交戰)

전술 훈련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삼군을 집합시키고 사졸들을 위하여 그 진퇴의 동작을 익히고자 하는데 전법을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무릇 삼군을 통솔하는 데는 반드시 징과 북으로 통제하는데, 이는 즉 징을 울리면 멈추고 북을 치면 나아가는 것입니다. 장수 된 자는 먼저 반드시 장교와 사병에게 이를 철저히 주지시켜 세 번 명령을 내리어 자상히 교훈하여 병기를 조종하는 법, 진퇴분합의 법, 기 다루는 법, 지휘에 의하여 동작을 변화하는 법 등을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장교와 사병을 교련함에 있어서는,

우선 한 사람에게 전법을 가르쳐서 완성되거든 이러한 자를 모아 열 명으로 한 대를 이룹니다.
이 열 명의 한 대가 전법을 배워 그것이 완성되거든 그것을 모아 백 명으로 한 대를 만듭니다.
또 백 명의 한 대가 전법을 배워 그것이 완성되거든 그것을 모아 천 명으로 한 대를 만듭니다.
천 명의 한 대가 전법을 배워 그것이 완성되거든 그것을 모아 만 명을 한 대로 만듭니다.
만 명의 한 대가 한 대로서의 전법을 배워 그것이 완성되거든 그것을 모아 삼군의 큰 무리를 만듭니다.

삼군의 무리는 삼군의 무리로서 대전의 법을 배우고, 그것이 완성되거든 그것을 모아 백만의 대중으로 만듭니다. 그러므로 능히 대병을 이룩할 수 있으며, 무위를 천하에 빛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정말로 좋은 방법입니다.”

5. 균병(均兵)

기동부대의 활용방법. 전차기병 부대 구성과 배치를 다룬다. 여기에서 전차는 우리가 아는 전차(Tank)가 아니라 고대 동서양에서 운용되던 이륜 전차인 채리엇을 의미한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전차로써 적의 보병과 싸울 경우 전차 한 대의 힘은 보병 몇 사람의 힘에 상당하며, 몇 사람의 보병의 힘이 전차 한 대의 힘에 상당합니까. 기병으로써 적의 보병과 싸울 경우 기병 하나의 힘은 보병 몇 사람의 힘에 상당합니까. 적의 기병과 싸울 경우 전차 한 대의 힘은 기병 몇 사람의 힘에 상당하며, 기병 몇 사람이 전차 한 대의 힘에 상당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전차는 군의 양 날개입니다. 적의 견고한 진지를 무너뜨리며, 강력한 적을 신속히 치며, 패주하는 적의 퇴로를 차단할 수가 있습니다. 기병은 적의 허점을 살펴 이를 기습하는 구실을 합니다. 패주하는 적을 추격하고, 적의 식량 수송로를 끊으며, 기회를 노리고 있는 적을 칠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차나 기병이라 해도 이를 유용히 써야 될 것이며, 만약 그가 지닌 특수한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당치 못한 데서 싸운다면 보병 한 사람의 힘도 능히 당해 내지 못할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삼군의 무리가 진용을 이루고서 적을 대한다면 평지에서의 전투력의 비율은 전차 한 대는 보병 80명에 상당하고, 보병 80명은 전차 한 대에 상당합니다. 기병 하나는 보병 8명에 상당하며, 보병 8명은 기병 하나에 상당합니다. 전차 한 대는 기병 10기에 상당하며, 기병 10기는 전차 한 대에 상당합니다.

험한 곳에서의 비율은 전차 한 대는 보병 40명에 상당하며, 보병 40명은 전차 한 대에 상당합니다. 기병 1기는 보병 4명에 상당하며, 보병 4명은 기병 1기에 상당합니다. 또 전차 한 대는 기병 6기에 상당하며, 기병 6기는 전차 한 대에 상당합니다.

대체로 전차와 기병은 무위를 떨치는 병종입니다. 전차 열 대는 보병 천명을 패주케 하며, 전차 백대는 보병 만명을 패주케 하며, 기병 10기는 보병 백명을 패주케 하며, 기병 백기면 보병 천명을 패주케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차, 기병, 보병의 전투력의 대략적인 수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전차와 기병에 쓰이는 장교의 수와 그 포진하는 방법은 어떠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전차에 필요한 장교의 수는 다섯 대에 장(長) 한 사람, 열 대에 이(吏) 한 사람, 50대에 솔(率) 한 사람, 100대에는 장(將) 한 사람을 배치합니다.

평탄한 땅에서의 전법은 5대의 전차를 일렬로 하고, 앞뒤 간격은 40보, 좌우 간격은 10보, 대와 대의 간격은 60보가 되도록 합니다. 험한 곳에서의 전법은 전차는 반드시 바른 도로를 따라 나아가도록 하고, 열 대를 한 취(聚)로 하고, 스무 대를 한 둔(屯)으로 하고, 앞뒤 간격은 20보, 좌우 간격은 6보, 대와 대 사이는 36보로 하며, 다섯 대에 장(長) 한 사람, 세로와 가로의 간격은 1리로 하고, 전투가 끝나면 각기 온 길을 따라 돌아가도록 합니다.

기병에서 쓰는 장교의 수는 5기에 장(長) 한 사람, 10기에 이(吏) 한 사람, 100기에 한 사람의 장(將)을 둡니다.

평탄한 곳에서의 전법은 다섯 기를 한 열로 하여 전후의 간격 20보, 좌우 간격 4보, 대와 대의 사이를 50보로 합니다. 험한 곳에서의 전법은 전후의 간격 10보, 좌우 간격 2보, 대와 대의 사이는 25보로 합니다. 30기를 한 둔으로 하고, 60기를 한 배(輩)로 하며, 10기에 이(吏) 한 사람, 세로와 가로의 간격은 100보, 싸움이 끝나면 한 바퀴 돌아서 본래의 장소로 돌아갑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참으로 좋은 방법입니다.”

6. 무차사(武車士)

우수한 전차병 선발기준.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전차를 타는 무사를 선발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전차병을 선발하는 방법은 나이가 40세 이하, 키가 7척 5촌 이상, 주력이 능히 달리는 말을 쫓을 수 있으며, 또 달려가서 그 말에 훌쩍 올라타고 마상에서 전후좌우 또는 상하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으며, 적의 군기를 빼앗을 수 있으며, 힘이 세어 무게가 8석이 되는 쇠뇌를 충분히 잡아당겨서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도 쏠 수 있는 자, 이상의 기술을 다 익힌 자를 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를 무차의 군사라고 이릅니다. 구하기 어려운 인재들이니 후히 대우해야만 합니다.”

7. 무기사(武騎士)

우수한 기병 선발기준.
왕이 태공에게 물어 말하기를,

“기사를 선발하는 데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기사를 고르는 법은 나이 40세 이하, 키 7척5촌 이상, 건장하고 동작이 민첩하기가 사람에서 뛰어나며,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며, 자유로이 전후좌우로 선회하며, 자유로이 나아가고 물러서며, 참호를 뛰어넘으며, 높은 구릉을 오르고 험한 지형도 능히 정복할 수 있으며, 큰 소택을 건너뛰며, 강적을 향하여 치달릴 수 있으며, 적의 대군 속으로 뛰어들어가 크게 어지럽힐 수 있는 자를 채용합니다. 이를 무기(武騎)의 군사라고 이름하며, 후히 대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8. 전차(戰車)

전차전을 다룬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전차에 대한 전법을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대답하였다.

“보병은 적의 행동의 변화를 알아서 그 허를 찌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차는 지형을 샅샅이 알아서 자유로이 조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병은 사잇길이나 숨은 길을 알아서 뜻밖의 곳에 출몰하여 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병, 전차, 기병의 삼군은 군이라 하는 이름은 같지만 그 쓰임은 각각 다릅니다. 무릇 전차전에 있어서는 죽음의 지형이 10가지 있으며, 승리할 지형이 8가지 있습니다.”

무왕이 물었다.“죽음의 열 가지 지형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나아갈 수는 있지만 돌아갈 수는 없는 지형은 전차의 죽음의 곳입니다.
험난한 곳을 넘어서 적을 멀리까지 추격해 가는 것은 전차의 맥빠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앞이 평탄하고 뒤가 험난한 지형은 전차의 곤란한 곳이라고 합니다.
전차가 험난한 곳에 빠져서 나오기 어려운 곳은 전차의 끊긴 곳이라고 합니다.
허물어지고 또 낮으며 질퍽거려 습기가 많고 검은 찰흙이 차바퀴에 달라붙는 땅은 전차의 고달픈 곳이라 합니다.
좌측이 험난하고 우측은 평탄하며 구릉에 올라서면 언덕이 올려다 보이는 지형은 전차의 거스르는 곳이라 합니다.
잡초가 밭두렁에 우거지고 깊은 소택을 억지로 뚫고 나가는 곳은 전차의 털려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전차의 수도 적고 땅은 평탄하며 보병과 대항하기 마땅치 않은 곳은 전차의 패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뒤에는 도랑이 있어서 물러날 수가 없고 왼쪽엔 깊은 물이, 오른 쪽엔 험한 언덕이 있어서 전차가 달릴 수 없는 곳은 전차의 허물어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밤낮으로 장마가 퍼부어, 열흘이 되어도 멈추지 않아 도로는 파손되어 앞으로는 나아갈 수가 없고, 뒤로는 물러나 쉴 수도 없는 곳은 전차의 함몰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열 가지의 곳은 전차의 죽음의 지형입니다. 그러므로 전략에 어두운 장수는 적에게 사로잡히는 바가 되며, 명지 있는 장수는 능히 피하는 것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승리하는 여덟 가지 지형은 어떤 것입니까.”

“적의 앞뒤나 행오나 진열이 아직 정하여 지지 않았을 때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적의 군기가 어지럽고, 사람이나 말도 자주 놀라서 움직일 때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적의 군사가 혹은 앞으로 나가고 혹은 뒤로 물러서며, 혹은 좌로 혹은 우로 행동하며 침착치 못할 때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적진이 견고하지 못하며, 병사들이 앞뒤를 서로 돌아보며 불안한 상태가 엿보일 때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적이 앞으로 진군하려다가 의심하여 주저하고, 뒤로 후퇴하려다가 두려워하여 주춤하고 있을 때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적의 삼군이 갑자기 놀라서 어지러워지며, 모두가 황급히 일어설 때에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평탄한 지형에서 싸울 때에 날이 저물어도 무기를 풀고 휴식할 수 없는 적에 대해서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멀리 행군하여 해질 녘에 겨우 영사에 들어 삼군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에는 즉시 전차로 공격하여 이를 함락시킵니다.

이 여덟 가지가 전차로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땅입니다. 장수된 자는 이 십해(十害)와 팔승(八勝)에 잘 통해 있으면 적이 천대의 전차와 만기의 기병을 갖고 아군을 포위하여도 아군은 앞으로 치닫고 좌우로 행동하여 만 번을 싸워도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가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과연 그렇겠습니다.”

9. 전기(戰騎)

기병전을 다룬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기병에 의한 전투방법은 어떻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기병에는 이기는 열 가지 길과 지는 아홉 가지 길이 있습니다.”

무왕이 물었다.

“이기는 열 가지 길이란 어떤 것을 말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적군이 처음으로 전장에 도착하여 행오와 진열이 아직 정해지지 않고 전군과 후군이 연락이 취해지지 않았을 때에는 아군의 기병으로 하여금 그 전군의 기병을 격파하고 그 좌우를 공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적은 반드시 패주할 것입니다.
적군의 행오와 진열이 정돈되어 있으며, 또 견고하고, 그 병사들도 아군과 싸우고자 하는 투지가 엿보일 때에는 아군 기병이 그 좌우에서 협공하되, 내버려두지 말고 혹은 달려나가고 혹은 달려들어오며, 질풍과 같이 빠르고 천둥처럼 맹렬히 하여 그 때문에 흙먼지가 일어 대낮이 밤과 같이 되도록 하고, 또 그 틈을 타서 자주 아군의 군기를 바꾸고, 군복을 갈아 입혀, 적이 판별할 수 없도록 하여 우리 기병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러면 적을 이길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적의 행오나 진열이 견고치 아니하고, 적의 병사들에겐 싸울 투지도 엿보이지 않을 때에는 기병으로 하여금 적군의 전후로 육박하고, 그 좌우로부터 짐승을 몰아내듯이 양측에서 이를 공격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크게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적군이 해질 무렵에 영사로 돌아가고자 하며 삼군이 두려워하며 허둥거릴 때에는 기병으로 하여금 그 좌우 양쪽을 협공하여 신속히 그 뒤를 치며, 적의 보루 입구로 다가가서 적군이 영사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면 적군은 반드시 패할 것입니다.
적군이 내습하는데 험난한 진형을 지켜 굳히지 않고 함부로 깊이 들어와서 멀리 달릴 때에는 아군의 기병에 의하여 적의 식량 수송로를 끊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적은 반드시 굶주리게 될 것입니다.
평지에서 활동하기가 쉽고 사면에서 적진을 볼 수도 있을 때에는 아군의 전차와 기병으로 공격해야 됩니다. 이렇게 하면 적군은 반드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적군이 싸움에 패하여서 도주하며 병사가 어지러이 흩어질 때에는 아군의 기병은 혹은 그 양쪽을 습격하고, 혹은 그 앞뒤를 습격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적장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적군이 해가 저물어 그 영사로 들어갈 때에 그 인원수가 아주 많으면 반드시 행오나 진열이 혼란해질 것입니다. 그 혼란을 틈타서 아군의 기병 십기로 한 대를 만들고, 백 기마다 한 둔으로 하고, 또 전차 5대를 한 취로하고, 열 대를 한 군으로 편성하여 많은 군기를 세우고, 강한 쇠뇌를 이에 혼성하여 혹은 적의 좌우를 치고, 혹은 적의 앞뒤의 연락을 끊어야 됩니다. 이렇게 하면 적장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기병에 의한 열 가지 승리하는 방법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패하는 아홉 가지 길이란 무엇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무릇 기병으로써 적진을 함락하고자 할 때, 그 진지를 깨지 못하고 적이 짐짓 도주하는 척 하다가 전차대와 기병대로 아군을 후방으로부터 반격해 올 경우 아군은 낭패가 되므로 이는 기병의 패하는 곳(敗地)입니다.
패주하는 적군을 추격하여 험난한 곳을 넘어서 너무 멀리 달려들어가며 멈추지 않으면, 적이 아군 기병대가 지나가는 양측에 잠복하고, 또 아군 기병대의 뒤를 끊으면 기병대는 완전 포위를 당하게 됩니다. 이는 기병의 포위 당하는 곳(圍地)입니다.
전진할 수는 있어도 돌아갈 수가 없으며,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올 수는 없는 지형에 빠져버리면 하늘의 우물 속에 빠지고, 땅의 구멍 속에 빠졌다고 하는데, 이는 기병의 죽음의 곳(死地)입니다.
입구는 좁고 나가는 길은 빙빙 돌아서 멀음으로 적의 약한 군사로서도 아군의 강한 기병대를 무찌를 수가 있으며, 적의 소수의 군사로 아군의 대군을 무찌를 수 있는 땅은 이는 기병이 빠지는 곳(沒地)입니다.
큰 골짜기의 강, 깊숙한 계곡, 무성한 수풀, 숲 따위는 기병이 자유로이 달릴 수가 없으므로, 이는 기병의 맥빠지는 곳(渴地)입니다.
좌우 양쪽에 물이 있고, 전면에는 큰 언덕이, 뒤에는 높은 산이 솟아 있으며, 아군은 좌우로 물을 끼고 싸우게 되며, 적이 아군의 앞뒤에 있는 때에는 이는 기병의 어려운 곳(艱地)입니다.
적군이 아군의 식량 보급로를 단절하여, 아군이 진군할 수는 있지만 되돌아갈 퇴로가 없는 것은 이는 기병의 곤궁한 곳(困地)입니다.
지형이 낮고, 소택지가 많으며, 나아가거나 물러날 때에 진흙이 있어 발을 자유로이 옮길 수가 없는 땅은 이는 기병의 재앙의 곳(患地)입니다.
좌측에는 깊숙한 도랑이 있고, 우측에는 언덕이 있어, 높낮이가 현저한데 아군의 기병은 평탄지인 줄로만 알고, 진퇴를 적의 꾀임에 빠져 행한다면 이는 기병의 함몰의 땅(陷地)입니다.

이상의 아홉 가지가 기병의 죽음에 이르는 땅입니다. 사리에 밝은 장수는 미리 이를 멀리 피하지만 사리에 어두운 장수는 이러한 사지에 빠져들어 패하는 것입니다."

10. 전보(戰步)

보병전을 다룬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보병으로 전차나 기병과 싸울 때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보병으로서 적의 전차나 기병과 싸울 때는 반드시 구릉이나 험난한 땅에 의거하고, 긴 병기, 강한 쇠뇌를 전면에 배치하고, 짧은 병기나 약한 활 따위를 후방에 배치하며, 교대로 싸우며 휴식하게 합니다. 비록 적의 전차나 기병이 떼지어 습격하여 온다 해도 견고히 진을 지키고 신속히 싸워야 합니다. 또 아군의 재간 있는 용사, 강력한 쇠뇌를 후진에 대비하여, 적이 뒤로 공격하는 것을 방비합니다.”

무왕이 다시 물었다.

“만일 아군의 보병대가 의거할 구릉도 없고, 또 험난한 지형도 없는데, 적이 쳐들어오는 품이 매우 대군이며, 또 용감하고, 전차와 기병은 아군의 좌우를 협공하며, 아군의 앞뒤를 공격할 때는 아군은 두려워하며, 어지러이 패하여 달아날 것입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그럴 때는 병사를 시켜 행마(철조망 식의 울타리), 나무 마름쇠를 만들게 하고, 마소로 대열을 짜고, 사면으로 충격진을 만들어 적의 전차나 기병대가 내습해 오는 것을 보면 일제히 나무 마름쇠를 놓습니다. 땅을 깊이 파서 참호를 만들어 아군의 뒤를 두르며, 너비와 길이는 각기 5척으로 하는데, 이를 명룡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병사마다 행마를 갖고 나아가거나 물러가게 하고, 수레를 열지어 보루 대신으로 하여, 이를 밀고 나아가며 밀고 물러나도록 하여 이를 세워서 진영을 삼고, 군의 좌우 양익에는 재간 있고 힘센 군사와 강력한 쇠뇌를 가진 군사를 아군의 좌우에 배치하고, 그런 다음에 삼군으로 하여금 다 같이 신속히 싸우게 하면 적의 포위는 반드시 풀릴 것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좋은 계책입니다.”


[1] 손자병법, 오자병법에도 기록된 것처럼, 도강 중인 군대는 공격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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